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roducer Who Captures Ghosts RAW novel - Chapter (138)
제138화
#[라디오 귀신> 특집
물이 가득 찬 곳에서 들리는 것 같은 먹먹한 소리.
C씨는 또 다시 가위에 눌린 것을 직감하고 미간을 찌푸리며 눈을 뜨려 했다.
그리고 어렵사리 눈을 떴을 때, 신기한 것이 보였다.
마치 CCTV로 방 안을 보는 것처럼, C씨는 공중에 뜬 채로 침대 위에 누워있는 자신을 내려 보고 있었다.
침대에 누워있는 C씨는 악몽을 꾸는 것처럼 인상을 쓰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몸 위로 색동 한복을 입은 귀신이 앉아 있었다.
귀신은 뭘 하는 건지 C씨를 가만히 내려 보았다.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이번엔 너야?
귀신은 C씨를 보며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었다.
순간 위협을 느낀 C씨는 어떻게 해서든 이 상황을 타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 꿈이라면 빨리 깨야 했고, 정말 귀신이 온 것이라면 쫓아내야 했다.
하다못해 일어나 도망이라도 가야 했다.
‘손끝부터 움직여라. 손끝부터!’
C씨는 눈을 질끈 감고 손가락을 움직이려 온 힘을 다했다.
그렇게 손가락을 까딱하는 순간이었다.
빠르게 읊조리고 있던 귀신의 속삭임이 멈췄다.
C씨가 천천히 눈을 떠보았다.
아까와 같은 풍경이 내려다 보였다.
다른 점이 있다면, 귀신이 침대 위의 C씨가 아닌 공중에 떠있는 C씨를 올려보고 있다는 점이었다.
“여 기 있 었 구 나?”
귀신의 입 꼬리가 귀에 걸쳐지며 말했다.
C씨는 순간 철렁 내려앉는 것을 느꼈다.
동시에 그의 몸 역시도 바닥에 떨어지는 것 같은 느낌에 휘감겼다.
“으악!”
그녀가 몸을 일으켰다.
가위가 풀리며 침대 위에서 깨어난 것이었다.
“헉 헉 헉 헉.”
그녀는 숨을 몰아쉬며 방을 돌아보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천장과 벽에 검은 자국이 미묘하게 나있을 뿐이었다.
* * *
승현과 전화 인터뷰를 한 이전 입주민 A씨와 B씨, C씨의 이야기는 재연 장면으로 만들어도 충분히 흥미를 끌 수 있을 듯했다.
승현은 화영에게 이들의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재연 시나리오를 제작하라는 오더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 C씨는 집주인 노부부에 대해 고소를 준비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집을 구할 당시 무당이 자살한 집이라는 것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는 것이었다.
하지만 노부부에게 도의적인 책임이 있을지언정 법적인 책임이 있는지는 불분명했다.
승현은 영상을 편집하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그 어떤 입장도 드러내지 않게끔 해야 한다는 입장을 확실히 해두었다.
그렇게 [미스터리 탐사대]의 ‘죽은 무당’ 특집 편집이 완료 되었고 예고편이 제작해 각종 채널에서 유포하기 시작했다.
귀신이 등장하는 장면과 재연 장면 일부를 약간 자극적으로 편집해 사람들의 이목을 끈 것이었다.
그리고 본 편의 내용 또한 꽤 많은 부분을 잘라내고 붙였다.
촬영 순서와 차이는 있었지만 입주민들의 사연을 앞에 넣고 승현과 제작진이 겪은 기현상들을 뒤에 넣음으로 해서 긴장감의 기승전결을 조금 더 공고하게 구성해 넣은 것이었다.
그리고 그건 신의 한 수로 작용했다.
예고편이 유포되는 순간부터 엄청난 주목을 받더니 본편 시청률이 15%까지 올라간 것이었다.
심지어 승현을 포함한 제작진이 302호에서 하룻밤 머무는 동안의 일들을 다룬 약 20~30분가량의 장면에서는 순간 시청률이 30%까지 올라가는 기염을 토했다.
그야말로 조금씩 내려가던 [미스터리 탐사대]의 시청률을 또 한 번 끌어 올리는 계기가 된 것이었다.
이에 김백춘 교양국장과 이열상 CP는 신이 나서 [미스터리 탐사대] 제작팀 전체에게 회식비까지 지원을 해주었다.
여기에 추가 인센티브까지 지급이 되며 팀원들의 실질적인 수익까지도 가파르게 올라가게 되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RBS 내에서도 [미스터리 탐사대]에 들어가고 싶어 하는 스태프들이 많아졌다.
물론 촬영 자체가 굉장히 와일드하고 실제 귀신을 본다는 것 때문에 꺼려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것 또한 취향 따라서는 팀에 들어오고 싶어 하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이에 승현은 당분간 새로운 팀원을 들일 계획은 없다는 점을 확실히 하며 다음 특집을 준비했다.
* * *
며칠 후 아침.
RBS [미스터리 탐사대] 제작사무실.
호재를 타면서 회사 생활, 촬영 스케줄은 꽤나 재밌게 소화하고 있던 승현은 어느 날 이열상 CP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야. 내 자리로 좀 와 봐.]그는 출근하자마자 바로 승현에게 전화를 건 모양이었다.
“아유. 이 분은 왜 또 오자마자 호출이야.”
승현이 볼멘소리를 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이열상 CP의 사무실로 가보았다.
똑똑-
노크를 하고 들어가자마자 이열상 CP는 가까이 오라는 손짓을 하며 말했다.
“지금 바빠? 잠깐 얘기 좀 할 수 있어?”
“네, 말씀하세요.”
“너, 이거 봤어? 어제 밤에 방영한 건데.”
이열상 CP가 자기 컴퓨터 모니터를 가리키며 의자를 뒤로 뺐다.
승현은 고개를 갸웃하고는 옆으로 다가가 모니터를 함께 보았다.
ESA
[365납량! 클로즈업 픽!]ESA방송국에서 론칭하는 새로운 프로그램 명칭인 듯했다.
주목할 만 한 것은 여기 책임 PD가 ‘김승동’으로 적혀 있다는 점이었다.
여기에 예고편과 함께 방영된 본편의 클립 영상들이 꽤나 흥미로웠다.
“이직도 책임 프로듀서 급으로 가셨을 텐데 거의 실무 PD처럼 이름을 올리셨네요?”
승현이 영상을 보며 물었다.
“자기 이름 날리려고 그러는 거겠지, 뭐. 일은 아래 PD들한테 다 시켜놓고 이름은 지 거 딱 올리고.”
이열상 CP가 입을 씰룩거리며 답했다.
그 동안 승현은 영상을 슥 훑어보았다.
[으아악!!] [도망쳐! 도망쳐!] [방금 뭐였어요?] [일단 나가요!]얼굴이 잘생긴 운동선수 출신의 연예인과 아이돌 여가수들이 한 폐가에서 소리치며 도망 다니는 장면이 나왔다.
그곳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승현은 퀴퀴한 냄새가 은은하게 풍기는 것을 느꼈다.
저 장소는 세트장이 아닌 실제 귀신이 있는 폐가인 것이었다.
“컨셉이 우리랑 똑같아. 차이가 있으면 저기는 유명한 사람들을 데리고 왔다는 거지.”
“그러네요.”
“이야. 저거 진짜 어떡해야 하냐? 우리도 누구 좀 불러야 하는 거 아냐?”
“그렇게 하면 괜히 우리가 저 프로그램을 따라한다는 이미지만 심어줄 거예요. 그리고 저런 연예인들 오면 이것저것 챙겨줄 것들만 생겨서 귀찮아질 것 같아요.”
“귀찮고 안 귀찮고 인마. 시청률 다 뺏기면 어떡해.”
“방영일자는 다르잖아요. 동시간대도 아니고. 그리고-”
승현이 화면 속 아이돌들을 보며 말을 이었다.
“-연예인 중에는 귀문이 열려 있는 사람들이 제법 있는데 그런 사람들 데리고 저런 데서 자꾸 촬영하면 나중에 언제 한 번 큰일 날 거예요. 공포 영화 촬영할 때,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 무당도 참여한다는 이야기도 있잖아요. 차분히 기다려 보죠.”
“그래?”
“저도 들은 말이지만, 네. 그렇다고 들었어요. 연예인 사주는 무당 사주랑 비슷해서 귀문이 열려 있다고.”
“아유. 그런가. 아무튼 잘 살펴봐. 우리도 대응전략을 잘 짜야지.”
“네, 알겠습니다.”
승현이 꾸벅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직접 호출해 상황을 이야기한 것을 보면 저 프로그램을 굉장히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다시 [미스터리 탐사대] 제작사무실로 돌아가자마자, 태정이 물었다.
“CP님이 왜 부르신 거예요?”
“김승동 CP님 ESA 방송국으로 넘어가서 새 프로 냈잖아. 그거 때문에.”
“아아. 저 그거 봤어요. 많이 위험해 보이던데요?”
태정이 말했다.
그러자 가만히 듣고 있던 화영이 물었다.
“네? 뭐가 위험해요?”
“아니, 연예계에 일하는 사람들은 신기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저런 데를 저렇게 다니면 언제 한 번 사달이 나죠.”
태정도 승현이 했던 말을 똑같이 하고 있었다.
“아. 그렇구나. 연예계 사람들 신기 얘기는 전에 들은 적이 있긴 한데.”
화영도 신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저나 다음 특집은 한 번 조사해 봤어? 어떤 걸로 할지.”
승현이 자리에 앉으며 물었다.
“화영이랑 몇 개 추려봤어요.”
장혁이 메신저로 이미지 몇 장을 건넸다.
“아 그래? 잘했네.”
승현이 이미지를 수신한 후 이것저것 확인해 보았다.
그러던 중, 뭔가 이상한 사진 한 장을 발견했다.
그리 길지 않은 터널 사진이었다.
그 사진을 보는 순간, 승현은 묘한 악취를 맡을 수 있었다.
“이 사진은 뭐야?”
승현이 장혁을 보며 물었다.
“그거 화영이가 찾은 건데요. 제가 볼 땐 별거 아닌 거 같더라고요.”
장혁이 대답했다.
하지만 승현은 이번에 받은 이미지 중 유일하게 악취가 나는 이 사진에 흥미가 갔다.
“화영아. 이 터널 사진은 뭐야?”
“아. 지역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다 보니까 발견한 건데요. 그 터널 근처만 가면 라디오가 안 터진대요.”
화영이 대답했다.
“터널에서 라디오 잘 안 터지는 거야 뭐. 당연한 거 같은데.”
장혁은 여전히 그 터널이 대수롭지 않게 느껴지는 모양이었다.
“그렇긴 한데 터널이 그렇게 깊지도, 길지도 않은데 라디오가 자꾸 끊긴다니까 귀신이 있는 것 같아서요.”
화영이 받아쳤다.
승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사진 밑의 설명을 보았다.
“경기도 구리시 천봉터널?”
“네. 하천 옆을 끼고 있는 작은 터널이에요.”
화영이 대답했다.
“한 번 가볼까?”
승현이 어깨를 으쓱이며 물었다.
“네? 그 터널로요?”
장혁이 의아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감이 오는데? 한 번 가보자고.”
승현은 태정에게 준비하라는 손짓을 한 후 자리에서 일어났다.
“으챠아-! 다음 특집 촬영이구만.”
태정은 주섬주섬 카메라를 가방에 챙겨 넣었다.
장혁이 우두커니 서서 태정을 보자 태정이 싱긋 웃어보였다.
“승현 선배 감이 작동했으면 무조건 다음 특집 확정이죠.”
승현을 오래 봐온 태정이 한 마디 하고는 카메라 가방을 들쳐 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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