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verly Competent Junior Employee RAW novel - Chapter (641)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642화(641/797)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642화
미국 증권 시장은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NASDAQ)이 양분하고 있었다.
물론 BATS 글로벌 마켓이나, 아메리칸 증권거래소(AMEX), IEX, 필라델피아 증권거래소도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았다.
“네? 증권거래소요?”
그날 저녁, 도경은 한다현과 함께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한다현은 깜짝 놀란 듯한 얼굴로 도경을 바라보았다.
“네. 텍사스에 새로운 증권거래소를 만들려고 하는 것 같아요.”
“와우, 놀랍네요. 미국을 대표하는 거래소 하면 NYSE와 나스닥, 그리고 시카고 양대 거래소뿐이잖아요.”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시카고의 상품 거래소와 옵션 거래소도 세계 최대 규모였지만, 주식이 거래되지는 않았다.
주식 거래로는 NYSE와 나스닥이 시가총액이 가장 컸다.
도경은 물로 입가심하고는 입을 열었다.
“주식을 거래하는 곳은 두 곳밖에 없다시피 하죠.”
여러 증권거래소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유명무실했다.
“BATS 글로벌 마켓이 생겼을 때 다들 기대했는데, 시카고 옵션 거래소에 인수되었고, 필라델피아 증권거래소는 또 어떻습니까? 나스닥에 인수되었죠.”
“맞아요. 새롭게 생긴 거래소들이 대안으로 뜨려고 할 때쯤 거대 거래소들이 인수해 버리는 방식이었죠.”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양대 거래소의 횡포가 장난 아니에요. 모두가 지금 불만이 어마어마하고요.”
양대 거래소의 횡포는 나날이 심해져 가고 있었다.
특히 뉴욕증권거래소는 상장기업들에게 높은 규제 비용을 청구하고 있었는데, 그들의 규제를 지키기 위해 상장기업들이 치러야 하는 비용이 어마어마했다.
다들 불만을 이야기하면서도, 대안이 없었다.
나스닥 또한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나스닥은 기업의 이사회 구성까지 간섭하고 있죠.”
도경의 말에 한다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기업을 나스닥에 상장시켜 본 경험이 있었다.
“맞아요. 도큐센스가 상장을 할 때, 여러 가지 업무를 같이 처리해 줬는데 이사회 구성을 가지고 태클을 걸더라구요.”
“CEO들 입장에서는 주식 시장에 상장해서 투자받기를 원할 뿐인데, 다른 곳도 아니고 거래소에서 이리 간섭을 해오니 여러모로 곤란하고요.”
그래서 늘 대안이 있기를 모두가 바랐다.
“대안이 생기려 하면 기존 거래소들은 비싼 값에 해당 거래소를 인수했고요.”
도경의 말을 유심히 듣던 한다현은 입을 열었다.
“그런데 잘될까요? 2020년에 상장된 롱텀거래소는 지금까지 단 두 건? 상장된 걸로 알아요.”
“그래서 텍사스 측에서는 헤지펀드를 끌어들이는 것 같습니다.”
도경은 가만히 한다현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스타델의 경우는 비상장사들에 대한 투자도 많이 해놓았죠.”
“아! 스타델이 증권거래소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면, 여러 스타트업들을 상장시키려고 하겠네요.”
“네, 스타델뿐만 아니라 여러 회사에서 참여할 것 같아요.”
그림은 아주 예뻤다.
“자세한 건 이야기를 더 나누어봐야겠지만, 스타델의 켄 에반스의 말로는 블랙세일즈도 참여한다더군요.”
“텍사스인 것도 신의 한 수인 거 같아요! 텍사스로 모두가 이전하고 있잖아요.”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텍사스에는 엑슨모빌, AT&T, 델, 휴렛 팩커드와 같은 기업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테슬라도 본사를 이전했다.
“실리콘 밸리에서 많은 기업이 탈출하면서 텍사스로 향했죠.”
특히, 스타트업들이 샌프란시스코의 치안과 높은 집값 그리고 높은 소득세 등을 이유로 텍사스로 본사를 이전하고 있었다.
“참여하실 거예요?”
한다현은 조심스레 물었고, 도경은 그 모습에 미소를 지었다.
“네. 직원들의 의견도 들어봐야겠지만, 지금 제 생각은 참여할 거예요. 손해 볼 게 없는 싸움이거든요.”
투자에서 손해를 보기 힘든 대상은 찾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번 프로젝트는 도경의 입장에서는 손해 볼 것이 전혀 없었다.
“만에 하나, 텍사스증권거래소가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대형 거래소에서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커요.”
실패를 벌써 생각할 단계는 아니었지만, 도경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확신을 한다현에게 설명했다.
“그리고 실패할 가능성은 작고요. 말했듯 다른 실패한 거래소들과는 다르게 헤지펀드들이 붙었으니까요.”
“무슨 말씀인지 알겠네요. 저도 찬성이에요.”
한다현이 그리 말하자 도경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 * *
“윤, 어서 오십시오.”
며칠 후, 도경은 텍사스 오스틴으로 출장을 와 있었다.
텍사스주에 있는 오스틴에는 실리콘 힐즈라 불리는 혁신적인 분위기로 가득 찬 곳이 있었다.
샌프란시스코의 실리콘 밸리를 떠난 혁신 기업들이 이곳에 자리 잡으며 생겨난 별명이었다.
“켄,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도경은 사무실에서 자신을 맞이해 오는 스타델의 CEO 켄 에반스와 악수를 나누었다.
그러고는 그의 옆에 선 남자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유성인베스트먼츠의 윤도경입니다.”
“어서 오십시오. TSE의 CEO 존 매튜입니다.”
도경과 손을 맞잡은 남자는 자신을 소개해 왔다.
“존은 앞으로 텍사스증권거래소를 이끌 CEO입니다.”
“블랙세일즈에서 증권 담당으로 일했었습니다. 최근에는 시카고 옵션 거래소에서 CFO로 있었고요.”
도경은 어쩐지 앞에 선 존이 낯이 익었다. 언론과의 접촉이 잦은 스타일의 금융인이었다.
도경은 켄 에반스가 왜 존을 텍사스거래소의 CEO로 한 것인지 알 것 같았다.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와우, 아닙니다. 오히려 제가 윤을 알게 되어 영광이죠. 이번에 켄에게 시원하게 한 방 먹이셨다고.”
존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듯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말해왔다.
“하하하, 내가 말했습니다. 오랜만에 한 방 맞아봐서요. 앉을까요?”
켄이 그리 말하자 도경은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 앉았다.
“윤이 바로 오후에 마이애미로 돌아가야 한다고 했으니, 바로 본론부터 이야기했으면 싶은데.”
켄이 존 매튜를 보고 그리 말하자 존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텍사스증권거래소는 현재 직원 80명을 고용해 설립 작업 중입니다.”
“벌써 일이 꽤 진행되었군요.”
“그렇습니다. 설립에 필요한 여러 서류와 제반들을 마련 중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자금이겠죠.”
도경은 가만히 존의 말에 집중했다.
“증권거래소는 이곳 오스틴이 아닌, 댈러스에 본사를 두고 있습니다.”
도경은 이미 그것은 전해 들었다. 이곳 오스틴은 켄의 개인 사무실이 있는 곳이었다.
조용히 이야기하기 매우 좋은 곳이었다.
“윤도 아시다시피 댈러스는 최근 GS에서도 본사를 짓고 있을 정도로 마이애미와 더불어 금융의 메카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GS는 뉴욕 월스트리트에서 본사를 이전할 계획을 가지고 텍사스 댈러스시에 5,000명의 직원이 일할 수 있는 규모의 GS 캠퍼스를 짓고 있었다.
“거래소는 100% 전자화가 될 거고요.”
사실상 거래소는 본사만 있을 뿐, 모든 거래는 온라인을 통한 전자거래 시스템으로 만들어질 예정이었다.
“앞서 말했듯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자금입니다. 우리는 2억 달러 규모를 모으고 있습니다만, 현재 우리가 확보한 자금은 1억 2천만 달러입니다.”
우리 돈으로 1,500억 원가량 되는 돈이었다.
“블랙세일즈와 옆에 앉은 켄의 스타델이 대부분의 자금을 댔고요.”
“나머지 8천만 달러는 우리 유성이 대겠습니다.”
도경의 말에 켄과 존은 동시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아무리 헤지펀드들이 돈이 많다고 하더라도 펀드를 구성하는 것이 아닌 이런 리스키한 사업의 출발에는 많은 돈을 투자하지 않았다.
“단, 조건이 있습니다. 5천만 달러는 유성인베스트먼츠가 지원을 하고 3천만 달러는 한국의 유성투자증권이 투자하도록 해주십시오.”
도경은 이곳에 오기 전 서울의 유성투자증권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독립한 계열사이긴 하더라도, 큰 이벤트가 있으니 어느 정도 상담은 해야 했다.
그리고 유성투자증권의 CEO 류태화는 아주 큰 관심을 보였다. 유성은 이사회 이후 투자에 관심을 보였고, 도경이 그들의 합류를 설득했다.
“유성투자증권이면 한국의 증권사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저희 유성인베스트먼츠의 모회사이기도 합니다.”
두 사람은 뜻밖의 제안이라는 듯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물론 서울의 유성투자증권은 투자만 할 겁니다. 모든 소통 창구는 제가 될 것이고요.”
“지분만 가지겠다는 거군요.”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내가 걱정했던 건, 인원이 더 늘게 되면 소통이 원활하지 않을까 걱정했던 것뿐이니까요.”
켄 에반스는 흡족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한국의 거대 증권사가 참여한다면, 한국 기업들의 상장도 노려볼 수 있겠고요.”
존 매튜가 이어받자 도경은 미소를 지었다.
유성투자증권의 입장에서도 텍사스증권거래소가 제대로 돌아갈 때를 대비해, 국내 최초로 서비스하기 위해 발을 걸치는 것이다.
어쩌면, 서비스 초기에는 독점으로 거래를 지원할 수도 있었다.
“저는 찬성입니다. 존 너는?”
“저도 물론 찬성입니다. 그렇다면 가장 필요한 자본이 충족되었네요.”
증권거래소를 만들기 위해서는 SEC(미국증권거래위원회)에 승인을 얻어야 했다.
투명성이나 초기 운영 비용, 인프라 등을 모두 종합해 승인을 내렸다.
“거래 시스템은 꽤 빠르게 구축될 겁니다.”
100% 전자화된 거래 시스템으로 준비할 거라 했기 때문에 그리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다.
“목표하는 기간이 있습니까?”
“우리는 2026년에 개장하길 원합니다.”
“굉장히 빠르네요.”
도경의 말에 켄은 어깨를 으쓱였다.
“1년 전부터 준비해 왔거든요.”
“그렇게나 오래 준비하셨는데, 비밀이 유지된 것도 신기합니다.”
“멍청한 놈이 입만 열지 않았어도, 승인이 날 때까지 더 숨길 수도 있었습니다.”
켄은 스타델의 보안에 굉장히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도경은 처음 만날 때부터 특유의 자신감이 넘쳐 보이는 켄 에반스가 좋았다.
“차차 진행하며 전략을 더 짜고, 운영 인력을 더 늘리는 방향으로 하고. 오늘 윤을 이 자리에 모신 이유가 있습니다.”
켄은 도경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유성에 대해 좀 더 알아보니, 윤은 스타트업을 발굴해 내는데도 유능하더군요. 샌프란시스코에서 도큐센스를 키워낸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하하하, 제가 아니라 제 동료가 뛰어납니다.”
“다행입니다. 우리는 텍사스증권거래소가 개소될 때를 대비해, 처음으로 상장할 기업을 찾고 있습니다.”
1호 상장 기업을 찾는다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우리는 스타트업을 상장시킬 거고요.”
세상 어디든 첫 번째라는 것이 가져다주는 상징성이 있었다.
켄과 매튜는 텍사스증권거래소가 스타트업에 친화적인 증권거래소라는 것을 모두에게 알리고 싶어 했다.
“유성이 그 대상을 찾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주관사를 저희 측에서 맡으란 말씀이시군요?”
“그렇습니다. 우리보다는 윤이 그쪽과 더 가깝지 않겠습니까?”
켄의 말에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상장 작업을 도울 메인 주관사가 되어줄 곳도 있었다.
랜스 존스턴의 JPM이었다.
유성은 서브에서 스타트업을 도우며 상장 수수료도 챙길 좋은 기회였다.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열심히 찾아보겠습니다.”
“하하하, 아주 좋습니다.”
켄 에반스는 만족스럽다는 듯 손뼉을 쳤고, 도경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