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verly Competent Junior Employee RAW novel - Chapter (86)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86화(86/797)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86화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29일 유성투자증권의 투자 톡톡 방송 시작합니다.”
유성투자증권 본사에 있는 스튜디오.
도경은 긴장된 표정으로 숨을 고르며 정면에서 자신을 찍고 있는 카메라를 바라보았다. 유능하게 방송을 진행하는 사내 아나운서의 말에 따라 유튜브 생방송이 시작되었다.
189…… 711…… 2,380명.
도경은 화면에 뜬 실시간 채팅창을 바라보았는데, 시청자들이 하나둘 접속하기 시작했다.
선진증권 이동혁의 영상보다는 덜하겠지만, 도경 또한 투자자들 사이에서 이름이 알음알음 알려져 있었다.
또, 주제가 시장을 이끌어가는 테마라 그런지 장이 마감한 이후임에도 꽤 많은 사람이 들어오고 있었다.
10만 명씩 생방송을 보러 들어오는 채널에 비하면 새 발의 피였지만, 증권사 유튜브 채널치고는 많은 시청자가 방송을 보러 들어오고 있었다.
“윤도경 매니저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리더스 센터 자산관리 매니저 윤도경입니다.”
본격적으로 방송이 시작되자 도경은 언제 그랬냐는 듯 긴장했던 모습을 모두 떨쳐 버리고는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자신을 소개했다.
“윤도경 매니저님은 저희 채널의 일등 공신과도 같은 분이신데요.”
아나운서의 말에 도경은 미소를 지었다.
“여전히 저희 채널의 조회 수 1위를 차지하고 계십니다. 오랜만에 출연해 주셨는데 시청자 여러분께 인사 부탁드릴게요.”
“어쩌면 저를 이 자리에 있도록 만들어준 채널에 다시 나오게 되어 기분이 새롭습니다. 시청자 여러분과 개인투자자분들을 위해 열심히 준비해 왔습니다.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도경이 시청자들을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하자 채팅창에서는 도경을 환영하는 채팅들이 올라오고 있었다.
“본격적으로 시작해 볼까 하는데요. 오늘 장이 조금 좋지 않았어요.”
“네. 어제와 비슷하게 오후장 들어서 미국 선물지수의 하락과 아시아 증시의 하락 등 외부적인 영향을 받아 매도세가 늘었습니다.”
아나운서의 리드에 도경은 능숙하게 오늘 국내 증시 시황에 대해 브리핑하기 시작했다.
“시장 전체의 낙폭이 확대되어 업종 대부분이 하락했으나 한영조선 등 조선주와 이온웍스로 대표되는 방산주 등은 상승하는 흐름을 보여주었습니다.”
“매니저님께서 말씀해 주신 대로 최근 태조이방원으로 불리는 업종들은 여전히 강세인데요.”
“금리 인상과 경제불황 등의 영향으로 시장에 풀린 자금이 적다 보니, 지금과 같은 시장 상황에서는 태조이방원으로 불리는 업종으로 유동성이 몰릴 때 다른 업종을 팔고 옮겨 가는 경우가 흔합니다.”
도경의 설명에 아나운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집중했다.
“그러다 보니 일부 업종은 주가의 하락이 빠르게 찾아오며 투자자들이 탈출하는 안 좋은 상황이 벌어지는 거죠.”
요즘 시장이 좋지 않은데도 태조이방원이라 불리는 다섯 업종이 잘나갈 수밖에 없는 이유를 도경은 얘기했다.
돈이 거기로 몰리자 다른 업종들은 소외를 당하고 있었다.
“지금과 같이 지수가 하락할 때 이런 식의 순환매매는 늘 있었던 일이니 업종을 잘 선택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매니저님께서 업종을 잘 선택해야 한다고 하셨는데요. 마침 오늘 종목을 하나 보여주려고 준비해 오셨죠?”
짧은 시황 브리핑이 끝나자 아나운서는 능숙하게 본론으로 들어갔다.
모르긴 몰라도 지금 생방송을 보러 들어온 투자자들이나 후에 업로드된 영상을 볼 투자자들이 가장 원할 부분이나 다름없었다.
“네, 그렇습니다.”
“그럼 투자자분들을 위해 소개를 좀 해주시겠어요?”
아나운서의 말에 도경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제가 여러분께 소개해 드릴 기업은 하이온입니다.”
[하이온 4,550원 / -0.15%]도경의 말과 동시에 화면에는 하이온의 오늘 주가와 등락률이 떴다.
“하이온이요?”
아나운서는 처음 들었다는 표정과 말투로 도경을 향해 물었다.
물론 그녀는 이미 도경이 준비한 기업을 알고 있었을 테지만, 시청자들의 입장을 대변하려는 듯했다.
“네. 하이온은 코스닥에 상장된 회사로 태양광 에너지 소재와 부품을 생산합니다.”
도경은 며칠간 조사를 한 결과 하이온이라는 기업을 찾을 수 있었다. 평소 태양광과 같은 신재생 에너지 쪽은 잘 알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개인적으로 지식을 늘릴 수 있어 좋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방송에 나가겠다고 약속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보다 스몰캡(Small Cap, 소형주)이에요.”
“네, 아나운서님께서 말씀해 주신 대로 하이온은 많은 투자자가 알 만한 기업은 아닙니다. 시가총액도 작고, 주가도 낮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코스피와 코스닥 양대 시장이 있었다. 재벌로 대표되는 대기업들은 대부분 코스피 시장에 상장되어 있었고, 소형벤처나 중소기업들은 코스닥 시장에 상장되어 있었다.
하이온은 이 중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중소 제조업 기업이었다.
“하이온은 태양광 발전기에 들어가는 슈퍼커패시터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기업입니다.”
슈퍼커패시터(Supercapacitor)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꺼내 쓸 수 있는 축전기를 얘기했다.
“태양광 발전은 에너지를 저장하기 위해 배터리를 사용합니다. 하지만, 친환경을 위해 설치하는 태양광에 중금속으로 만들어진 배터리를 사용하는 것은 모순이 있는 부분이죠.”
배터리는 대부분 리튬이라는 중금속을 이용해 만들어졌다. 리튬을 채굴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환경파괴가 일어났고, 더 나아가 배터리를 사용한 이후 나오는 폐배터리 문제도 심각했다.
도경은 정면의 카메라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최근 태양광 발전기를 필요로 하는 곳은 이 해결책을 찾기 시작했고, 이 슈퍼커패시터를 많이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슈퍼커패시터는 중금속이 들어가지 않고, 발전 효율도 배터리보다 높습니다.”
화면에는 도경이 준비한 자료들이 띄워지고 있었다.
설명과 함께 들으면 시청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며칠간 도경이 직접 준비한 자료였다.
“세계 각국에서는 탄소중립을 위해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며 환경규제를 만들었고, 이에 태양광 발전 업체에서는 배터리보다 슈퍼캐퍼시터를 이용한 축전 방식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태양광으로 만들어낸 전기에너지를 보관하는 부품이 슈퍼커패시터였고, 하이온은 이것을 주력 상품으로 만들고 있었다.
“회사가 설립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어요.”
아나운서의 물음에 도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이온은 2005년에 설립되어 20년이 채 되지 않은 회사입니다만, 세계 최초로 3V급 슈퍼커패시터를 생산해 내며 이 분야 세계 점유율 1위에 올랐습니다.”
“놀랍네요. 연력이 짧은데도 세계 점유율 1위라니.”
“이전까지는 시장이 매우 작았지만,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친환경 에너지가 주목받으며 친환경 에너지를 저장하는 수단도 덩달아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덕분에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수 있었고요.”
도경의 말에 아나운서는 흥미롭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이온은 국내 태양광 발전기 생산업체는 물론이고, 미국과 중국에 있는 기업들과도 슈퍼커패시터 납품 계약하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미국의 솔라온과 장기간 납품 계약을 성사하며 미국 현지에 공장을 짓는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미국 현지에요?”
“네. 미국 현지에서 만들어 솔라온은 물론이고 나머지 태양광, 수소발전 업체들에 슈퍼커패시터를 납품하겠다는 포부인데요. 실제로도 북미지역의 점유율을 늘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온쇼어링 때문인가요?”
아나운서의 물음에 도경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나운서님의 말씀처럼 전 세계는 지금 탈세계화의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탈세계화는 제조업 기반으로 일어나고 있는 국가 정책이었다.
이전에는 가격 경쟁력을 위해 인건비가 싼 중국이나 베트남 등에 공장을 짓는 오프쇼어링(Offshoring)이 대세였지만, 전쟁과 국가 간 갈등으로 비롯된 국제질서 문제와 전염병으로 인한 공급망이 무너지는 현상 때문에 미국 제조기업들이 다시 미국에 공장을 짓는 리쇼어링(Reshoring)이 대세였다.
거기서 더 나아가 각국은 해외 기업을 자국에 유치해 공장을 지으면 세금 혜택을 주는 온쇼어링(onshoring)을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었다.
“최근 미래자동차나 미래전자가 미국에 대규모 공장을 짓는 이유와도 같습니다.”
“하이온도 혜택을 받았나요?”
“소규모 업체라 앞선 대기업들과 같이 세제 혜택은 받지 못했습니다. 다만,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것보다 관세 등 기타 세금에서 더 큰 이득을 볼 것으로 예상됩니다.”
“완공 시점이 내년이네요.”
“내년에 공장을 완공하고, 생산에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아나운서는 고개를 끄덕이다 채팅장 쪽으로 눈을 돌렸다.
“채팅창에서는 매니저님 덕분에 새로운 기업을 알았다는 반응과 하이온이 저평가된 좋은 기업이라는 얘기들이 올라오고 있는데요. 매니저님께서 하이온을 소개해 주시는 큰 이유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아나운서의 말에 도경은 고개를 끄덕이며 정면의 카메라를 바라보았다.
“직전 분기 하이온의 매출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하이온 2022년 4분기 매출 212억 원 / 영업이익 48억 원 / 순이익 58억 원]“와, 주가에 비해 상당히 높은 분기 매출이에요.”
“네. 아나운서님의 말씀처럼 한 분기의 매출치고는 놀라운 매출입니다. 더 놀라운 것은…….”
도경의 말에 화면이 넘어가며 무언가 숫자가 떴다.
[하이온 2022년 4분기 실적 예측: 매출 191억 원 / 영업이익 28억 원 / 순이익 1억 원]증권가에서는 각 회사에 대한 실적을 예측한다.
이 예측을 바탕으로 기업에 투자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이온이 기록한 매출은 증권가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매출이었고, 이를 어닝 서프라이즈(earning surprise)라 말한다.
“하이온의 발표된 실적은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였고, 특히 순이익 부분이 58억 원으로 최근 들어 좋은 실적을 올리고 있습니다. 역대 실적도 보실까요?”
화면에는 도경이 요청한 역대 실적이 떠올랐다.
** 하이온 최근 실적 추이 **
2022.4Q 212억 / 48억 / 58억
2022.3Q 152억 / 19억 / 21억
2022.2Q 118억 / 21억 / 20억
2022.1Q 113억 / 12억 / 27억
2021.4Q 107억 / 7억 / 4억
“매 분기 성장하는 실적을 발표하고 있어요.”
아나운서는 놀란 듯 두 눈을 크게 뜨고 상기된 목소리로 도경을 향해 말했다.
“네. 아나운서님께서 말씀해 주신 대로, 매 분기 성장하는 매출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제가 하이온을 시청자 여러분께 소개하는 이유입니다.”
도경은 자신의 고객들에게 늘 말해왔듯 돈을 버는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이온은 태조이방원이라는 최근 시장을 이끌어가는 테마에 속해 있으면서도 매출을 꾸준히 내고 있다는 점이 도경의 눈에 들어왔다.
“하이온은 점진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좋은 방향으로요.”
돈은 벌지 못하면서 매번 성장하겠다고 속된 말로 여론 몰이를 하는 기업이 많은 코스닥 시장이었다.
이런 기업의 대부분은 자신들이 돈을 벌지 못하니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의 돈으로 사업에 투자를 했다.
돈이 필요할 때마다 그런 행동을 하니 시장에 풀리는 주식은 점점 많아지고, 초기에 들어갔던 투자자들의 지분 가치는 점점 내려갈 수밖에 없는 최악의 구조였다.
하지만 하이온은 기술력으로 돈을 벌고 있었고, 급변하는 세계정세를 따라가는 흐름도 뛰어났다.
“비록 다른 기업들보다 시가총액도 낮고, 많이 알려지지 않은 기업입니다. 하지만, 하이온은 머지않아 다른 기업들과의 차이를 보여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도경의 말이 끝나자 화면은 아나운서에게로 넘어갔다.
“오늘 매니저님 덕분에 좋은 기업을 알게 되어서 기쁩니다. 고맙다는 인사를 드려야 할 것 같네요. 하이온에 대한 소개는 여기서 마치고, 최근 시장에 관한 질문을 드리고 싶은 것이 있는데요.”
아나운서의 말에 도경은 의문스럽다는 듯 아나운서를 바라보았다.
사전에 시장에 관한 질문이 있을 거라는 말은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태조이방원 중에 2차전지에 대해서 매니저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아나운서의 말에 도경은 속으로 피식 웃음이 나왔다.
이게 이성현이 말한 그 언더독 전략인 것 같았다.
이성현은 앞서 오전에 있었던 선진증권의 VIP센터 이동혁이 추천한 2차전지 관련주에 관해 도경의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올지 예상하는 것 같았다.
“2차전지 업종에 수많은 좋은 기업이 있고 기술력도 있습니다만, 흐름을 봐서는 지금은 조금 고평가가 되어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도경은 이성현이 깔아준 판에서 도망갈 생각은 없다는 듯 자신의 의견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네시십분 현대 판타지 장편소설
지은이 : 네시십분
발행인 : 권태완, 우천제
전자책 발행일 : 2022-10-28
정가 : 100원
제공 : KWBOOKS
주소 : 서울시 구로구 디지털로 31길 38-9, 401호
ISBN 979-11-404-49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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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단 사원이 너무 유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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