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verly Competent Junior Employee RAW novel - Chapter (682)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682화(682/797)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682화
“KDR에서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한편, 크레이그 캐피털의 CEO이자 월가의 떠오르는 투자자인 크레이그 톰슨은 자신이 새롭게 구성한 펀드에 관해 보고를 받고 있었다.
“KDR이 꽤 빠르게 결단을 내렸군.”
KDR은 미국의 헤지펀드였는데, 이번 노던 골드 인수 건에 참여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성공입니다. KDR 같은 역사도 오래되고 운용자산도 큰 헤지펀드가 우리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했다는 이야기가 나가면, 모두가 참여하려고 애를 쓸 겁니다.”
부하 직원이 매우 기쁜 듯 잔뜩 들뜬 목소리로 말해오자 크레이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물론 KDR의 참여로 인해서 모두가 우리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지겠지만, 아직 성공한 건 아니야.”
하지만, 크레이그는 그런 행동에 제동을 걸어야겠다는 듯 말해왔다.
“아직 목표로 한 금액의 30%도 채우지 못했으니까.”
“그래도 KDR의 참여로 금액을 채우기가 쉽지 않겠습니까?”
수월해진 것은 사실이었다. 적어도 이 업계는 돈을 잘 버는 누군가가 프로젝트에 참여했다는 소식이 퍼지는 순간 너도나도 기회가 없을까 하고 생각하니까.
“쉬워졌겠지만, 그만큼 돈을 가려서 받아야 할 타이밍이 온 거야.”
“……가려서 받는다니요?”
“이젠 우리가 철저히 갑이 되었다는 이야기지.”
여전히 이해 못 하겠다는 듯한 부하 직원의 표정에 크레이그는 어깨를 으쓱였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설명하지 않아도 알게 될 테니까.
“유성은?”
“유성은 아직 연락이 없습니다.”
기실, 크레이그가 KDR의 펀드 참여에도 들뜨지 않은 이유가 따로 있었다.
“유성이 참여해야 해.”
“KDR보다 유성의 참여를 더 기다리시는 것 같습니다.”
“당연하지.”
크레이그는 부하 직원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유성이 참여한다면 많은 것들이 달라져.”
“어떤 부분이…….”
“아시아의 돈을 끌어올 수 있지.”
크레이그의 입에서 나온 말에 부하 직원은 ‘아!’ 하고 짧은 감탄사를 내뱉었다.
“유성의 고객들은 한국의 LP들과 더 나아가 인도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까지. 아시아의 많은 거부가 있어.”
유성인베스트먼츠는 미국에서 인정받고 있는 헤지펀드였지만, 대부분의 운용자산 구성이 아시아의 LP들로부터 차입된 투자금이었다.
“그리고 이번에 인도 산지바니 메디카 회장의 돈이 유성으로 들어갔다는 소문도 있고.”
“저도 들은 것 같습니다. 20억 달러가 넘는 규모라고요.”
“맞아. 그 돈이 우리에게 온다면.”
크레이그는 부하 직원을 바라보았다.
“더 많은 아시아의 돈이 우리에게 올 수도 있겠지.”
“확실히 인도 거부들의 특성이 그렇습니다. 누군가가 투자를 했다고 하면 따라 들어오는 느낌이요.”
“인도나 아시아 국가의 부자들은 서로 네트워크를 미국이나 서구권보다 더 촘촘하게 짜놨지. 그래서 누군가가 하면 함께할 수밖에 없는 구조고.”
크레이그가 생각하는 아시아 부자들의 습성이었다.
“얼마 전에 인도의 거부 하나가 마이애미에 대저택을 구매하자마자 다른 인도 부자들도 대저택을 구매하려고 했다지?”
“네, 그래서 그 주변 대저택 시세가 평소보다 30% 이상 올랐습니다. 그런데도 그들은 사갔고요.”
“그런 거야. 남이 하면 나도 하고 싶거든. 특히 부자들은 말이야. 서로를 너무 믿어. 저렇게 큰돈을 번 사람이 저 행동을 하니 나도 하면 같이 돈을 벌 수 있겠다.”
“근데 그냥 특수한 경우가 아닐까요?”
부하 직원은 일종의 편견이 아니냐는 듯 물어왔고, 크레이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편견이라기엔 너무 많이 그런 모습을 봤어. 설령 편견이라 해도 그렇게 진행될 확률이 높다고 봐야겠지.”
“무슨 말씀이신지 알 것 같습니다.”
“그것도 그렇고. 윤도경이라는 사람과 함께 일을 해보고 싶은 것도 있고.”
“미스터 윤 말씀이십니까?”
크레이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얼마 전에 시애틀로 출장을 갔을 때 파미르 캐피털의 빌을 만났어.”
“윌리엄 마셜.”
“맞아. 윌리엄 마셜. 그 사람 주위에 여러 사람이 있어서 오래 이야기는 나누지 못했지만, 그 사람은 자기보다 더 대단한 사람이 있다고 말을 하더군.”
“그게 윤도경입니까?”
부하 직원의 물음에 크레이그는 대답 대신 미소를 지었다.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길래, 빌 같은 차세대 월가를 이끌어 갈 거라 평가를 받는 사람이 칭찬을 하나 싶었지.”
“보스의 표정은 흥미보다는…….”
“맞아. 열등감이야.”
크레이그의 말에 부하 직원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저 부러움 수준이라고 생각하고 말하려 했지만, 크레이그는 그것보다 더한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해 왔다.
“그래서 함께 일하며 지켜보려고 해. 나보다 더 대단하다면 얼마나 더 대단한지. 윌리엄 마셜의 눈이 잘못됐다면, 그걸 그에게 말해줘야겠지.”
“…….”
“그런데 지금까지 연락을 주지 않는 걸 보니 관심이 없는 것 같은데.”
크레이그가 그리 말하자 부하 직원은 미리 준비한 서류를 그의 앞에 내려두었다.
“유성인베스트먼츠의 고객 중, 최근 금 투자에 관심을 가지는 고객들의 리스트입니다.”
“역시, 너는 내가 한마디만 해도 알아서 잘하는군.”
“보스의 옆에서 10년 동안 일해왔으니까요. 이 방식으로.”
부하 직원의 말에 어깨를 으쓱인 크레이그는 명단을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시작해 볼까? 오스틴 잭슨. 이 사람부터 약속을 잡아줘.”
자신의 말에 부하 직원이 인사를 하고 방을 나가자 크레이그는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명단을 바라보았다.
* * *
“시장이 폭락할 기미를 보이고 있습니다.”
며칠 후, 도경은 급하게 방으로 올라온 스테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완만하게 주가가 하락해서, 적어도 시장이 조정을 원한다고 생각했지만, 조짐이 좋지 않아요…….”
도경 또한 조금 전까지 주식시장 차트가 떠 있는 모니터 화면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경기침체를 모두가 예상하는 것 같습니다.”
“아니, 지금의 걱정은 경기침체로만 설명하기 힘들어.”
시장이 며칠 동안 완만하게 하락을 하고 있었다.
모두가 하루 이틀 조정을 하고 말 것이라 했는데, 지금 시장 분위기는 단순 경기침체로 설명하기엔 힘이 들었다.
“주가지수가 사흘 동안 빠졌어. 개별 종목으로 보면 5~10%까지 하락한 종목들도 있고, 단순 경기침체를 예상했다기엔 너무 던지고 있다는 거지.”
“이유가 뭘까요?”
“복합적인 것이 하나로 모인 최악의 시나리오.”
도경의 말에 스테판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얼굴이었다.
“경기침체가 오겠다고 예상하는 것은 그저 하나의 시나리오일 뿐이야. 현금 보유량을 천천히 늘려가면 되겠다고 생각하겠지.”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 시나리오에 전쟁이라는 게 추가되면?”
“마음이 더 급해지겠죠.”
스테판의 말에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스라엘과 중동 지역에 전쟁이 날 수도 있다는 기사들이 시장 참여자들의 마음에 조바심을 생기게 하고 있어. 하루라도 빨리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여기에 내일과 내일모레 지표가 발표되지.”
“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 말씀이시군요?”
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는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회사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였다.
금융과 소매 유통업자 등이 그 대상이었는데, 이들은 자신들의 주문이 늘었는지 줄었는지 더 나아가 재고가 쌓이고 있다든지 이런 것들을 설문에 참여해 답변했다.
“맞아. 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는 매우 중요해. 실제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고객들이 지갑을 닫았다면…….”
“경기침체가 온 거니까요.”
스테판의 말에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은 것만큼 더 확실한 경기 상황의 지표는 없었다.
“그리고 며칠 후는 원유 재고가 발표되지.”
원유 재고는 기름의 수요가 줄고 있는지를 볼 수 있는 지표였다.
재고가 늘어난다면, 그만큼 기름을 필요로 하는 곳들이 없어졌다는 뜻인데 기름의 대부분을 사용하는 곳들이 공장이라고 본다면, 문을 닫은 공장이 는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원유 재고가 늘어난 것은 경기침체를 확인해 주는 것이었다.
“경기침체가 올 거라고 예상만 하던 상황에서 곧 지표로 확인을 할 수 있는 시기가 오니까.”
“그리고 시장참여자 대부분은 경기침체는 확실하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그럼 할 게 뭐가 있겠어? 던져야지.”
지금 상황은 최악의 시나리오들이 합쳐진 상황이라는 말이었다.
“문제는 이게 지금은 분위기로만 그것을 풍기고 있지만, 실제 지표가 나오면 어떻게 될지, 그리고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 거지.”
“패닉은 늘 이런 식으로 다가오니까요.”
스테판의 말처럼 지금 시장은 모두가 눈치 게임을 하는 중이었다.
한 사람이 크게 던지기 시작하면 시장에는 패닉이 찾아올 것이다.
“어쨌거나 시장에 부정적인 내러티브가 돈다면, 우리도 몸을 사리자고.”
“네, 알겠습니다. 아시아 시장도 모두 스탑했습니다.”
“그래, 당분간은 관망만 하자. 나도 다른 프로젝트에 신경을 더 쏟아야 하고 말이야.”
“네, 알겠습니다.”
스테판이 인사를 하고 나가려던 그때.
똑똑-
노크 소리와 함께 이지훈이 방으로 들어왔다.
“보스, 보고드릴 게 있습니다.”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말해오는 이지훈을 보며 도경은 미간을 찌푸렸다.
“스테판, 고생했어. 당분간은 지켜만 봐.”
“네, 알겠습니다.”
스테판이 방을 나서자 도경은 자리에서 일어나 사무실 중앙에 있는 테이블로 향했다.
“무슨 일입니까?”
“우리에게 1억 달러를 투자했던, 개인투자자가 투자금을 빼길 원하고 있습니다.”
“뭐라고요? 아직 환매 기간도 아닌데.”
보통 헤지펀드들이 운용하는 펀드 상품은 상시로 투자금을 넣었다 뺄 수 있는 뮤추얼 펀드와 다르게 환매기간에만 투자금을 뺄 수 있었다.
“누굽니까?”
“오스틴 잭슨이라고…….”
“샌프란시스코 시절부터 투자를 해온 사람이군요.”
오스틴 잭슨은 샌프란시스코에 있을 때 도경의 미국 첫 고객이었던 찰스 머피의 소개를 받고 투자한 고객이었다.
“네, 그렇습니다. 최근 계속해서 금에 대해 투자를 하고 싶다고 요청해 온 고객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금에 투자할 생각이 없다고 고지하셨습니까?”
“네, 그러니 투자금을 빼야겠다고 말해왔습니다.”
이지훈의 말에 도경은 한숨을 내쉬었다.
“처음 말씀드렸을 땐 설득이 가능한 수준이라 생각했는데, 오늘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정말 투자금을 빼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럴 순 없습니다. 저도 우리 투자 철학과 맞지 않는 투자자의 돈은 하루빨리 돌려주고 싶지만, 환매일을 지키지 않으면 다른 투자자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있습니다.”
환매일은 지키라고 있는 날이었다. 그전에 한두 명씩 투자금을 빼준다면, 다른 고객들은 뭐라고 생각하겠는가?
그리고 이런 일이 생긴다면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투자금을 빼달라는 고객들에게 시달리게 될 것이다.
“두 달 후가 환매일이니 그때 환매를 해주겠다고 하…….”
똑똑-
두 사람이 한참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노크 소리와 함께 방문이 열리며 차선태가 들어왔다.
“보스, 손님이 오셨습니다.”
“손님이요?”
“네, 우리 투자자인 오스틴 잭슨 씨께서 보스를 만나길 원하고 있습니다.”
그 말과 동시에 뒤에서 거구의 남자가 방으로 들어서며 입을 열었다.
“미스터 윤, 오랜만입니다.”
막무가내로 방으로 밀고 들어오는 오스틴을 보며 도경의 표정은 차갑게 굳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