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verly Competent Junior Employee RAW novel - Chapter (635)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636화(635/797)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636화
“다들 휴가는 잘 다녀왔지?”
여름 휴가철이 다 지나고 어느덧 가을로 접어드는 시기.
유성인베스트먼츠는 오랜만에 간부 회의를 열며 하루를 시작하고 있었다.
“네, 저희는 잘 다녀왔는데 보스께서는…….”
김우혁이 걱정된다는 듯 묻자 도경은 어깨를 으쓱였다.
“저는 언제든 가고 싶으면 가면 되니까요.”
도경은 그리 말했지만, 이 자리에 있는 모두는 도경이 휴가를 가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모두가 살아오며 본 일 중독자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일에 미쳐 사는 사람이었으니까.
“어쨌거나. 여러분들이 휴가를 다녀오는 동안 꽤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도경은 그리 말하며 마크를 바라보았다.
“마크.”
“네, 보스.”
마크 토마스는 유성인베스트먼츠가 팜트로피카를 인수하며, 연기금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제네럴 디렉터였다.
“휴가 도중에 내가 보낸 메일 확인했지?”
“네. 확인했습니다. 블랙 세일즈라니요.”
마크의 말에 모두가 궁금하다는 얼굴로 도경을 바라보았다.
“앞으로 블랙세일즈에서 운용 중인 몇몇 연기금의 재운용을 우리 유성인베스트먼츠에서 맡게 될 겁니다.”
“네?”
도경의 입에서 나온 말에 모두가 놀란 듯했다.
다른 곳도 아니고 세계적인 자산운용사인 블랙세일즈였다.
그들이 운용하는 몇몇 연기금이라 도경이 표현했지만, 펀드 하나하나의 운용자산이 어마어마할 것이었다.
“저도 이런 기회가 이리 빨리 찾아올 줄은 몰랐습니다.”
“혹시 운용 규모가…….”
“두 개를 우리가 운용하기로 했고, 두 펀드의 자산 총합은 28억 달러 규모입니다.”
우리 돈으로 3조 8,486억가량이나 되는 거금이었다.
“놀랍네요. 블랙세일즈의 서브 어드바이저라니…….”
서브 어드바이저(Sub-Advisory)는 자산운용사가 펀드를 구성한 이후, 펀드 운용을 다른 곳에 맡기는 것이었다.
“SEC(미국증권거래위원회)에 허가받은 이후, 블랙세일즈가 고객에게 공시를 할 겁니다. 그리고 우리가 넘겨받게 될 테고요.”
물론 여전히 펀드는 블랙세일즈의 것이었다. 포트폴리오 등등 거의 모든 것에 대한 선택은 블랙세일즈에서 했고, 유성은 운용만 하는 방향이었다.
“운용 수수료는 블랙세일즈가 취하는 운용 수수료 0.30% 중에서 50%를 우리가 받기로 했습니다.”
아무래도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였기 때문에 운용 수수료가 낮았다.
“연간 420만 달러 정도네요.”
한다현이 재빠르게 계산해서 말하자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수수료는 적지만 중요한 것은 경험이니까요.”
“맞습니다. 제가 연기금 디렉터로서 블랙세일즈의 방식을 보고 배울 수 있는 것은 다 배워올 예정입니다.”
그들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자산을 운용하는 곳이었다.
그들이 연금을 운용하는 노하우 등등을 배울 좋은 기회였다.
그리고 유성인베스트먼츠에도 아주 좋은 커리어였고.
“그 얘기는 거기까지 하도록 하고, 다음은 1호 펀드가 1년 차가 다가오며 슬슬 대규모 리밸런싱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유성인베스트먼츠의 이름을 걸고, 또 도경의 이름을 걸고 처음 낸 펀드인 ‘윤도경 펀드’가 어느새 1년 차가 다가오고 있었다.
“이것은 저와 제이크가 할 거고, 여러분께 이 말을 하는 이유는 리밸런싱이 끝나면 3호 펀드를 구성할 겁니다.”
도경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유성인베스트먼츠도 이제는 규모를 더 키워야 했다.
헤지펀드의 규모는 운용자산 규모와 운용 중인 펀드의 개수로 평가되었다.
“각자 팀으로 돌아가서 새로운 펀드의 컨셉을 한번 생각해 보도록 해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그럼 제이크는 남고 모두 해산하겠습니다.”
도경의 말에 간부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하고는 방을 나섰고, 도경은 제이크를 바라보았다.
“현재 펀드 상황은?”
“올라올 때 자료 챙겨 왔습니다.”
도경은 제이크가 건넨 자료를 자신의 앞에 두었다.
-주식
옥시덴탈 페트롤리움 +3.71%
리비전 +42.01%
처브 +14.06%
데어 +15.66%
TB +2.64%
-비상장 지분
마이애미 앨리게이터즈 31.25%
비전헬스 1.03%
-현금
5억 4,129만 달러
자료에는 현재 펀드가 투자한 주식과 비상장 지분이 나열되어 있었다.
“슬슬 옥시는 비중을 제일 낮추어야 할 것 같아.”
옥시의 포트폴리오 비중은 여전히 10%대였는데, 도경은 더 낮추기를 원하고 있었다.
“이유가 있으십니까?”
“올해 유가 전망이 좋지 않을 것 같아.”
“오펙OPEC의 움직임이 평소와 다른 것 같긴 합니다.”
“맞아. 우리 펀드의 대주주나 다름없는 사우디가 돈이 없어.”
도경의 말에 제이크는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까지는 떨어지는 유가를 원유 생산 감산을 해가면서까지 가격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더 이상 버티기 힘들 거야.”
오펙(OPEC, 석유 수출국 기구)은 세계 주요 산유국들이 원유 생산 정책을 조정하고 가격을 조정하기 위해 결성한 조직이었다.
중동과 아프리카의 산유국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사우디가 지금까지 감산을 주도해 왔다면, 이제는 빠질 때가 됐어.”
도경의 말에 제이크는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네, 최근 오펙 플러스 회의에서 이상기류가 감지된 걸 확인했습니다.”
“맞아. 앞으로 시장에 오일이 더 풀리게 된다면…….”
지금까지는 억지로 하루 생산량을 대폭 줄여서 인위적으로 원유 가격을 80불대로 부양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산유국의 재정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지금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건 오일의 수요가 적다는 거야.”
워낙 경제가 좋지 않다 보니 기름을 사용하는 공장들이 멈춰 있거나 혹은 폐업을 한 상황이었다.
그러다 보니 기름의 수요가 떨어져 원유 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 상황에서 감산을 포기하고 공급이 더 많아지게 되면…….”
“원유 가격은 폭락하겠죠.”
제이크의 말에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가 원유 때문에 옥시에 투자한 것은 아니지만, 가치가 훼손되는 걸 지켜볼 이유도 없는 거지.”
“네. 지금 정리하면 수익 확정이니 정리하고, 후에 가격이 내려가면 또 사면 될 것 같습니다.”
자신의 말을 잘 이해한 제이크를 보며 도경은 미소를 지어주었다.
“포트폴리오에서 3% 비중까지 줄이면 현금은 얼마 정도 되지?”
“지금 있는 현금 5억 달러와 합치면 대충 10억 달러가량 되지 않을까 싶네요.”
“10억 달러라…….”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야 했다.
이번 유성의 리밸런싱은 결국 정리 후에 생기는 현금으로 새로운 투자에 나서기 위해 하는 것이었으니까.
“일단 내가 지시한 옥시 매각부터 해줘. 새로 투자할 투자처는 내가 한번 고민해 볼게.”
“네, 알겠습니다.”
“그럼 고생하고.”
제이크가 인사 후 방을 나가자 도경은 자신의 자리로 돌아왔다.
“고민이네.”
도경은 창밖 풍경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하필 제일 어려운 시기에 펀드 리밸런싱을 결정해서…….”
사실 지금 시장 분위기는 매우 좋았지만, 문제는 종목을 고르는 난이도는 서너 배 이상으로 오른 상황이었다.
“내 업보다. 업보야.”
도경은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탓하고는 일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 * *
쿵- 쿵-
“아이고, 점심도 안 먹나.”
며칠 후, 점심시간을 맞아 휴게실에서 제이크와 함께 식사하던 도경은 들려오는 소리에 제이크를 바라보았다.
두 사람은 요즘 점심을 함께 먹고 있었는데, 펀드에 편입할 새로운 종목에 대한 자유로운 이야기들을 점심시간에 했기 때문이다.
“이게 무슨 소린데?”
“아, 우리 밑층에 새로운 오피스가 들어오는데 리모델링한다더라고요.”
“그래?”
“네, 엘리베이터에도 붙어 있던데 못 보셨습니까?”
“어, 요즘 걸어 올라와서.”
도경의 말에 제이크는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13층을요?”
“운동이야. 운동.”
도경은 요즘 아침마다 출근을 할 때 사무실이 있는 13층까지 계단을 통해 걸어 올라왔다.
“그래도…… 대단하시네요.”
“시간이 없는데 그렇게라도 쪼개서 운동해야지. 그래서 무슨 업체가 들어오는데?”
“해상보험사입니다.”
“그렇구나.”
“저 사무실 리모델링이 끝나면, 또 다른 쪽도 리모델링한다더라고요.”
“또?”
“네. 이번엔 무슨 유통업체라는데.”
제이크의 말에 도경은 손에 쥔 포크를 내려놓고는 가만히 제이크를 바라보았다.
“우리 원래 공실 없지 않았나?”
“네. 공실은 없었는데, 원래 있던 곳이 조금 쫓겨나는 분위기인 것 같더라고요.”
본사 건물이 다 지어지기 전에 임시로 임대로 사용하는 빌딩에 공실은 없었다.
“쫓겨난다고?”
“네. 새로 들어오는 곳에서 임대료를 더 올렸나 봅니다.”
“상도덕이…….”
도경은 저도 모르게 한국어를 내뱉었다.
“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아! 아니야. 계약이 끝나지 않았는데. 내보낸 건가?”
“네. 미국이잖아요. 임대료 더 올려 받으면 더 이득이라는 계산이 나오면 위약금을 주고서라도 내보내는 아메리카!”
제이크의 말에 도경은 피식하고 웃었다.
“요즘 오피스 빌딩이 다들 어렵다고 하는데, 우리 건물주는 아닌가 봐요. 여기 블록에 있는 빌딩 모두가 그들의 소유라더라고요.”
“뭐? 이 블록에 빌딩이 몇 갠데 그게 다 한쪽 소유라고?”
어림잡아 50층짜리 빌딩이 다섯 개는 넘었다.
“네. 옆 빌딩에도 헤지펀드나 증권사, 보험사들이 몰려오고 있으니까요.”
제이크의 말에 도경은 머릿속으로 주판알을 튕기기 시작했다.
최근 오피스 빌딩 임대 사업은 최악을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이 와중에도 좋은 성적을 내는 곳이 있다니.
투자자로서 순수한 흥미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우리 빌딩 소유주에 대한 자료 있어?”
“네? 네. 당연히 상장사니 공개된 자료들이 많겠죠.”
“그럼 점심 먹고 그거 챙겨서 내 방으로 올라와 줘.”
도경은 그리 말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이 먹은 것을 치우고는 재빠르게 발걸음을 옮겨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보스는 어딜 저리 바쁘게 가시냐.”
그때, 휴게실로 들어오던 스테판이 도경의 뒷모습을 보고는 제이크를 향해 물었다.
하지만, 제이크는 꾸역꾸역 음식을 입안에 밀어 넣고 있었다.
“밥 먹다가 저리 바쁘게 가시는 보스…… 설마?”
스테판은 혼자서 답을 내리고는 제이크를 바라보았고, 제이크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우, 고생해라.”
스테판의 말에 제이크는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자리로 향하며 입을 열었다.
“설레 죽겠어. 이번엔 보스가 또 어떤 걸 생각하셨을지 빨리 듣고 싶네.”
제이크가 그리 말하며 자료를 찾자, 스테판은 미간을 찌푸렸다.
“두 사람 다 정말 무섭다. 무서워…….”
스테판은 못 말린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