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roducer Who Captures Ghosts RAW novel - Chapter (20)
제20화
잠시 후.
경찰들이 태영 어린이집으로 다시 출동했다.
굿판을 정리하던 중 들어온 경찰들은 곧장 수색에 들어갔다.
그리고 승현이 발견한 명부 이외에 여러 증거들을 찾아낼 수 있었다.
이내 사건의 경위를 추측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정확한 것은 아니었지만 경찰들 모두 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린이집 원장 신막분.
그녀의 임무는 어린 아이 인신매매 조직단의 ‘중간 보호소’ 역할이었다.
그녀가 운영하던 어린이집에서 인신매매 할 아이들을 임시 보호 하는 것.
그리고 그 배달은 김택조와 김황조, 이만조가 담당해서 했던 것이었다.
이런 범죄 행각이 드러나지 않게 실제 원생들을 모집하기도 했던 모양이었다.
실제로 이들은 전단지를 만들어 영어 교육을 중점적으로 하는 어린이집 원생들을 모집했다.
이들은 다른 어린이집과 마찬가지로 등원을 했다가 하원을 하고, 졸업도 하는 평범한 시스템이었다.
하지만 이런 평범한 어린이들 사이에 인신매매 조직에서 배달 온 ‘피해 아동’도 섞여 있었다는 것.
아이들이 모두 하원하고 나면 그 아이들은 지하에 갇혀 시간을 보내야 했다.
가령 자신이 갇혀 있다는 사실을 언급할 경우, 낮 시간에도 지하에 갇혀 있어야 했다.
그러던 중 조직의 규모가 커지며 배달이 많아지기 시작했던 것.
이에 신막분은 원생 모집을 중단하고 ‘배달원’이 배달해 온 아이들만 관리를 하기에 이르렀다.
그렇게 석 달이 지났을 때.
아이 중 한 명이 반기를 들었다.
신막분을 칼로 찌른 것이었다.
그걸 본 다른 아이들도 몰려가 신막분을 처참하게 살해했던 것.
그때 김황조, 김택명, 이만조가 어린이집에 찾아왔고 현장을 목격했다.
이에 이 셋은 아이들을 모두 죽여 버린 후 마당에 암매장 했다.
그리고 실종처리 할 수 없는 신막분은 저수지에 유기한 후, 이만조가 총대를 멨던 것이었다.
이후 김황조, 김택명, 이만조 역시도 모두 무언가를 보고 놀란 표정으로 급사하고 말았다.
어쩌면 죽은 아이들이 그 셋에게 나타나 복수를 한 것은 아닐까-하는 추측마저도 가능했다.
경찰에게 대략적인 추론을 승현은 이를 정리해 내레이션 대본을 보강했다.
그리고 필립과 수연을 각각 일산과 수원으로 돌려보낸 뒤, 바로 RBS 방송국으로 돌아갔다.
아직 추론일 뿐이지만 그래도 기승전결이 모두 구성이 된 수준으로 볼 수 있었다.
13년이나 지난 데다 관계자들이 모두 사망한 상태니 확실하게 결론을 짓기는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 * *
그렇게 본격적인 편집 작업에 들어간 승현과 태정.
승현이 본편의 내레이션과 장면 편집을 하는 동안 태정은 빠르게 예고편을 만들어 이열상 CP에게 전달했다.
예고편을 본 이열상 CP는 곧장 편집실로 달려왔다.
쾅-
문이 세게 열리자 편집에 집중하고 있던 승현과 태정이 깜짝 놀라 움찔했다.
“어우. 뭐야.”
승현이 미간을 찌푸리며 뒤를 보았다.
“야. 예고편 이거 대박이다.”
이열상 CP가 한껏 상기된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대박이라고 했죠?”
“야. 진짜 예고편 잘 뽑았네. 본편 나왔어?”
이열상 CP는 승현 옆으로 다가와 모니터를 보고 물었다.
“이제 후작업만 조금 더 하면 돼요.”
“본편 한 번 보자. X나게 궁금하네.”
이열상 CP가 승현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틀어 드려.”
승현은 의자 등받이에 푹 기대고 태정에게 말했다.
“2번 모니터로 재생할게요.”
태정은 앞에 놓인 여러 모니터 중 하나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내 지금까지 편집이 된 ‘태영 저수지 변사체 귀신’ 다큐멘터리가 흘러 나왔다.
처음에 서서 보던 이열상 CP는 옆에 있던 간이 의자를 끌어와 안고는 더욱 집중해 보았다.
약 90분 정도의 러닝타임.
끝까지 시청한 이열상 CP가 박수를 쳤다.
“와. 사람들이 미신이라고 무시할 수 있는 걸 이렇게 잘 살렸네.”
“그럼요. 저니까요.”
승현이 엄지를 들며 너스레를 떨었다.
“아이고 X랄하네.”
이열상 CP는 그런 승현이 기특하면서도 괜스레 욕을 한 마디 했다.
“좋은 것 같아요?”
“느낌이 좋다. 잘했어.”
이열상 CP가 고개를 끄덕였다.
“OK! 감사합니다.”
승현이 태정과 하이파이브를 했다.
*
그날 오후부터 본격적인 예고편이 송출되기 시작했다.
인터넷 너튜브과 같은 각종 동영상 플랫폼.
그리고 RBS 정규 방송 사이사이에 예고편이 방영되었다.
반응은 무척 뜨거웠다.
RBS 채널 자체 시청률이 워낙 낮으니 이곳에서는 크게 이슈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너튜브에서는 폭발적인 조회 수를 기록했다.
이는 이미 사전에 뉴스와 커뮤니티를 통해 태영읍 저수지 귀신 영상과 사진이 돌았기 때문이었다.
웹상에 많은 데이터가 남았고, 여러 네티즌들이 검색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알고리즘의 축복을 받았던 것이다.
– 새 프로그램인가????
– 최승현 작품이네. 옛날에 [괴담이즘]이라는 프로 했던 사람임.
└ 그거 재밌었는데.
└ [풍경이 좋다]에서 귀신 몇 번 찍더니 노선 탄 듯.
– 재밌겠다.
– 기대 됩니다.
– 일요일 방송.
댓글들도 순식간에 수백 개가 달릴 정도였다.
그렇게 뜨거운 관심을 받는 가운데 일요일 밤.
드디어 본 방송이 오픈 되었다.
승현은 집에서 과자에 맥주를 펼쳐놓고 본 방송을 지켜보았다.
동시에 노트북으로 RBS 직원 프로그램에 접속해 실시간 시청률을 확인했다.
순간 최고 시청률 12%.
숫자를 본 승현은 눈을 씻고 다시 숫자를 보았다.
분명 12라는 글자가 또렷하게 보였다.
RBS는 지금까지 그 어떤 프로그램도 10% 이상 넘겨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승현이 파일럿으로 낸 [미스터리 탐사대]가 무려 12%의 시청률을 찍은 것이었다.
그리고 방송이 종료 됐을 때, 평균 시청률은 8%.
엄청난 기록이었다.
종편 채널 중에서는 주간 시청률 순위 중 3위에 올라갈 정도고, 지상파까지 포함한 전체 채널에서는 10위 안에 들어갈 정도의 시청률이었다.
RBS에서 낸 파일럿 프로그램으로선 엄청난 대성공이 아닐 수 없었다.
“우와.”
승현이 심드렁한 표정으로 탄성을 내뱉었다.
동시에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렸다.
태정이었다.
승현이 전화를 받자 흥분한 태정의 목소리가 들렸다.
[선배! 우리 시청률 봤어요?!]“봤지. 대박이야.”
[와. 선배 말씀이 맞네요!!]“그렇다니까. 내가 촉이 딱 왔다니까.”
승현이 말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안 기뻐하시는 것 같아요? 원래 톤이 낮아서 그런가.]“아냐아냐. 되게 기뻐.”
이러는 동안에도 여러 곳에서 메시지가 계속 수신 되었다.
– 이열상 CP느님 :
야. 터졌다. ㅊㅋ한다.
– 김백춘 교양국장님 :
내일 출근하면 국장실로 오세요…
– 장필립 :
프로그램 재밌게 잘 봤습니다.
– 꼴 뵈기 싫은 동생 :
오오오올 이번에 재밌네. 프로그램.
회사 사람들과 주변 지인들로부터의 연락이었다.
승현은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한 채 전화를 끊고 맥주를 들이켰다.
* * *
다음날 아침.
승현이 태정과 함께 김백춘 교양국장을 만나러 국장실에 향했다.
그 앞에는 이열상 CP도 서있었다.
그는 승현을 보자마자 바로 헤드록을 걸었다.
“아아아아아! 아파요!”
“이렇게 잘 할 거면서 지금까지 왜 그렇게 마음고생을 시킨 거냐!”
“아아아! 제대로 기회도 안 줬잖아요!”
“이 새끼! 잘했다, 잘했어. 뽀뽀라도 해주고 싶네.”
“정중하지 않게 거절하겠습니다.”
승현이 고개를 휙 돌렸다.
그때 막 출근한 김백춘 국장이 복도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따라 들어오라는 손짓을 한 후 국장실에 들어갔다.
“어제 방송 잘 봤다. 결과도 좋던데?”
예상했듯 바로 그의 칭찬이 시작 되었다.
승현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순간 최고 시청률 12%. 방송 평균 시청률 8% 나왔습니다.”
승현의 대답에 김백춘 국장이 슈트를 걸어놓고 의자에 앉았다.
“잘했어. 잘하긴 했는데 요새 너튜브에서 공포 콘텐츠 하는 [캡틴 퇴마]나 뭐 흉가 체험, 이런 게 유행하면서 잠깐 인기를 끈 걸 수도 있어. 중요한 건 이 인기를 어떻게 끌어갈 거냐. 이제 그게 과제야.”
김백춘 국장의 말인 즉, 이 프로그램을 조금 더 운용하겠다는 의미였다.
“네. 다음 사건을 잘 골라봐야죠.”
승현이 비장하게 말했다.
“뭐 봐놓은 거라도 있어?”
김백춘 국장이 물었다.
“다음에는 ‘자살귀’와 관련한 소스를 다뤄볼까 합니다.”
승현이 대답했다.
“알았다. 기획안 잘 써서 올려 봐. 그리고 304호에 사무실 하나 내줄게. 제대로 붙어 봐.”
“네! 감사합니다.”
승현이 꾸벅 인사를 했다.
이제야 뭔가 본격적으로 착착 풀리는 느낌이었다.
* * *
RBS 교양국.
[미스터리 탐사대] 제작사무실.보통 파일럿 프로그램을 한 3회차까지 굴리면서 시청률 추이를 보고, 정규편성이 되면 그때사무실을 내주었다.
이렇게 1회 만에 사무실을 내준 건 상당히 이례적이었다.
그만큼 이번에 낸 실적이 상당하다고 볼 수 있었다.
김백춘 국장이 격앙된 칭찬까지 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 스스로도 이번 [미스터리 탐사대]를 통해 RBS가 한 층 성장할 수 있으리라는 계산을 하는 모양이었다.
물론 이것도 승현이 앞으로 더 잘해주었을 때 이야기겠지만.
아무튼 승현은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실질적으로 [괴담이즘] 이후로 이렇게 팀 사무실을 갖는 건 처음이기 때문이었다.
사무실 정리와 가구, 컴퓨터 배치가 끝난 후 태정이 자리에 앉으며 물었다.
“그나저나 선배. 왜 ‘자살’을 소스로 다루신다는 거예요? 그거 좀 주제가 예민할 거 같은데.”
“너 우리 [괴담이즘] 촬영 때 부산역 앞 대로변 귀신 기억 나냐?”
“나죠.”
“그때 그 괴담 검색하던 중에 부평시장에 자살귀 있다는 소리를 들었었거든?”
“네, 네.”
“그땐 별 생각 안 하고 넘겼는데 최근에 검색해보니까 그거 꽤 유명한 것 같더라고.”
“그래요?”
“거기에 있는 작은 상가 건물인데 거기서 귀신이 자꾸 나온대.”
“진짜요?”
“응. 거기서 세 명이나 자살을 했다네.”
“으음.”
“그 정도로 사람이 죽었으면 모르긴 몰라도 거기 상당히 흉흉하다는 의미거든.”
“그건 그렇죠.”
“그 사건들을 한 번 만져보자 이거지.”
승현이 태정에게 말했다.
똑똑-
그때 누군가 노크를 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