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riest of Corruption RAW novel - chapter (26)
26 화 붉은 곰 용병단.
붉은 곰 용병단.
“그, 그럼 준비하시는 동안 바로 다른 일행분들을 깨워드리겠습니다.”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저 혼자면 충분하니까요. 제 일행들은 좀 더 자게 내버려 두시길.”
***
총원 일백이 넘는 ‘붉은 곰’ 용병단의 단장, 사지타 포르곤은 본능적인 직감을 신봉하는 종류의 인간이었다. 그리고 그 믿음은 그의 목숨을 수차례나 구해주었다.
다 망해가는 귀족 가문의 적자로 태어난 그는 불알 두 쪽과 멀쩡한 몸뚱이 말고는 부모에게서 받은 것이 없었다. 물론, 그는 그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했다. 적어도 먹고 싸는 데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으니까.
사지타는 열네 살이 되던 해에 어머니를 잃었다. 아사(餓死)였다. 아버지는 훨씬 전에 얼어 죽은 지 오래였다.
그는 죽어가는 어머니가 건넨 가문의 인장 하나만을 달랑 챙겨 들고서 다 쓰러져가는 집을 떠났다. 얼마 뒤, 사지타 포르곤은 용병이 되었다.
밑바닥에서 굴러다니며 칼밥을 먹던 그는 어느 날, ‘붉은 곰’ 용병단의 전대 단장의 눈에 들었다. 그는 그렇게 ‘붉은 곰’ 용병단의 신참이 되었다.
그는 제법 무술에 소질이 있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는 천재라고 불리 우는 종류의 인간이었다.
사지타는 자신의 무기로 ‘창’과 ‘방패’를 골랐다. 그는 자신의 생명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남자였기에.
15년.
전대 단장이 의뢰 중에 입은 상처가 악화되어 죽고, 사지타가 스물아홉의 나이로 ‘붉은 곰’ 용병단의 다음 단장 자리에 앉는 데 걸린 시간이었다.
물론, 그가 단장의 자리에 앉은 건 그가 용병단에서 가장 강하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정확히는 그의 몸에 흐르는 포르곤 가의 핏줄 때문이었다.
귀족의 피, 그것도 부모가 둘 모두가 온전한 귀족인 태생이라는 건 용병업계에서 매우 큰 장점이었다.
‘붉은 곰’ 용병단처럼 거대한 용병단들은 유지에 드는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서 고액의 의뢰가 필요했는데, 대개 이러한 고액 의뢰의 의뢰주는 귀족인 경우가 잦았고, 귀족들은 평민 출신 용병과 대화를 하기보다 귀족 출신의 용병과 대화하는 걸 선호했다.
자연스럽게 의뢰주의 선호에 따라 거대 용병단의 단장들은 귀족의 혈통을 이은 자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용병단의 실세가 따로 있는 경우에도 귀족들과 협상하는 명목상 용병단의 단장은 귀족의 피가 섞인 자에게 맡겼다.
사지타 포르곤이 단장이 된 건, 안타깝게도 실세를 잡았다기보다는 귀족들과 협상할 사람이 마땅히 없었기 때문이었다.
***
쿵!
애꿎은 책상을 후려친 사지타가 으르렁거렸다.
“빌어먹을 새끼들.”
하루 일찍 가서 정찰이나 하라고 보낸 건데, 겨우 그걸 못 참아서 얼큰하게 취한 채로 얻어맞고 오다니. 자신도 용병이기는 했지만, 빌어먹을 용병놈들의 군기 상태에 치가 떨렸다. 전대 단장이 살아 있을 때만 해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그는 으드득 소리가 나도록 이를 갈았다.
‘이게 다 펠귄, 그 새끼 때문이야!’
전대 단장이 갑작스럽게 죽어버린 탓에 용병단의 권력은 자연스럽게 부단장이던 펠귄에게 넘어가 버렸다. 그는 부단장으로선 나쁘지 않은 인물이었을지도 몰랐으나, 용병단을 이끌기에는 너무나 방탕하고 호방한 데다 탐욕스럽기까지 한 인간이었다.
자연스럽게 그의 분위기에 물든 ‘붉은 곰’ 용병단은 거대 용병단이기보다 시정잡배들이 모인 오합지졸에 가까워졌다.
사지타는 전투엔 자신이 있었지만, 이런 종류의 집단을 다스리는 정치에는 영 젬병이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는 대부분의 시간을 수련에 투자한 탓에 용병단 내에 변변찮은 친구조차 없었다.
겨우 분을 식히고, 임시 막사의 의자에 몸을 파묻은 사지타는 이번 의뢰를 떠올렸다.
이번 겨울은 이상하리만치 평화로웠다. 그 말은 즉, 용병단의 재정상태가 급속도로 악화되어 갔다는 걸 뜻했다. 이런 사실을 걱정하는 건, 단장인 자신과 용병단의 재무담당밖에 없었다.
몇 번이고, 펠귄에게 말을 꺼내봤지만 펠귄은 마냥 태평한 태도로 대답했다.
“봄! 봄이 오면 알아서 어련히 잘 해결될 문제를 가지고 계집애들처럼 시시콜콜 귀찮게 하지 말라고! 겨울에 의뢰가 없는 건, 아주 지극히 당연한 일인데 뭘 그리 호들갑을 떠나? 응?”
대답을 끝마친 펠귄은 늘 그래 왔듯이 돈주머니를 챙겨들고 여자 엉덩이나 주물럭거리러 떠났다.
그렇게 용병단의 재정 상황이 거의 파탄에 이르렀을 때, 전대 단장과 인연이 있던 ‘일레흐’에서 고액의 의뢰를 제안해왔다.
의뢰의 내용은 간단했다. 은발 금안의 여인 하나를 몸 성히 납치해달라는 것. 은발에 금안, 그 여자가 이르멜 가의 인물이라는 걸 뻔히 알면서도 펠귄은 냉큼 알겠다며 그 의뢰를 수락해버렸다.
사지타는 무어라 반대 의견을 내놓으려고 했지만, 처참한 용병단의 재정 상황을 떠올리곤 결국, 목 끝까지 튀어나왔던 말을 삼켰다.
의뢰주는 그 여자의 일행이 있을 곳을 특정해 주었고, 그 장소는 자신들이 주둔하고 있는 장소와 무척이나 가까웠다. 물론, 그렇기에 우리에게 의뢰한 것이겠지만.
그렇게 사지타는 발 빠른 이들을 몇 골라서 미리 정찰을 보냈고, 얼큰하게 취한 그 빌어먹을 자식들은 얼간이처럼 얻어터지고 마을 자경대에 붙잡혀 버렸다.
하지만 수많은 신들 중 한 분이 도우셨는지, 무력시위를 통해 자경대에게 건네받은 그 얼간이 중 하나가 자신들을 두들겨 팬 여자가 은발과 금안을 가지고 있는 걸 똑똑히 보았다고 고했다.
잘 된 일이었다. 의뢰 목표물의 위치 확인과 그 여자를 이끌어 낼 괜찮은 명분을 얻었으니까. 하지만 분명 잘 된 일임에도 불구하고 사지타는 불안했다.
“하아. 뭔가 불길한데.”
이 의뢰를 받은 뒤로 계속 잠자리가 뒤숭숭하고 입맛이 없었다. 그가 존경하던 단장이 죽기 전날에 그랬던 것처럼.
임시 막사의 천을 들추며 용병단원 중 하나가 들어왔다.
“사지타! 여자 없이 사제 하나만 달랑 찾아왔어! 펠귄한테 말하니까 자기말고 너한테 직접 말하라는데?”
자신은 분명 명목상 단장이었지만, 그 누구도 자신을 단장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익숙한 일이었다. 사지타는 무장을 챙기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제는 어디에 있는데? 설마 괜한 시비를 걸고 있는 건 아니지? 누누이 말했지만, 그 사제는 평범한 사제가 아니···.”
“아악! 이거 놔! 이거 놓으라고!!!!”
비명과 함께 일제히 칼을 뽑는 소리가 들려왔다.
빌어먹을. 새끼들. 의뢰 설명할 때 다 졸더니 기어코 사고를 쳐? 사지타는 막연한 불안감과 함께 재빨리 막사에서 뛰쳐나갔다.
하얀 옷을 입은 사제는 인자한 미소를 지은 채, 한 손으로 용병 하나를 붙잡아 들고 있었다. 그것도 얼굴만을 붙잡아서. 하지만 사지타는 그 괴력에 감탄하기에 앞서 상황을 진정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야! 다들 칼 넣어! 칼 넣으라고!”
저 괴력으로 보건대, 저 남자가 바로 악신의 대적자로 유명한 마르낙 사제가 분명했다. 소문의 반만이라도 사실이면, 지금 이렇게 무작정 충돌하는 건 지독하게 멍청한 짓이었다.
흥분한 용병들은 쉽사리 사지타의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 사지타는 거칠게 눈밭 위를 달려나가 용병들과 마르낙의 사이로 뛰어들었다.
“당장 칼 넣으라고!”
이를 악물고 으르렁거리는 사지타의 외침에 용병들은 그제야 검을 집어넣었다. 이젠 저 사제의 일을 해결할 때였다. 사지타는 그가 낼 수 있는 가장 우호적인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혹시 성함이 마르낙이 맞으십니까?”
마르낙이 빙그레 웃으며 답했다.
“예.”
사지타는 여전히 얼굴이 붙잡힌 채로 버둥거리는 용병을 보곤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마르낙 사제님. 혹시, 지금 손에 들고 있는 자를 놓아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여전히 웃는 눈으로 붙잡고 있던 용병을 힐끔 본 마르낙이 가볍게 손을 놓았다. 바닥에 엉덩방아를 찍은 용병이 얼굴이 잔뜩 붉어진 채로 무어라 소리치려 했다.
빡!
사지타는 그대로 용병의 턱을 걷어찼다. 졸지에 턱을 얻어맞은 용병이 기절했다.
“누가 와서 얘 좀 챙겨가. 얼른!”
기절한 용병이 질질 끌려가는 와중, 사지타는 천천히 마르낙을 관찰했다.
북부에선 제법 흔한 검은 머리와 선해 보이는 인상. 하지만 지독하리만치 새카만 두 눈동자는 북부에서도 그리 흔한 종류의 것이 아니었다. 사지타와 눈이 마주친 마르낙이 그를 향해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사지타는 일순 휘어지는 마르낙의 두 눈에서 암녹빛 정광을 본 것만 같았다. 소름 돋는 불길함이 진득하게 담긴 암녹빛 정광을.
불안했다. 지독하게 불안했다.
잠깐의 침묵 후 먼저 입을 연 건 마르낙이었다.
“저는 이 용병단의 단장분을 만나고 싶습니다.”
부드러운 목소리에 화들짝 놀란 사지타가 얼른 대답했다.
“제가 ‘붉은 곰’ 용병단의 단장인 사지타입니다.”
마르낙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
“아, 그렇습니까? 마침 잘 됐군요. 제 일행에게 용무가 있으시다죠? 이야기를 조금 나눴으면 합니다. 아까 저를 맞이한 분은 무척이나 힘자랑을 즐기시는 분이셨는지라 제가 힘을 조금 써야만 했는데, 이거 사지타 단장님께서는 말이 잘 통하시는 분 같아서 정말이지 다행입니다.”
조금 힘을 쓴 게 건장한 남자를 장난감처럼 머리통만 잡아서 들어 올리는 거라고? 사지타는 침을 꿀꺽 삼키고 재빨리 입을 열었다.
“일단 제 막사로 가서 마저 이야기를 나누시죠. 저기 보이는 막사가 바로 제 막사입니다. 먼저 들어가서 기다리고 계시면 제가 대접할 걸 좀 챙겨 오겠습니다.”
귀족 의뢰주들과 대화할 때 나오던 공손함이 절로 튀어나왔다. 마르낙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천천히 걸음을 옮겨 사지타의 막사로 향했다. 마르낙의 뒷모습을 보며 사지타는 재빨리 용병단원 하나를 불러서 속삭였다.
“활 다루는 애들 자리에 대기 시켜.”
붉은 곰 용병단에는 활을 제대로 다룰 줄 아는 이가 스물정도 있었다. 그들은 옛날 붉은 곰 용병단이 전성기이던 시절 길러둔 옛 영광의 편린이었다.
‘아무리 저 사제가 강하다 해도 그가 인간인 이상, 스무 명이 쏘아내는 화살이면 충분히 제압할 수 있겠지.’
단장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하고 있긴 하지만, 솔직히 사지타는 그냥 여기서 이번 의뢰를 때려치우고 싶었다.
“펠귄은 지금 대체 뭐 하고 있어?”
어깨를 으쓱인 용병이 답했다.
“잠깐 일어났다가 다시 자고 있지? 어제도 얼큰하게 마셨거든.”
사지타는 욕이 튀어나오려는 걸 간신히 억누르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당장 깨워. 깨운 다음에 자초지종 잘 설명하고. 알겠어?”
“굳이 깨워야 해? 그냥 사지타 네가 알아서 처리하면 되잖아. 고작 한 명인데 뭘 그리 쫄아 있어?”
“닥치고 시키는 대로 해.”
성난 으르렁거림에 용병은 살짝 어깨를 움츠러뜨리곤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알겠으니까. 시발 성질 좀 그만 내. 아까부터 대체 왜 그러는 거야? 응?”
사지타는 용병을 쏘아보곤 말없이 간단한 술과 안주를 챙기러 발걸음을 옮겼다. 그는 마르낙이라는 사제와 최대한 대화로 해결해보려고 노력해볼 참이었다.
술과 안주를 챙겨서 막사로 들어서자 편안히 앉아 있던 마르낙이 그를 반겼다.
“오셨습니까?”
“예.”
사지타는 안주와 술을 탁자 위에 놓고 마르낙에게 먼저 한 잔을 따라서 건넸다. 마르낙은 술이 가득 든 잔을 한 번 보곤 탁자 위에 부드럽게 내려놓았다.
“술은 그다지 즐기지 않아서 성의만 받겠습니다.”
“그렇습니까?”
설마 뭔가를 탔을까 봐 조심하는 건가? 사지타는 재빨리 자신의 잔에도 술을 따라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목구멍으로 넘겼다. 그는 이 정도면 술에 아무것도 안 탄 걸 증명하기엔 충분하리라 믿었다.
슬쩍 마르낙의 술잔을 바라봤지만, 저 사제는 여전히 웃는 낯으로 자신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사지타는 술로서 좀 더 대화를 부드럽게 이끌어가는 걸 포기했다. 마르낙의 입이 천천히 열렸다.
“어제 벌어진 사소한 다툼 때문에 저희를 보고 싶어하신다고 들었습니다.”
“그게···.”
어쩌지? 바로 본론을 꺼내? 아니면 좀 더 간을 보다가 우리의 목적이 은발 금안의 여자라는 걸 넌지시 말해? 저 사제랑 싸우긴 진짜 너무 싫은데.
‘시발!’
사지타는 애초에 이런 사람 대하는 일에 익숙하지 않았다. 사람 대가리 깨는 일에나 익숙했지. 원래 이런 일은 펠귄이 전담했는데, 오늘 뻔히 저들이 찾아올 거란 걸 알면서도 기어코 술에 취해서 여태까지 늘어져서 자?
사지타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우물쭈물하고 있던 그때, 막사의 천이 걷히며 수염이 듬뿍 자라난 거한이 들어왔다. 펠귄이었다.
“아, 속 쓰려. 얼큰한 거 엄청 땡기네. 거기 사제 형씨. 당신 이름이 마르낙이라고?”
마르낙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혹시 그쪽 일행에 머리 색은 은발에 눈은 금색인 여자가 하나 있지 않아?”
“그것도 맞습니다.”
“잘됐네. 사제 형씨. 살아서 내일 해를 보고 싶거든 그 여자만 곱게 넘겨. 사제 형씨도 지금 당장 뒈지고 싶지는 않···.”
“조ㅅ···.”
사지타가 무어라 소리치기도 전에 서늘한 금속음과 살코기가 잘려나가는 소리가 막사 안에 울려 퍼졌다.
“아아아아아악!!!”
잘려나간 펠귄의 두꺼운 팔이 바닥을 굴렀다. 사지타의 등이 식은땀으로 흥건해졌다. 이길 수 있을까? 저 사제는 정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사람의 팔을 잘라냈다. 마치 이런 일에 무척이나 익숙한 것처럼.
마르낙이 웃는 눈으로 사지타를 바라보았다.
“하긴, 이상해도 너무 이상했습니다. 저는 제 이름을 말한 기억이 없는 것 같은데 당신이나 이 사람이나 무척이나 친근하게 제 이름을 불러대더군요. 마치 제가 이 마을에 있는 걸 미리 알고 온 사람처럼.”
펠귄의 비명을 들은 용병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펠귄 팔이 잘렸다! 당장 전부 무장하고 사지타 막사로 뛰어와! 이 새끼들아! 저 주제 파악 못하는 사제 놈을 조져 버리자고! 나부터 간다!”
힘차게 소리치며 막사로 뛰어들어온 용병의 목이 바닥을 굴렀다. 가볍게 한 명의 목을 날린 마르낙은 멍하니 서 있는 사지타를 힐끔 보곤, 바닥에서 끙끙대는 펠귄의 머리통을 짓밟고 그의 목에 서리강철 검을 들이밀며 물었다.
“누굽니까? 저희 뒤를 쫓으라고 사주한 건.”
펠귄은 애처로운 목소리로 소리쳤다.
“도, 도와줘! 사지타!”
그 외침에 사지타는 반사적으로 창과 방패를 꺼내 쥐었다. 그리고 마르낙의 새카만 눈동자와 눈이 마주친 그는 뱀 앞에 선 개구리처럼 몸이 굳어버렸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사지타는 두 눈을 질끈 감고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한마디를 중얼거렸다.
“시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