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riest of Corruption RAW novel - chapter (158)
158 화 꿀밤.
꿀밤.
내가 사람이 아니라고?
잠깐 머리가 혼란스러웠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별일이 아니었다.
오히려 머리가 날아가도 살아나는데 그게 사람이라면 말이 안 되는 이야기겠지. 내가 진짜로 놀란 점은 내 몸의 기초부터가 사람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아테르는 내 표정을 가만히 관찰하더니 주머니를 뒤적거렸다.
“나는 당연히 네가 네 몸의 기원 정도는 알고 있을 거라 여겼는데 말이지. 애초에 네 몸처럼 정교한 육체를 빚어내려면 상상도 못 할 자원이 투입되었을 텐데 그런 투자를 하고 네 몸을 그냥 놓아둔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거든. 자, 이거 한번 먹어 볼래?”
그는 정체불명의 액체가 든 앰플을 꺼내 내게 건넸다.
“이건 또 뭡니까?”
“네 육체의 ‘본질’을 끌어낼 수 있는 약물. 내 연구 분야의 핵심은 생물의 정수를 자극하고 추출하는 거거든? 이게 사실, 단순한 과학만은 아니고 고대 주술과도 조금 관련이 있는 건데…”
고대 주술? 생전 처음 듣는 단어였다.
“그건 또 뭡니까?”
이거 자꾸 질문만 하는 기분인데.
이 세계의 학자와 제대로 된 이야기를 나누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 그런지, 아테르는 내가 모르는 세계의 비밀들을 자꾸 꺼내서 줄줄 나열해 댔다.
“고대 주술이 뭐냐고? 아, 모를 만도 한가. 제대로 된 주술사는 이 시대에 거의 남아 있지 않으니까. 마법 사용의 가능 유무는 ‘태생’이 결정하잖아? 고대 주술은 마법사로 태어나지 않아도 이 세계에 퍼져 있는 마력을 이용하고자 하는 데서 시작한 기술이지. 뭐, 불리는 이름은 제각기 다양한데 어차피 마법에 비하면 지극히 비효율적이고 약한 기술이라 사장된 지 오래야. 나도 곁다리로 살짝 응용하는 정도고.”
‘진짜 주술사를 만나면 물어봐. 나도 잘 모르니까.’라고 짧게 말한 그는 내 손에 든 자그마한 앰플을 가리키며 말했다.
“여튼, 그거 한번 먹어 봐. 그러면 네 본질이 잠깐, 아주 잠깐 드러날걸? 네 몸의 원상복구 속도로 보건대, 약효는 채 10초도 안 갈 거야.”
내 육체의 본질이라. 알아 둬서 나쁠 건 없겠지.
나는 어제의 복수전이랍시고 일어나서 밥 먹자마자 열심히 카드놀이를 하고 있는 세 여인을 힐끔 바라보았다. 어젯밤, 나까지 껴서 친 카드게임의 승자는 펄리였다.
“조금 위험할지도 모르니, 잠깐 밖에 나가죠.”
“뭐 좋지.”
그렇게 셋을 뒤로하고 나는 아테르와 함께 실험실을 빠져나와 가까운 유적의 공동으로 향했다.
“그럼 먹습니다?”
내 외침에 아테르는 저 멀리 아주 멀찍이 떨어진 바위 뒤에 숨어서 커다란 동그라미를 그려 보였다.
나는 미련 없이 자그마한 앰플을 따고 입 안에 약물을 털어 넣었다.
식도를 타고 흘러내리는 화끈한 느낌과 함게 정신이 암전되었다.
***
빡!
배를 걷어차인 충격과 함께 내 몸이 데굴데굴 굴러 바닥에 처박혔다. 익숙한 충격에 나는 지금 어디로 끌려온 건지 바로 이해했다.
“하, 진짜 조금 부드럽게 깨워 주면 안 됩니까?”
눈을 뜨자 투구의 틈새로 활활 타오르는 한 쌍의 암녹빛 귀화가 보였다. 언덕 위 바위에 걸터앉은 암녹빛 갑옷, 임페트로는 무척이나 신경질적인 어투로 말을 꺼냈다.
– 넌 주는 대로 처먹지 않으면 못 참는 병이라도 걸린 거냐? 그 돌팔이 놈이 만든 약이 뭔 줄 알고 넙죽넙죽 처먹고 난리야.
틀린 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나도 나름대로 생각한 바가 있었기에 말투는 자연히 뾰족해질 수밖에 없었다.
“저는 어떻게든 빨리 강해져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방법이 무엇이든 간에요.”
애초에 내가 정말 강했다면, 어머니와 쟈멜이 물에 빠져 강에 휩쓸릴 일도 없었다. 부패의 사제로서의 권능은 충분히 강력했지만, 대놓고 능력을 쓸 수 없다는 약점이 요즘 들어 너무 뼈저리게 느껴졌다.
특히나 카디쇼와의 전투에서 더 심하게 체감했다. 3년 배운 검술로는 역시 제대로 단련한 강자와의 싸움에서 이길 수 없었다. 대륙은 넓고 강자는 많았기에.
그래서 나는 튼튼한 몸만 믿고 약효가 불분명한 아테르의 약물을 냉큼 먹었다.
다른 사제들이 보는 앞에서 사용해도 괜찮은 힘이 필요했다.
나는 암녹빛 귀화를 피하지 않고 마주 노려보았다.
“지금의 저는 너무나 약하지 않습니까.”
임페트로는 가타부타 말없이 조용히 내 눈빛을 관찰했다. 그는 한참이나 내 얼굴을 보고 있다 홱 하고 고개를 돌려 언덕 밑 평야를 내려다보았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치열한 전장이었던 평야는 어느새 풀 한 포기 남지 않은 황야가 되어 있었다.
금속을 타고 웅웅대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까의 짜증 가득한 목소리와 달리 그 목소리에는 낯선 무거움이 담겨 있었다.
– 강함이라는 건, 쌓아 올리는 거다. 차근차근, 피와 땀으로 빚어낸 벽돌을 쌓아 올려서. 하루아침에 얻는 힘은 널 좀먹을 뿐이지.
그 번지르르한 말에 나도 모르게 말대꾸가 튀어나왔다.
“그걸 누가 모릅니까. 제게 시간이 허락되기만 했다면 그쪽 말대로 차근차근 힘을 쌓아 올린 다음 여행을 시작했을 겁니다. 저라고 해서 이렇게 급하게 힘을 취하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싶은 줄 아십니까?”
어째서 그의 앞에선 이렇게나 솔직해지는 걸까. 마치 어린아이처럼.
솔직히 매번 그랬듯 한 방 얻어맞을 줄 알았는데, 그는 내 짜증 가득한 말에 평소와 달리 주먹이 아니라 말로 대답해 주었다.
– 하긴, 시간은 늘 부족한 법이지. ‘우리’들에겐. 하지만 그렇다면 넌 어째서 진정한 의미의 ‘수단과 방법’을 가리는 거지? 너는 이미 누구보다도 빠르게 강해질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을 텐데.
그가 가볍게 손짓하자, 생명 하나 없던 황야 위로 들풀과 나무들이 일어섰다. 솟아오르는 건물, 그 사이로 다양한 종족의 사람들이 자라나 서로 밝게 떠들며 돌아다녔다.
자리에서 일어난 임페트로는 옆에서 굴러다니는 돌멩이 하나를 집더니 꽉 쥐었다. 익숙한 부패의 신성이 그의 손에서 뭉쳐 들었다. 그가 손을 펴자 어두운 녹색으로 빛나는 ‘무언가’가 제 존재를 과시했다.
– 봐라.
임페트로는 무척이나 가벼운 손짓으로 손에 든 물건을 던졌다. 온갖 활기찬 생명들로 가득한 도시 안으로.
허공을 날아간 그것이 대지 위에 닿는 순간.
모든 것이 썩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산 채로.
살아 있는 자의 절규와 비명. 울부짖는 어머니와 제 어미보다 먼저 죽어 가는 아이. 잠시의 소란이 지나고, 도시 위엔 단 하나의 생명조차 살아 숨 쉬지 못했다.
나는 그가 사용한 권능이 무엇인지 바로 깨달았다.
부패의 저주.
당연히 내가 사용한다면 저것보다 훨씬 약하고 은밀한 형태로 나타나겠지만, 그가 보여 준 것은 내가 부패의 저주를 계속 강화한다면 언젠가 닿을 수 있을지도 모르는 미래의 어딘가였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나를 직시했다.
– 이것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거다. 이 무르다 못해 말랑해 터진 녀석아.
“저는…”
그는 단칼에 내 말을 잘랐다.
– 알지. 알지. 네 놈이 할 말이야 뻔하지. 되지도 않는 인정이니, 도리니, 정의니 하는 것에 얽매여 있는 거겠지. ‘상투스’인가. 어쩌다 그 별 같잖은 놈이랑 마주치는 바람에 아주 안 좋은 것만 배워가지고.
같잖은 놈이란 표현을 쓰긴 했지만, 표현과는 달리 정작 임페트로의 목소리에 담긴 건 긍정적인 무언가였다.
“제 과거를 보신 겁니까?”
– 여기 혼자 앉아서 할 게 있어야지. 내가 얼마나 심심한지 네가 아냐? 너도 내 입장이 되어봐. 아주 미치고 팔짝 뛸걸?
그가 얼마나 심심하든 할 말은 해야 했다.
“제 사생활을 관음하는 건 적당…”
빡!
화끈한 통증. 지체 없이 꿀밤으로 날 응징한 임페트로가 날 째려보았다.
“왜 때립니까! 제 말, 어디가 틀렸습니까? 제 과거니만큼 적당히 봐 달라 이 말도 못 합니까!”
– 그래, 이 자식아! 네 말이 다 맞아서 얄미워서 한 대 쳤다! 왜? 분하냐? 덤빌래? 응?
“군자의 복수는 10년도 이르다 했습니다. 두고 보십시오. 제가 당신보다 강해지는 그날. 아주 제대로 얻어 맞…”
빡!
눈이 팽팽 돌았다. 너무 아파서.
– 이 자식 이거, 이제 보니까 싹수가 아주 노랗네! 뭐, 네가 날 패? 이 자식아! 네놈이 날 뛰어넘으려면 만 년도 이르다!
그가 다시 한번 주먹을 붕붕 휘두르자, 나는 재빨리 뒤로 물러나서 그와 거리를 벌렸다. 꿀밤을 맞는 시간을 1초라도 느리게 해 보려고. 다행히 세 번째 꿀밤이 내 머리를 때리는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임페트로는 바위 위에 다시 털썩 주저앉고는 나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 네놈은 가진 게 너무 많아. 특히 네 본신의 능력에 비해 과분한 물건들로.
아무래도 그는 내가 가진 실론의 유물을 말하는 듯했다. 이모탈리움 무기와 갑옷은 확실히 대단하긴 하지. 부차적인 기능도 많았고.
– 사실, 다 봤다. 네가 그 붉은 머리 여자한테 아주 처참하게 발리는 거. 어찌나 한심하던지 헛웃음밖에 안 나오던데.
“제가 몇 년만 더 배웠어도, 절대 안 졌을 겁니다.”
– 그럼 그 여자는 그동안 놀고?
“원래 얼마 안 배운 사람이 쑥쑥 느는 법입니다. 오히려 일정 수준에 오르면 느는 속도가 느린 법이죠.”
– 이 자식이 진짜. 물에 담그면 아주 그 가벼운 입만 둥둥 뜨겠네.
“저 수영 잘합…”
임페트로는 주먹을 슬쩍 들어 보이는 거로 내 입을 막았다.
– 신성은 얼마나 모았냐.
그의 말에 나는 잠깐 눈을 감고 내면 속으로 침전했다.
[신성 : 18799]얼마 전 황제의 거미들과 딜겐트를 수확한 덕에 권능 한 개 치는 훌쩍 넘는 양의 신성이 쌓여 있었다.
“만…”
– 만?
숫자를 말하려다, 전에 그는 신성이 숫자로 보인 적이 없다고 한 걸 떠올리곤 나는 말을 바꿨다.
“권능 한 개 치는 좀 넘고, 두 개 치보단 살짝 안 되는 정도로 모았습니다.”
– 흠… 부족한데. 적어도 권능 다섯 개 치의 신성은 모아야 간신히 균형이 맞단 말이지.
다섯 개면, 오만의 신성이었다. 무려 권능 다섯 개를 얻거나, 다섯 번의 강화를 할 수 있을 정도의.
“뭘 말입니까?”
그는 손가락을 까딱이더니 대수롭지 않게 말을 꺼냈다.
– 미리 말해 줄 수 있으면 내 성격에 이미 말해 주지 않았겠냐? 난 질질 끄는 건 딱 질색이거든.
“하긴, 그렇군요.”
말이 됐다. 내가 고개를 주억거리고 있는 동안, 그는 투구의 턱 부분을 매만지며 한참을 고민했다.
– 조금 돌아갈 수밖에 없나… 자식이 누굴 닮아 저리 성격이 급한지…
“저 성격 안 급합니다.”
– 혼잣말이야. 인마.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나를 가리키며 호탕하게 말을 건네 왔다.
– 하, 인심 썼다. 네놈이 너무 급해하니까, 내가 조금 무리를 해 주지.
“뭘 말입니까?”
– 앞으로 일주일에 두 번. 내가 너를 이곳으로 불러서 단련시켜 주겠다. 아주 뒤질 각오를 하고 와라.
“검을 가르쳐 주시겠다는 겁니까?”
– 검만이겠냐. 일단은 주먹질이랑 발길질도 가르쳐 주지. 시간이 되면 다른 무기도.
달인인 그의 가르침? 진짜 솔깃한 제안이었다.
나는 활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괜찮습니다. 저는 이미 스승님이 있는지라.”
하지만 본인이 강하다고 가르치는 것도 잘할 거란 보장은 없지 않은가. 게다가 내 검술이 이상한 방향으로 물들면 화낼지도 모르는 프리디야 스승님이 조금 무서웠다.
스승님과 헤어진 뒤로 시간이 지난 뒤라 슬슬 곧 만날지도 모르기도 했고.
거기다 당황한 임페트로의 얼굴이 조금 보고 싶기도 했다. 내가 거절할 줄은 몰랐..
빡!
진짜 화끈한 통증이었다.
“아픕니다!!! 진짜 아프다고요!!!”
– 닥쳐! 이 새끼야! 이거 이제 보니 아주 천재네 이거! 매를 버는 천재! 너 사실 나한테 맞고 싶어서 안달 난 새끼 맞지? 응?
“주먹을 휘두르는 쪽이 잘못된 겁니다! 그리고 배우고 말고는 제 마음 아닙니까!”
– 닥쳐! 이제 너한테 선택지는 없다! 이 자식아!!! 너무 건방져서 안 되겠네! 이거! 아주 일주일에 두 번씩 흠씬 다져 놔서 아주 존경심이란 게 뭔지 네 몸에 새겨 주마!!!
“하! 제가 맞는다고 굽힐 줄 압니까? 저는 절대 폭력에 굴하지 않는…”
빡!!!
화끈한 통증과 함께 정신이 흐릿해졌다. 귓가로 임페트로의 마지막 한마디가 들려왔다.
– 그건 해 보면 알겠지!!! 몇 번이나 말하지만, 너 같은 애들이 커서 된 게 나다! 이 건방진 어린놈아! 그리고 모르는 사람이 주는 대로 넙죽넙죽 처먹지 좀 말고!!!
***
정신을 차리자, 나는 약물을 먹었던 그 자리, 그곳에 아까와 똑같이 서 있었다. 단 1초도 지나지 않은 것처럼.
아직도 왠지 조금 얼얼한 거 같은 뒤통수를 매만지곤,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테르, 봤습니까? 제 본질이 무엇인지?”
대답은 없었다. 아테르가 숨어 있던 장소로 가니, 그는 거품을 물고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재빨리 그의 몸 상태를 살폈다. 다행히 아테르는 멀쩡히 잘만 숨 쉬고 있었다.
“아테르. 정신 좀 차려 보십시오.”
“으으으…”
그를 흔들어 깨우자 그는 두 눈을 번쩍 뜨곤 내 얼굴을 이리저리 살폈다.
“뭐지? 내가 어떻게 된 거지?”
“그건 제가 묻고 싶습니다만… 보셨을 거 아닙니까? 제 본질이 무엇인지.”
“봤지. 봤는데…”
그는 잠깐 인상을 찌푸리곤 말을 이어갔다.
“그런데 왜 기억이 나질 않지?”
“그게 무슨 말입니까?”
“몰라. 나도 모르는데, 기억이 안 나네. 분명 무언가를 봤는데 말이야.”
“그럼 어떻게 합니까?”
“그럴 줄 알고 내가 챙겨 온 유물이 있지. 너한테도 보여 주려고, 네 모습을 찍어 놓을 수 있는 걸 준비해 뒀거든. 영상을 저장해 두는 유물을 말이야.”
아테르는 품속에서 자그마한 통 모양 유물을 꺼내 버튼을 조작했다.
자그마한 화면 속 영상은 내가 약물을 목으로 넘기는 데서부터 시작됐다. 그리고 정확하게 모든 약물이 내 목으로 넘어가고 무언가 시작되려는 순간.
팍.
자그마한 소리와 함께 화면이 암전되었다. 아테르는 완전히 고장 나 버린 유물을 탈탈 흔들었다.
“이게 왜 이러지? 흠… 내가 하나 더 만들어 올 테니 한 번만 더 마셔 볼래?”
문득, 임페트로의 꿀밤이 불현듯 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주는 대로 넙죽넙죽 처먹지 말라는 그의 경고도 함께.
또 마시고 정신을 잃으면 또 맞겠지…
“됐습니다. 생각해 보니, 제 본질을 안다고 딱히 강해지거나 하진 않을 거 같군요. 다음번에 찍을 수 있을 거 같지도 않고요.”
“그래? 뭐, 네가 싫다면 어쩔 수 없지.”
아테르는 순순히 물러났다.
“그럼 슬슬 돌아가도록 합시다.”
***
오후가 되자, 카디쇼가 정신을 차렸다.
“여기는 어디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