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roducer Who Captures Ghosts RAW novel - Chapter (58)
제58화
#[미류도 코쇼 연구소> 특집
“이걸로 에이덴이 사라지진 않겠지만 그래도 세가 확실히 약해지긴 하겠지.”
승현이 컴퓨터로 에이덴 관련 뉴스를 보며 말했다.
실제 경찰들이 에이덴 평야에 들어갔고, 각종 서류들과 신자들 목록.
그리고 ‘하늘 문’에 있던 시신들과 봉헌 광야의 노동자들도 찾아내고 있었다.
증거 은닉 우려가 있는 만큼 굉장히 신속하고 빠르게 움직인 모양이었다.
그리고 기자들이 촬영한 사진에서는 ‘회개방’에 갇혀 있는 그 남자도 의사들에게 인계되는 장면도 포함되어 있었다.
어찌 되었든 그 사람도 무사히 구출이 된 모양이었다.
또 한 가지.
‘교주’인 ‘김선희’가 경찰에 체포되는 장면도 공개되었다.
모자이크 되어 있었지만 그녀는 10살 남짓으로 보이는 작은 체구의 소유자였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승현이 보았던 그 귀신 형체와 묘하게 닮았다는 점이었다.
단순히 우연인지 아닌지, 모자이크 사진으로는 판단할 수 없었다.
하지만 [핸드사이드]에도 에이덴 교주 사진이 돌았고, 소문에 소문이 덧붙여지며 한 가지가 밝혀지게 되었다.
– 에이덴은 대대로 어린 여자애가 교주임. 그 애가 성장하면 애를 낳게 하고 이전 교주는 제물로 바침. 내가 전에 그걸 옆에서 봤음.
└ 까고 있네.
└ 구라 ㄴㄴ
└ 찐임. 에이덴 직원이었음. 하늘 문 제단 출입 관리랑 청소 담당. 못 해먹고 도망쳤지만.
└ 이런 개구라 또 돌아다닐 줄 알았다.
네티즌들은 관련 댓글을 쓴 사람에게 주작러라고 비난을 했지만 승현은 조작처럼 보이지 않았다.
실제로 ‘하늘 문’에 들어갔을 때 관리 직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승현은 수시로 나타났던 그 여자 귀신이 이전 교주는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방송 이후 경찰 수사 진행 상황 및 결과가 연이어 발표되며 한 가지 추가적인 의구심이 들었다.
부교주에 대한 보도는 일절 없다는 점이었다.
결론적으로 교주와 핵심 관계자들이 모두 구속 수사가 되었으니 일단락 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졌던 부교주에 대해서는 언급이 모두 빠진 것이었다.
심지어 승현은 본 방송 때 부교주가 에이덴의 핵심이라는 언급도 직접 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락이 되었다는 건, 에이덴이 이대로 무너질 종교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다음날.
에이덴 부교주가 직접 경찰에 출두해 보도된 내용들에 대한 사실관계를 직접 밝히겠다고 나섰다는 기사를 보았다.
이 당시에는 1주 차 방송이 나가고 2주 차 방송이 방영되기 전이기 때문에 그로선 어디까지 공개가 될지 전혀 모르는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직접 나와 입장을 밝히겠다는 건, 에이덴 내부적으로 혼란스러운 상태라는 걸 증명해 주는 듯했다.
하지만 에이덴 홈페이지는 아직도 활성화가 되어 있었고, 열혈 신도들은 [미스터리 탐사대]가 조작과 날조 방송을 한다며 비난 여론을 형성하려 했다.
이에 대해 승현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2주차 방송이 나가고 나면 더욱 심각한 내용들과 승범보살의 인터뷰 등, 조금 더 자극적인 내용으로 폭로가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 * *
에이덴에 대한 건은 이제 이번 주, 2회차 방송까지 나간 후 법과 네티즌들이 알아서 처리할 문제라는 판단이 들었다.
승현은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으려 바로 다음 촬영지 선정에 돌입했다.
아니나 다를까, 지시를 하자마자 화영이 서류를 가져왔다.
다음 특집 소재 후보를 골라온 것이었다.
승현은 고맙다는 눈인사를 한 후 후보들을 슥 확인해 보았다.
위험하긴 했지만 어쨌든 2주 분량을 취재해 방영함으로 해서 약간의 여유를 확보한 상태였다.
통상적으로 방송을 제작할 땐 2주에서 한 달 정도의 여유를 두고 촬영을 했지만 [미스터리 탐사대]의 경우에는 [풍경이 좋다]에서 발견한 귀신을 빠르게 단독으로 잡아 특집 프로그램을 구성하다 보니 촬영 일정이 계속 급하게 진행이 되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여유가 있는 만큼 조금 더 흥미로운 소재를 고를 수 있었다.
“흐음.”
승현은 가만히 앉아 예전에 받았던 제보들과 인터넷에 떠도는 괴담들을 하나씩 읽어 내려갔다.
한참을 보던 승현의 눈앞에 한 너튜브 영상이 보였다.
그의 알고리즘에 선택된 괴담은 바로 이것이었다.
[미류도 연구소 괴담]승현도 예전에 커뮤니티 활동을 하면서 스치듯 들었던 내용이었다.
남해에 있는 ‘미류도’라는 무인도에서 소위 ‘좀비’를 만드는 생체 실험을 했었다는.
하지만 남해군 쪽에서 사실무근이라고 발표했고, 괜한 루머가 유포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배편을 모두 끊었다.
“화영아. 미류도 연구소 괴담. 이거 조금 더 조사해 볼래?”
“알겠습니다.”
화영은 대답한 후 빠르게 여기저기 검색을 해나갔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미류도에 관련한 이야기를 정리한 파일을 전송해 주었다.
미류도.
남해군에 위치한 여의도 2/3 크기의 무인도.
일제강점기 때 일본의 제약회사인 ‘코쇼’가 한국에 진출하며 미류도에 연구소를 지었다.
무인도에 연구소를 지은 이유에 대해서는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었다.
그저 코쇼가 중일전쟁과 태평양 전쟁 때 사용할 의약품, 생화학 무기 등을 연구했던 것 아니냐는 음모론이 있을 뿐이었다.
그곳에서 좀비를 만드는 연구를 했다는 소문이 도는 이유도 그곳에서 어떤 실험을 했었는지에 대한 기록이 전무하기 때문.
“제약회사 코쇼는 1945년 일본이 패망할 때 전범기업으로 낙인이 찍혀 그대로 인수분해 됐다-라. 아무리 전범기업으로 찍혔어도 회사 자본력이 있으면 다른 데 인수되던가 했을 텐데. 아예 사라졌다고?”
승현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네. 그게 포인트죠. 대체 뭘 연구했기에 그 어떤 회사도 인수를 안 하고 완전히 그렇게 가루가 되었는가요.”
화영이 대답했다.
승현은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여기로 정하자. 태정아, 화영아. 자료 조사 좀 철저히 해줘.”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필립 씨랑 수연 씨한테도 연락 해보고. 이번엔 같이 가자고. 무인도라 여러 번 왔다갔다 하기 힘들 테니.”
“네, 알겠습니다!”
태정이 핸드폰을 들며 대답했다.
“일본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할까요?”
화영이 물었다.
“일본어나 역사를 아는 사람을 좀 섭외해 봐.”
“알겠습니다.
승현의 대답에 화영이 대답했다.
아무튼 승현은 곧장 다음 촬영지에 대한 기획안을 작성해 이열상 CP에게 제출했다.
승인은 어렵지 않게 되었고, 미류도로 들어갈 수 있는 작은 배를 섭외했다.
정기 배편이 없기 때문에 작은 배를 구해야 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번 촬영에는 일본문화를 연구하는 중년 여교수, ‘이지혜’가 함께하기로 했다.
그렇게 준비가 끝나고, 승현은 필립과 수연까지 데리고 바로 남해군으로 출발했다.
* * *
부드드드드드등
10명 정도 태울 수 있는 작은 배가 남해 바다를 가로질러 달렸다.
얼굴이 까무잡잡하게 탄 선장은 키를 잡고 여유롭게 배를 몰았고, 승현 일행은 갑판에 앉아 바다 풍경을 보았다.
그 사이 태정과 필립은 주변 풍경을 담는 데에 여념이 없었다.
“다행히 멀미하는 사람은 없네.”
승현이 웃으며 말했다.
그러자 바다 풍경을 영상으로 담던 태정이 손사래를 쳤다.
“지금 쏠리는 거 억지로 참고 있어요.”
“아유. 너도 참 가지가지 한다.”
승현이 자리에서 일어나 조타실로 향했다.
태정은 그런 승현의 뒤를 쫓아가며 촬영했다.
“선장님. 지금 얼마나 더 가야 하나요?”
“한 20분 정도 더 가면 돼요. 이제 절반쯤 왔어.”
“상당히 머네요?”
“그렇죠.”
“‘미류도’ 정기 배편은 왜 끊겼나요?”
“왜긴 왜겠어요. 사람이 안 사니까 끊긴 거지.”
“들리는 소문에는 미류도 관련한 소문 때문에 배를 끊었다고 하던데요?”
“아유. 그것도 다 뜬소문이에요. 사람이 안 사니까 정기 배편을 끊은 거지, 뭘.”
선장은 담배를 꺼내 물며 대답했다.
“그럼 ‘미류도’에 대해서 뭐 알거나 들으신 건 있나요?”
승현이 물었다.
– 서 모씨(00호 선장) : 미류도에 이상한 소문이 있긴 하죠. 우리 남해군 뱃사람들 사이에선 ‘판옥선도’라고 불렀어요. 멀리서 보면 섬의 외관과 연구소 건물이 꼭 ‘판옥선’ 닮았거든요. 그런데 밤이나 비가 많이 올 때 그곳에 가면 해안가에서 귀신을 발견하게 된 대요. 나는 본 적 없는데 몇몇 사람들은 봤다더라고. 멀리서 누가 손짓하는 것 같았다나. 근데 가까이 가면 아무것도 없고 말이에요.
태정은 선장이 말하는 모습을 인터뷰 형식으로 담아냈다.
“그곳에서 생체실험을 했다든가 하는 소문은요?”
“그 소문도 있었죠. 거기서 실험 당하다 죽은 귀신들이 섬에서 나오고 싶어서 손짓하는 거라는 이야기도 있었고. 그래서 꺼림칙해서 잘 안 가. 그 근처로.”
선장은 담배 연기를 내뱉으며 말했다.
확실히 촬영하기에 상당히 좋은 소스가 아닐 수 없었다.
그 순간, 담배 냄새 사이로 알싸한 알코올 냄새가 풍겨왔다.
승현은 미간을 찌푸리며 코를 씰룩였다.
그렇게 몇십 분을 더 달리자 선장이 앞쪽을 가리켰다.
“저기. 저기가 ‘판옥선도’입니다.”
선장의 말에 갑판에 앉아 있던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나 먼 곳을 보았다.
유독 안개가 짙게 낀 미류도.
넓게 펼쳐져 있는 모래 해변과 그 뒤로 펼쳐진 작은 야산.
야산 중턱에는 콘크리트로 만들어 둔 듯한 건물의 실루엣이 보였다.
그리고 가장 큰 건물은 정상에 자리하고 있는데, 옥상에는 일본식 기와가 얹혀 있었다.
그러다 보니 안개에 살짝 가려져 있는 상태로 봤을 땐 언뜻 높고 웅장한 판옥선처럼 보이기도 했다.
“섬 북동쪽에 옛날 일본군들이 사용하던 선착장이 있어요. 그곳에 내려 드릴게요.”
선장이 말했다.
“여기 핸드폰은 터지죠?”
“터져봐야 한 칸? 안 터진다고 봐야 할 겁니다.”
선장의 말에 일행 모두 심각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일단 촬영에 필요한 모든 장비와 보조배터리들은 가지고 있는 상태니 이곳을 탐사하는 것 자체는 문제 될 것이 없었다.
하지만 긴급 상황에서는 분명 문제가 될 것이었다.
“나는 이틀 뒤 아침 10시에 북동쪽 선착장으로 다시 올게요.”
선장이 덧붙였다.
“만약 긴급 상황이 있을 경우 어떡하죠?”
승현이 묻자 선장은 머리를 긁적이다 서랍에서 투박하게 생긴 위성전화기를 꺼내 들었다.
“그 전화기 옆에 보면 내 번호 있어요. 그 전화기로 전화하면 바로 올게요.”
“감사합니다.”
승현은 위성전화기를 가방에 집어넣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