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verly Competent Junior Employee RAW novel - Chapter (74)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74화(74/797)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74화
“그러니까 애그로브릿지에 투자하는 상품을 개발했으면 좋겠다는 얘기입니까?”
리더스 센터 개인자산관리 3팀장 서정환은 자신의 앞에 서서 당돌하게 요구해 오는 도경과 한다현을 바라보았다.
며칠 동안 둘이 죽이 잘 맞는 듯 돌아다니더니 가져온 보고서는 정말이지 11년 차 PB인 자신을 놀라게 했다.
그간 여러 신입을 아래 직원으로 만났지만, 두 사람과 같은 신입은 처음이었다.
“자리를 좀 옮기죠.”
서정환은 다른 팀원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사무실을 나와 작은 회의실로 들어섰다.
자리에 앉아 자신을 따라 들어온 두 병아리를 바라보자 한숨이 절로 나왔다. 무언가를 기대한다는 눈치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윤도경 씨.”
“네, 팀장님.”
“혹시 우리 회사에서 어떤 방식으로 개인자산관리 상품을 개발하는지 아나요?”
서정환의 물음에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WM본부의 전략사업실과 상품전략실이 상품개발 초기 단계에서 시장조사를 해 상품을 구체화하고,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준법 감시)팀의 법적 검토를 받은 후 출시됩니다.”
너무도 유능한 도경의 답에 서정환은 헛웃음을 내뱉었다.
“정답입니다. 너무도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어서 내가 거들 말이 없을 정도로요. 그런데 말입니다.”
서정환은 얼굴에 웃음기를 지우고는 자신에게 집중하고 있는 두 병아리를 바라보았다.
“그렇게 잘 아는데 지금 기한이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거래를 진행하면서 요구하는 것이 신규 상품개발입니까?”
일주일이란 시간은 증권사 상품개발 절차상 새로운 상품개발이 불가능한 시간이었다.
“물리적으로 시간이 없어 불가능한 일을…….”
“가능할 것 같습니다.”
“……뭐라고요?”
자신의 말에 의외의 답이 돌아오자 서정환은 미간을 찌푸리며 도경을 바라보았다.
“2017년과 2019년, 그리고 작년인 2020년에 우리 센터에서는 리더스 센터에서만 거래할 수 있는 특화상품을 몇 가지 냈습니다.”
도경은 준비한 서류를 서정환 앞에 내려놓았고, 서정환은 서류를 읽어 내려갔다.
“2017년 중국의 경제가 엄청난 성장을 이룰 당시 VIP 고객들을 대상으로 중국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상품을 만들었고, 2019년에는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를 출시했습니다. 엄청난 수익률을 기록한 그 상품입니다.”
도경의 말에 서정환은 무언가 떠오른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작년 말, 유가 상승을 예측하고 소규모 원유투자 상품을 만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윤도경 씨가 말한 세 가지 다 센터장님이 관리하던 상품이었네요.”
2017년과 2019년에는 이전 센터장이 담당하던 상품이었고, 작년에는 현재 센터장인 하민재가 담당하던 상품이었다.
그 성과로 올해 초 하민재가 엄청난 성과급을 받아 연봉킹에 오를 수 있었다.
“센터장에게는 센터 특화상품 개발 권한이 있습니다. 그리고 앞에서 말했던 절차들을 대거 단축하고, 내부 규정을 준수했는지, 회사에서 사용하는 상품개발 세칙을 지켰는지 확인한 이후 소규모로 상품을 팔 수 있도록요.”
“정녕 이 방법밖에는 없습니까?”
서정환의 물음에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도경과 한다현은 지난 사흘간 어떻게 하면 고객이 원하는 대로 스타트업에 투자를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현재로선 그렇습니다.”
“애그로브릿지와 접촉은 해봤습니까?”
스타트업에 개인 고객이 투자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였다.
임원들이 가지고 있는 구주(기존 주주가 가지고 있는 지분)나 스톡옵션 권리를 사들이는 것이었다.
스톡옵션은 후에 주식이 시장에 상장되었을 때 특정 가격으로 사들일 수 있는 권리를 얘기했다.
“네, 하지만 애그로브릿지에서는 관리 부분 때문에 개인의 투자는 받지 않는다고 말해왔습니다.”
아무래도 애그로브릿지는 지금 단계서는 단순 금전적인 투자뿐만이 아니라 회사가 성장하는 데 필요한 조력을 구하는 단계였기 때문에 개인보다는 기관투자자를 선호했다.
“그렇다면 벤처 캐피털에 접촉해 보죠.”
“해봤습니다. 벤처 캐피털에서 만든 투자 상품들을 알아봤지만, 모두 애그로브릿지에는 투자할 생각이 없다고 밝혀왔습니다.”
보통 증권사 자산관리 서비스에서 스타트업과 같은 벤처투자를 진행할 때는 벤처 캐피털을 끼고 투자를 단행한다.
하지만, 지난 며칠간 도경과 한다현이 알아본 결과 애그로브릿지에 투자하려는 상품을 가진 벤처 캐피털은 없었다.
그들로서는 이미 주식시장에 상장을 앞둬 빠르게 수익을 볼 수 있는 스타트업들이 있는데 아직 상장이 먼 애그로브릿지에 투자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더군다나 세계적인 경제침체로 투자를 머뭇거리는 것도 한 가지 이유였다.
“모든 방법이 불가능하니, 우리가 직접 애그로브릿지를 위한 펀드를 만들어 투자하는 게 낫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기간을 단축해 주는 게 센터장님 권한이다?”
“네, 그렇습니다.”
“그럼 우리가 상품을 만들어 돈을 모아가면 투자를 진행해 줄 대리인은 찾았습니까?”
“네. 유성창업투자에서 대리 투자를 진행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이번 일에 한다현의 인맥을 동원하기로 마음먹은 후 두 사람은 유성창업투자에 있는 오재석을 만나고 왔다.
유성창업투자 내부 검토 결과 투자 대행에 관해 긍정적이었고, 고객들의 돈을 모아온다면 투자를 대행해 주겠다고 승낙해 왔다.
“유성창투라…….”
도경은 이미 많은 방법을 찾아본 것 같았다. 그 방법들이 여의찮아 보이자 최종적인 대안을 찾아 자신에게 가져왔다.
서정환은 잠시 고민하며 서류를 바라보다 손가락으로 서류를 툭 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센터장님 뵙고 올 테니 사무실로 돌아가 있어요.”
서정환은 그리 말하고는 회의실을 나섰고, 도경과 한다현은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팀장님, 감사합니다.”
서정환은 뒤에서 들려오는 병아리들의 인사가 기분이 나쁘지 않은 듯 피식하고 웃으며 센터장실로 향했다.
* * *
“현성정밀 권 회장님이면 서 팀장님의 최대 고객 아닙니까?”
한편, 3팀장 서정환은 보고서를 들고 센터장실로 와 하민재에게 보고를 하고 있었다.
“맞습니다. 이번에 권 회장님께서 주식이나 채권이 아닌 스타트업 투자를 원하셨고, 제가 맡기엔 벅찬 일이라 윤도경 씨에게 넘길까 합니다.”
서정환의 말에 하민재는 고개를 끄덕였다.
“제 말을 허투루 듣지 않았나 보군요.”
일전에 하민재는 서정환에게 도경은 날개를 달아주면 날아갈 친구라고 말해준 적이 있었다.
하민재 자신이 가장 신뢰하는 류태화나 심주원 부사장이 한 얘기이니 의심치 않았다.
“가까이서 지켜보니 센터장님의 말씀대로였습니다. 제가 가르쳐 주려 해도 윤도경 씨는 제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까지 생각해 옵니다. 능력이 부러운 친구입니다.”
서정환의 말에 하민재는 피식 웃었다.
“이 일을 오래 하다 보면 그런 친구들을 꽤 많이 봅니다. 저도 11년 전에 제 밑으로 들어온 신입 사원 중에 그런 친구가 있었는데…….”
하민재의 말에 서정환은 고개를 숙였다.
“저도 아는 친구인 것 같습니다. 센터장님께 늘 감사한 마음 가지고 있을 겁니다.”
지난 실수로 모두가 자신을 욕하고 있을 때 하민재는 팀장으로 승진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었다.
11년 전, 자신이 신입 사원으로 하민재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하민재가 리더스 센터로 이동하며 같이 가자고 했던 제의까지.
모든 일들이 떠올랐다.
“그렇군요. 그 친구가 처음으로 정말이지 어마어마한 자산을 유치해 왔을 때, 기뻤습니다. 최근에는 일에 대한 열정이 식은 것 같았는데 내 오해였나 봅니다.”
“네, 열정이 다시 살아났다고 하더군요.”
서정환의 말에 하민재는 피식하고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투자 설정액이 어느 정도 됩니까?”
“맡기신 금액은 300억 원입니다만, 주식과 채권에 묶여 있는 금액을 제외하고 120억 원을 투자하려고 하십니다.”
“정말이지…… 단일 고객의 자산 규모라고 하기엔 움직이는 게 크신 분입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놓칠 수 없는 고객이기도 하고요.”
“그렇다면…….”
“일단 펀드의 성격을 띠어야 하니 단 한 사람의 자금뿐 아닌 여러 자금을 끌어와야 할 것 같습니다. 설정액을 150억 원으로 맞춰보죠. 3팀의 고객 중 관심 있는 고객들에게 연락을 돌려 150억 원으로 맞춰보세요.”
승낙이나 다름없는 하민재의 말에 서정환은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좋은 상품인 것 같습니다. 최종 결재는 내가 하지만, 이 상품이 이번에 성공하면 정기적인 상품으로 만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하민재는 서정환이 가져온 보고서를 가리키며 그리 얘기했다.
“스타트업 투자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곳에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번에 보고서에 적힌 회사는 얘기야 오며 가며 많이 들었습니다만, 직접적으로 투자해야겠다고 생각하지는 못했습니다.”
농·축·수산물 거래라는 게 한눈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었다.
애그로브릿지가 하는 일을 그저 거래 중개라고 본다면 그렇게 보일 수밖에 없었지만, 보고서에 적힌 대로 거래 정보를 데이터화하고, 정보의 비대칭 문제를 해결해 실제 많은 고객이 애그로브릿지로 향한다면 이는 혁신이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애그로브릿지가 하려는 일은 그 누구도 시도해 보지 않았던 일이기 때문에 지금은 힘들더라도 자리가 잡힌다면?
경쟁자가 없으니 무한한 성장을 할 수 있었다. 거래를 독점하는 기업이 성장하기 전에 미리 투자할 수 있는 기회나 다름없었다.
“지금은 본사에 보여줄 시범 단계라고 생각하죠. 이 거래가 성사되고 성공한다면, 정기적으로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정식 상품으로 만듭시다. 그건 3팀이 담당하도록 하고요.”
하민재의 말에 서정환의 두 눈은 커졌다. 펀드 상품의 거래는 개인자산관리 서비스보다 더 많은 수수료를 남길 수 있었다.
오죽하면 ‘펀드 상품 가입은 증권사에게 무조건 이득’이라는 말까지 떠돌아다녔으니까.
설정액이 크면 클수록 거기에서 떨어지는 수수료가 어마어마했다.
이 상품을 정식 상품으로 만들어 3팀에게 맡긴다는 것은…….
“열정이 다시 살아난 그 친구에게 주는 내 응원입니다.”
“…….”
하민재의 말에 서정환은 고개를 숙였다.
“늘 감사드립니다.”
서정환의 인사에 하민재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나 재킷을 챙겨 입었다.
“그럼 이 상품의 허가를 받으러 본사에 들어갔다 와야겠습니다. 오랜만에 부사장님도 뵙고, 컴플라이언스 허가도 받고요.”
하민재는 서정환의 곁으로 다가와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이제는 그만 실망하고 싶네요. 확실하게 합시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센터장실을 나서는 하민재의 등 뒤를 바라보며 서정환은 다시 한번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시간 없습니다.”
하민재가 그리 얘기하고 방을 나서자 고개를 든 서정환은 빠르게 3팀의 사무실로 향했다.
자신이 사무실로 들어서자 두 마리의 병아리들이 무언가 기대한다는 눈초리로 자리에서 일어나자 서정환은 피식 웃음이 새어 나올 뻔했다.
“윤도경 씨, 한다현 씨.”
“네, 팀장님!”
“유성창투와 접촉 준비하세요. 펀드 설정 허가받았습니다. 센터장님께서 지금 본사로 들어가셨습니다.”
서정환의 말에 윤도경과 한다현은 서로를 바라보며 주먹을 꽉 쥐었다.
“아, 그리고.”
서정환은 자리에 앉아 입을 열었고, 모두의 시선이 그리로 향했다.
“펀드 설정액은 150억 원입니다. 나머지 30억 원을 모아야 하니 각자 담당하는 고객께 상품 설명과 권유를 동시에 진행합니다.”
서정환의 말에 도경과 한다현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도경의 고객이 될 권은호뿐만 아니라 한다현의 고객, 그리고 팀원들이 담당하는 고객에게도 기회가 열린 것이다.
이는 팀원들에게도 기회라는 얘기나 다름없었다.
“윤도경 씨.”
“네, 네! 팀장님.”
“보고서 PDF 파일로 작성해 각 팀원에게 보내주세요. 시간 없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도경은 그리 말하며 자리에 앉아 서정환의 지시에 따르기 시작했고, 3팀의 모두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네시십분 현대 판타지 장편소설
지은이 : 네시십분
발행인 : 권태완, 우천제
전자책 발행일 : 2022-10-28
정가 : 100원
제공 : KWBOOKS
주소 : 서울시 구로구 디지털로 31길 38-9, 401호
ISBN 979-11-404-49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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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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