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verly Competent Junior Employee RAW novel - Chapter (736)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736화(736/797)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736화
“장경수 회장의 대리인이 내일쯤 우리에게 올 겁니다.”
다음 날, 도경은 사무실에서 한다현과 스테판, 피트 창을 모아두고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광윤그룹이 우리의 편에 서나요?”
피트의 물음에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되었어. 지분 계산을 다시 해봐야 할 것 같은데.”
“들어오기 전에 해봤습니다.”
스테판은 그리 말하고는 테이블 위에 지분표를 올려두었다.
[광윤금속 지분 관계]*최씨 가문 우호 지분 40.28%
└바이너리 캐피털, 대화임팩트, 대진자동차, 신화화학, 대화그룹, MG, 선진증권, 자사주(중립)
*유성인베스트먼츠 43.68%
└광윤기계, 광윤그룹 및 장경수 회장 일가, 소액주주 모임
*DK홀딩스 5.28%
*중립 및 시장 물량 – 10.76%
“어제 보스께서 장경수를 만나고 계실 때, 광윤금속에서 바이너리 캐피털이 확보한 지분 2.8%를 위임받았다고 언론에 공개했습니다.”
최씨 가문 우호 지분이 39%를 넘었다.
저들도 끌어모을 수 있는 양을 상당히 끌어모으고 있었다.
“그런데 실제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은 33% 정도일 거라 생각합니다. 6~7% 정도가 자사주라 이를 행사할 수는 없으니까요.”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광윤금속이 보유한 자사주는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행사가 금지되어 있었다.
“다만, 이 자사주를 일부 백기사들에게 팔게 될 수도 있으니, 일단은 우호 지분으로 표기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그래. 광윤기계 공개매수는?”
“내일 종료됩니다. 우리가 매수하기로 한 물량의 94.81%를 확보했습니다.”
도경은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차질 없이 광윤기계의 지분을 끌어모을 수 있었다.
“매수가 끝나는 대로 바로 공모사를 통해 지분 흡수하고, 임시주주총회 준비해.”
“네, 알겠습니다. 경영진 교체로 준비하겠습니다.”
도경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한다현을 바라보았다.
“CEO를 구할 시간이 없습니다. 광윤기계의 현 경영진을 끌어내리고, 새로운 CEO에 제시카가 올라줬으면 합니다.”
그 말에 한다현은 놀란 얼굴로 도경을 바라보았고, 나머지 두 사람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요?”
“네,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렇게 되면 유성인베스트먼츠의 이사직을…….”
“당분간은 관두어야겠죠. 하지만, 어디까지나 임시직이에요. 저도 제시카를 오랫동안 회사에서 못 보는 걸 원하지 않거든요.”
“…….”
“물론 제시카가 계속에서 기계에 남고 싶다고 하면 그렇게 해도 되고요.”
“그럴 일은 없을 거예요.”
“그럼 승낙한 것으로 알고 일 진행하겠습니다.”
도경의 말에 한다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해 유성인베스트먼츠를 대리해 회사를 경영할 CEO를 구하지 못했다.
한다현이 그 역할을 해주어야 했다.
“자, 그럼 광윤기계의 일은 그렇게 정리하고…….”
“DK홀딩스에서 계속해서 만남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한다현의 말에 도경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직은 타이밍이 아닙니다.”
“장경수 회장이 우리에게 붙었다는 걸 알게 되면 DK홀딩스도 자신들의 몸값을 올리기 위해 움직일 텐데요. 가령…….”
“광윤금속의 최성진 회장을 찾아갈 수도 있겠죠.”
도경도 이미 예측한 바이다.
자신도 장경수에게 네가 우리를 선택하지 않는다면, 광윤금속을 찾아가겠노라고 협박 아닌 협박을 했으니까.
“이 판에서 선택지는 둘 중 하나밖에 없도록 세팅되었습니다. 양 가문 중 어느 한쪽의 편에 서는 거지요. 김동규의 입장에서는 장경수가 자신을 배신했다는 생각에 광윤금속에 편에 설 수도 있겠죠.”
도경은 모두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최성진의 편에 선다고 해도 방법은 두 가지밖에 없습니다.”
“광윤금속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에 지분을 매각하거나…….”
“자신들이 가진 지분을 최성진 회장에게 위임하거나 둘 중 하나죠.”
“어느 방향이든 우리에겐 위협적인 것 아닌가요?
피트는 궁금하다는 듯 도경을 향해 물었다.
“저들도 지금 지분을 40% 이상 모았고…… 자사주를 제외하더라도 33%의 의결권을 가진 지분이 있어요. 여기서 DK홀딩스의 지분이 들어오고, 자사주를 백기사에게 팔아서 우리의 지분을 뛰어넘을 수도 있고요.”
피트의 말에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피트, 네 말이 맞아. 그래서 이미 우리가 진행하고 있는 게 있잖아? 저들의 선택지를 하나 줄여 버리면 되는 거 아니겠어?”
지이잉-
도경이 그렇게 말함과 동시에 타이밍 좋게 휴대전화에서는 진동이 울렸다.
화면을 확인한 도경은 전화기를 들어 올렸다.
“윤도경입니다. 네, 대표님. 그렇습니까? 기다리던 소식이었습니다. 네, 고생하셨습니다. 이제 나머지는 제게 맡겨주시죠.”
통화를 마친 도경은 전화기를 내려놓고 모두를 바라보았다.
“법원에서 광윤금속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계속해도 된다고 결정했어. KFSG가 낸 광윤금속 자사주매입 프로그램 금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네.”
이쪽에는 굉장히 불리한 소식이었지만, 도경의 표정은 평온했다.
“우리에게 불리한 거 아닌가요? 자사주를 백기사에게 넘기면…… 의결권이 살아나요.”
“그런데 한 가지 단서가 달렸어. 매입한 자사주를 타인에게 양도 및 매각하지 않는 이상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이어지는 도경의 말에 세 사람의 표정은 환하게 변했다.
“제시카.”
“네, 보스.”
“DK홀딩스를 만날 타이밍인 것 같네요.”
“바로 약속 잡겠습니다.”
“스테판, 피트.”
“네. 보스.”
“계속해서 광윤금속의 지분을 확보하도록 해. 이제는 무리하지 말고, 어제 종가선에서만 모아. 피트는 스테판을 돕고.”
“네, 알겠습니다.”
도경의 지시에 세 사람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 * *
“뭐라고?”
“장경수 회장이 우리와 한 계약을 파기하겠다고 알려왔습니다.”
한편, DK홀딩스의 김동규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온 부하 직원의 보고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게 무슨 말이야?”
“……보고드린 그대로입니다. 광윤그룹은 더 이상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DK홀딩스와 함께하지 않겠다고 알려왔습니다.”
“갑자기 왜!”
김동규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저께까지만 해도 승리가 확정적이라며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았는데.
하루아침에 장경수는 계약을 깨왔다.
“……장경수가 우리가 아닌 다른 곳의 손을 잡은 것 같습니다.”
“우리가 아닌 다른 곳이 어디 있…….”
말을 내뱉던 김동규의 머릿속을 순간 스쳐 지나가는 이름이 있었다.
“윤도경인가?”
“…….”
“유성인베스트먼츠냐고!”
“확실한 건 아닙니다만, 지금 우리의 손을 놓는다면 그곳밖에 없습니다.”
유성인베스트먼츠는 광윤금속 경영권 확보를 위한 컨소시엄을 만든다고 발표했다.
유성인베스트가먼츠가 가장 많은 지분을 들고 있었고, 유성그룹의 회장 한태오와 태산증권의 대표 탁인우 등이 개인 자금으로 참여했다. 거기에 KFSG와 소액주주 모임까지…….
“장경수가 만약 유성인베스트먼츠의 컨소시엄에 참여한다면 그들은 43%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게 됩니다.”
“이……익!”
소리를 지르려던 김동규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자신들이 이 판에 투입한 돈만 2조 원 가까이 되었다.
겨우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 5% 이상을 확보했는데, 순식간에 갈 곳을 잃어버린 처지가 되었다.
“빨리 살길을 찾아야 합니다. 이대로 있다간 우리 지분의 가치가 점점 떨어지게 될 겁니다.”
“…….”
“우리 지분이 최성진에게 붙으면 승리할 확률은?”
“……30% 이하입니다.”
“승률을 높일 방법은 있나?”
“그들이 가진 자사주를 백기사에게 매각해 의결권을 살린다면 가능합니다.”
충분히 가능한 스토리였다. 광윤금속의 장점은 아군의 자금력들이 빵빵하다는 것이었다.
대기업들과 큰 투자은행들이 그의 편에 서 있었으니까.
“최성진을 만나야겠…….”
똑똑-
그렇게 결심을 하던 찰나, 노크 소리와 함께 비서가 방으로 들어섰다.
“대표님, 유성인베스트먼츠의 윤도경 대표께서 만남을 요청해 오셨습니다.”
윤도경의 이름이 비서의 입에서 나오자 김동규의 눈매는 사나워졌다.
“그렇게 만남을 요청해도 만나주지 않더니, 우리의 뒤통수를 치고 나서 나를 만나려고 한다? 하하하.”
“…….”
“오늘 저녁으로 시간 잡아. 장소는 이곳 우리 사무실로.”
“네, 알겠습니다.”
“너도 나가봐.”
김동규의 축객령에 비서와 부하 직원 모두 사무실을 나섰다.
“윤도경…… 무슨 말을 하는지 한번 두고 보자고.”
* * *
“갑작스러운 만남 요청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날 저녁, 도경은 DK홀딩스의 사옥을 찾았다. 김동규와의 만남을 위해서였는데, 김동규의 얼굴에는 적의가 가득했다.
“어서 오시지요.”
처음 만나던 날, 미소를 지으며 둘 다 DK라고 농담을 던져오던 김동규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우리가 만나지 못하는 사이에 아주 큰 선물을 제게 주셨더군요.”
적대감 가득한 김동규의 말에 도경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선물을 하나 더 드리려고 찾아왔습니다.”
“윤도경!”
“대표님, 지금 대표님이 살길을 알려 드리려고 왔습니다. 그러니 앉으셔서 제 이야기를 들으시죠.”
“하하하, 끝까지 뻔뻔하군.”
김동규는 그리 말하며 자리에 앉았다. 그러고는 도경을 죽일 듯 노려보았다.
“지금 이게 윤도경 당신이 말해온 시장을 바로잡는다는 건가? 같은 업계 사람의 뒤통수를 치고…….”
“제가 장경수 회장이 DK홀딩스가 아닌 우리를 선택하게 만든 것이 시장을 바로잡는 것과 무슨 관련이 있습니까?”
“…….”
“DK홀딩스가 당하게 되면 혹시 시장이 무너지기라도 하는 건가요?”
“이 새끼가…….”
도경은 굳은 얼굴로 김동규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제가 말한 시장을 바로잡는다는 건, 장경수나 최성진 같은 기업의 오너들이 소액주주들의 주주가치를 훼손하지 않도록 만들겠다는 것이지, 업계 사람들과 페어플레이를 하겠다는 말이 아니었습니다.”
“…….”
“페어플레이를 한다고 시장이 바뀌지는 않고요. 저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예정입니다.”
“당신이 장경수 회장과 손을 잡는 건 시장을 정상화하는 길이다? 너무 모순 가득하지 않나?”
김동규의 물음에 도경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다릅니다. 저는 경영권을 확보한 이후 기업을 팔지 않을 거거든요. DK홀딩스와는 다르게 말입니다.”
“엑시트는 언제든 할 건 아닌가?”
“아뇨. 엑시트하지 않을 겁니다. 장경수 회장과의 동맹이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광윤금속을 보유할 거고, 주주가 보유한 주식의 가치를 위해 경영할 겁니다.”
도경의 얼굴에는 진심이라는 듯한 표정만이 자리 잡고 있었다.
“내가 최성진을 찾아가면 그 일도 힘들어지겠군.”
“글쎄요. 최성진을 찾아가시더라도 DK홀딩스가 가진 지분의 힘은 없을 겁니다.”
“그건 윤 대표 생각이고.”
“소식이 좀 늦으신 것 같습니다. 오늘 법원에서 난 발표를 못 들으셨습니까?”
“들었지. 광윤금속이 자사주 매입을 하는 것은 법적으로 하등 문제없다고. 당신의 잘난 그 컨소시엄의 멤버인 KFSG의 가처분 신청은 기각한다고.”
“그 안에 단서가 하나 달렸습니다. 광윤금속이 확보한 자사주를 타인에게 양도 및 매각하지 않는 이상 문제가 없다고요.”
도경의 입에서 나온 말에 김동규의 얼굴에는 삽시간에 당혹감이 물들었다.
“저희도 기각이 될 걸 알면서도 한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측 변호인은 매각 및 양도 가능성이 있다고 계속해서 그 부분만을 강조했고요.”
“…….”
“이제 광윤금속은 자사주 매입프로그램으로 매입한 지분을 백기사에게 떠넘기지 못합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
도경은 굳은 얼굴로 김동규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더 이상 최 회장에겐 승산이 없다는 것이지요. 지분 수에서 우리에게 밀리게 되었으니까요. DK홀딩스가 확보한 지분 5.28%가 합류하더라도 의결권상으로는 2% 이상 우리에게 뒤지게 되겠군요.”
“…….”
“그렇게 되면 DK홀딩스가 큰돈을 쓰며 확보한 지분의 가치는 낮아질 테고요.”
“……익!”
“대표님, 말씀드렸듯 저는 DK홀딩스를 살리러 왔습니다. 우리의 조건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도경은 테이블 위에 서류를 올려두었다.
“오늘 종가 기준으로 DK홀딩스가 가진 지분 전량을 매입하겠습니다.”
김동규는 계속해서 할 말을 잃은 듯 가만히 도경을 바라보기만 했다.
“대표님께서는 잘 아실 겁니다. 무엇이 DK홀딩스가 이 판에서 잃을 것 없이 이득을 보고 나가는 건지요.”
오늘 종가 기준으로 DK홀딩스가 가진 광윤금속의 지분을 사준다는 것은 그들이 쓴 돈에서 10~15% 이익을 보게 만들어주겠다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이것을 거절하면 본인들이 가진 지분의 가치가 앞으로 바닥을 치게 될 것이라는 경고와 마찬가지인 제안이었다.
“시간이 없습니다. 저희는 내일 바로 광윤금속에 임시주주총회를 요청할 예정입니다. 내일까지 답을 주셨으면 좋겠군요.”
내일, 유성인베스트먼츠에서 자신들이 장경수와 손을 잡았고, 보유 지분양을 발표하게 된다면?
주가는 내릴 것이다.
승자가 결정되었으니까.
DK홀딩스에게, 김동규에게는 더 이상 시간이 없었다.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도경은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는 사무실을 빠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