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verly Competent Junior Employee RAW novel - Chapter (699)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699화(699/797)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699화
“화면에 뜬 지도는 현재 미국 내에 지어진 데이터센터다. 무언가 말해볼 사람?”
“전부 노던 버지니아에 몰려 있네요.”
다음 날, 도경은 팀원들을 대상으로 브리핑을 하고 있었다. 아무리 도경의 이름을 건 펀드라고 하더라도 중요한 결정이 있을 때는 팀원들의 의견도 중요했다.
“시카고에도 있고요.”
팀원들이 그리 말하자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2023년까지 지어진 데이터센터의 대부분은 노던 버지니아와 시카고에 몰려 있지. 이유를 아는 사람?”
도경의 물음에 그 누구도 선뜻 답을 하지 못했다.
노던 버지니아는 수도인 워싱턴 D.C가 있는 지역이었고, 시카고 또한 북부의 도시였다.
“자연재해가 적은 곳인가요? 안정적으로 데이터를 끊기지 않고 공급해야 하니까요.”
“글쎄, 시카고가 자연재해가 적나?”
도경은 그리 되물었다. 아무래도 시카고는 허리케인이 자주 찾아오는 도시였기 때문이다.
“인프라 문제가 아닐까요? 시카고나 노던 버지니아는 인프라가 매우 훌륭하니까요.”
“어느 정도 정답이야. 확실히 두 곳은 인구가 많다 보니 인프라가 훌륭하지. 그리고 데이터센터에 인프라가 필요한 이유는 하나.”
도경은 화면을 넘겼다. 화면에는 노던 버지니아에서 출발하는 해저 광케이블의 사진이 떠 있었다.
“데이터센터는 결국 전 세계에서 유저들이 접속하는 트래픽을 해결해야 하는 자리야. 노던 버지니아나 시카고는 광케이블이 안정적으로 설치되어 있어서 대량의 트래픽을 안정적으로 처리하기 좋은 자리지.”
가령, 1억 명의 이용자가 한 번에 몰린다면 그를 감당할 인프라가 두 도시에는 확실하게 지어져 있다는 이야기였다.
“자, 여기까지가 현재 지어진 혹은 2023년에 공사가 들어간 데이터센터의 지도였고, 올해 상반기부터 지어지고 있는 데이터센터들의 위치가 담긴 지도를 볼까?”
도경은 화면을 넘겼고, 팀원들의 얼굴에는 흥미로움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앞서 본 지도와 차이점은?”
“대부분 댈러스에 지어지고 있네요.”
텍사스 댈러스 출신인 스테판은 한눈에 알아보았다.
“정답이야.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북동부에 지어지던 데이터센터들이 왜 텍사스 댈러스에 지어지고 있을까?”
“신기한데요. 보통 데이터센터들은 더운 날씨는 피하잖아요. 워낙 많은 열을 뿜어내니까요.”
고사양 PC 한 대가 가정에서 돌아가도 어마어마한 열이 뿜어져 나왔다.
그런 고사양 PC와도 비교되지 않을 열기를 뿜어내는 데이터센터들은 항상 낮은 온도를 유지해야 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은 지역에 짓곤 했다.
“왜, 마이크로소프트는 해저에다가 데이터센터를 박기도 하잖아요.”
“북극이나 노르웨이에 짓기도 하고요.”
팀원들의 말에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그런데 텍사스 댈러스는 남부고 날씨가 매우.”
“건조하고 덥죠.”
일명 선 벨트라 불리는 고온의 남부 도시였다.
“상당히 많은 돈이 들겠는데요? 온도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요.”
“그런데 왜 굳이 이곳 텍사스 댈러스에 짓는 걸까?”
도경이 묻자 모두가 감을 잡지 못하는 얼굴이었다. 장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지역에 데이터센터에 몰리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쉬운 거야. 여러분들이 너무 어렵게 생각하는 걸 수도 있어. 간단하게 생각해 봐. 온도를 낮추기 위해선 뭐가 필요하지?”
“냉방시설, 에어컨.”
“그렇지. 그럼 에어컨을 굴리기 위해선?”
“대량의 전기?”
“대량의 전기를 굴리기 위해서는.”
“발전소.”
자신이 원하는 답을 끌어낸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모든 금액을 비교했을 때, 북부의 추운 지역보다 이곳 텍사스 댈러스에 짓는 것이 더 이득이라는 계산이야 왜?”
“자원이 싼 동네요.”
“빙고.”
도경은 화면을 넘겼는데 익숙한 사진이 떴다.
“일전에 나와 스테판이 다녀온 퍼미안 분지의 사진이야. 퍼미안 분지는 어마어마한 양의 셰일 오일과 가스를 추출하는 지역이지. 바로 옆에는 델라웨어 분지와 미들랜드 분지 오클라호마까지. 모두 셰일 오일의 산지들이야.”
도경은 팀원들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데이터센터의 건설과 운용 비용 대부분은 땅값과 더불어 전기 이용료로 나가지. 텍사스에 지었을 때 드는 비용과 운용 비용은 노던 버지니아와 시카고에서 드는 비용보다 적다는 결과들이 나오기 시작했어.”
“아무래도 텍사스는 땅값이 0원에 가까울 테니까요.”
“맞아. 넓디넓은 부지들이 많으니까.”
노던 버지니아와 시카고는 상대적으로 인구가 많았기 때문에 남는 부지가 없었다.
하지만, 텍사스 댈러스는 인구도 많았지만, 땅이 매우 넓었다.
지나가다 보면 빈 땅이 천지였다.
“더 나아가 천연가스 발전소도 막대하기 지어지고 있는 텍사스 댈러스야. 전기 사용료? 상대적으로 저렴할 수밖에 없어.”
“그런데, 요즘도 천연가스 발전소가 지어지나요?”
팀원이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도 이번 투자를 처음 조사할 때만 해도, 천연가스 발전소라는 것이 신규로 지어지냐는 물음이 떠올랐으니까.
“나도 그런 생각을 했었어. 왜냐? 시장엔 모두가 태양광이나 원전만을 이야기해 오고 있으니까. 하지만 작년 한 해 미국에서 가장 많이 지어진 발전 설비는.”
도경의 말과 동시에 화면에는 자료가 떴다.
“천연가스 발전소야. 지어진 가스터빈만 40기, 발전 용량으로는 약 47GW이지.”
“어느 정도 양인지 감이 안 잡히네요.”
“한 중소 국가에서 하루 동안 사용하는 전체 전력 소비량과 비슷해.”
도경의 말에 팀원들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왜 여러분들이 놀라는지 나는 알겠어. 천연가스 발전 비율이 이렇게 높은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으니까.”
도경은 팀원들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특히 텍사스 근교에 지어지는 천연가스 발전소들은 대부분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야. 이건 올해 텍사스에서 발표된 펀드 프로그램이고.”
[텍사스 에너지 펀드 프로그램]“100억 달러 규모네요?”
“맞아. 100억 달러 규모로 천연가스 발전소를 짓겠다는 펀드야. 내가 이 기사를 보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지.”
“100억 달러 모두를 천연가스 발전소를 짓나요?”
“맞아. 신규 천연가스 발전소를 짓고, 기존에 있는 천연가스 발전소에는 가스터빈을 늘리는 펀드지.”
우리 돈으로 13조 4천억 원이 넘는 돈이 오직 천연가스 발전소를 위해 투입될 예정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번 펀드의 새로운 종목으로 천연가스 발전과 관련된 종목을 투입할 거야.”
“생각하신 기업이 있으신가요?”
팀원들의 물음에 도경은 한 기업을 화면에 띄웠다.
“트리니티 가스 파워. 줄여서 TGP.”
“들어본 이름이네요.”
“텍사스 지역의 천연가스 발전 업체지.”
미국은 워낙 땅이 넓었고 주별로 법도 달랐기 때문에 유틸리티, 다시 말해, 발전 업체들은 대부분 지역의 회사들이 규모가 컸다.
“TGP는 텍사스 지역의 가스 발전소 점유율이 80%가 넘어. 이들이 1년간 생산해 내는 전력은 대부분 텍사스 가정들이 사용하고 있고.”
“워낙 기술력이 인정된 기업이라, 새로운 펀드 프로그램에서도 많은 사업을 따낼 것 같은데요.”
팀원의 말에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 처음에는 천연가스를 채굴하는 업체에 투자를 할까? 생각도 했지만, 미국 내에서는 마진율이 그다지 좋지 않아.”
미국에서 천연가스는 거의 공짜나 다름없는 금액에 거래되고 있었으니까.
“그렇다면, 발전 사업의 혜택을 온전히 볼 수 있는 발전소가 좋지 않을까? 생각했고, 지역의 강자인 TGP가 가장 어울린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올라도 너무 오른 것 같습니다.”
그때, 한 팀원이 도경을 향해 말했다.
“천연가스 발전 섹터가 조용하게 지난 1년간 20% 이상 올랐습니다. 말씀하신 TGP의 경우는 해당 펀드 프로그램이 발표된 이후 15% 이상 올랐고요. 1년 주가 성장률은 48%네요.”
도경도 가장 걱정한 부분을 팀원이 말해왔다.
“나도 가장 걱정한 부분이 그 부분이야. 주가가 이미 벌어들이는 돈의 가치보다 더 올랐지. 하지만, 앞으로 발전 설비는 계속해서 늘어갈 거야. 지금보다 적어도 30%는 더 성장할 수 있을 거라고 보는데.”
“보스의 말에는 공감하지만, 다른 기업들이 더 낫지 않을까요?”
또 다른 팀원이 그리 이야기해 오자 도경은 팀원의 말에 집중했다.
이유를 들어보고 싶었다.
“천연가스 발전 사업이 확실히 앞으로 규모가 더 커질 거라는 건 공감합니다. 다만, 현재 TGP는 계속되는 호재로 인해 주가가 상당히 상승한 상황이고요.”
몇몇 팀원들은 그 말에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천연가스 발전 유틸리티 기업들 대부분이 스몰캡 혹은 미드 캡입니다. 아무래도 지역 기반을 위주로 돌아가는 사업이다 보니 그런 상황이 많은데, 미드 캡이 이렇게 주가가 많이 상승하면 곧 반발이 찾아오게 마련입니다.”
“어떤 반발들이 있지?”
“대표적으론 공매도가 있겠죠. TGP 같은 경우는 앞으로 미래가 기대되긴 하지만, 현재 벌어들이는 돈보다 주가가 더 높은 것은 사실이니까요.”
도경도 공감하는 부분이었다. 어쩌면, 지난 기간 가장 고민했던 부분이기도 하고.
“제 생각에는 투자 시기를 늦추거나 다른 기업을 찾아보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고든의 의견에 동의하는 사람?”
도경이 묻자 눈치를 보던 팀원들 한둘이 손을 들어 올렸다.
이 자리에 있는 팀원 중 과반수였다.
“좋아. 여러분들이 그리 생각한다면, 좀 더 생각을 해보자고. 그리고 다시 자리를 마련할게. 어때?”
“좋습니다.”
“그럼 오늘 회의는 여기까지 하고, 각자 괜찮은 기업들을 찾아본 이후 일주일 후에 다시 회의하자고.”
“네, 알겠습니다.”
도경은 그렇게 회의를 마치고는 방으로 향했다.
* * *
“후…… 큰 틀에서 보면 합의는 마친 건데.”
도경은 팀원들과 회의에서 천연가스 발전 사업이 앞으로 더 유망할 거라는 의견을 합의한 것만으로도 얻은 것이 있다고 생각했다.
“팀원들의 말도 틀린 건 아니니까.”
자신도 처음 기업을 택할 때 의문을 가진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앞으로 더 오른다고 생각했는데…….
“팀원들이 반대하는 걸 밀어붙이는 것도 별로고.”
확실한 건, 천연가스 발전과 관련된 사업은 성장할 수밖에 없었다.
굳이 팀원들이 반대하는 투자를 밀어붙이지 않아도 더 좋은 기업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잠시 고민을 하던 도경은 휴대전화를 꺼내 들고 오랜만에 먼저 <고양이 사진 모음>이라고 적힌 앱을 켰다.
“도움이 필요해요.”
도경이 그리 말하자 아무것도 없던 화면에는 고양이 한 마리가 등장했다.
“솔직히 말하면 팀원들이 이렇게 반대할 줄 몰랐어요. 여전히 투자 대상에 대한 감이 잡히지 않고 있어요.”
-윤도경 씨는 이미 답을 알고 있습니다.
도경은 자신의 푸념에 대해 돌아온 고양이의 답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
“제가 답을 알고 있다고요?”
-네, 이미 알고 있습니다.
고양이의 말에 오히려 더 머리가 복잡해지는 기분이었다.
“……내가 답을 알고 있다고?”
-마음이 급하게 되면 무언가에 매몰되게 마련입니다. 윤도경 씨는 지금 데이터센터와 그에 파생되는 천연가스 발전이라는 것에 매몰되어 있습니다.
고양이의 말에 도경은 가만히 화면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고양이의 말처럼 어쩌면 자신이 그 부분에 매몰되어 천연가스 발전이라는 큰 규모의 산업에서 그저 발전 하나에만 매몰되어 있을 수도 있었다.
토톡- 토톡-
책상 위에 도경이 손가락을 굴리는 소리만이 방 안을 가득 메웠는데, 잠시 후 소리가 멈췄다.
동시에 도경의 얼굴엔 미소가 자리 잡기 시작했다.
“맞아요. 이미 답을 알고 있었네요.”
그리고, 답을 찾은 듯 도경은 전화를 들어 올렸다.
“제이크, 지금 천연가스 발전용 터빈 산업에 대한 자료를 챙겨서 방으로 올라와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