The Overly Competent Junior Employee RAW novel - Chapter (513)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513화(513/797)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513화
“한국 저축은행 상황들이 좀 심각하던데요?”
그날 오후, 성문건설의 조인혁을 만나고 온 도경은 다녀오자마자 자신에게 따라붙은 테일러의 말을 들으며 재킷을 벗었다.
“그래?”
“네, 보고서 썼는데 한번 보시겠어요?”
“벌써?”
도경은 놀란 얼굴로 재킷을 옷걸이에 걸어놓고는 재빠르게 자리에 앉았다.
“한국에 들어온 지 며칠 됐다고, 벌써 저축은행 상황들을 파악하고 보고서를 썼다고?”
도경이 놀란 듯 묻자 테일러는 이게 놀랄 일이냐는 표정으로 도경을 바라보았다.
“네. 그러라고 저 데려오신 거 아닌가요?”
“맞긴 한데…….”
“확실히 금융당국의 규제가 강한 나라답게 자료는 투명하게 공개되어 있더라고요.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테일러는 그렇게 말하며 태블릿 PC를 도경에게 건넸다.
“그럼 한번 읽어볼까.”
“저축은행들이 가지고 있는 브릿지론 규모가 얼마인지는 정확한 수치는 없었어요. 그런데 규제당국에서 낸 보고서를 보면 브릿지론 잔액이 2.9조 원……. 원 단위는 늘 어려워요.”
테일러의 말에 도경은 피식하고 웃었다. 자신도 달러의 규모를 들으면 한 번에 그게 어느 정도의 금액인지 와닿지는 않았던 적이 있었으니까.
“대충 22억 달러 정도 될 거야.”
“네. 그 정도쯤 되더라고요. 어쨌거나, 이게 중요한 게 아니라 한국의 저축은행들은 좀 기이합니다. 모토를 보면 거의 서민금융을 위해 만들어진 곳 같은데, 여신의 대부분이 부동산 개발금융이에요.”
여신與信은 은행이 고객에게 돈을 빌려주는 행위를 이야기했다.
“그렇게 돈을 벌어서 서민금융을 하는 거지. 뭐, 물론 그들의 말이긴 하지만.”
“그런데 신기한 건 보통 부동산 개발을 하면 주인은 시행사가 아니겠습니까?”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시행사가 건축주이니 당연히 부동산 개발은 시행사가 주인이었다.
“그런데 한국의 부동산개발사업은 시공사, 그러니까 건설사가 주인공이더군요.”
“대단한데. 벌써 거기까지 파악했다니. 말이 신용을 믿고 대출을 내준다는 거지만, 우리나라 부동산 개발금융에서는 시행사의 신용은 믿지 않아. 시공사의 신용을 믿지.”
그것을 국내에서는 ‘신용보강’이라는 말로 불렀다. 이해할 수 없는 말이었지만, 도경은 그쪽 업계 사람은 아니었기 때문에 더 깊게 파고들 생각은 없었다.
“맞아요. 그래서 그렇게 시공사의 신용을 믿고 뿌린 브릿지론이 2.9조 원인데, 슬슬 문제가 되기 시작한 거죠.”
도경은 가만히 테일러의 말에 집중했다.
“브릿지론은 보스도 아시다시피 1년짜리 단기 대출이에요. 금리는 13~22%까지. 건설사의 신용을 믿고 준 대출치고도 비싼 연 이자로 대출을 내주죠.”
브릿지론은 쉽게 설명하자면 부동산 개발 사업을 하고 싶어서 땅을 사야 하는데, 땅을 사기 위해 받는 대출이라고 보면 편했다.
PF로 가기 전 다리가 되어준다는 뜻에서 브릿지 론이라 불렀다.
“그렇지.”
“그렇게 ‘시행사’가 누구든, 신용보강을 해준 건설사의 신용만 믿고 내준 대출이 이 일의 시작점이에요. 뭐라고 해야 할까요. 이번 일을 소설의 도입부로 쓴다면…….”
“파국의 시작이었다.”
도경의 말에 테일러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게 문제가 뭐냐면, PF라는 게 이름에서 나오듯 프로젝트 파이낸싱이에요. 프로젝트의 사업성을 계산해서 내주는 대출요. 그런데 건설사의 신용만 보고 대출을 뿌려댔으니, 이게 건설사가 망하면 돈을 돌려받을 길이 없어지는 거죠.”
테일러가 이해 못 하는 것도 당연할 만큼 기형적이었다. 돈을 내준 금융기관들은 전문성이 없이 건설사가 선 보증만을 믿고 대출을 내주었다.
“미국의 경우는 이렇지 않아요. 애초에 돈 좀 있는 시행사에서 부동산 개발 사업을 하고요. 개발이 끝나면 사업성이 이 정도니 수익이 이만큼 나올 것이라고 말을 하고, PF를 내주는 투자자들은 사업성을 분석해 돈을 내주죠.”
PF의 정석이었다.
“내 모국을 위한 변명을 하자면, 시작부터 기형적으로 클 수밖에 없었어. 아시아 외환 위기 때 들어온 거거든.”
국내에 PF가 들어온 것은 외환위기 때 IMF의 요구에 의해 들어온 것이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추기 위해 금융시장에 선진 기법을 도입하라는 이야기를 IMF가 해왔고, 그때 들어온 것 중 하나가 프로젝트 파이낸싱이었다.
“그럴 때 도입되었으니, 부동산 개발하고 싶어도 시행사가 돈이 있겠어? 신용이 있겠어?”
모두가 힘든 시절이었다.
“그래서 은행들은 건설사를 믿고 대출을 내줬던 거지. 물론 그 이후로는 바뀌어야 했지만…… 안타깝게도 여전히 그때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거고.”
도경의 말을 듣던 테일러는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바뀌지 않은 대가인 것 같아요. 미국의 경우는 부동산 개발 사업이 실패하면 시행사가 망하고 끝나거든요. 그런데 한국은 연쇄적으로 터져 나가요.”
파국의 시작이었다.
“부동산 개발사업이 실패하면, 대출을 못 갚는 거고, 은행은 그 손실을 메꾸기 위해서 충당금을 쌓아야 하고, 건설사는 보증을 서줬으니 신용등급이 하락하고, 건설사가 사업 중인 다른 사업에도 영향이 가고. 그럼 다른 사업장에 대출을 내준 금융기관이 위험해지고. 은행이 위험해진다는 소문이 들려오면 뱅크런이 일어나고.”
저 긴 문장을 테일러는 한숨에 이야기해 왔다.
그만큼 지금의 기형적인 구조가 가져오는 연쇄적인 파국의 사슬이 구축되어 있다는 이야기였다.
“결론은 시행사가 돈이 없어서 나는 문제라는 거네.”
“그렇습니다. 시행사가 돈이 많아서 신용도 튼튼하면, 부동산 경기가 나쁠 때 사업을 진행 안 하면 되거든요. 그런데 이 구조에서는 멈출 수가 없어요. 이자가 계속해서 나가니까요.”
어느 쪽으로 활로를 모색하려고 해도 망하는 구조였다.
멈추면 금융비용 때문에 사업 비용이 늘어나 파산하고, 계속한다고 해도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아 미분양이 늘어 파산하고…….
“그래서 지금 저축은행들이 힘든 거예요. 워크아웃 들어간 건설사 때문에 재무구조가 위험해진 다른 건설사들의 신용등급이 강등되었거든요.”
길게 돌아오긴 했지만, 지금 저축은행들의 문제는 결국 기형적인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가져온 위험이라는 말이었다.
“성문건설에 EOD를 날린 경신저축은행의 경우는 충당금으로 3조 원을 쌓아야 해요. 거기 자본금이 영업자산이 5조인데.”
“경신의 경우는 대출채권도 엄청나게 증가했지?”
“네. 코로나 시절 3년 동안 연평균 41% 증가했어요.”
대출채권이 증가했다는 것은, 내 준 대출이 많다는 이야기였다.
“지난해 말부터 경신은 연체율이 급상승해서, 회수율에 타격이 왔고요. 만약 손실충당금을 쌓으면 BIS 자기자본비율은 7.8%”
“법정 제재 수준이네.”
BIS 비율 8% 이하부터는 규제당국의 규제가 시작된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성문건설에 내준 전환사채를 현금으로 상환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주식으로 전환했다가는 한동안 힘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테일러가 결론을 이야기해 오자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통보하고 왔어.”
도경이 덤덤하게 이야기해 오자 테일러는 두 눈을 크게 떴다.
“벌써요?”
“빠르게 움직여야지. 고생했어. 위에 보고할 논리가 필요했는데, 테일러, 네 논리를 잘 써먹을게.”
도경의 말에 테일러는 씩 웃었다.
“제 논리가 없더라도 잘하셨을 거면서요. 보스가 그렇게 결정하셨다면, 이유가 있었을 테니까요.”
“고생했어. 은행들이 충당금을 쌓기 위해서 금융채를 발행할 수도 있으니, 채권시장 팔로우 좀 해줘.”
한때, 한전에서 한전채를 엄청나게 발행하며 시장의 유동성을 모두 빨아가 버린 적이 있었다.
다른 채권들이 소화가 안 돼, 일시적으로 국내 기업들의 유동성 위기가 온 적이 있었다.
“네. 알겠습니다.”
도경의 말에 테일러는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하고는 사무실을 나섰고, 도경은 고민에 잠겼다.
“일단 우리 문제는 통보했는데…… 성문에서 어떻게 결정할지가 문제네.”
한참 관련된 일들로 고민을 하던 도중.
지이잉-
휴대전화에서 진동이 울리기 시작했고, 발신 번호를 확인한 도경은 의아한 얼굴로 통화 버튼을 눌렀다.
“윤도경입니다.”
-지사장님! 안녕하십니까? 일전에 비행기에서 인사드렸던 한성일보 박정우입니다.
“네, 안녕하십니까?”
-시간이 혹시 괜찮으시면 인터뷰 한 번만 해주시는 건 어떠시겠습니까? 아무래도 윤 지사장님에 대한 투자자들의 궁금증이 있기도 하고…….
도경은 그럴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거절하려고 마음먹었고, 입을 열려던 찰나.
-드릴 정보도 있고요.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온 박정우의 마지막 말에 도경은 흥미로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 * *
“현재 우리가 쓸 수 있는 현금은요?”
“2천억 원가량입니다.”
“끌어모은 거겠죠?”
한편, 성문건설의 대표 조인혁은 재무 이사와 독대를 나누고 있었다.
“그렇습니다.”
“경신저축은행에서 EOD를 요구한 금액은요?”
“일단 사업장 두 개에서 총 1,700억 원입니다.”
골치가 아팠다. 쓸 수 있는 금액 내에선 저축은행에서 기한이익상실을 선언하고, 상환을 요구한 1,700억 원을 갚을 수 있었다.
문제는 유성에서 받은 450억 원을 상환한다면, 어디선가 추가로 자금을 더 끌어모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끌어모을 만큼 끌어모았는데, 유성과 경신 두 곳에 상환할 현금이 부족한 거네요.”
“……송구스럽습니다.”
“아닙니다. 이사님이 미안해할 문제는 아니죠.”
조인혁은 조금 전 만난 도경을 떠올렸다.
도경은 성문건설이 가장 위험할 때, 누구보다 앞장서서 전환사채를 발행하며 도와준 인물이었다.
그때도 결연하게 도와주겠다고 하고 나서부터는 정말 전폭적으로 자신의 행보를 지지해 준 사업 파트너였다.
“오늘도 그 결연함이 보였지.”
그리고 오늘도 도경은 상환을 요구하며, 협상은 없을 것이라는 듯 결연하고 단호하게 얘기해 왔다.
섭섭하지 않다면 거짓이겠지만…… 할 도리는 해야 했다.
“네?”
“아닙니다. 유성투자증권에서 곧 전환사채 상환 요구가 올 겁니다.”
“설득이 통하지 않았군요.”
“네. 이미 마음을 정한 것 같고, 되돌릴 수 없는 문제이니 상환합시다.”
재무 이사는 걱정이라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그렇게 되면 경신에 상환할 현금이 부족합니다. 사업장이 경매에 넘어갈 수도 있고…….”
“유성은 우리에게 최고의 파트너가 아니었습니까? 부족할 때 도와준 친구의 빚은 가장 먼저 갚아야지요.”
조인혁은 그리 말하고는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리고…… 경신에게 갚을 돈은 제가 마련하겠습니다.”
“대표님.”
“오너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주주들도 안심할 겁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회사의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사재를 출연하겠습니다.”
조인혁은 이미 결심했다는 듯 말해왔고, 재무 이사는 회사의 사정이 급해 말릴 수 없는 자신의 능력을 한탄하는 표정을 지었다.
* * *
“이야, 오늘 인터뷰 정말로 감사했습니다.”
며칠 후, 도경은 인터뷰 요청받고 만난 한성일보 기자 박정우와 함께 있었다.
유성투자증권의 한 사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였는데, 질문들이 꽤 날카로웠다.
“진땀을 뺐습니다.”
“하하하, 그래도 저희가 발행 부수가 제일 많은데 이상한 인터뷰를 해서 되겠습니까?”
너무 친화력이 있는 모습에 약간 전문성을 의심하기도 했었는데, 도경은 그랬던 자신을 반성했다.
미국에서의 생활에 관한 가벼운 이야기로 시작해, 현재 국내 매크로 정세에 관한 질문이 주가 된 인터뷰였다.
그리고 마무리는 지금 주식시장에 부는 ‘윤도경 테마주’에 관한 이야기까지.
도경은 투자자들이 이상한 사기들에 속지 않도록 단호하게 자신은 현재 투자 의사가 없음을 확실하게 밝혔다.
“왜 윤도경 지사장님이 미국에서도 그렇게 인정을 받아가시는지 알 것 같습니다. 자신만의 투자 철학이 있으시니, 그걸 바탕으로 투자를 하시겠죠.”
박정우의 과찬에 도경은 몸 둘 바를 모르겠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국내 경제 상황에 관한 코멘트도 조금 강한 것 같은데…… 기사로 나가도 되겠습니까?”
“물론입니다. 조금 강하게 말한 것도 있긴 하지만, 사실이니까요.”
“위에서 불편해할 수도 있습니다.”
“그게 조금 걱정이긴 한데…….”
“이 업계가 조금 위쪽의 눈치를 봐야 하는 거니까요. 제가 적절하게 마사지해서 내보내겠습니다. 물론 말씀하신 줄기는 왜곡하지 않는 선에서요.”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정제되지 않은 자신의 말을 다듬어준다면 오히려 고마운 일이었으니까.
“참, 그리고…… 제가 드리기로 했던 정보를 드려야겠네요.”
박정우가 그리 이야기하자, 도경은 그를 바라보았다.
“기업과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혹시 내부정보라면 받지 않겠습니다.”
“기업의 내부정보는 아닙니다.”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기업의 내부정보로 거래를 하는 것은 자신의 가치에 맞지 않는 일이었으니까.
“업계에 떠도는 이야긴데, 저축은행 관련한 이야기입니다. 경신저축은행 아시죠?”
박정우의 물음에 도경은 흥미로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최근 들어 저 경신저축은행 이야기를 정말 많이 하고, 듣게 된다.
“그럼 경신이 어디 자본인지도 아십니까?”
“일본 자본 아닌가요?”
“이야, 역시 우리 윤 지사장님은 남다르십니다.”
한때, 국내 사채시장을 주름잡던 일본계 자본들이 국내의 사채 연이율 제한에 사업을 접고, 저축은행이 활성화되기 시작하자 저축은행으로 갈아탄 경우였다.
“시작도, 현재도 일본의 세이코우 홀딩스가 대주주이고, 지분의 100%를 모두 세이코우가 들고 있습니다.”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최근에 경신이 배당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은행계가 배당을 못 하고 허리띠를 꽉 졸라매는 이 시점에서 말입니다.”
“배당을요?”
“네. 그것도 높은 배당률을 적용했다는데…… 한 800억 원이 일본 대주주에게 배당된 것 같습니다. 이 말인즉슨, 무슨 말인지 아시죠?”
“손을 털 준비를 하고 있나 보군요.”
도경의 말에 박정우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윤 지사장님이십니다.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네, 고생 많으셨습니다.”
도경이 인사를 하자, 마주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사무실을 나서던 박정우는 무언가 생각이 난 듯 뒤를 돌아보았다.
“참, 한 가지 더 있습니다. 광윤캐피털이라고 아십니까? 비상장사인데.”
박정우의 물음에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광윤그룹의 비상장 계열사였다.
“네, 제가 알기론 광윤물류의 지분을 들고 있는, 핵심 비상장사라고 알고 있습니다.”
“잘 아시네요. 경신이 광윤캐피털 지분 1% 후반대를 들고 있을 겁니다.”
“네?”
광윤그룹은 국내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기업이었다. 특히 물류와 유통을 꽉 쥐고 있었기 때문에, ‘유통의 광윤’이라는 말까지 들을 정도였다.
“이 정도면, 국내 언론사 중 단독 인터뷰를 내주신 보답으로 맞겠죠?”
그렇게 미소를 지으며 할 말을 한 박정우가 사무실을 나가자 도경의 머리는 재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거…….”
경신저축은행이 광윤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광윤 물류 지분을 들고 있다는 것은 경영에 참여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될 수 있었고, 더 나아가 광윤의 파트너십을 펼칠 수도 있다는 이야기였다.
어쨌거나, 그들의 지분은 그걸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는 곳에서 확보한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쓸 수 있었다.
어느 한 지점에 생각이 멈춘 도경은 사무실 밖으로 나가 테일러를 불렀다.
“테일러.”
“네, 보스.”
“경신저축은행 자료 챙겨서 지금 바로 내 방으로 들어와 줘. 중요한 이야기를 해야 해. 잘 모르면 한다현 본부장, 아니…… 제시카의 도움을 받으면 될 거야.”
제시카는 한다현의 영어 이름이었다. 도경은 그리 말하고는 방으로 들어가 버렸고, 그 모습을 의아하게 생각하던 테일러는 재빠르게 도경의 지시를 따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