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verly Competent Junior Employee RAW novel - Chapter (57)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57화(57/797)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57화
“프리미엄이 얼마나 됩니까?”
도경과 류태화는 도경의 방으로 옮겨와 상황 파악에 나서기 시작했다. 자신의 자리에 앉아 정보를 취합하던 도경은 류태화를 바라보았다.
“발표 당시 주가인 32,400원에서 40% 프리미엄을 매겨 45,400원에 모두 매입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자진 상장폐지는 말 그대로 대주주가 자진해서 상장을 철회하겠다는 말이었다.
일반적으로 상장유지조건을 맞추지 못해 징벌적으로 상장폐지를 당하는 경우와는 완전히 달랐다.
“프리미엄이 40%나 됩니까?”
“아무래도 이번에 자진 상장폐지 요건을 만들지 못하면 가격이 더 오를 거라고 보고 있나 봅니다.”
자진 상장폐지는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의 95%를 대주주가 회수해야 할 수 있었다.
즉, 프리미엄을 40%로 매겼다는 것은 이번에 상장폐지를 무조건 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었다.
“그럼 무언가 호재가 있다는 것 아닙니까?”
류태화의 물음에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가온메디칼의 대주주. 다시 말해 가온메디칼의 소유주는 프리미엄을 매긴 가격인 45,400원보다 주가가 더 오를 것이라고 본다는 얘기였다.
그보다 낮은 가격으로 주가가 유지될 것이라면 굳이 40%의 프리미엄을 주고 살 필요 없이 시장에서 계속 샀으면 됐을 테니까.
“2014년 태성화학이 계열사인 태성가스의 자진 상장폐지를 노린 적이 있습니다.”
도경의 말에 류태화는 가만히 집중하기 시작했다.
“당시 3만 원 선에 거래되던 주식에 프리미엄 20%를 붙여서 사들이겠다고 했죠.”
“근데 내가 알기로는 태성가스는 2020년에야 자진 상장폐지를 한 것으로…….”
“당시 실패했으니까요. 그들이 가스의 상장폐지를 하려고 했던 이유는 가스를 중심으로 계열사 통폐합을 하려고 했거든요.”
“그럼 태성가스 주주로서는 호재였네요.”
“그렇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 소문이 퍼져 나가고, 주주들은 20% 프리미엄에도 팔지 않았죠.”
“그래서…….”
“네, 자진 상장폐지 요건인 시장에 풀린 95%의 주식을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당연히 주가는 태성화학이 부른 프리미엄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가 되었고요.”
당연히 잘나가던 회사가 자진 상장폐지 절차를 밟는다면 모두가 호재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당연히 투자자들은 프리미엄 가격보다 주가를 더 띄워 버린다.
“그리고 말씀하셨던 2020년. 태성가스는 다시 자진 상장폐지를 공시했고, 프리미엄 가격은…….”
“두 배였죠.”
태성가스는 당시 주당 42,000원 하던 주식을 84,000원에 사들이겠다고 발표하며 주식을 사들였고 자진 상장폐지 요건을 달성했다.
“지금도 그 상황으로 봐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그때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태성화학은 태성가스 밑으로 가스와 관련된 사업들을 줄지어 세우려고 했었으니까요.”
주식시장에 상장된 회사는 사업 자금 확보가 쉬운 점이 있었지만, 사업을 자기 마음대로 할 수가 없었다.
특히 계열사 통폐합 같은 경우는 주주들의 반대가 심해 이와 같은 일을 하기 위해 자진해서 상장폐지를 한 경우였다.
“그런데 가온메디칼 같은 경우는 이유가 없습니다. 사업 잘하고 있고, 계열사도 없습니다. 대주주가 무언가 사업을 펼치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요.”
마치 눈치 게임이나 다름없었다. 호재가 있는데 그 호재가 대주주 측에서 제시한 프리미엄 가격보다 더 오를 호재인지 아닌지를 파악하는 게임.
“투자금 회수 타이밍이 중요하니 그것을 파악해야겠습니다.”
“예, 눈치 게임입니다.”
도경은 잠시 고민을 하다 류태화를 바라보았다.
“정보가 필요합니다.”
“예측 가는 건 없습니까?”
“……지금 상황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건 인수 건밖에는 없습니다.”
“만약 예측대로 흘러간다면요?”
“프리미엄 가격에 넘길 겁니다. 인수가 한쪽만 원한다고 될 건 아니니까요.”
“정보는 내가 찾아보겠습니다.”
류태화는 그리 말하며 휴대전화를 꺼내 들고는 도경의 사무실을 나섰고, 도경은 계속해서 여러 증권사에서 나온 가온메디칼에 대한 보고서를 찾기 시작했다.
평온한 움직임을 보여주던 가온메디칼도 자진 상장폐지 공시로 인해 주가가 오르고 있었다.
물론 아직은 살짝 발을 담그고 지켜보자는 생각이었는지 큰 상승은 없었다.
“인수 의사가 있는 기업은 없었는데…….”
한참 고민에 빠졌을 때 문이 열리며 류태화가 들어왔다.
“지점장님.”
“최근 경성그룹이 PEF와 접촉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돈다고 합니다.”
“사모펀드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사모펀드에서 2조 원가량의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는데, 목적은 국내 바이오 테크 기업 인수라는 소문이 돈다고 합니다.”
류태화의 말에 도경은 손가락을 ‘딱’ 하고 튕기며 컴퓨터를 향했다.
그러고는 경성그룹의 주가를 보았다. 주가는 오르지 않았지만, 어디선가 매집이 들어오고 있었다.
“외국계 자금이 흘러들어 오고 있습니다. 같은 소문을 공유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럼 도경 씨의 판단은…….”
“경성그룹이라면 얘기가 달라지겠네요. 조금 더 지켜보겠습니다. 그리고 엑시트 타이밍을 잡겠습니다.”
도경은 류태화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으며 얘기했고, 류태화는 도경의 미소에서 무언가 신뢰를 느낀 듯 고개를 끄덕였다.
* * *
“총 수익률은 77.6% 수익금은 약 310억 원입니다.”
두 달 후, 도경은 류태화가 맡긴 고객의 수익률이 담긴 서류를 건넸고, 류태화의 얼굴에는 평소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미소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두 달 전, 가온메디칼의 자진 상장폐지 기사가 나오고 류태화가 얻어다 준 정보와 같은 기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단독] 경성그룹, 미래 먹거리로 바이오테크 낙점?」
「[단독] 경성그룹, 홍콩과 싱가포르 소재 사모펀드 관계자와 미팅. 관계자 “국내 기업 인수 자금조달차 만남”.」
「경성그룹이 찍은 국내 바이오테크 기업은 가온메디칼?」
「가온메디칼 자진 상장폐지 공시에 맞물려 매각설 솔솔…….」
타이밍이 묘했던 경성그룹과 가온메디칼의 행보가 모두의 눈에 들어왔고, 결국 인수설은 사실로 밝혀졌다.
경성그룹은 싱가포르에 있는 한 사모펀드와 컨소시엄을 만들어 가온메디칼 인수 의사를 오픈했고, 그들은 가온메디칼 측에 인수의향서를 보내며 자진 상장폐지를 선제 조건으로 내걸었다.
「경성그룹 “6조 원 투자해 의료기기, 미용 사업 진출”.」
「경성그룹 “가온메디칼의 가치 6조 원으로 보고 있다”.」
경성그룹은 포지션이 노출되자 모든 것을 오픈했다. 그리고 경성그룹의 주가와 가온메디칼의 주가는 같이 오르기 시작했다.
“고객의 요청은 원금 복구였을 뿐입니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찾아왔으니 최대한 자산을 불려 드리는 게 자산을 관리하는 PB의 일이니까요.”
“탓하려고 하는 말은 아니었습니다. 요청 이상의 성과를 낸 윤도경 씨를 칭찬해 주고 싶었을 뿐이죠.”
경성그룹이 아닌 해외 기업과의 매각 협상 중이었다면, 도경은 당연히 40% 프리미엄 가격에 넘겼을 것이다.
하지만, 인수전에 나선 기업이 국내 대기업인 경성그룹이었고, 도경은 더 두고 봐도 될 것이라 생각했다.
「경성그룹 가온메디칼 인수, 속도전 나서.」
「경성그룹과 가온메디칼 대주주 측, 인수 MOU 체결.」
「가온메디칼 “이번 공개매수로 816만640주(24.3%) 구매. 보유지분율 81%”.」
「가온메디칼 “현재까지 시장에 풀린 주식 81% 매수 완료. 요건 채우고 상장폐지 할 것”.」
가온메디칼은 계속해서 공개매수가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공개했다. 그것은 시장 참여자들에 대한 협박성 사인이었다.
‘우리는 95% 요건 채우자마자 상장폐지 할 거니, 주식 공개매수에 협조하라.’
시장 참여자들은 당연히 저런 엄포에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상장폐지가 되면 주식을 내다 팔고 싶을 때 팔 수 없었으니까.
“상장폐지 요건을 채우지 못할 거란 걸 예상했습니까?”
“어느 정도는 예측했습니다. 가온메디칼이 너무 급하게 굴었거든요.”
가온의 대주주는 다시 없을 기회라고 보고 회사를 팔려고 했고, 당연히 인수 측의 제안인 상장폐지를 받아들여야 했다.
경성그룹 측에서는 인수 이후 가온메디칼의 사업 이익을 독점하고 싶어 했다.
그들의 매출이 장래가 밝으니, 배당수익금 같은 것들을 독점해야 투자금 회수도 쉬울 것이다.
하지만, 가온메디칼은 여러 전략에도 불구하고 상장폐지 요건을 채우는 데 실패했다.
“꽤 일찍 포지션을 잡았으니 느긋하게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싶었습니다.”
“느긋하게라…….”
“네. 상장폐지 요건을 채우는 데 성공하더라도 경성그룹은 자신들이 이익을 독점하기 위해 모든 주식을 사들일 것으로 봤습니다.”
도경은 그들이 협박하던 대로 95% 요건을 갖추자마자 바로 상장폐지를 할 것이라고 보지 않았다.
기어코 그들은 시장에 있는 모든 주식을 거두어들였을 것이다.
기업을 대주주가 100% 소유하는 것과 95% 소유하는 것은 다르니까.
온전히 내 것과 타인에게 5%의 지분이 있는 물건은 다를 수밖에 없었다.
“가온메디칼에서 할증을 붙인 40%의 프리미엄은 높은 가격입니다만, 가온메디칼은 그 이상의 가격을 경성그룹으로 받아낼 수 있으니 그 가격을 매겼습니다.”
“그렇죠. 경성그룹에서 공개한 인수 금액이 어마어마했으니까요.”
“만약 공개매수에 실패한다면요?”
도경의 물음에 류태화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경성그룹에서 제시한 가격에 주가가 맞춰지겠죠.”
실제로 가온메디칼이 1차 공개매수에서 자진 상장폐지 요건 달성 실패를 공시하자 주가는 미친 듯이 올랐다.
시장에 풀려 있는 주식이 적었기 때문에 팔려는 사람은 적은데 원하는 사람이 많은 수요공급의 법칙이 만들어낸 급등이었다.
주식을 매수한 그 날의 가격보다 70%가 오른 가격에서 거래되었고, 도경은 약속한 시기가 다가오자 그 가격에 주식을 팔았다.
“시간만 더 있었다면 주가는 더 올랐을 겁니다.”
경성그룹은 자신들의 요청이 달성되지 못했는데도 가온메디칼과 거래에 나섰고, 인수 협상이 타결되기 직전이었다.
“경성그룹이 인수 후 다시 자진 상장폐지를 하겠다고 해서입니까?”
“네. 경성그룹 측에서는 상장폐지를 해야 가온메디칼에서 나오는 수익을 독점할 수 있으니까요.”
“아쉽지만, 기간이 한정적이었으니까요. 정말 고생 많았습니다.”
“아닙니다. 오히려 지점장님께서 제게 큰돈을 맡기실 만큼 저를 신뢰하고 계신다는 걸 확인할 수 있어 좋은 기회였습니다.”
도경은 그리 말하며 준비한 서류철 하나를 더 건넸다.
“제게 맡겨주신 고객의 계좌입니다. 말씀드렸듯 총수익률은 77.6%이며, 수익금은 약 310억 원입니다. 모든 포지션을 정리했고 현재 예치금은 718억 4천7백만 원입니다.”
도경이 건넨 서류철을 확인한 류태화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나 도경의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고는 손을 내밀었다.
“늘 하는 말이지만, 이번엔 정말이지 고생 많았습니다.”
도경은 류태화가 내민 손을 맞잡으며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본사에 보고해 적절한 보상이 주어지도록 하겠습니다.”
류태화의 말에 도경은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그럼 나도 고객께 보고를 드려야 하니, 나중에 또 얘기합시다.”
“네. 나가보겠습니다.”
도경은 인사를 하고는 지점장실을 빠져나왔다.
늘 무언가 하나를 해내고 나면 뿌듯함이 몰려왔지만, 이번엔 좀 더 커다란 뿌듯함이 몰려왔다.
지이잉-
미소를 지으며 복도를 걸을 때 도경의 휴대전화에서는 진동이 울리기 시작했고, 도경은 재빠르게 화면을 확인했다.
【두 개의 갈림길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진정 어려운 것은 그 선택 이전에 나만의 철학을 구성하는 일이고, 이후에 선택을 실천하는 것이죠.】
【그리고 윤도경 씨는 두 가지 모두 완벽하게 해냈습니다.】
메시지는 이번에도 도경은 틀리지 않았다는 듯한 메시지를 보내왔다.
【윤도경 씨의 활약에 걸맞은 보상이 곧 찾아갈 것입니다.】
【회원님의 곁에서 늘 응원하는 VIP 서비스입니다.】
문득 도경은 어쩌면 자신에게 가장 큰 보상은 메시지가 자신을 선택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네시십분 현대 판타지 장편소설
지은이 : 네시십분
발행인 : 권태완, 우천제
전자책 발행일 : 2022-10-28
정가 : 100원
제공 : KWBOOKS
주소 : 서울시 구로구 디지털로 31길 38-9, 401호
ISBN 979-11-404-49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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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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