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verly Competent Junior Employee RAW novel - Chapter (663)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663화(663/797)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663화
“어떤 방식으로 우리를 대신해 사업을 진행할 거죠?”
한편, 도경은 FSU(플로리다주립대학교)의 알레한드로의 소개에 따라 애틀랜틱 코스트 컨퍼런스(ACC)의 관계자들을 만나고 있었다.
ACC는 플로리다 주립대, 마이애미 대,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듀크대, 조지아텍, 보스턴 컬리지, 버지니아 공대 등 많은 대학이 소속되어 있는 일종의 리그였다.
ACC에 속한 대학의 스포츠팀들은 풋볼, 농구, 야구, 축구와 같은 구기 종목은 물론이거니와 수영, 육상 등등 많은 스포츠 경기를 하나의 리그로 만들어 대회를 열고 있었다.
“현재 ACC는 ESPN과 중계권 협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도경의 말에 관계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지금 매년 2억 4천만 달러 정도 규모의 계약이 너무 적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돈으로 약 3,120억 원을 매년 방송국으로부터 ACC가 받았다.
“이를 속한 대학들이 모두 나눈다면, 대학마다 약 1,700만 달러(약 221억 원)가 돌아가게 되죠. 다른 파워 파이브에 속한 대학들의 규모에 비하면 확실히 작은 규모입니다.”
도경의 말에 몇몇 관계자들은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 중계권을 저희는 중계권 협상 전문가들을 초빙해 쪼개려고 합니다.”
“쪼갠다면…….”
“가령, 풋볼의 경우는 지금과 같이 ESPN이 케이블 TV 중계권을 소유하게 하고, OTT 전용 중계권을 따로 팔려고 합니다.”
도경의 말에 관계자들은 놀란 얼굴로 도경을 바라보았다.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이미 프로 축구 리그인 MLS의 중계권은 케이블 TV로는 ESPN과 FOX가 TV 중계권을 가지고 있고, OTT는 애플TV와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게 가능합니까?”
“가능합니다. 제가 ACC의 중계권 계약을 살펴보니 TV 중계권이라고 명시되어 있더군요.”
몇 년 전만 해도 OTT로 스포츠 경기를 생중계한다는 것이 생소한 개념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많은 스포츠가 TV 중계와 OTT 중계권을 분할해 판매하고 있었다.
“우리는 아마존 혹은 넷플릭스, 애플TV와 중계권 협상에 나설 전문팀을 구성하려 합니다.”
“그게 성사된다면 규모가 어느 정도가 될까요?”
“연간 2억 4천만 달러인 TV 중계권료의 두 배를 예상합니다.”
“4억 8천만 달러요?”
실무자가 놀랄 수밖에 없었다.
“네, ACC는 미국 대학 스포츠 주요 5개 리그인 파워 파이브 중, 가장 훌륭한 스포츠 실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사업적으로는 돈이 되는 스포츠를요.”
ACC의 강점은 풋볼(미식축구)과 농구였다.
그리고 두 스포츠는 대학 스포츠를 이끌어가는 양대 산맥이었고.
“만약 그 정도의 규모가 예상된다면, 그냥 우리가 나서도 될 일이 아니겠습니까?”
ACC에 속한 한 대학의 관계자가 말해왔다.
“그렇지 않습니까? 굳이 우리는 유성인베스트먼츠를 껴야 할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수수료를 줘가면서요.”
“첫째, 실례되는 말씀이지만 ACC는 그 정도 규모의 중계권 계약을 끌어낼 능력이 없습니다.”
도경은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그리 말했고, 몇몇 관계자는 불편한 눈초리였다.
“아쉽지만, 이는 사실입니다. 저라면 중계권을 겨우 연간 2억 4천만 달러 규모에 그것도 2036년까지라는 장기계약을 하지 않았을 테니까요.”
“…….”
“현재 ESPN이 연간 ACC TV 중계로 벌어들이는 수익은 6억 달러가량입니다. 이 중 5억 달러가 풋볼과 농구에서 발생하죠.”
즉, ACC가 강세인 단 두 종목의 스포츠만으로도 TV 업체는 많은 돈을 벌어들이고 있었다.
“대학 스포츠 시장의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10년 후면? 연간 10억 달러를 벌어들일 수도 있겠군요. 방송사는 10억 달러를 벌어들이는데 ACC가 받는 돈은 겨우 2억 4천만 달러겠고요.”
장기계약의 맹점이었다.
당시 계약을 맺을 때는 ACC가 승리했다고 보는 평가들이 많았다.
하지만, 오늘날 그 평가는 완벽하게 뒤집어졌다.
“당시 ACC가 현재 받을 돈이 아닌, 앞으로 대학 스포츠가 어디까지 성장할 것인지를 확실하게 파악하고 시장 조사를 게을리하지 않았다면, 더 좋은 계약을 맺을 수 있었을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내 물음이 해결된 건 아닌 거 같은데요. 우리가 무능력했던 건 맞지만, 그렇다면 우리가 전문가들을 초빙해 일 처리를 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그 말에 도경은 피식 웃음이 나왔다.
“죄송하지만, 초빙하는 전문가 그룹에서는 1억 달러를 각 대학에 투자할 수 있다고 하던가요?”
도경의 말에 해당 관계자는 입을 꾹 다물었다.
“확실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가 1억 달러를 각 대학에 투자하고 이 NIL 사업권을 받아오는 것은 사업 파트너라는 것을 더 공고히 하기 위함입니다.”
도경은 목소리에 힘을 주어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내년부터 선수들에게 지급해야 할 돈이 늘어 대학 스포츠팀들이 적자에 빠져서, 당장 이상한 돈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1억 달러를 투자하는 것입니다.”
한쪽에 앉아 있던 FSU의 알레한드로는 고개를 끄덕였다.
“1억 달러로 당장 급한 불을 끄고, 더 나은 초상권, 중계권 관련 계약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란 걸 다시 한번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상입니다.”
도경의 말에 관계자들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자, 그럼. 유성의 브리핑은 끝이 났으니 우리가 결정하면 될 일이네요. 미스터 윤께서는 잠시 밖에 나가 계시면 될 것 같습니다.”
ACC의 의장인 알레한드로의 말에 도경은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는 회의실 밖으로 나왔다.
“보스.”
“내가 안에 있는 동안 별일 없었지?”
“있었습니다.”
도경이 밖으로 나오자 스테판이 다가왔다. 스테판의 얼굴은 상기되어 있었다.
“무슨 일인데?”
“MMAA에서 3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어요. 곧 실무자들이 마이애미로 넘어오기로 했다고 리가 전달해 줬어요.”
그 말에 도경은 주먹을 꽉 쥐었다.
규모는 공고에 참여하는 것보다 작아졌지만, MMAA의 투자를 끌어낸 것은 도경의 의도대로 사건이 흐른 것이다.
“안에서는 어떻게?”
“내 할 말은 다 하고 나왔어. 선택은 저들이 해야겠지.”
도경의 말에 스테판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도경의 옆에 앉았다.
두 사람은 복도에 앉아 긴장되는 얼굴로 결정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후…….”
한참 동안 안에서는 회의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는데, 도경에게는 이 기다림이 마치 영겁과도 같았다.
투자는 받았는데, 저들이 반대하는 결론을 낸다면, 시작부터 투자는 어그러지기 때문이다.
“미스터 윤.”
그때, 안에서 문이 열리며 한 사람이 나왔다.
“들어오셔서 결과를 들으시죠.”
그 말에 도경은 자리에서 일어나 긴장되는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스테판의 어깨를 두드리고는 안으로 들어섰다.
“미스터 윤, 우리 ACC 멤버들은 유성인베스트먼츠의 제안을 만장일치로 받아들이기로 결정했습니다.”
들어서자마자 회의 결과를 전해주는 알레한드로의 말에 도경은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 * *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날 오후, 사무실로 돌아온 도경은 보고를 위해 들어온 이지훈의 말에 살짝 고개를 숙였다.
“저보다는 스테판과 해리가 더 고생하고 있죠. 저는 그저 입만 열심히 놀렸고요.”
“말씀은 그렇게 하셔도 보스 덕분에 이루어진 투자라는 건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뿌듯하네요. 그럼 보고받을까요?”
“스테판에게 전해 들으셨겠지만 MMAA에서 다음 주 중으로 투자 협약 체결을 위한 실무진들이 들어오기로 했습니다.”
“저는 그때 시간이 없을 것 같은데요. ACC는 시작이고 다른 대학들도 설득하러 가야 해서요.”
“규모를 더 늘리려고 하십니까?”
ACC에는 총 15개의 대학이 포함되어 있었다.
“네, 블라인드 펀드가 얼마나 모일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30억 달러를 모으기로 했으니, 적어도 스무 개 대학과는 협약을 맺어야 할 것 같습니다.”
도경은 자신 있었다. 각 대학의 중계권료 대리뿐만 아니라, 여러 NIL(초상권)에 관련된 사업을 진행하면, 초창기 투자금의 몇 배는 벌어들일 수 있었다.
“네, 그럼 MMAA(군인공제회)와의 협약은 제가 맡도록 하겠습니다.”
“지훈 이사님이 고생해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해리의 업무를 도와주시고, 제일 중요한 건 OTT 중계권 업무를 해본 전문가들을 채용하는 겁니다.”
도경의 말에 이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맡겨주십시오. 해리가 지금 여러 사람을 만나고 다니고 있습니다.”
“네, 그럼 이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도록 하고…….”
지이잉-
도경이 이지훈과의 대화를 끝내려고 할 때 휴대전화에서 진동이 울렸고, 발신 번호를 확인한 도경은 미간을 찌푸렸다.
“잠시만요.”
도경은 이지훈에게 양해를 구하고는 통화 버튼을 눌렀다.
“윤도경입니다.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실장님.”
-윤 대표님! 오랜만입니다. 휴대전화에 제 번호를 저장해 두셨군요?
“물론입니다.”
-하하하, 이제는 대표님이 그때와 위치가 달라지셔서 혹시 했습니다.
수화기 너머 상대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NPS의 사모 벤처 투자 실장이었다.
모두가 반대할 때, 도경을 지지해 주고 대체투자를 맡긴 당사자였다.
“실장님께는 평생을 감사드려야 할 입장인데 어찌 그렇게 하겠습니까?”
-하하하, 쑥스럽네요. 참, 이런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었는데, 바쁜 분을 붙잡고 주접을 떨었네요.
“아닙니다. 무슨 일로…….”
-유성인베스트먼츠에서 2호 블라인드 펀드를 구성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사실입니까?
“네, 사실입니다.”
-혹시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어디서 투자하는지 알 수 있을까요?
“현재는 스타델과 피터 얀센 그리고, 태산증권 저희 유성인베스트먼츠의 자금이 다입니다.”
물론 MMAA도 오늘 투자를 결정하긴 했지만, 아직 대외적으로 알릴 것은 아니었다.
-혹시 블라인드 펀드에 대한 자료를 저희가 받아볼 수 있겠습니까?
“네?”
-저희 NPS 내부에서 다음 대체투자 대상으로 유성인베스트먼츠를 파트너로 하는 게 어떠냐는 이야기가 나왔고, 마침 블라인드 펀드 이야기가 있어서 자료를 받아보고 싶습니다.
“물론입니다. 실장님.”
-하하하, 규모는 3억 달러 정도 될 것 같습니다. 블라인드 펀드니 포트폴리오는 비공개더라도, 어떤 플랜인지는 받아볼 수 있겠지요?
“네, 자료 준비해서 실무진을 파견하도록 하겠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그럼 나중에 또 연락드리겠습니다.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은 도경은 이지훈을 바라보았다.
“지훈 이사님.”
“네, 대표님.”
“이사님께 지시한 일 전부 제가 맡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 말에 이지훈은 아이러니한 얼굴로 도경을 바라보았다.
“그게 무슨…….”
“이사님은 한국으로 출장 준비를 해주세요. 블라인드 펀드에 대해 브리핑을 해야 할 것 같네요. 브리핑 대상은 NPS입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말에 이지훈은 입을 쩍 벌렸고, 도경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