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verly Competent Junior Employee RAW novel - Chapter (759)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759화(759/797)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759화
“여기까지가 내가 어제 클라이언트를 만나고 와서 내린 답이야.”
다음 날, 도경은 오전부터 호텔 한편에 마련된 미팅룸에서 있었다.
원래는 사업에서 중요한 이야기를 할 때 쓰던 방이었는데, 호텔에 요구해 당분간 기초적인 일들을 할 수 있는 사무실로 변한 상황이었다.
돈은 꽤 썼지만, 이곳에 임시로 사무실을 구해 기구를 들여오는 것보다는 저렴했고 효율적이었다.
“자, 그래서 오늘 여러분과 내가 해야 할 것은 미래의 먹거리를 찾는 거야. 유성투자증권 그리고 폴스카 화학 두 클라이언트를 위해서.”
도경의 말에 팀원들의 얼굴에는 중압감과 기대감이 동시에 혼란스럽게 자리 잡고 있었다.
도경은 저들의 마음이 어떤지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럼 조건을 이야기할 거야. 첫째. 정유 사업과 원유, 신재생 에너지 등 에너지 사업은 안 돼.”
이미 폴스카 화학에서 하고 있는 사업이었다.
유가 하락이 장기전으로 가며 폴스카 화학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고, 이 분야에서 사업 확장보다는 기술을 발전시키는 걸 목표로 하고 있었다.
“둘째, 철강, 자동차 등 전통적인 제조업도 안 돼.”
도경의 입에서 두 번째 조건이 나오자 몇몇 팀원의 입에선 탄식이 흘러나왔다.
아마도 그들은 제조업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왜 안 되냐? 미국의 반대편에 설 수밖에 없기 때문이야.”
도경은 팀원들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자동차나 철강산업은 결국 중국과 경쟁하며 유럽 여러 국가를 상대로 해야 하는데, 가장 중요한 시장인 미국에서는 우리를 반기지 않을 거야.”
“새로운 대통령도 있고요.”
“맞아. 새로운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자야. 당연히 제조업은 미국 내에 생산 시설이 있는 기업들만 밀어줄 거고.”
이미 그의 1기 정부 때 모두 보았다.
중국과 무역전쟁으로 인해 여러 제조업 기반의 국가들이 피해를 보았다.
웬만한 국가의 제조업 기업들은 미국 내에 생산기지를 만들었지만, 지금 새롭게 들어간다면 자리가 부족할 것이다.
“자, 그리고 마지막. 폴란드를 비롯한 동유럽 국가들의 상황에 맞아야 해.”
어쩌면 가장 중요한 조건이었다.
“폴스카 화학은 이곳을 기반으로 사업을 하길 원해. 더불어 우리가 생각한 이번 투자의 핵심도 발전하는 동유럽 경제에 베팅하는 것이니까.”
뜬금없이 동유럽 상황에 맞지 않는 투자 분야를 말하지 말라는 소리였다.
“자, 그럼 한 명씩 의견을 이야기해 보자고.”
도경이 그렇게 말하고 팀원을 바라보자 하나둘 손을 들었다.
“댄.”
“저는 유럽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방위산업체를 인수하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그 말에 도경은 흥미롭다는 듯 양 눈썹을 치켜올리며 집중했다.
“아시다시피, 최근 동유럽 국가의 방위비 사용률이 현저하게 늘었습니다. 동유럽뿐만이 아니라 서유럽의 독일도 방위비를 올리기 시작했고요.”
아무래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여파였다.
“특히 동유럽은 유럽연합과 NATO의 최후의 보루입니다. 러시아에 대항한 가장 최전방 전선이기도 할 거고요.”
아직 유럽연합과 나토는 전쟁에 직접 개입할 생각은 없었다. 다만, 만에 하나 직접 개입을 결정한다면 폴란드는 최전방이나 다름없었다.
“그래서 최근 폴란드의 경우는 여러 국가에서 무기를 사오고 있고요.”
“좋은 이야기야.”
도경은 그렇게 발표한 팀원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방위산업은 타당성도 있고, 실제로 돈이 돌고 있으니 아주 훌륭한 의견이야. 그런데 유럽 내의 방위산업체 중 매물이 있나?”
“어차피 우리의 지금 전략이 M&A를 통한 폴스카 화학의 산업확장과 새로운 펀드 투자라면, 폴란드 내에 있는 방위산업체를 인수하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폴란드의 방위산업체라.”
도경은 고개를 돌려 쿠바를 바라보았다.
“혹시 잘 알면 소개를 해줄래?”
“PGZ라는 국영기업이 있습니다. 이곳은 컨소시엄 형태로 돌아가는 회사고요. 약 30개 이상의 기업이 PGZ의 휘하에서 여러 가지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주로 생산하는 건?”
“모든 무기입니다. 탱크, 장갑차, 화포, 전자전 장비, 항공기 정비 시스템, 함정 건조 등 육해공을 가리지 않습니다.”
도경은 흥미롭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만약 우리가 그 기업 중 하나를 인수한다면?”
“좋든 싫든 PGZ의 휘하에 있어야 합니다. 정부의 방위산업체라는 것이 어느 국가든 정부의 관리를 떠날 수는 없으니까요.”
가령, 권총의 총알을 만드는 A라는 기업이 민간기업이더라도 정부의 철저한 관리를 받았다.
왜?
총알 또한 한 국가의 전략자산이었고, 이 전략자산은 기업의 마음대로 수출하거나 판매할 수 없었다.
“그렇다는데?”
도경은 발표를 한 팀원을 바라보았다.
“매우 좋은 의견이었어. 나도 혹할 정도로, 하지만 방위산업은 기각이야. 경쟁에서 이길 자신이 없어.”
도경은 모든 팀원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이미 폴란드는 한국의 K2전차나 야포를 비롯한 전략자산들을 아주 싼 가격에 사들이고 있고, 한국 기업에서 내건 조건은 현지 생산과 라이센스야.”
즉, 한국은 전차를 폴란드에 수출하며 폴란드의 요구 사항과 환경에 맞도록 이미 개조했고, 더 나아가 폴란드에서 라이센스 생산을 할 수 있게 해주었다.
라이센스 생산은 원작자의 허가를 받고 생산하는 것을 말했는데, 폴란드의 공장에서 한국의 무기가 만들어진다는 말이다.
“폴란드는 이미 한국 기업과의 거래로 폴란드 내부에서 전차도 만들고 있고, 늘어난 생산라인으로 고용 창출 효과도 보고 있어. 이곳에 우리가 비집고 들어갈 틈은 보이지 않네.”
도경의 말에 모두가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자, 다른 의견을 받아볼까 싶은데.”
도경의 말에 팀원들은 고민에 빠진 것 같았다. 아무래도 워낙 제약 조건이 많다 보니 기존에 생각해 놓은 것도 컷을 당한 팀원이 많았다.
도경은 잠시 그들에게 시간을 주겠다는 듯 기다리다 한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쿠바와 눈이 마주쳤다.
“증명해야지?”
도경이 작은 목소리로 그리 말하자 팀원들의 시선이 쿠바에게로 향했다.
쿠바는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제 생각에는 기존 사업에서 파생될 수 있는 사업에 투자를 하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기존 사업이라.”
“네.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분이 아시다시피 폴스카 화학은 에너지와 관련된 모든 것을 합니다. 그리고 화학 개발에 많은 것들을 투자하고 있고요.”
“그렇지.”
“폴스카 화학은 폴란드 내의 대학교에 여러 산학 협약을 가지고 있습니다. 폴스카 화학에 맞는 인재들을 길러내기 위함이죠.”
도경은 계속 이야기해 보라는 듯 손짓했다.
“10년 전, 현재 폴스카 화학의 오너이자 회장인 알렉산더 마주르는 폴리쉬파마라는 아주 작은 규모의 제약 회사를 인수했습니다.”
제약 회사란 말이 쿠바의 입에서 나오자 모두의 얼굴에 흥미로움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여러 화학 정제 부산물들을 사용할 방법을 찾기 위해 소규모의 업체를 사들였습니다. 폴스카 화학의 규모에 맞지 않는 소규모 업체입니다.”
“규모가 어느 정도인데?”
“폴파마라는 폴란드 대표 바이오시밀러 기업에 라인을 하나 빌려주고 생산만 하던 중소 기업이었습니다.”
“계속해 봐.”
도경의 말에 쿠바는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제약산업에서 사용하는 많은 활성 의약품 성분 API와 화학 중간체는 석유화학에서 나온 제품을 기반으로 하거든요. 당시에 남은 재료들을 사용할 방법을 찾으며 한 인수였습니다.”
“결과는?”
“원유 가격 상승 및 수요 상승, 천연가스 수요 상승으로 인해 당시에 하려던 것을 하지 못했고, 10년째 해당 기업은 그저 하청업체로 남아 있습니다.”
“조금 전 대학의 이야기를 했는데.”
도경은 지금 쿠바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조금 전 말한 산학과 관련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했다.
“당시 해당 제약 회사를 인수하며 한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폴란드의 명문 대학에 연구비를 지원하고 내부의 산학 협력체를 만들었습니다. 제약과 관련된 사업이었어요.”
“…….”
“그때, 투자한 막대한 돈의 효과가 최근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대학 내의 산학 단체로 시작한 한 기업이 최근 유럽 내에서 성과를 보이고, 기업으로 독립을 했습니다.”
“이름은?”
“제네티카 프론티어라는 바이오 공학 기업입니다. 이들이 하는 일은 바이오 리액터를 제조하는 사업인데, 제약 산업에서 다양한 생물학적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핵심 장비를 이야기합니다.”
“그러니까, 화학 생산품을 위한 장비를 만드는 회사네?”
도경의 말에 쿠바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장비일 수도 있고, 시스템일 수도 있습니다. 총괄하는 말이니까요. 어쨌거나, 제약산업에는 백신이나 세포 치료제, 백신과 같은 단백질 치료제를 생산하는 데 쓰이고, 에너지 산업에서는 바이오연료를 생산하는 데 쓰입니다.”
도경은 왜 쿠바가 그 이야기를 꺼냈는지 알 것 같았다. 알렉산더 마주르는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이미 돈을 투자해 하나의 사업체를 탄생시킨 상황이었다.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을 뿐.
“최근 제네티카 프론티어에서 만든 제품들이 이탈리아나 스위스, 독일의 유명 제약 회사들이 찾기 시작했고 작년 한 해 매출 1억 달러를 달성했습니다.”
“기업이 생긴 지 얼마나 됐는데?”
“3년 차입니다.”
도경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1억 달러는 어찌 보면 적은 돈이었다.
우리 돈으로 약 1,400억 원이었으니까.
도경이 그동안 상대해 왔던 기업들의 매출치고는 너무 적었다.
하지만, 그들이 창업한 지 3년 만에 그런 매출을 올렸다면 놀랄 수밖에 없었다.
“특히 그들은 새로운 바이오리액터 기술 특허를 가지고 있는데, 유전자 최적화 세포주가 그 주인공입니다.”
“어렵네.”
“어렵게 생각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단백질 발현 수준을 극대화해서 생산수율을 올려주는 특허거든요.”
“그게 어디에 사용되는데?”
“인슐린이나 성장 호르몬과 같은 제품에 사용됩니다. 유전자 최적화를 통해서 생산성이 향상되는 거죠. 품질도 좋아지고.”
도경은 아직은 선뜻 이해되지 않았지만, 어쨌거나 수율이 좋아진다는 것은 품질이 높은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말이었다.
“한 가지 더, 이들이 가진 기술은 단일클론 항체, 즉 암 치료제나 자가면역 질환 치료제에서 높은 발현 수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합니다.”
“그게 실제로 증명되었어?”
“어디까지 아직 회사의 주장이긴 합니다만, 여러 곳에서 테스트를 했고 유의미한 효과를 봤다고 합니다.”
“그게 저들의 특허기술이고.”
“그렇습니다.”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폴스카 화학과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사업임도 분명했고, 제약은 미래를 이끌 수 있는 사업 중 하나임도 분명했다.
“자, 그럼 가장 중요한 건데. 경영진은 팔 생각이 있나?”
“최근 독일의 제약 회사와 인수 협상 중이라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제네티카 프론티어의 경영진들은 엑시트를 생각 중인 것 같습니다.”
쿠바의 답에 도경은 다른 팀원들을 바라보았다.
반론이 있으면 말하라는 얼굴이었는데, 그 누구도 반론을 제시하지 않았다.
“좋아. 그럼 우리의 새 목표가 정해졌으니, 팀원을 분배해야지. 제이크.”
“네, 보스.”
“네가 쿠바를 제외한 팀원들을 이끌고 유럽 내의 바이오산업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 마이애미에 있는 피트의 팀을 끌어 써도 좋아.”
“네, 알겠습니다.”
“쿠바.”
“네, 보스.”
도경은 가만히 쿠바를 보며 입을 열었다.
“네가 낸 아이템이니 나와 함께 메인에서 움직인다. 우리가 할 일은 사람들을 만나고 설득하고, 협상을 하는 일이야.”
“무슨 말씀인지 알 것 같습니다. 자료 준비하겠습니다.”
“자, 좋아. 정해졌으니 다들 시작하자고.”
도경의 말에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나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