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verly Competent Junior Employee RAW novel - Chapter (672)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672화(672/797)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672화
“그게 제가 생각하는 우리의 가치입니다.”
장영우는 자신의 제안에 자신이 있다는 듯한 얼굴로 도경을 향해 말했다.
“이유를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도경은 설명이 필요하다는 듯 장영우를 향해 물었다. 이곳에 오며 자신이 생각했던 퓨어드롭의 가치보다 훨씬 더 높은 금액을 그가 제시해 왔기 때문이다.
“첫째, 저희 퓨어드롭은 국내 비건 화장품 중 가장 많은 점유율을 가지고 있습니다.”
장영우는 그리 말하며 옆에 앉은 직원을 바라보았고, 직원은 랩톱에 자료를 띄워 도경과 한다현이 볼 수 있도록 했다.
“자료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국내 최대 비건 커뮤니티에서 쓰는 화장품을 물어보았고, 대부분 퓨어드롭을 사용한다고 투표했습니다. 물론.”
장영우는 잠시 숨을 고르고는 도경을 바라보았다.
“국내 비건 커뮤니티 크기가 크지 않고, 이 커뮤니티가 모든 비건인을 대변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적어도 우리 퓨어드롭의 제품이 비건인들에게는 비건 전용 화장품이라고 인정받은 거라 생각합니다.”
내색하지 않았지만, 도경은 일정 부분 장영우의 말에 공감했다. 비건 커뮤니티가 크든 크지 않든 그들은 일단 한 커뮤니티에서 자신들의 제품을 인정받은 상황이었다.
“우리는 비건인들뿐만 아니라, 20만 명 이상이 가입한 국내 화장품 커뮤니티에서도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 성과는 드러그스토어의 매출에서 확인할 수 있고요.”
장영우의 말에 자료가 뜬 화면은 넘어갔고, 확실히 퓨어드롭의 대표 스킨케어 상품은 국내 최대 드러그스토어의 매출 상위권에 있었다.
“작년 한 해 매출이 300억 원이었고, 이 중 160억 원이 올리브영과 다이소 같은 드러그스토어에서 발생했으며, 40억 원은 백화점과 아웃렛, 100억 원은 자사 몰과 더불어 국내 온라인 이커머스 쇼핑몰에서 발생했습니다.”
장영우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자신감을 감추지 않겠다는 듯 미소를 잃지 않은 얼굴로 말해왔다.
“국내 중소기업 스킨케어 브랜드 중, 우리가 가장 많은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으며, 올 하반기에 나올 후속 브랜드와 더불어 아마존 입점 그리고 색조 화장품 등 라인업을 늘릴 예정입니다. 매출은 더더욱 상승하겠죠.”
“추산하는 매출이 있습니까?”
“물론입니다.”
장영우의 말과 동시에 화면은 넘어갔고, 자료에는 매년 퓨어드롭이 진행할 사업 로드맵이 떴다.
“우리는 2026년까지 총매출 1천억 원 달성을 목표하고 있습니다.”
“상징적인 수치군요. 일종의 마일스톤 개념인가요?”
1천억 원은 어쩌면 상징적인 수치란 걸 도경은 알고 있었다.
“그렇습니다. 현재 국내 화장품 최대 오프라인 샵인 올리브영에서 매출 1천억 원을 달성한 중소기업 브랜드는 단 하나뿐이고, 많은 중소 브랜드들이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인디 브랜드, 다시 말해 중소 브랜드들에게는 하나의 업적이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낮은 인지도를 뚫고 한 쇼핑몰에서 1천억 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었으니까.
“좋네요. 장영우 대표님의 그 자신감이 어디서 나오는지도 알 것 같고요. 해외 진출 플랜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그 부분 또한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아마존에서 한국 인디 브랜드들의 입점을 돕고 있고, 저희 측도 빠르게 입점을 할 예정입니다.”
“첫 해외 진출 플랫폼이 아마존이군요.”
도경의 물음에 장영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국내에 올리브영이 있다면, 해외엔 아마존이 있습니다. 확실히 규모가 크다 보니 국내 인디 브랜드들이 입점 이후 매출 신장이 큰 편이기도 하고요. 일종의 발판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발판이라면?”
“아마존에서 매출이 어느 정도 확보되면, 코스트코나 월마트 같은 오프라인 매장에 진출하고, 그곳에서도 판매량이 확보되면 백화점으로 진출하는 코스입니다.”
“전례가 있습니까?”
“네. 현재 국내 색조 인디 브랜드 몇 가지가 그렇게 백화점으로 진출했습니다.”
장영우의 말에 도경은 고개를 끄덕이며 한다현을 바라보았고, 한다현 또한 장영우의 말이 틀린 것이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제 첫 물음에 대한 답은 이 정도면 충분한 것 같군요.”
“그럼 결정을…….”
“그전에 한 가지 더 여쭤보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도경은 굳은 얼굴로 장영우를 바라보았다. 장영우는 앞에 앉은 남자의 표정에서는 어떤 것도 읽을 수 없어 답답한 마음뿐이었다.
“무엇이든 답변드리겠습니다.”
“적자가 20억 원인 규모의 기업을 2천억 원을 주고 인수한다면, 투자금을 모두 회수하는 데 얼마나 걸린다고 생각하십니까?”
도경의 물음에 장영우의 입은 꾹 닫혔다.
도경이 말하는 적자 기업은 퓨어드롭을 이야기해 오는 것이었다.
“……물론 저희의 연간 적자 폭은 20억 원이긴 합니다만, 전년도 60억 원 적자에서 상당히 규모를 줄인 것이고 말씀드렸듯 매출이 신장함으로써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다시 여쭙겠습니다. 2천억 원이란 가치가 퓨어드롭에게는 공정한 가치라고 생각하십니까?”
도경의 물음에 장영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인 랑엘에게도 똑같은 금액을 제시했고, 랑엘은 검토 중입니다.”
도경은 속으로 웃음이 나왔지만, 겉으론 내색하지 않았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특히, M&A 세계에서 검토한다는 것은 많은 뜻을 내포하고 있었다.
물론 장영우의 기대처럼 긍정적인 검토일 가능성도 컸지만, 랑엘은 바보가 아니었다.
도경 본인의 생각과도 같이 2천억 원이란 거금은 퓨어드롭에게 붙은 공정한 가치가 아니었다.
부풀려진 가치였지.
“좋습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우리도 돌아가서 검토 후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도경이 그리 말하자 장영우는 아쉽지만, 예상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윽고 도경과 한다현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상대측도 동시에 일어났다.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빠른 시일 내로 연락드리겠습니다.”
“부디, 유성에서 현명한 선택을 하길 바라며 기다리겠습니다.”
장영우는 그리 말하며 손을 내밀어왔고, 도경은 그의 손을 맞잡았다.
* * *
“받아들일까요?”
도경과 한다현이 떠난 후, 장영우는 직원의 물음을 받고 있었다.
“글쎄, 유 대리 생각은 어떻습니까?”
“…….”
장영우가 되묻자 직원은 아무런 답을 하지 못했다. 두 사람은 도경이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대충은 짐작할 수 있었다.
마지막 도경이 던져온 질문이 결국 도경이 느끼는 바라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적자를 최대한 숨기고 다른 쪽으로 이야기 주제를 잡은 게 실패가 아닐까요?”
기실, 장영우는 이번 브리핑 전략을 그리 잡았다. 적자는 최대한 언급하지 않기 위해 좋은 부분만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아니, 그건 비즈니스의 기본입니다. 우리가 한 건 틀린 게 아닌 거고. 다만, 윤도경이란 사람이 우리가 제시한 가격을 듣자마자 얼굴이 변한 걸 보면, 처음부터 가격이 마음에 들지 않았겠지요.”
“가격을 낮추는 건 어떻겠습니까?”
직원의 물음에 장영우는 고민에 잠겼다.
“우리가 필요한 것은 어차피 매각 후 나오는 자금입니다. 최대한…….”
“우리가 팔고 싶어서 파는 게 아니니 가격은 낮출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본사가 위험해집니다.”
“…….”
퓨어드롭의 모회사는 브랜드 컨설팅 업체였다.
그것이 그들의 주업이었고, 부업으로 시작한 화장품 브랜드 사업이 성공했다.
“당장 두 달 후에 돌아오는 대출 상환을 해야 합니다. 이미 연장이 거절당했으니…… 부디 결단을 하셔야 합니다.”
장영우는 퓨어드롭에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 비록, 아직 매출만 있고 현금은 벌어들이지 못하는 적자 기업이었지만 말이다.
“…….”
하지만, 그렇게 아끼는 퓨어드롭을 원치 않게 팔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본사의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었기 때문이다.
“본사를 매각하려는 시도가 실패했으니, 퓨어드롭이라도 매수 의향자가 있을 때 넘겨야 하지 않을까요?”
직원은 안달이 난 듯한 얼굴로 말해왔다.
직원의 말마따나 본사를 매각하려는 시도도 했었다. 퓨어드롭으로 업을 바꿀 생각으로.
하지만, 본사는 지분 관계가 복잡했고, 더불어 브랜드 컨설팅 업체를 사들이려는 인수 대상자는 없었다.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을 막지 못하면, 회사는 부도처리가 될 것이고 장영우는 경제사범이 될 수도 있었다.
그래서 현재 시장에서 인수 의향자들이 있는 퓨어드롭을 매물로 내놓았다.
“일단 좀 더 지켜봅시다. 랑엘도 있고, 화장품 업체가 아닌 유성이란 헤지펀드가 우리에게 접촉해 온 것을 보면 관심이 있다는 뜻이니까.”
“……시간이 부족합니다.”
“알고 있습니다. 보름만 기다려 보죠.”
장영우는 그리 마음을 정한 듯 자리에서 일어나 방을 나섰고, 부하 직원은 흔들리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 * *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신 걸 보면 비싸다고 생각하시는 거겠죠?”
한편, 도경은 숙소로 돌아가는 차 안이었다. 한다현의 물음에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저는 1천억 원에서 1,500억 원가량을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2천억 원은 제가 생각하는 맥시멈 가치에서 한참을 벗어났어요.”
“제가 보기에도 마치 좋은 부분만 부각하려고 하는 게, 가치를 좀 더 올리고 싶어 보였어요. 어찌 보면 정말 진심으로도 보였고요.”
“팔기 싫어하는 느낌이었죠?”
도경의 물음에 한다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본사가 어려워서 어쩔 수 없이 매물로 내놓았다는 소문이 맞았나 봐요.”
한다현의 말에 도경은 팔걸이에 올려둔 손가락을 두드렸다.
지이잉-
한참 고민에 잠겨 있을 때, 휴대전화에서 진동이 울렸고 화면을 확인한 도경은 통화 버튼을 눌렀다.
-윤 대표님. 오늘 퓨어드롭 측과의 만남은 어떻게 되셨습니까?
수화기 너머 목소리의 주인공은 성진회계법인의 서태준이었다.
“그냥 서로의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혹시 높은 금액을 제시하던가요?
“어떻게 아셨습니까?”
-소문을 하나 들어서요. 퓨어드롭에 관심을 가지던 랑엘이 높은 인수금액에 마음을 접고 다른 기업을 찾고 있다고요. 아마 엘리시안이 대상이 될 것 같습니다.
엘리시안은 도경도 만나기로 한 색조 화장품 브랜드였다.
“저희도 내일 엘리시안과 만나기로 했습니다.”
-그렇다면, 제 정보가 도움이 됐길 바라겠습니다.
“정말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대표님.”
엘리시안의 인수 대상자가 한 명 더 있다는 것은 상대의 자세가 달라질 수 있는 문제였다. 서태준의 정보는 큰 도움이 되었다.
그렇게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은 도경은 한다현을 바라보았다.
“랑엘에서 퓨어드롭 인수에서 손을 뗀 것 같습니다.”
“가격 때문인가요?”
한다현의 물음에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가격도 가격이지만, 인수 대상을 바꾼 것 같아요. 랑엘이 엘리시안을 눈독 들인다는 정보가 있어요.”
한다현의 말에 도경은 순간 무언가 번쩍하는 느낌이었다.
도경은 두 눈동자를 반짝이며 한다현을 향해 입을 열기 시작했다.
“잘됐네요. 저는 오히려 좋다고 생각합니다.”
“네?”
“처음부터 엘리시안에는 관심이 없었거든요. 해외시장에서 인지도가 있을 뿐, 국내에서는 매출이 약한 브랜드는 뭔가…… 안 끌렸습니다.”
“그럼 퓨어드롭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말씀이시죠?”
랑엘이 떨어져 나간 이상 포기할 이유가 없었다.
퓨어드롭에게 있어서도 유성이 마지막 동아줄일 테니까.
“네, 시간이 우리 편이 된 것 같네요. 내일 엘리시안과 만나는 소문을 좀 뿌려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