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verly Competent Junior Employee RAW novel - Chapter (681)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681화(681/797)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681화
“노던 골드 익스플로러스, 캐나다의 금광 채굴 기업입니다. 연간 50만 온스oz의 금을 생산해 낼 수 있는 금광을 여러 개 보유 중이고요.”
다음 날, 도경은 제이크와 스테판 그리고 이지훈과 함께 전날 연회에서 크레이그 톰슨에게 제안받은 인수 대상 기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50만 온스면…….”
“14톤가량 되는 생산량입니다.”
“단일 기업이 연간 14톤을 생산한다고 보면 꽤 많은 거네.”
전 세계 연간 금 생산량이 약 3천 톤가량 되었다. 그중 캐나다가 약 10~13%가량의 생산량을 담당하고 있었다.
“그렇습니다. 현재 유콘 골드 프로젝트라는 대규모 투자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유콘 준주는 모두가 아시다시피…….”
“골드러시의 산실이지.”
제이크의 보고에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유콘 준주는 캐나다 북서쪽에 있는 작은 주였다.
유콘강을 따라서 금이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었고, 19세기 후반부에 골드러시를 따라 많은 인구가 유입된 곳이다.
“네, 보스의 말처럼 워낙 순도 높은 금의 매장이 많다 보니 탐사 프로젝트가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이에 따라 캐나다 정부는 몇몇 금광 채굴 회사들에게만 채굴 권한을 주고 있는데요.”
“그중 하나가 노던 골드다?”
“그렇습니다. 더불어 캐나다 북부 북극 지역의 금광 개발 탐사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확실한 것은 노던 골드가 도경의 귀에도 심심찮게 들려오는 기업이었고, 금광 채굴 업계에서는 매우 유명한 기업이라는 것이다.
“연간 매출은 5억 캐나다 달러, 이를 미국 달러로 변환하면 약 3억 6천만 달러가량 되는 기업입니다.”
우리 돈으로 4,900억 원의 매출을 내는 건실한 기업이었다.
“놀라운 건 매출 대비 영입이익률인데?”
“네, 영업이익은 연간 1억 캐나다 달러인데 연간 매출의 20%를 영업이익으로 남기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금광 채굴 기업이 자리를 잡기 전까지는 영업이익이 발생하지 않았다.
이는 금광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채굴 기업이 그랬다.
광산의 특성상 아무리 열심히 조사하더라도, 파보기 전에는 뭐가 얼마나 나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영업이익률만 보더라도 훌륭한 기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비슷한 규모의 금광 채굴 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은 10%가량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렇게 높은 이유가 있나?”
도경은 앞에 놓인 서류를 검토하며 제이크에게 물었다.
“혁신적인 기술을 업계에서 가장 선도적으로 도입한 결과라고 노던 골드 본인들은 자부하고 있습니다.”
도경은 계속해서 설명해 보라는 듯 제이크를 바라보며 집중했다.
“먼저 3D 지질 모델링 기술을 통해서 탐사 단계의 시간과 비용을 절감합니다.”
가령, 금광 매장 후보지를 찾으면 파보지 않고도 이곳은 어떻게 생겼을 것이라는 것을 추측해 3D로 모델링을 했다.
“시간과 비용이 절감되겠네.”
“네, 보스의 말씀처럼 해당 기술 덕분에 정밀한 채굴 계획을 수립하고, 비용을 절약합니다.”
“그런데, 그건 혁신이 아니지 않나? 많은 채굴 기업들이 하는 건데.”
“그 3D 모델링을 가능케 하는 빅데이터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기업입니다.”
“그러니까, 모델링은 아무나 할 수 있지만 그 모델링을 위한 순도 높은 자료가 있어야 한다는 거네?”
도경의 물음에 제이크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캐나다 유수의 대학 지질학 분야에 많은 투자를 단행했고, 실제로 매년 노던 골드를 위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단순 대학 연구로만 빅데이터를 많이 모았을 것 같지는 않고.”
“네, 유콘 준주의 골드러시 때 유입된 많은 소규모 채광 기업들을 인수했습니다.”
도경은 흥미롭다는 듯 제이크를 바라보았다.
“당시 중소 채굴업체를 인수할 때만 하더라도 모두가 잘못된 인수라고 생각했습니다. 도저히 인수 가치가 없는 기업들을 인수하려는 노던 골드의 생각을 이해하지도 못했고요. 당시에 어떤 루머가 있었냐면, 해당 중소 채굴업체들이 노던 골드 CEO의 가족 친지들이 경영하던 기업이라 인수하는 거라는 말까지 있었습니다.”
“시대를 앞서 나가는 사람들은 원래 그런 오해들을 받곤 하지.”
“네, 하지만 몇 년 후 현재 인공지능 학습의 시대가 왔고, 노던 골드가 인수했던 기업들의 채굴 데이터는 모두 하나의 데이터가 되어 엄청난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도경은 노던 골드의 CEO가 똑똑한 사람이라 생각했다.
“CEO에 대해 말해봐.”
“존 스미스, 메길 대학교 지질학과 박사 출신입니다. 메이저 골드 코퍼레이션에서 채굴 기술 매니저로 근무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알렸고요.”
“메이저 골드 코퍼레이션이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채굴업체였다. 금광뿐만 아니라 많은 광산을 채굴했다.
“당시에 한창 자동 채굴 기술에 대해서 모두가 회의적으로 생각하고 있을 때, 존 스미스는 과감하게 이를 도입하자는 주장을 했고, 결과는…….”
“성공했지.”
“네, 요즘은 거의 모든 현장에서 자동 채굴을 사용하고 있으니까요.”
보통 요즘 메이저 채굴업체들은 대부분 원격제어 방식의 자동화 채굴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었다.
인건비도 적게 들고 정교한 채굴이 가능했고, 혹시 있을 사고에 대비하기도 좋았다.
“당시에는 많은 이들이 회의적이었지만, 공격적으로 도입하고 상용화해 낸 것이 현재 노던 골드의 CEO 존 스미스입니다.”
“확실히 보는 눈이 남들보다 몇 발자국 앞서 있는 사람이라는 건데.”
인공지능을 업계에 도입한 것도 그렇고, 후발주자로서 따라가기보다는 선두에 서서 모두를 이끄는 유형이었다.
“그런데 이런 기업이 매물로 나왔다고?”
“네, 매물로 나온 것은 기존 대주주의 지분 59%입니다.”
“대주주가 기업을 떠나나?”
“이게, 대주주가 최근 NHL(아이스하키) 팀을 인수하려고 했는데, 인수 조건이 새로운 구장 건설입니다.”
“많은 돈이 들겠지.”
“네, 그것을 위해 보유 중인 노던 골드의 지분을 내어놓았습니다.”
“예상 인수가는?”
“15억에서 20억 달러가량입니다.”
우리 돈으로 2조가 넘는 거금이었다.
“기술력도 확실하고, 영업이익도 좋은데 왜 이렇게 나는 안 끌리지?”
도경은 너무 완벽한 기업이 매물로 나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선뜻 인수하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제이크의 브리핑을 듣는 와중에는 와 어떻게 이런 기업이 있을 수 있지? 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이지훈이 그리 말하자 옆에 앉은 스테판 또한 입을 열었다.
“너무 좋아서 그런 거 아닐까요?”
스테판의 말에 도경은 이야기해 보라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
“보통 매물로 나오는 기업들은 어딘가 하나씩 하자가 있는데, 노던 골드는 아무리 봐도 하자가 없습니다. 영업이익이 7,500만 달러고, 순이익도 5천만 달러를 남기고 있으니까요.”
“총자산도 9억 달러(1조 2천억 원) 이상이지.”
옆에 앉은 이지훈이 자신의 말을 거들자 스테판은 고개를 끄덕였다.
“부채도 2억 달러밖에 안 되는 건실한 기업이에요. 연간 성장률이 12%에 달하기도 하고요. 너무 완벽해서, 어떻게 이런 기업이 있을 수 있지? 라는 생각도 들고…….”
“가지고만 있으면 매년 많은 돈을 벌어다 줄 기업을 고작 NHL 팀을 인수하기 위해 매물로 내어놓는다는 것도 이상합니다.”
노던 골드는 비상장사였고,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배당했기 때문에 지분이 많다면 많은 돈을 배당받을 수 있었다.
이지훈과 스테판의 말에 도경은 어깨를 으쓱였다.
“부자들의 생각은 종잡을 수가 없으니까요. 어쨌거나…… 기업은 완벽하다는 게 우리 모두의 의견이고.”
“때마침 우리 고객들도 금과 관련된 자산에 투자하고 싶어 하니 알맞은 투자 대상인 것 같긴 합니다.”
이지훈의 말에 도경은 잠시 고민에 잠겼다.
기업도 완벽했고 또 인수를 제안해 온 크레이그 톰슨과도 연을 만들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였다.
하지만, 마음 한편에 뭔가 계속해서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일단, 좀 더 기업에 대해 파보자고.”
결론을 내린 듯 도경은 모두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뭔가 미심쩍은 기분이 드는데 이대로 어느 방향을 결정하기엔, 너무 아까운 기회기도 하거든.”
잡음이 의심된다면 그것을 파봐야 했다. 단순한 감각으로 가부를 결정하기에는 너무 큰 사업이었다.
그리고 놓치기도 아쉬운 사업이기도 했고.
“제이크.”
“네, 보스.”
“피트를 불러서 함께 노던 골드에 대해 조사해 봐.”
피트는 리서치 팀의 팀장이었다.
“네, 알겠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제이크와 피트가 무언가를 찾으면,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도록 하죠.”
“네, 알겠습니다.”
“그럼 이만 회의를 마칩시다.”
도경의 말에 팀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사무실을 나섰다.
“좋은 기업이기는 한데…….”
모두가 방을 나가고, 도경은 여전히 책상 위에 있는 자료를 바라보며 노던 골드에 대해 파악 중이었다.
지이잉-
한참 자료를 파악하고 있을 때, 휴대전화에서 진동이 울렸다.
“그렇지 않아도 한번 부르고 싶었어요.”
진동의 주인공은 메시지였는데, 화면 너머에는 고양이가 자리에 앉아 있었다.
“이거 먹어도 탈 안 날까요?”
도경은 답을 원한다는 듯 물었다. 물론 쉽게 답해주지 않으리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윤도경 씨는 앞으로 유성인베스트먼츠의 방향을 기업 지분 인수로 정했습니다.
“…….”
-많은 펀드가 주식과 더불어 기업 지분을 가지고 경영권을 취득하기 위해 노력 중이죠.
기업을 인수한 이후 알짜 사업을 남겨 매출을 증대시켜서 다시 매각하는 것은 헤지펀드의 유구한 사업 모델이었다.
-하지만, 이 중 성공하는 딜은 몇 개가 될까요?
“……글쎄요. 언론엔 성공한 딜만 나오니까요.”
가령 200억 원에 중소기업을 인수해서 몇 년이 지난 후 1천억 원에 매각했다와 같은 기사들은 늘 경제지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안타깝게도 기업 지분 인수 이후 엑시트 과정에서 성공하는 헤지펀드는 10%도 채 되지 않습니다.
“…….”
많지 않을 거라 생각하긴 했지만, 생각보다 더 암울한 성적표를 고양이가 이야기해 오자 도경은 한숨이 절로 나왔다.
-기업 지분 인수는 많은 것들이 가려진 곳에서 가장 최상의 결과를 내야 하는 분야입니다. 기업을 매각하려는 대상들은 늘 무언가를 숨기곤 하죠.
“이번에도 무언가가 숨겨져 있다는 건가요?”
-확실하지 않습니다. 깨끗하다면 두 눈으로 확인하고, 숨겨져 있다면 그것을 찾아야 하는 것이 이번 일에서 윤도경 씨가 해야 할 일입니다.
“어렵네요.”
도경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윤도경 씨가 선택한 길은 그런 길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윤도경 씨가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있고요.
고양이의 말에 도경은 피식하고 웃음이 터져 나왔다.
-곁에서 늘 응원하겠습니다. VIP 서비스입니다.
짧은 대화를 마무리하고 화면은 꺼졌고, 도경은 길게 심호흡을 했다.
“메시지가 나온 걸 보면 분명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될 일이라는 거겠지.”
그리 혼잣말하고는 도경은 무언가 결심이 선 듯 전화를 들어 올렸다.
그러고는 익숙한 번호를 찾아 통화 버튼을 눌렀다.
“윤도경입니다. 도움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