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verly Competent Junior Employee RAW novel - Chapter (661)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661화(661/797)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661화
“유성이 블라인드 펀드를 구성하는 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한편, 군인공제회의 CIO 이동혁은 급하게 실무자들을 모아 회의를 하고 있었다.
본부장의 보고에 머리가 지끈거리는지 관자놀이를 주물렀다.
“오늘 블룸버그에 상세한 기사가 떴는데 유성의 주도로 회사를 하나 설립하는 것 같습니다.”
블룸버그는 단신의 속보 이후 유성인베스트먼츠에 대한 상세한 기사를 썼다.
유성인베스트먼츠만으로도 미국에서 주목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기삿거리가 충분했지만, 여기에 스타델과 거물 투자자인 피터 얀센까지 함께하게 되니 더더욱 그들의 움직임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었다.
“회사를 설립한다고?”
“네. 특수목적 회사인 것 같은데, 블라인드 펀드로 구성한 것을 보면 일단 공개는 하지 않겠다는 것 같습니다.”
“예측하는 건 없고?”
이동혁은 짐짓 걱정이라는 말투로 물었다.
“네, 언론에서도 그대로 블룸버그의 기사만 받아쓸 뿐 어떠한 예측도 내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신들의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 미국에서 팀까지 불러 모은 도경이, 하루아침에 불참을 통보하고는 미국으로 향했다.
그리고 가자마자 들려온 소식이 거액의 블라인드 펀드 구성이었다.
“우리랑 하려던 거인 것 같은데.”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회장님의 인터뷰가…….”
상식적이지 못한 인터뷰로 파트너의 심기를 긁었다. LP와 GP의 관계는 갑을 관계가 아니었다.
물론 LP가 돈을 맡긴다는 점에서는 상대를 고를 수 있는 권리는 있었지만, 이런 입찰 방식의 모집에서 GP에 대해 가진 선입견을 공개한다는 것은 예의가 아니었다.
“더군다나 유성과 우리는 첫 합작투자가 아니란 거지.”
이동혁이 불만인 것은 그 부분이었다.
“윤도경 대표가 국내에 있을 때 만든 1차 블라인드 펀드에 우리 자금이 투입되어 있지 않냐고.”
도경이 유성투자증권 전략투자사업부를 이끌 때 만든 1호 블라인드 펀드는 국민연금이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해 만들어진 펀드였다.
이 펀드에는 국민연금뿐만 아니라 국내 보험사, 자산운용사, 연기금 등의 돈이 들어가 있었다.
“성적도 현재 +45%가 넘습니다.”
더군다나 수익률도 말이 안 되는 수익률을 올리고 있었다.
“아무도 모르는 리소스파워라는 기업의 투자를 국내에서 가장 먼저 생각해 낸 펀드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그 펀드의 대표 투자는 누가 뭐래도 변압기를 만드는 기업의 지분을 사들인 일이었다.
저가에 사들여 현재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문제로 전력 수급이 불안정해지며, 변압기의 수요가 폭발적이었다.
“그리고 그 펀드는 곧 마감이지.”
당초 2년을 기한으로 만들어진 블라인드 펀드였다.
국민연금의 대체투자 조건이 2년간 운용이었기 때문에, 연장 없이 마감되는 상품이었다.
“대표님, 본부장님.”
두 사람이 한창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을 때, 자리에 함께 있던 한 직원이 조심스레 두 사람을 불렀다.
“무슨 일이야?”
“한성경제에서 기사가 떴는데, 한번 검토해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메신저로 보내 드렸습니다.”
직원의 말에 두 사람은 앞에 펼쳐진 노트북으로 기사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단독]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유성인베스트먼츠 블라인드 펀드에 투자」
「윤도경 대표의 1호 블라인드 펀드에 참여하며 큰 수익을 낸 국민연금, 2차에도 참여하나?」
「NPS 내부에 윤도경 대표를 신뢰하는 풍토 강해」
「1차 투자 수익금을 포함한 금액을 이번 블라인드 펀드에 투자할 가능성 있어」
“이게 한성경제에서 나왔다고?”
“네, 대표님께서도 아시다시피 한성경제는…….”
“유성과 굉장히 가깝지.”
도경이 리우 샤오와 함께 한국에 들어와 한 투자들에 대한 단독기사도 한성에서 흘러나왔다.
잠시 고민하던 이동혁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결정을 해야 할 시기였다.
“공고 규모를 줄이자고.”
“네?”
“2조 원대 규모를 1.5조 원으로 줄이지.”
“그럼 나머지 5천억 원은…….”
“미국 일정을 잡아야 할 것 같아. 윤도경 대표 직접 만나고 와야겠어.”
결심이 선 듯한 이동혁의 말에 직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 * *
-이거 기사 진짜야?
한편, 도경은 일을 하다 서울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고 있었다.
“대표님,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수화기 너머 목소리의 주인공은 태산증권의 탁인우였는데, 도경은 자신도 전혀 처음 보는 기사였다.
-아니, 한성경제랑 유성인베스트먼츠랑 커넥션 있는 거 아냐?
탁인우의 물음에 도경은 피식하고 웃음이 절로 나왔다.
“대표님, 제 스타일 아시지 않나요?”
-……사람은 변할 수도 있지.
“확실하게 말씀드리면, 블룸버그에 소문을 흘린 건 저희가 맞습니다만, 국내 기사는 잘 모르겠네요.”
-하…… 그렇게 말하면 또 믿어야겠네. 그럼 블라인드 펀드를 구성한 건 사실이지?
“네. 그건 사실입니다.”
-NPS 쪽에서 윤 대표에게 인상이 좋았나 보네.
도경도 탁인우의 말을 듣고 확인한 기사였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서 이번 블라인드 펀드에 재투자할 거라는 의견이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반가운 소식이었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접촉은 오지 않아서요.”
-그 양반들 원래 언론에 던져놓고 접촉하는 경우가 많으니까. 아마 내부에서 반대의견이 조금 있었나 보네.
내부의 반대의견을 묵살하는 것은 여론의 지지밖에 없었다.
그리고 여론의 도경에 대한 평가는 절대적이었고.
“그나저나 대표님, 궁금하셔서 연락하셨습니까?”
-하하하, 뭐 그런 것도 있고…….
수화기 너머 탁인우는 머쓱한 듯한 목소리로 말해왔다.
-겸사겸사?
“겸사겸사요?”
-그 1호 블라인드 펀드에 우리 자금 있지?
“네, 당시에 제가 직접 가서 돈을 투자해 달라고 했었으니까요.”
-그때는 정말 미친놈…… 아니, 이제 우리 윤 대표도 위치가 있는데 내 입이 방정이네. 미안해.
“하하하, 아닙니다. 당시에 제가 우를 범한 건 맞으니까요.”
-우까지는 아니지. 어쨌거나 경쟁사 대표로서도 투자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었으니까.
당시 태산증권은 자회사인 태산 자산운용을 통해 자금을 투자해 주었다.
-그리고 다들 의심했지만, 보란 듯 지금 리소스파워 주가로 증명하고 있잖아.
“감사합니다.”
-어쨌거나, 내가 혀가 길었네. 우리도 그거 투자하자.
“네?”
-블라인드 펀드 말이야. 그거 최소 투자 금액이 얼마야?
탁인우의 말에 도경은 놀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대표님, 아시다시피 이번 투자는 블라인드 펀드입니다. 저희가 어디에 투자를 할지 설명해 드리지 못하고…… 또, 4년간 락업 기간이 있습니다.”
도경이 이번 미국 대학 스포츠 투자를 블라인드 펀드로 구성한 이유가 있었다.
설명해도 문화의 차이로 이해하지 못할 대상들에게 설득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설득하라면 했겠지만…… 시간이 너무 낭비되었다.
물론 피터나 스타델의 켄에게는 설명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는 블라인드 펀드를 구성하기 전 초기 자금을 투자받았기 때문이다.
-블라인드 펀드라는 게 다 그렇지. 특수목적법인 만들 거라며?
“그렇습니다.”
-법인을 통해 투자하는 거면, 적어도 주식은 아니겠고. 메자닌이나 채권도 아닐 테니, 하나밖에 더 있나. 사업권.
탁인우의 말에 도경은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갔다. 확실히 탁인우는 이해가 빨랐다.
-그게 무슨 사업권이든 나는 투자하겠다고 말하는 거야. 최소 금액이 얼마야?
“1억 달러입니다.”
-1억 달러라. 이전보다는 규모가 크질 않네. 다니엘스에 투자한 자금보단 적어서 좋다.
“그래도 이득 꽤 보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것 때문에 내가 이사회에 요즘 고개를 든다.
도경이 마지막에 다니엘스의 투자자로 태산을 합류시켰고, 다니엘스 주가 상승으로 인해 수익이 상당했다.
-그래서 이번 것도 참여하는 게 어떠냐고 하니 다들 찬성하더라고. 윤 대표. 우리 업계가 이런 업계야.
탁인우의 말에 도경은 가만히 입을 다물고 집중했다.
-GP를 이끄는 포트폴리오 매니저의 능력이 이미 증명이 끝났다면, 많은 돈을 투자받을 수 있는 업계. 난 조중만 그 영감이랑 생각이 달라. 그러니 상처받지 마라.
탁인우의 입에서 군인공제회 회장의 이름이 나왔다.
“하하하, 상처 안 받았습니다.”
-그렇지? 그럼 내가 한 위로는 돌려주고, 돈 받아가.
“실무진을 미국으로 보내주실 수 있겠습니까?”
-그래야지. 당장 내일 출발하는 비행기 예매하고 보낼게.
“네, 알겠습니다. 실무진을 통해 연락해 주십시오.”
-그래, 고생하고.
“네, 대표님. 위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끊어.
탁인우가 그리 말하고 전화를 끊자 도경은 피식하고 웃으며 전화를 들어 올렸다.
똑똑-
그때, 노크와 함께 문이 열리며 이번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 중인 스테판이 들어왔다.
“어, 스테판. 그렇지 않아도 호출하려고 했는데.”
“저도 드릴 보고가 있어서요.”
“보고?”
“네, 스타델의 해리 브룩스가 회사를 나와 법인을 구성하는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우리 쪽은 누가 붙었지?”
“리가 일을 돕기 위해 갔습니다. 사무실은 2사무실에 남은 공간이 있어 그곳을 쓰기로 했고요.”
유성인베스트먼츠의 2사무실은 마크가 연금 운용팀을 이끄는 곳이었다.
“좋아. 리가 갔다면 안심이네.”
“보스가 말씀해 주실 건…….”
“한국에서 연락이 올 거야.”
“한국이요? MMAA에서 마음을 바꾼 건가요?”
“아니, 태산이 투자할 거야.”
도경의 말에 스테판은 놀란 얼굴이었다.
“태산증권이요?”
“맞아. 그리고 NPS도 우리 블라인드 펀드에 투자할지 말지 고민 중이라더군.”
“이야…… 보스.”
스테판은 순간 아득히 멍해지는 정신을 붙잡고는 입을 열었다.
“보스는 다 생각이 있으셨군요.”
“아냐. 내가 그들을 끌어들인 게 아니고…….”
“어쨌거나, 기사가 나가니 모두 달려드는 거죠.”
도경은 스테판이 자신을 고평가해 오자 못 말린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냥, 우리는 우리 할 일만 하니까 따라오는 거지. 앞으로도 이럴 거고.”
처음 한정적이었던 투자자 대상을 벗어났더니, 더 많은 기회가 찾아왔다.
스테판은 도경의 방식에서 배울 것이 많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돈이 들어오면 바로 투입할 수 있도록 준비해 줘. 그리고 태산에서 오는 실무진들 잘 맞이해 주고.”
“네, 알겠습니다.”
스테판이 인사를 하고 나가자 도경은 길게 심호흡했다.
“잘 굴러가고 있네. 곧 플로리다 주립대에서 연락이 오고 나머지 대학들이랑 접촉을 하면 되겠고.”
도경은 그리 혼잣말을 내뱉고는 다른 대학들을 설득할 자료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지이잉-
한참 자료를 만들던 도경은 울리는 진동 소리에 휴대전화를 확인했다.
[이동혁 선배님]화면에 뜬 발신 번호에 도경은 올 것이 왔다는 생각으로 길게 심호흡을 하고는 통화 버튼을 눌렀다.
“대표님, 윤도경입니다.”
-윤 대표, 우리가 만나서 해야 할 이야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마이애미로 가겠습니다.
수화기 너머 들려온 이동혁의 말에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