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roducer Who Captures Ghosts RAW novel - Chapter (78)
제78화
우당탕-
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
그 순간, 그림자 속에 있던 남자가 계단 위로 마구 뛰어 올라갔다.
“어어!”
승현이 그의 뒤를 쫓아갔다.
이어 화영과 태정도 내달렸다.
2층에는 작은 테라스와 함께 방 두 개가 있었다.
승현은 남자를 쫓아 테라스 옆에 있는 방으로 달려 들어갔다.
그곳은 이사할 때 쓰이는 커다란 박스들이 창고처럼 쌓여 있는 곳이었다.
“어-!”
승현은 들어오자마자 남자가 사라졌다는 걸 알았다.
“어디 있죠?”
화영이 따라 들어오며 물었다.
승현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카메라를 보았다.
“딴 데로 샌 거 같지 않은데요. 헉, 헉.”
태정도 숨을 몰아쉬며 대답했다.
승현은 허리에 손을 올리고 방을 둘러보았다.
“어머. 저거 뭐예요?”
그때 화영이 구석을 가리켰다.
그곳에는 사람의 옷가지로 보이는 무언가가 놓여 있었다.
조명을 비추자 상자 사이로 사람의 뼈 일부가 보였다.
“저거. 저거!”
승현이 격앙된 목소리로 상자를 옆으로 치워보았다.
쿠궁-
상자를 치우자 비교적 최근에 유행한 옷을 입은 백골이 모습을 드러냈다.
복장과 카메라를 봐선 이곳에서 실종 됐던 ‘길창창’인 듯했다.
승현은 카메라와 태정, 그리고 화영을 번갈아 보았다.
“본 방송 때는 모자이크해라.”
승현이 나지막이 말하자 태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부, 분명 아까 자길 ‘길창창’이라고 말한 사람이 있었잖아요.”
태정이 말을 더듬으며 물었다.
“X발.”
승현은 아랫입술을 꾹 깨물며 마른세수를 했다.
소름끼치는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럼 여기 있는 다른 방은-!”
화영이 눈을 크게 뜨고는 2층의 다른 방으로 달려가 보았다.
그곳에도 역시 창고처럼 쓰이는 방이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상자를 치워 봐도 백골이 나오지 않았다.
“와. 무섭네, 진짜.”
승현은 인상을 찌푸렸다.
“실종된 ‘길창창’이 여기 있었으면 그 전에 실종된 사람들도 이 집 어디에 다 있다는 거 아니에요?”
화영이 살짝 격앙된 투로 물었다.
“그럴 수도 있지만- 여기 다 수색했다고 했잖아.”
“그런데 저기 시신이 있는 걸 발견 못했던 거잖아요.”
“그러게. 그렇게 생각하면 또 그렇지.”
승현이 턱을 매만졌다.
그때 태정이 말했다.
“계단 바로 아래에 뭐가 있지 않을까요?”
“음? 왜?”
“아까 사람 머리 같은 게 굴러 와서 1층 계단 앞에 확 녹아내린 게 있었잖아요. 혹시 그 태영 어린이집처럼 거기에 지하로 가는 뭐 있는 거 아니에요?”
태정이 말했다.
승현은 잠시 고민하는 표정을 짓다 일행과 함께 1층으로 다시 내려왔다.
그리고 계단으로 올라가는 초입 부분을 두드려 보았다.
그러자 확실히 계단 입구 쪽 마룻바닥의 소리가 다른 것이 느껴졌다.
“깨볼까요?”
화영이 물었다.
잠시 고민하던 승현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당장 위에 백골이 나왔으니 일단 신고부터 하고 이건 경찰이 오면 그때 같이 여는 걸로 하자. 시신까지 나온 마당에 신고도 안하고 우리 마음대로 현장을 훼손하면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승현의 말에 화영은 아쉽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
잠시 뒤.
경찰과 119 대원들이 출동했다.
어두컴컴했던 집 전체에 강한 조명이 비춰 들어왔다.
침묵으로 가득했던 집 내부 역시도 사람들의 말소리와 발소리로 가득 찼다.
승현은 경찰을 대동한 채 시신을 발견한 곳을 안내했다.
경찰은 시신을 보자마자 인상을 쓰며 바로 수습을 시작했다.
“저건 너튜버 ‘길창창’이 가지고 있던 카메라인데요. 화면을 좀 확인해도 될까요?”
승현이 시신 옆에 떨어져 있던 카메라를 가리키며 물었다.
“경찰서에서 먼저 확인해야 하니까 그 이후에 요청해 주세요.”
경찰은 사무적으로 대답했다.
승현은 계단 앞에 있는 1층 마룻바닥의 소리가 다른 것도 전달해 주었다.
태정은 이 모든 광경을 모두 촬영하고 있었다.
“바닥 좀 뜯을 거 가져와 봐라!”
경찰이 소리치자 젊은 경찰이 여기저기 뛰어다녔다.
잠시 뒤 젊은 경찰은 오함마를 든 119 대원과 함께 다시 나타났다.
우지끈-
바닥은 쉽게 부서졌다.
“이 집 지을 때 지하실이 있었네. 마지막으로 들어온 사람이 인테리어 할 때 막았나 봐요.”
119 대원은 바닥의 부서진 모습을 보고 말했다.
이어 경찰들이 손전등을 가지고 안으로 내려갔다.
지하실에는 더 오래된 것으로 보이는 공구와 잡동사니들이 쌓여 있었다.
그리고 그곳 구석에서 굉장히 오래 돼 보이는 해골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옷차림으로 봐선 1970년 내지는 1980년대 복장이었다.
“X발. 야! 여기도 있다!”
경찰이 소리치자 다른 사람들이 몰려 내려와 시신을 수습했다.
* * *
발견된 시신은 ‘길창창’을 포함해 총 세 구.
두 구는 지하실에서, ‘길창창’은 2층에서였다.
정황상으로는 담력을 시험하러 패기에 들어왔다가 지하실에서 뭔가를 본 후 사망한 것 같았다.
혹은 무언가를 보고 도망치다 숨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었지만 어떤 것 하나 증거는 없었다.
다만 중요한 건 실종신고를 받고 경찰들이 확인했을 때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
경찰들이 대충 수색을 한 건지, 아니면 그때는 시신이 ‘그 자리’에 없었던 것인지는 미스터리였다.
아무튼 그곳에는 시신이 없는, 안 쓰는 창고라는 생각에 김형익이 입주를 하며 지하실을 막아버렸던 것이었다.
그렇게 발견된 시신 중에는 철물점 노인의 아들도 있었다.
그는 아들을 찾았다는 소식에 버선발로 달려와 시신을 확인하고는 그대로 실신을 했다.
어찌 되었든 노인의 평생 원한이 해결된 것이었다.
그리고 경찰에서 확인한 후 승현이 넘겨받게 된 ‘길창창’의 카메라 영상 파일.
승현과 화영, 태정은 RBS로 복귀한 후 장혁과 함께 영상을 확인해 보았다.
* * *
[하악. 하악. 하악. 여러 분. X나 무서워. 진짜 X나 무서워.]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는 길창창의 얼굴이 보였다.
셀카모드로 카메라를 돌리고 촬영하고 있는 것이었다.
[후원 감사합니다. 구독과 좋아요도 부탁드리고.]길창창은 숨을 몰아쉬면서 주변을 보았다.
채팅은 보이지 않았다.
채팅이 포함된 화면은 너튜브에서 정지 되어 확인할 수 없는 상태였다.
지금은 그의 카메라에 저장된 화면만 나오고 있는 것이었다.
[냄새 X나 구려요. X발. 진짜 X나 구려.]길창창이 앞으로 걸어가며 카메라를 주변으로 돌렸다.
그러자 곰팡이가 가득한 집 내부가 보였다.
[이런 집에서는 X발 지젠느랑 같이 살라고 해도 못 살겠다.]길창창은 부엌으로 이동했다.
그곳의 모습도 지금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다.
[하나도 안 무섭다. 하나도 안 무섭다.]길창창은 주문을 외우듯 중얼거렸다.
[2층? 2층 가라고요? 잠시만요. 1층부터 다 둘러보고. 그리고 뭔가 요구할 거면 후원을 하고 요구를 해야지. 매너가 없네.]길창창이 채팅을 확인하는 듯한 시선으로 아래를 보며 말했다.
그렇게 그는 집 곳곳을 수색하면서 후원 인사와 멘트를 이어갔다.
그러던 중, 그가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
[우왁! 방금 발목! 누가 내 발목 잡았는데!]그는 1층 계단 앞에서 버럭 소리치고는 방방 뛰었다.
순간 무언가를 본 듯 얼어붙은 채 거실을 보았다.
[어어- 어! 어! X발! 오지 마! 오지 마!]카메라는 그의 얼굴만을 비추고 있었기 때문에 뭘 보고 저리 놀랐는지는 알 수 없었다.
다다다다다
정신없이 카메라가 흔들리며 길창창의 입과 콧구멍이 부각되어 보였다.
덜컹- 쾅-
이어 문 닫는 소리가 들리더니 길창창이 어딘가에 숨은 듯 보였다.
그는 카메라를 보며 조용히 하라는 손짓을 했다.
잠시 뒤, 그는 무언가를 본 듯 비명을 질렀다.
[으아아아아악!]그러고 영상은 종료가 되었다.
* * *
‘길창창’의 마지막 모습이 포함된 최종 방영분.
공포 미스터리 마니아들 사이에서 ‘길창창’의 행방은 언제나 뜨거운 화두였다.
그 덕분에 [미스터리 탐사대]의 ‘악령의 집’ 특집이 공개 되었을 때 이슈몰이를 할 수 있었고 본 방송이 되었을 때 엄청난 조회 수 몰이를 할 수 있었다.
본 방송 시청률은 무려 13%.
너튜브에 올라온 예고편과 클립 영상은 순식간에 100만 조회 수를 찍은 것.
더구나 시커먼 형태의 귀신이 등장했다는 것이 사람들에게 굉장한 흥미를 이끈 모양이었다.
사람의 형체가 아닌 시커먼 사람의 그림자에 붉은 사백안으로 표현된 귀신.
승현도 그런 귀신은 ‘에이덴’ 촬영 했을 당시 악귀에 쓰인 사람 때 이후로는 처음 본 것이었다.
그리고 방송이 송출된 후, 몇 가지 추가적으로 밝혀진 사실이 있었다.
첫 번째로 승현이 인터뷰 했던 공인중개사 사무실에서는 지하실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건물을 등록할 때 상세한 규격을 기재하기 때문이었다.
다만 지하실에 시신이 있다는 걸 알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없었다.
두 번째는 1975년 사건의 가해자였던 ‘임택수’가 에이덴의 신자라는 사실이었다.
물론 이건 정말 팩트인지 조금 더 체크해볼 필요가 있었지만 소위 ‘네티즌 수사대’가 추론한 바에 따르면 상당히 그럴 듯한 내용이었다.
– 임택수가 에이덴 신자라는 증거. 첫 번째로 악귀에 쓰여 있었다는 점. 검은색 피부로 드러나는 게 악령, 악귀의 증표라고 가정하면 에이덴의 봉헌평야 때 찍힌 사람들의 얼굴색과 이번 특집 때 촬영된 귀신의 얼굴이 검은 것이 일치함.
– 아! 두 번째! 죽고 나서도 악령이 돼서 그 집에서 똑같이 사람 죽이고 한 게 똑같음.
└ 그러고 보니까 주변 사람들 다 죽이고 자기도 죽은 게 똑같네.
└ X발 소름 돋아
– 임택수 에이덴 썰 팩트다에 한 표 던짐.
너튜브에 업로드 된 이번 영상 중 귀신의 모습이 등장한 영상 댓글에서 사람들이 나름대로의 분석을 해냈다.
물론 승현을 비롯한 제작진은 이에 대해 그 어떤 코멘트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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