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riest of Corruption RAW novel - chapter (98)
98 화 나아가는 이레트.
나아가는 이레트.
쾅!
데굴데굴 굴러 바닥에 처박혔던 이레트는 언제 자신이 맞기라도 했냐는 듯이 벌떡 일어나 마르낙을 노려보았다.
순식간에 제 모습을 되찾는 흑색 갑주. 이레트는 한 손에 거대한 흑색 할버드를 치켜들고서 말했다. 자못 장난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진지한 목소리였다.
“우리 둘이 일대일로 싸우는 거 아니었어?”
마르낙은 천천히 극장 밖으로 걸어 나와 주위를 둘러보았다.
비명과 절규. 이 순간에도 쓰러져 가는 무고한 이들. 그는 작금의 상황이 무척이나 거슬렸다.
“지금 이 광경은 분명 당신과 어느 정도 관련이 있겠지요. 그렇지 않습니까?”
이레트는 마르낙의 시선을 따라 주위를 훑어보고는 가볍게 대꾸했다.
“뭐, 상관이 없지는 않지. 내가 주도한 건 아니지만.”
추측을 사실로 확인시켜 주는 대답. 마르낙은 그 대답을 듣곤 키득키득 웃었다.
“당신이 지키고자 하는 그 ‘명예’라는 것은 참으로 값싼 물건이었군요. 아니, 그런 명예는 누가 거저 줘도 저는 받지 않을 겁니다.”
이내 웃음기가 사라졌다. 마르낙은 무표정한 얼굴로 이레트를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무고한 이들을 아무런 죄책감 없이 죽음으로 밀어 넣는 당신의 명예는 참으로 부질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잠깐 말을 끊은 마르낙이 다시금 빙글빙글 웃으며 말했다.
“제가 엄청나게 뛰어난 분을 알고 있어서 바로 알아챘습니다만, 당신. 지극히도 ‘무’에 재능이 없군요.”
“뭐?”
흑색 갑주의 투구가 갈라지며 이레트의 얼굴이 드러났다. 드러난 그녀의 이마에는 선명한 계곡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레트는 이를 악다물며 으르렁거리듯이 말했다.
“다시 한번 말해 봐. 내가 뭐라고?”
마르낙은 미소를 거두지 않은 채, 조롱하듯이 말을 꺼냈다. 아무래도 저 여인의 역린을 제대로 찾아낸 듯했기에. 적절한 도발은 빈틈을 이끌어 내기에 가장 유용한 방법 중 하나였다. 물론, 상대의 분노를 감당할 실력이 있는 경우에 한정해서.
“재능이 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당신의 몸짓, 반응, 대처. 그 무엇 하나 범재의 수준에서 벗어나질 못하는군요. 애초에 그 몸뚱이의 신체 능력이 아니었다면 당신은 저한테 단 일 합에 베여서 죽었을 겁니다. 그런데 그거 아십니까?”
그는 세 개의 손가락을 펼쳐서 이레트를 향해 장난스럽게 까딱였다.
“저는 검을 잡은 지 이제 겨우 3년 됐습니다. 사실 당신, 사도가 된 이유가 그거 아닙니까? 스스로 한계를 깨닫고 ‘비겁’하게 강해질 방법을 찾은 거지요. 자신의 힘으로 ‘달인’의 경지에 도달하긴 요원하니까 말입니다.”
빠득.
선명히 울려 퍼지는 이 가는 소리. 마르낙은 적을 도발하기 위해 대충 넘겨짚은 것이었지만, 사실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이레트에겐 비수처럼 꽂혀 들었다.
그녀는 열두 살에 종자가 되어 서른다섯의 나이가 될 때까지 무예를 끊임없이 갈고닦았다. 하지만 스무 번이 넘게 같은 계절을 보내며 수련한 결과, 그녀가 깨달은 건 자신은 죽었다 깨어나도 ‘달인’이 될 수 없으리란 잔인한 현실이었다.
그 누구도 그녀에게 달인이 될 수 없을 거라 이야기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그녀 스스로는 알았다. 한순간도 빛난 적 없는 자신의 길. 항상 그녀는 너무 뒤처지지도 앞서나가지도 않는 수준의 삶을 살아왔다. 그래, 딱 노력의 끝에 닿을 수 있는 수준만큼의 삶.
서른다섯이 된 이레트는 슬슬 자신의 몸이 늙어 가고 있음을 깨달았다. 아무리 휘둘러도 늘어나지 않는 실력. 그녀는 정체된 채 앞으로 나아가질 못했다.
그녀가 진짜 현실을 깨닫게 된 건, 한 까마득한 후배와의 대련 때문이었다. 갓 스물, 갓 기사 서임을 받아 아직 서임장의 잉크조차 마르지 않은 파릇파릇한 후배에게 무참히 패배했을 때였다.
그녀는 그 후배에게 단 하나의 면에서도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진짜 ‘천재’의 앞에선 노력하며 흘려 왔던 땀도, 온갖 궂은일을 겪으며 쌓아 왔던 경험도, 이기고자 하는 간절함도, 그 무엇 하나 통하지 않았다.
이레트는 그 패배에서 자신의 삶을 부정당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그녀는 인생 처음으로 매일같이 하루도 쉬지 않고 이어 오던 단련을 쉬었다. 하루, 이틀, 일주일. 그녀의 휴식은 끝날 줄 모르고 길어졌다.
편지로만 전해져 온 일방적인 은퇴 통보에 동료들이 그녀의 집으로 찾아왔을 때, 그들이 본 건 앙상하게 말라 죽어 가는 여인이었다.
이레트는 동료들을 쫓아내고 다시 돌아와 벽을 보며 칩거를 시작했다. 어차피 노력한들 의미가 없었다. 아무리 노력해 봤자, 그 노력은 천재들에게 짓밟힐 터. 자신의 삶은 짓밟히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이레트는 다른 이들이 자신을 짓밟기 전에 스스로 죽여 나갔다. 그녀가 그렇게 서서히 말라붙어 죽음의 문턱에 발을 올린 그때.
한 남자가 찾아왔다.
“찾았다.”
자신을 리베라티오의 ‘여섯 선지자’ 중 하나라 소개한 그 사내는 침대에 누워 대답이 없는 이레트를 향해 장난스럽게 말했다.
“겨우 적합자를 찾아내긴 했는데, 이거 거의 다 죽어 가서 어쩌나. 있잖아. 내 말 들려?”
당연히 이레트는 답하지 않았다. 이 남자가 대체 어떻게 몇 중으로 잠긴 문을 뚫고 그녀의 앞에 당도했는지, 적합자가 대체 무슨 뜻인지 하나도 궁금하지 않았다.
조금만, 아주 조금만 더 있으면 자신의 삶이 끝날 게 분명했기에.
“이봐.”
눈앞에서 장난스럽게 흔드는 손짓. 이레트는 역시 대답하지 않았다. 리베라티오의 선지자, ‘절망(絕望)의 데스페라시오’는 두 눈을 뜬 채 자신을 무시하는 여인의 옆구리를 쿡 하고 찔렀다.
움찔.
반사적으로 꿈틀대는 몸뚱이. 아무리 의식적으로 무시하려고 해도 몸의 반사는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데스페라시오는 키득키득 웃으면서 자신의 검지를 내밀며 말했다.
“나 네가 대답할 때까지 계속 찌를 거다?”
이레트는 사내가 정말로 그럴 것 같았기에 깊게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용건이… 뭡니까…?”
오랜만에 낸 목소리는 갈라져서 제대로 된 소리를 만들지 못했다. 새된 목소리로 말한 그녀는 약간의 부끄러움을 느끼며 두 눈을 질끈 감았다.
드디어 들은 대답에 데스페라시오는 환히 웃으며 물었다.
“혹시 왜 누워 있는 건지 말해 줄 수 있을까? 응? ‘내게 말해 봐’. 혹시 모르잖아, 내가 네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을지도.”
기묘한 톤의 목소리. 인간 마음속 저 깊은 곳에 있는 무언가를 간질이는 듯한 가려움에 이레트는 저도 모르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부 내뱉고 말았다. 그녀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었음에도.
단 한 번도 타인에게 이야기한 적 없는 감정들. 그녀는 오늘 처음 만난 사내에게 모든 것을 토해 냈다. 그녀가 살아오면서 느낀 열등감, 파릇파릇한 후배에게 느낀 열패감, 그로 인해 꺾여 버린 의지. 그 모든 것을.
그녀가 이야기를 시작하자, 사내는 조용히 침대에 걸터앉아 고개를 끄덕이며 한 명의 청자가 되어 주었다. 때로는 분노하고 때로는 같이 눈물을 흘려 주면서. 이레트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진정으로 ‘이해’받는 다는 감정을 느꼈다.
한 편의 고백이 끝나고 그는 이레트의 뺨을 타고 흘러내린 눈물을 부드럽게 닦아주며 말했다.
“정말 힘들었겠네. 보답 받지 못한 노력만큼 ‘절망’스러운 것도 없지. 나는 널 ‘이해’해. 이레트.”
단 한마디. 그 한마디를 듣자, 그녀는 도저히 눈물을 멈출 수가 없게 되었다. 선지자는 그녀의 눈물이 마를 때까지 가만히 옆에 서서 그녀를 지켜보았다.
이윽고 끝날 줄 모르던 눈물이 멎자 데스페라시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레트, 너는 네가 아무런 재능이 없다고 했지? 틀렸어. 네가 아무런 재능이 없다는 말은 완전히 틀렸어. 너는 아주 뛰어난 ‘재능’이 있어. 그저 넌 아직까지 네 재능을 개화시켜 줄 사람을 못 만났을 뿐이지. 너는 그 누구보다도 강해질 수 있는 ‘재능’이 있어.”
“뭐…?”
재능. 그토록 간절히 바라 왔던 그것이 자신에게 있다는 말에 그녀는 진심으로 놀라 중얼거렸다.
“내게 강해질 수 있는 재능이 있다고…?”
그는 이레트의 귀에 대고 아주 달콤하게 속삭였다.
“그러엄. 너는 ‘재능’이 있어. 이레트. 네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뛰어나고 귀중한 재능이. 이 힘이 있다면 너는 그 누구보다도 높을 곳을 바라볼 수 있어. 어때? 한번 날 믿어 볼래?”
이레트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사내가 그녀에게 내민 건 동전 조각과 정체를 알 수 없는 덩어리였다.
“자, 이 동전을 손에 꼭 쥐고서 이걸 먹어 봐. 네가 진정으로 바라는 걸 떠올리면서 말이야. 만약 네가 이걸 먹고 살아남는다면, 너는 네가 ‘원하는 것’을 쟁취할 수 있을 거야. 자, 어서 ‘먹어’.”
이레트는 사내의 말에 따라 꿈틀대는 덩어리를 목으로 넘겼다.
그리고 하루 뒤, 그녀는 사도, ‘나아가는 이레트’로 다시 태어났다.
그녀는 자신의 전성기 시절로 돌아간 몸을 만지며 사내에게 물었다.
“이제 난 뭘 하면 되는 거지?”
‘절망(絕望)의 데스페라시오’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지금은 딱히 없지. 내가 준 동전 조각, 그거 귀한 거니까 소중히 간직하고 내가 나중에 사람을 보낼 테니 그쪽한테 이야기를 들어. 뭐, 싫으면 거절해도 상관없긴 해. 나는 ‘네가’ 이렇게 성공적으로 만들어진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거든.”
지극히 자신에게 유리한 조건. 이레트는 사내를 노려보며 물었다.
“말 돌리지 말고, 진짜 목적을 말해.”
“진짜 목적? 그건 내가 알아서 할 문제지, 네가 어떻게 해 줄 건 아닌데 말이야…”
자신의 턱을 긁적거리던 사내는 이내 뭔가를 깨달았다는 듯이 손바닥을 탁하고 치며 말했다.
“그래, 네가 지금 이 순간, 가장 원하는 것을 해! 음. 예를 들자면 ‘네게 좌절을 심어 주었던 그 파릇파릇한 후배에게 찾아가서 진짜 네 힘을 보여 준다든지’ 말이야. 하하하!”
이레트는 곧장 그의 웃음소리를 뒤로 한 채, 그의 말대로 후배를 찾아갔다.
그리고는 자신의 새로운 힘을 후배에게 ‘증명’했다.
정신을 차렸을 때, 그녀의 눈앞에 닥친 광경은 지극히 간단했다.
사방팔방으로 찢겨 나간 시체와 채 식지 않은 피가 흘러내리는 벽. 그녀는 내장 조각들 한가운데 서서 기억을 떠올렸다.
자신이 후배를 찢어발겼다. 지금 손에 쥔 할버드로.
도저히 넘을 수 없었던 벽을 넘었다는 짜릿한 쾌감이 가시자, 그녀는 자신이 지금 무엇을 한 건지 깨달았다.
죽일 필요는 없었다. 열등감과 열패감은 온전히 스스로 느꼈던 감정이었다. 저 후배가 자신을 비웃거나 조롱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오히려 세월에 대한 존중만을 표했을 뿐이지.
자괴감. 밀려오는 자괴감 속에 이레트는 바닥에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렸다.
잠시 뒤, 울고 있는 그녀를 찾아 한 노인이 다가왔다.
옛 주군이자 이르멜가의 가주 ‘칼토 이르멜’이.
옛 주군과 은퇴한 기사는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약간의 다툼 끝에 둘은 극적으로 타협을 이루었다.
그리고 그날. 이레트는 후배의 시체를 정리하며 굳게 다짐했다.
앞으로, 앞으로는 이 죄를 속죄하며 ‘명예’롭게 살겠다고.
***
이레트는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마르낙을 노려보며 말했다.
“네 두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나를 판단하지 마라. 나는 단 한 순간도 ‘명예’를 잊은 적이 없다. 그리고.”
지극히 딱딱한 말투. 검은 투구가 튀어나와 그녀의 얼굴을 가렸다. 흑기사는 눈앞의 사제와 거인을 노려보며 선언했다.
“네가 얼마나 뛰어난들, 노력하는 둔재를 비웃지 마라. 그 누구도 노력하는 자들이 흘리는 피땀을 비웃을 수 있는 자는 없다.”
마르낙은 키득키득 웃었다.
“말은 번지르르합니다만, 무고한 이들의 죽음을 방관하고 있는 사람이 할 말은 아닌 듯하군요.”
“나는 죽음을 방관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 또한 계획의 일부일 뿐.”
마르낙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죠. 핑계 없는 무덤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니 저는 제 눈으로 본 것만을 믿겠습니다.”
그는 손가락을 뻗어 이레트를 가리켰다.
“저걸 좀 처리해 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저 안에서 할 일이 있거든요.”
마르낙의 말에 부패의 거인이 기다렸다는 듯이 포효를 내지르며 이레트를 향해 돌진했다.
– 그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 ! !
이레트는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거인을 보며 자리를 박찼다.
한 걸음. 두 걸음.
발이 바닥을 디딜 때마다 그녀의 몸이 점차 제 크기를 불려 갔다. 마침내 그녀는 거대한 반인반마(半人半馬)의 기사가 되어 투구에 달린 검은 술을 휘날리며 대지 위를 질주했다.
– 그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 ! !
포효 속에서 돌진한 반인반마(半人半馬)는 그대로 거대한 할버드의 창끝을 거인을 향해 내질렀다. 묵직한 질량과 돌진하는 속도가 합쳐진 창끝에 막대한 충격력이 실렸다.
내달리던 부패의 거인이 거침없이 녹슨 칼을 휘둘렀다.
콰앙!!!
녹슨 식칼이 튕겨 나가며 창에 들이받힌 거인의 거대한 몸뚱이가 훨훨 날아 바닥에 처박혔다. 배를 꿰뚫린 부패의 거인이 바닥에서 몸을 움찔거렸다.
‘나아가는 이레트’는 마르낙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 이 제 네 차 례 다 . 사 제 .
마르낙은 재생하느라 꿈틀대는 부패의 거인을 보곤 빙그레 웃었다.
“아직 제 차례는 아닌 것 같습니다만?”
[신성 : 13876 – > 3876]마르낙이 권능을 강화함과 동시에 암녹빛으로 타오르는 신성이 부패의 거인의 몸을 감싸 올랐다.
쿵.
신성 속에서 거인이 천천히 걸어 나왔다.
거대한 네 개의 팔 하나하나마다 들린 거대한 식칼. 군데군데 비었던 녹슨 갑옷들은 이제 완벽하게 거인의 몸을 가리고 있었다.
그리고 가장 큰 변화는 거인의 배에 박혀 있던 한 사내의 상반신에서 일어났다.
자그마한 상반신이 어디서 났는지 모를 지팡이를 휘두르자 공간이 찢어졌다.
– 기야아아아아악!!!
– 기야아아아아악!!!
– 기야아아아아악!!!
공간을 찢어내며 여기저기 부패하고 뒤틀린 스무 명의 괴물들이 튀어나와 비명을 내질렀다.
부패의 거인이 자신에게 엿을 먹인 첫 번째 사도를 향해 이를 드러내며 포효했다.
– 그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 ! !
마르낙은 강화된 부패의 거인을 힐끔 보곤 이레트를 향해 웃었다.
“이번엔 쉽지 않을 겁니다. 거인분이 방금의 추태 때문에 아주아주 화나셨거든요.”
그는 미련 없이 등을 돌려 극장 안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그럼 제가 일 볼 동안, 두 분이서 재밌게 즐기시길.”
쾅! 쾅! 쾅! 쾅! 쾅!
마르낙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부패의 거인과 그의 병사들이 이레트를 향해 포효를 내지르며 돌진을 시작했다.
– 그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아 ! ! !
포효 속에서 반인반마의 흑기사가 조용히 할버드를 치켜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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