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verly Competent Junior Employee RAW novel - Chapter (660)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660화(660/797)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660화
“어서 오십시오. FSU의 세미놀스를 이끌고 있는 알레한드로 로페즈라고합니다. 알레라고 불러주십시오.”
도경은 스테판과 함께 플로리다 주립대(FSU)를 찾아와 있었다.
FSU의 스포츠팀들은 세미놀스(Seminoles)라고 불렸고, 도경에게 손을 내밀어온 알레한드로는 플로리다 주립대의 이사이자 스포츠 부서를 총괄하는 책임자였다.
“유성인베스트먼츠의 윤도경입니다. 이쪽은 우리 유성의 CRO 스테판 그린입니다.”
도경은 자신과 스테판을 소개하며 알레한드로와 손을 맞잡았다.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우리 FSU는 유성의 도움을 아주 많이 받고 있음에도 그간 학교 운영에 우리 이사회를 전적으로 믿어주시는 걸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유성인베스트먼츠는 플로리다 주립대에 장학금 프로그램을 만들고, 매년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었다.
처음 마이애미로 회사를 이전할 때 플로리다주 상업부 장관인 조앤과 협의하에 했던 것이다.
그로 인해 유성은 매년 FSU 경제학부의 졸업생들을 인턴으로 받을 수 있었고, 더불어 본사 터를 99년간 싼값에 임대받았다.
“하하하, 저희야 헤지펀드지 학교 운영을 잘 아는 사람들은 아니니까요.”
“꽤 많은 CB(Commercial Bank, 상업은행)나 헤지펀드들이 우리에게 장학금을 지급합니다만, 다들 장학 프로그램 운영에 상당히 깐깐하게 굴어서요.”
가령, 그들이 필요한 인재라고 뽑은 이들에게만 제한적으로 장학금을 지급한다든지 그런 것이었다.
“하지만, 유성은 학교의 장학금 운영 방식을 믿어주었고, 실제로 일정 성적 이상을 기록하는 학생들에게 별다른 차별 없이 장학금이 지급되고 있습니다.”
“하하하, 그리 말씀해 주시니 뿌듯하네요.”
“오늘 총장님께서 직접 맞이하고 싶어 하셨지만, 아쉽게도 1년 전부터 잡힌 일정이 있는 터라…….”
“아! 괜찮습니다. 총장님을 뵈었어도 중요한 이야기는 알레와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도경의 말에 알레한드로는 의문이라는 얼굴로 도경을 바라보았다.
“애초에 알레한드로에게 연락을 드린 이유도 그것 때문이고요.”
“저와 유성이 할 이야기가 뭐가…….”
“알레, 우리 유성은 세미놀스에 투자하고 싶습니다.”
“네?”
“세미놀스의 지분과 더불어 NIL(초상권)의 사업 대리인이 되는 조건으로 당장 1억 달러를 투자하겠습니다.”
도경은 어차피 하게 될 제안, 시간을 끌 이유는 없다는 듯 본론부터 제안을 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세미놀스가 당장 내년부터 선수들에게 지급해야 할 이익금이 4천만 달러가량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2025년부터 NCAA는 대학팀이 운영하며 본 스포츠 이익을 선수들에게 나누도록 합의문을 작성했다.
그로 인해 플로리다 주립대 또한 그들이 운영 중인 농구부, 풋볼팀, 수영, 육상, 축구 등등 거의 모든 스포츠팀에 소속된 선수들에게 이익을 분배해야 했다.
“세미놀스가 한 해 벌어들이는 스포츠 수익인 1억 7천만 달러(약 2,300억 원) 중 순이익은 1천만 달러도 되지 않죠.”
실제로 플로리다 주립대의 세미놀스는 한 해에 미식축구 티켓 판매에서 2천만 달러를 벌어들였는데, 순이익은 많지 않았다.
“이유는 수익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기부금이기 때문이죠.”
미국 대학 스포츠팀들의 제1 수익은 누가 뭐래도 기부금이었다.
미국의 자산가들은 자신이 졸업한 대학에 상당히 많은 기부를 했다.
특히 대학 스포츠팀은 지역사회에서 소속감을 주는 훌륭한 수단이었다.
“하지만, 기부금은 언제든 줄 수 있는 부분인데 이게 이익금으로 잡히며 꽤 난감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도경의 말에 알레한드로는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다. 눈앞에 앉은 동양인은 이미 세미놀스의 많은 것을 조사하고 온 것 같았다.
거짓말을 한다거나 상황을 회피하기 위한 말을 했다가는 유성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었다.
유성은 매년 많은 장학금을 기부하는 헤지펀드였기 때문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올해도 순이익은 2천만 달러 수준일 거라고 예측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내년에 선수들에게 3천만 달러를 지급한다면, 많은 것들이 달라지겠군요.”
도경이 쐐기를 박듯 말하자 가만히 도경을 바라보던 알레한드로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내년부터는 기존에 하고 있던 많은 투자들을 줄이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스포츠팀을 그냥 운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의 능력 향상을 위해, 또 경기장 시설의 발전을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1억 7천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고도 낮은 순이익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계속하시죠. 저희가 그렇게 진행될 수 있도록 보조하겠습니다.”
“하지만, 헤지펀드가 대학 스포츠팀의 운영에 관여하는 말이 있으면…….”
“관여요? 저희는 관여하지 않습니다. 이건 투자 협약에서 문서화해 드릴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건 NIL 사업 대리권이니까요.”
어차피 대학팀의 지분을 가지고 있어봤자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석은 없었다.
대학 스포츠팀의 수익을 쉐어한다는 생각도 해본 적이 없었고.
협상 수단 중 하나였다.
“그래도 지분을 나눈다는 것은 수익을 쉐어한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또 우리 세미놀스의 운영에 여러모로 관여할 수 있다는 것도 있고요. 물론 유성이 해준 제안은 우리 세미놀스에게 아주…… 도움이 되는 제안이긴 합니다.”
알레한드로의 반응은 도경이 원하던 것이었다.
은연중에 보이는 그의 표정과 말투는 투자를 제안한 1억 달러가 상당히 필요해 보였다.
“알레.”
도경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알레한드로를 불렀다.
“알레가 FSU의 이사회를 설득할 수 있는 조건을 말씀해 주시죠.”
“…….”
알레한드로는 도경을 바라보았다. 세미놀스 입장에서는 우리의 돈이 필요할 것이라는 상당한 자신감이 담긴 얼굴 표정이었다.
또, 그것이 사실이었고.
“우리 입장에서는 헤지펀드인 유성이 우리의 지분을 가진다는 것이 상당히 불편한 요소입니다. 이사회도 이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고요.”
“곤란하군요.”
도경 또한 양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알레를 바라보며 말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우리가 할 투자는 우리 입장에서는 불확실한 미래에 투자를 하는 것입니다.”
물론 도경과 유성의 일원들은 자신 있었다. 이 시장은 더 클 것이라고.
하지만, 그것을 상대에게 굳이 말할 필욘 없었다.
오히려 약점처럼 굴어야 했다.
“NCAA가 아주 오랜 기간 NIL 시장을 틀어막아 왔기 때문에, 성장을 하지 못했습니다. 대학 스포츠 NIL 시장은 말입니다. 겨우 11억 달러 규모의 현재 시장에서 세미놀스 내온 수익은 겨우 3,230만 달러입니다.”
미디어 권리 수익이었다. 세미놀스는 매년 모든 스포츠팀의 미디어 중계권 수익으로 3천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그리고 우리가 한 것은 사업 대리권을 달라는 것입니다. 대리한 사업에 대한 수수료를 받는다는 것이죠.”
“…….”
“3천만 달러에서 수수료를 업계 표준인 2%를 받는다면, 우리는 매년 64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는군요. 1억 달러를 투자하고서요.”
알레한드로는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도경의 말은 틀린 말이 아니었고, 딱히 반박할 거리도 떠오르지 않았다.
“만약 실패했을 시, 털고 나가기 위해 필요한 것이 지분인데 그것이 곤란하다고 말씀하시면, 이 건은 없는 것으로 해야겠습니다.”
도경은 미소를 지으며 알레한드로를 향해 말했다.
“오늘 귀한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덕분에 알레한드로와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기뻤…….”
“미스터 윤.”
도경이 대화를 마무리하려고 하자 알레한드로는 다급한 표정으로 도경을 불렀다.
“이렇게 하시지요. 지분은 저희가 드릴 수 없습니다. 다만, NIL 사업 대리권은 드릴 수 있습니다. 사업 계약 수수료율을 업계 평균보다 올려 3%로, 더 나아가 전년도 계약보다 올해 계약의 규모가 크다면 성공 보수를 10% 받는 것으로 하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계약 규모가 크다는 건 얼마만큼 입니까?”
“20% 이상으로 하시죠.”
도경은 머릿속으로 계산기를 두드리며 옆에 앉은 스테판을 바라보았다.
스테판도 계산을 마친 것인지 고개를 끄덕여 왔다.
“이 조건이면 제가 이사회를 충분히 설득할 수 있습니다.”
“조건을 하나 더 붙이죠.”
도경의 말에 알레한드로의 이맛살은 급격하게 찌푸려졌다.
“조건을 하나 더…… 말씀입니까?”
“네, ACC의 다른 대학들을 소개해 주십시오.”
그리고 이어지는 도경의 말에 알레한드로의 표정은 환해졌다.
ACC는 ‘Power Five’라 불리는 미국 대학 스포츠에서 가장 권위 있는 다섯 개의 주요 컨퍼런스 다섯 개 단체였다.
이 중 ACC(Atlantic Coast Conference)는 플로리다 주립대학교가 속해 있는 컨퍼런스였는데, 마이애미 대학과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듀크 대학교 등 미식축구와 남자 농구에서 어마어마한 강세를 보이는 대학들이 속해 있었다.
“하하하, 그건 어려운 일이 아니군요.”
그리고 눈앞에 앉은 알레한드로는 ACC의 의장이었다. 도경이 플로리다 주립대학교를 첫 번째 협상 대상으로 고른 이유였다.
“그 조건이라면 저희는 처음 이야기했던 대로 세미놀스에 1억 달러를 투자하겠습니다.”
“큰 결단 감사드립니다.”
“참, 그리고 제 개인적으로 매년 5십만 달러를 세미놀스에 기부하겠습니다.”
도경은 이미 이곳에 오기 전 결심했던 것을 말했고, 알레한드로는 환하게 웃으며 도경에게 손을 내밀었다.
“유성과, 또 윤도경이라는 개인과 함께할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저 또한, 알레가 FSU 이사회를 잘 설득해 함께하게 되길 기대하겠습니다.”
도경은 알레한드로의 손을 맞잡고 인사를 하고는 사무실을 빠져나왔다.
“큰 산을 넘었네요. FSU가 우리 포트폴리오에 들어온다면 나머지 ACC에 속한 대학들도 들어올 수 있겠죠.”
차에 올라타자 스테판이 그리 얘기했고,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스테판, 개인적으로 아는 블룸버그 기자가 있다고 했지?”
“네, 그렇습니다. 연락은 자주 하지 않아도 일단 소셜미디어상으로는 친구인 대학 동기입니다.”
“그럼 이야기 좀 흘려줘.”
“흘려달라심은…….”
“우리가 블라인드 펀드를 구성한다고.”
도경은 유성의 돈과 피터 얀센 그리고 스타델에서 투자받은 돈을 모두 블라인드 펀드를 만들어 펀드를 구성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이 자금을 새롭게 만들 미국 대학 스포츠 초상권 사업 대리 회사에 투자할 예정이었고.
“무슨 의미신지 알겠네요. 준비하겠습니다.”
스테판의 말에 도경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 *
“회장님이 사과를 했으면 좋겠는데. 유성인베스트먼츠는 생각을 바꾸지 않았지?”
“그렇습니다. 이미 여의도에서는 유성인베스트먼츠가 이번 우리의 공고에 손을 뗐다는 소문이 이미 퍼졌습니다. 윤도경 대표가 기분이 많이 상한 것 같습니다.”
군인공제회의 CIO 이동혁은 유성인베스트먼츠가 이번 일에 손을 뗀 이유에 난감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자신과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던 도경이 하루아침에 제안을 거절하고 미국으로 다시 돌아갔다.
회장이 한 인터뷰 때문이었다.
자신이 그를 불러들어 사업 참여를 종용했는데,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터져 도경에게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유성을 가장 마음에 담아두고 있지 않으셨습니까?”
“가장 능력이 좋은 헤지펀드니까. 말 한마디로 놓쳐 버리기에는 너무 대가가 커.”
물론 공고에 따라 여러 포트폴리오를 받아보고 경쟁시켜 고르겠지만, 가장 기대를 한 것은 사실이었다.
유성만이, 윤도경만이 할 수 있는 투자가 있었으니까.
“인간적으로 윤도경 대표에게도 미안하기도 하고.”
“다른 회사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들에게 기대를 가져봐도 될 것 같…….”
지이잉-
그때, 부하 직원의 휴대전화에서 진동이 울렸다.
“확인해 봐.”
이동혁의 말에 화면을 확인한 부하 직원은 놀란 표정으로 이동혁을 바라보았다.
“무슨 일있어?”
“이거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부하 직원은 그리 말하며 휴대전화를 건넸다.
[<받은 글> 유성인베스트먼츠 30억 달러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 구성, 유명 헤지펀드 스타델과 마이애미 앨리게이터즈의 구단주 피터 얀센이 출자한 듯 -Bloomberg]메시지 내용에 이동혁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