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verly Competent Junior Employee RAW novel - Chapter (750)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750화(750/797)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750화
“다들 놓친 게 있습니다.”
일주일 후, 도경은 김우혁과 시장의 분위기를 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시장은 리튬 업체들의 종말이 찾아온 것처럼 경기를 일으키고 있었는데, 도경이 생각하기로는 과민 반응이 심해도 너무 심했다.
“앨버말의 주가는 일주일 사이 27%가 내렸고, SQM의 주가는 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로 앨버말보다 더 크게 하락했습니다. 저는 이게 국유화라는 큰 것에 충격을 받아서 주변을 보지 못해 생기는 문제라고 생각해요.”
“그래도 아예 이해가 가지 않는 반응은 아닙니다.”
김우혁의 말에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저도 그 반응이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아닙니다. 다만 이 불안을 부추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도경은 그리 말하며 랩톱의 화면을 가리켰다.
“이 기사를 볼까요? 헤드라인이 ‘칠레 국유화의 공포가 돌아왔다’입니다.”
“…….”
“다른 기사는요? ‘세계 최대 리튬 생산지의 배신’ ‘리튬 염호 국유화 선언에 투자자들 큰 피해’.”
도경은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물론 투자자들이 피해를 본 것도 맞고, 공포인 것도 맞습니다. 그런데 이런 기사보다 본질을 먼저 보여줘야겠죠.”
“확실히 심하긴 합니다. 공포만 계속해서 키우는 분위기라서요.”
“네. 하지만, 칠레 대통령이 이야기한 본질은 기존 계약 준수와 민간 기업의 계약 보장이죠. 지금과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도경이 화를 내는 이유도 그것이었다.
아무것도 달라지는 건 없었다.
SQM과 앨버말은 자신들이 한 리튬 개발 계약을 종료 시까지 보장받을 수 있었다.
“다만 한 가지, 계약 만료 이후 칠레 리튬 염호에서 더 이상 개발이 불가능하다는 것인데, 그것도 먼 미래의 이야기고요.”
“그래서 SQM 주식의 매수를 지시하셨군요.”
일주일 전, 도경의 지시에 팀원 모두가 적잖이 놀랐다. 기존에 들어간 투자들을 모두 정리하는 대로 바로 SQM의 주식을 사들이라는 지시였다.
“네. 저는 그때 솔직히 팀원들이 제 이야기를 이해할 줄 알았어요. 놀라기보다는 말입니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는 것이 있잖아요.”
“네. 칠레 정부에서 만든 TF에 전직 SQM 임원들이 들어가 있다는 거요.”
조슈아와 피트가 물어다 준 정보였다. 그리고 지금 상황에서 또 다른 이득을 가져다줄 정보였고.
“그리고 대통령이 어제 국유화와 관련되어서 추가 발언을 했더군요.”
“어떤 발언입니까?”
“국유화 이후 리튬 염호를 개발, 관리할 국유기업은 민관합동이 될 거라고요.”
도경의 말에 김우혁은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다면, SQM이 가능성이 크겠습니다.”
“네. 앨버말은 미국 기업이니 가능성이 작고, 그렇다면 칠레 기업인 SQM일 가능성이 크죠. 정부 TF에도 마침 전 임원들이 들어가 있고.”
김우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대단하십니다. 저도 솔직히 그저께 시장 반응을 보면서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기 힘들었는데, 보스는 그 순간 그런 판단을 내리셨네요.”
“제가 그 당시에 같이 분위기에 휩쓸려 버리면 누가 지시를 내리겠습니까?”
도경은 그리 말하고는 김우혁을 보았다.
“자, 그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 다 끝났습니까?”
“아! 참, 보고드리러 와서 다른 이야기만 하고 있었네요.”
아무래도 도경이 심각한 표정으로 모니터 화면을 보고 있었기에, 이야기가 그리 흐를 수밖에 없었다.
“CDS 전부 정리했습니다. 투입한 금액은 9,300만 달러가량이었는데, 돌아온 돈이 1억 4,100만 달러쯤입니다.”
며칠 사이에 4,800만 달러(약 660억 원)의 이득을 보았다.
“그리고 문제는 1억 9천만 달러가량이 SQM의 회사채로 남아 있는데, 지금 SQM 회사채 금리가 올라서, 수익률은 -6%까지 떨어졌습니다.”
“그건 괜찮습니다. 우리가 팔지 않는 이상 손해는 아니니까요.”
도경의 말에 무슨 이야기인 줄 알겠다는 듯 김우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제 남은 건 미국에서 연락이 오기만 하면 되는데…….”
지이잉-
타이밍 좋게 도경의 휴대전화에선 진동이 울렸다.
“여보세요.”
-보스, 지시하신 풋옵션 행사를 끝냈습니다. 행사가는 42.87달러이고 현재 주가는 32.22달러입니다.
“프리미엄이 얼마였지?”
-4.17달러였습니다. 우리는 2천만 달러로 다섯 배 레버리지를 써서 1억 달러. 총 12만 개의 계약을 체결했고요.
옵션 계약은 1계약당 100주를 통상적으로 의미했다.
“그렇다면 1계약당 순이익은 648달러고, 옵션이 12만 개니…….”
-1억 5천 5백만 달러가량 순수익을 봤습니다.
제이크의 말에 도경은 환하게 웃었다.
“고생했어.”
-보스가 지시하신 대로 바로 SQM 주식에 1억 5,500만 달러를 투입하겠습니다.
수화기 너머 제이크의 말에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내일, 마이애미로 돌아갈 거야. 가서 제대로 이야기하자고.”
-네, 알겠습니다.
짧은 통화를 마친 도경은 김우혁을 바라보았다.
“마이애미에서 연락입니다. 1억 5천 5백만 달러의 수익을 봤다네요.”
“네?”
“우리가 2천만 달러를 투입했으니 수익률은 770%가 넘습니다.”
도경의 말에 김우혁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아쉽네요. 돈을 좀 더 쓸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말이에요.”
하지만, 덤덤한 도경의 말에 김우혁은 더더욱 놀랄 수밖에 없었다.
“농담입니다. 2천만 달러로 레버리지 다섯 배를 잡았으니 1억 달러를 잃을 수 있는 위기기도 했네요.”
“보스!”
“자, 축하는 이 정도로 하고…….”
“지금 축하하신 거예요?”
“네. 자축했습니다.”
도경의 말에 김우혁은 못 말린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덤덤하게 몇 마디 나눈 것으로 축하를 끝낸다니.
“아직 일이 남았으니까요. 저는 바로 마이애미로 가서 SQM 주식 포지션을 손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남겠습니다. 아직 SQM 회사채 문제도 있으니까요.”
“좋습니다. 아마 며칠 안에 정상적으로 돌아올 거라 생각합니다. 주식 가격도 그리고, 회사채 금리도요.”
“제게 가이드라인을 내려주십시오. 몇 %에 매도하면 되겠습니까?”
“수익률 8%부터, 정리 시작해 주세요. 어차피 채권에서 큰돈을 벌 거라고 생각 안 했으니까요.”
“네, 알겠습니다.”
“참, 그리고 CDS로 이득 본 4천만 달러도 제가 좀 쓰겠습니다.”
도경은 그리 말하며 가방에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그러십시오. 그거 제 돈도 아닌데.”
김우혁이 퉁명스레 받아치자, 짐을 챙기던 도경은 고개를 들어 올렸다.
“어디 쓸 거냐고 안 물어보십니까?”
“SQM 주식에 추가로 투입하시겠죠.”
김우혁의 답에 도경은 어깨를 으쓱였다.
“우혁 이사님은 이제 저를 너무 잘 아셔서 큰일입니다. 패턴이 읽힌 것 같아서요. 호세! 루초!”
그렇게 농담을 한 도경은 사무실 한편에서 일을 하고 있는 호세와 루초를 불렀다.
“호세, 루초. 저는 이제 마이애미로 돌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도경의 말에 두 사람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함께 일한 지는 며칠 되지 않았지만, 자신들이 그간 봐온 사람 중 세상에서 가장 바쁜 사람이 도경이었다.
“두 사람의 합류 덕분에 칠레 상황에 관해 많이 알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 유성은 앞으로 칠레를 거점으로 남미 전역에 투자할까 생각하기도 하고요.”
도경은 이 칠레 오피스를 그냥 한 번 투자로 쓰고 버리는 사무실로 두고 싶지 않았다.
“제가 루초에게 요구할 것은 전문성이 아닙니다. 호세나 곧 우리가 채용할 직원들이 잘 지낼 수 있도록 여러 여건을 챙겨주십시오.”
루초는 아무래도 이 업계에 있었던 사람이 아니다 보니 전문성을 요구하는 것은 오버였다.
지금도 호세의 일을 돕는 수준이기도 했고.
그 일의 연장선이었다.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호세는 앞으로 이 오피스를 이끌어 나가야 합니다. 지금은 투자 전권을 마이애미에서 쥐고 있겠지만, 나중엔 좀 더 권한이 늘어날 수도 있으니까요.”
도경의 말에 호세는 기대하는 얼굴로 집중했다.
“직접 함께 일할 직원들을 채용해 주세요. 단 한 가지 이 사무실이 지켜야 할 것은 마이애미와 동일한 컴플라이언스입니다.”
유성인베스트먼츠의 내부 규정은 여타 다른 곳과 다르게 강력하기로 유명했다.
“그걸 지켜가며 사람들을 뽑아주세요.”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명심하세요. 이곳은 우리 남미 진출의 거점입니다. 호세가 해야 할 일이 참 많을 거예요. 그에 따른 보상은 확실하게 하겠습니다.”
도경의 말에 호세는 다부진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킴, 며칠만 더 고생해 주세요.”
“네. 호세, 루초와도 잘 맞으니까요.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도경은 그렇게 팀원들의 배웅을 받으며 마이애미로 향했다.
* * *
“보스!”
다음 날, 칠레를 떠난 도경은 마이애미의 유성인베스트먼츠로 출근했다.
팀원들은 오랜만에 본 도경의 얼굴에 반가워 인사를 해왔고, 도경 또한 팀원들에게 인사를 나누고는 제이크의 자리로 향했다.
“제이크, 이번에 정말 고생했어.”
“아닙니다. 보스의 말만 따른 것일 뿐인데요. 저도 제가 회사에 들어오고…… 또, 업계에 들어온 이후 처음으로 700%가 넘는 수익률을 올려봤고요. 어디 자랑하지 못해 안타까울 뿐입니다.”
도경 또한 처음이었다.
“나도 처음이야. 이래서 다들 레버리지 사용해서 한꺼번에 크게 먹나 싶기도 하고.”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익을 봤으니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만에 하나 이번 투자가 실패했다면?
두 번 다시는 레버리지를 입에 꺼내지도 않았을 것이다.
“농담이야. 농담.”
“옵션에 레버리지를 쓰는 건 자제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정말 너무 힘들었습니다.”
도경은 그렇게 말해오는 제이크를 보며 웃어주었다.
“SQM 포지션은?”
“잡고 있습니다. 어제부터 잡기 시작했는데, 현재 평균 단가는 31.43달러입니다.”
“어제도 또 주가가 내렸네.”
“네, 아무래도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이게 반전이 될 만한 요소가 있어야 하는데 최근엔 없거든요.”
아무래도 전기차 시장의 약세로 인해 리튬 배터리에 쓰이는 리튬 주문량도 준 상황이었다.
“쉽네.”
“네?”
“반전될 만한 요소를 만들면 되는 거 아냐?”
“그렇습니다만…… 그런 게 있나요?”
“있지.”
도경은 그리 말하며 제이크를 바라보았다.
“조금 전에 우리가 700% 넘게 수익을 본 걸 자랑하지 못해서 안타깝다고 했지?”
“네.”
“그럼 하자. 자랑.”
제이크는 무슨 말이냐는 듯한 얼굴로 도경의 말에 집중했다.
“유성이 풋옵션을 행사해서 770%가 넘는 수익을 봤다라는 말을 들으면 어떨 것 같아? 네가 투자자라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겠죠.”
“그거 말고.”
“아, 헤지펀드니까 정보가 있어서 그랬나 보다.”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헤지펀드가 큰돈을 벌었다고 하면 처음 드는 생각은 대단하다였고, 두 번째는 우리가 접근할 수 없는 정보를 취급하니 당연하다는 생각을 하는 투자자가 많았다.
“그럼, 그렇게 발라 먹은 곳에서 다시 SQM의 주식을 매수한다면?”
“…….”
잠시 생각하던 제이크는 두 눈을 크게 뜨고 도경을 바라보았고, 도경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하자고, 우리 포지션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