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Doctor Just Wanted to Live Quietly RAW novel - Chapter (309)
회귀 닥터는 조용히 살고 싶었다-309화(309/388)
309화. 바이스 레지던트 (5)
대화, 경청, 공감, 이해.
말을 걸고.
들어 주고.
공감하고.
처지를 이해하는 것.
라뽀를 쌓기 위한 특별한 방법은 아니다.
신뢰를 쌓기 위해 의사가 아닌 이들도 늘상 하는 커뮤니케이션 방법이니까.
그러니 CT를 찍기 위해 움직이면서도 말을 멈추지 않는다.
“하지부종(다리가 붓는 현상)이 왜 생기는지 아세요?”
“글쎄요.”
“갑상선, 콩팥, 간, 뭐, 심장이 안 좋아도 다리가 붓죠. 심부전 들어 보셨죠? 숨이 찬 증상도 동반돼요.”
“…….”
“뭐, 폐가 안 좋아도 다리는 부어요. 신기하죠? 몸은 전부 연결돼 있어요. 아, 이쪽입니다.”
박선정을 안내하면서도 호흡기 내과 레지던트.
그러니까 김지환의 눈치를 살피는 것도 잊지 않는다.
또다시 누군가와 충돌한 상황.
이젠 피곤하지도 않았다.
의사마다 판단이 다른 건 다반사.
의견 충돌은 다른 이들 또한 겪는 일이었다.
한데 김지환의 표정이 묘했다.
뭐랄까.
알 듯 말 듯 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뭐지? 갑자기 왜 저래? 이길 거라고 확신하나?’
병실에서 보여 준 태도와 한참 다른 태도.
그가 신경 쓰였지만, 진혁이 다시 박선정에게 말을 걸었다.
“폐 순환. 3초면 끝나죠. 우심실에서 폐로. 다시 좌심방으로 흘러요.”
“…….”
“폐를 거치면서 산소가 가득 담긴 피로 교환되고. 그래서 폐가 안 좋아도 다리가 붓죠. 혈액 순환이 안 되니까. 정맥압이 올라가고. 부종이 유발되죠.”
“…….”
“하지부종, 폐 기능 검사 결과, 문진 결과. 다 노작성 호흡 곤란을 가리키고. 지금 후속 검사를 하러 가는 거예요. 재미없죠?”
“네, 재미없네요.”
박선정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지만, 진혁은 그러려니 했다.
* * *
박선정은 천재 의사라 불리는 이진혁이 신기하기만 했다.
원래 의사는 말이 많은 걸까.
그건 아닐 텐데.
그간 겪은 의사는 한결같이 말이 없었다.
항상 피곤해 했고.
1분? 아니, 1분 30초면 모든 게 끝났다.
뭐, 환자가 많아 어쩔 수 없다나 뭐래나.
그런데 이진혁이란 인간. 아니, 천재 의사라 칭해지는 이진혁은 신기한 존재였다.
가글만 한 게 티 나는데.
머리도 안 감은 거 같은데.
창피하지도 않은지 한참 수다를 떤다.
그래서 그런 그가 신기하면서도 한편으론 긴장도 됐다.
진짜로 숨이 찬 게 아니니까.
그냥 폐 기능 검사가 힘들었고.
대충하고 말았으니까.
뭐, 기관지 확장제를 넣고 비교 검사까지 했지만, 힘껏 불지 않으면 그만.
검사를 대충하는 건 너무도 손쉬운 일이었다.
하지만.
‘이 사람, 진짜 뭐지?’
자신을 꿰뚫어 본 이진혁에 대한 호기심이 계속 치솟는다.
누군지 뻔히 알면서도 추론으로 맞히는 퍼포먼스를 보여 준 의사.
눈썰미나 관찰력이 보통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이 사람이라면 고칠 수 있지 않을까.
잔망한 희망에 불과할지 몰랐지만, 마음이 뒤흔들렸다.
그렇게 심란한 마음을 숨길 때.
수다쟁이 이진혁이 또다시 떠들었다.
“심혈관계 이상에 따른 호흡 곤란. 뭐, 간단하죠. 일단 관상동맥 CT를 찍을 거고. 운동부하검사(CPET)를 할 거예요.”
“운동부하검사면, 운동을 하라는 건가요?”
“아뇨, 그건 아닌데요. 트레드밀 위에서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됩니다.”
“뛰는 건 싫은데요.”
“그래도 해야죠. 계속 뛰는 건 아니라서요.”
“…….”
“분당 환기량, 산소 섭취량, 환기 효율, 일 회 호흡량, 자발성 호흡량까지. 심폐 기능을 측정하려면 어쩔 수 없어요.”
정확히 뭘 말하는 건진 몰랐지만, 박선정은 한참 침묵했다.
* * *
관상동맥 CT.
흉통을 호소하지 않았으니, 과한 검사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찍었고, 곧바로 CPET를 진행했다.
트레드 밀 위에서 하는 검사.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
각종 호흡 장치. 그리고 센서를 부착하며 걷고 또 걷는다.
그렇게 나온 결과지.
진혁이 김지환을 바라봤다.
“정상인데요? CT 판독 소견도 나왔을 거 같은데. 어떻게 할까요. 같이 확인할까요?”
“잠깐 얘기 좀 하시죠.”
“여기서 하시면 될 거 같은데요.”
“아뇨, 따로 할 말이 있습니다.”
김지환이 냉큼 나가 버리자, 진혁이 황당한 표정으로 그 뒷모습을 바라봤다.
‘뭐, 저런 인간이 다 있어?’
박선정에게 양해를 구한 진혁이, 결국 검사실을 나섰다.
이제 둘만 남은 상황.
김지환이 씨익 웃었다.
“이야. 듣던 대로 대단한데요.”
“네? 지금 뭐 하시는 거죠?”
“아, 장 선생한테 들었어요. 조금만 자극하면 된다고요.”
“……?”
“일단 인사나 합시다. 김지환입니다. 보령 분원에서 올라왔고. R4니까 1년 선배네요.”
다짜고짜 손을 내미는 김지환.
진혁이 멍한 표정으로 그가 내민 손을 바라봤다.
확연히 달라진 태도.
도무지 적응되지 않는다.
‘갑자기 왜 이래?’
“잠깐, 잠깐만요.”
“네네.”
“방금 말씀하신 장 선생. 혹시 제가 아는 장혁준 선생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네, 맞아요. 인적교류안 덕분에 올라왔고. 고맙다고 인사하고 싶다고 했죠. 둘이 친한 거 맞죠?”
“네, 친하긴 한데…….”
“소개 좀 시켜 달라고 했더니. 요즘 환자한테 꽂혀서 이상한 데 신경 쓴다고 하더군요. 그게 마침 협진 온 환자였고요.”
“…….”
“생각보다 다혈질이라. 조금만 자극해도 된다. 욱해서 달려들 거다. 물불 가리지 않는다. 천둥벌거숭이 같다. 뭐, 그래서 해 봤죠. 근데 되네요.”
조금 전 상황을 일부러 유도했다는 말.
진혁이 헛웃음을 터트렸다.
덕분에 일이 잘 풀린 건 맞았지만, 다혈질에 물불 가리지 않는 성격이라니…….
대체 자신을 어떻게 보고.
하, 참.
진혁이 혀를 차자.
김지환이 어깨를 으쓱거렸다.
“사실 뭐. 진짜 노작성 호흡 곤란이라고 생각한 건 맞아요. 뭐, 객관적인 수치가 그랬으니까요.”
“일부러 상황을 유도했다는 말씀이시죠.”
“네, 말을 지지리도 안 듣는 환자라면서요. 아, 사인받은 것도 제게 아니에요. 장 선생 여자 친구 주려고 받은 거예요.”
사인해 달라고 한 것조차 거짓이라는 말.
그 행태가 너무도 작위적이었기에.
쉽게 납득되지 않았다.
진혁이 당장 미간을 찌푸렸다.
“다 알겠는데요. 이해가 안 되는 게 있어서요.”
“네네.”
“왜 이렇게까지 하신 거죠?”
“음?”
“그냥 고맙다고 말할 수도 있었는데요.”
진혁이 정곡을 찌르자.
이번엔 김지환이 웃었다.
역시나 쉽지 않다는 표정이다.
“4년 만에 올라왔더니. 이게 참. 뭐랄까. 은근히 차별하더라고요. 다 같은 자교생인데. 뭐라고 해야 할까. 음.”
“…….”
“뭐, 왜 분원에 지원했다가 여길 왔냐. 분원 출신이다. 일은 제대로 할 수 있겠냐. 이진혁한테 고마워하는 거 아니냐. 뭐, 대놓고 말하는 사람은 없는데. 아무튼. 뭐. 이런 분위기였죠.”
“그래서…….”
“네, 뭐, 알잖아요. 일이 참, 사람 많이 가리죠. 누군 전화 한 통으로 끝내고. 누군 한참 싸워야 되고. 누군 사정해야 되고.”
사람 관계에 따라 난이도가 달라진다는 말.
타교생이 애먹는 것도 아는 사람이 없어서라는 말도 있었으니, 틀린 말은 아니었다.
결국 전후 사정을 납득한 진혁이 헛웃음을 켰다.
“그래서 일부러 그러셨군요. 털렸다고 말하려고요.”
“이야. 역시, 천재네요. 천재. 뭐, 한참 털렸다. 나도 이진혁이 싫다. 뭐, 이런 티라도 내야죠. 겸사겸사. 도움된 것도 맞잖아요?”
“…….”
“살아남으려면, 어쩔 수 없는 거 아시죠?”
“그럼, 이제 와서 고백하는 건.”
“덕분에 올라왔는데. 호수 풍경. 진짜 지겨웠거든요. 앞으로 종종 도울 수 있는 건 도울게요. 아, 그럼 이만.”
김지환이 그대로 떠나 버리자.
진혁이 또다시 허탈한 웃음을 켰다.
즉흥적으로 생각한 건지.
아니면 장혁준과 장단을 맞춘 건진 몰랐지만 분명한 건 있었다.
감히 그 자신을 천둥벌거숭이라고 칭한 장혁준도 응징해야 한다는 거.
아, 친하지 않냐고?
친하니까 갚아줄 방법이 있었다.
* * *
“약속 지키셔야죠. 아시죠?”
박선정이 한참 뜸을 들이다 대답했다.
“네.”
“수술부터 하시죠.”
“네, 그럴게요.”
“제가 무슨 수술을 권하는지, 알고 대답하시는 거죠?”
“……뭔데요?”
“손이요, 손. 지금 인대 손상을 너무 오래 방치했어요. 뭐, 방아쇠수지증후군(Trigger Finger, 손을 구부릴 때 딸깍 소리가 나는 증상)도 있으신 거 같던데. 당장 수술해야 합니다.”
박선정의 표정이 눈에 띄게 흔들렸다.
이진혁이 이긴 상황.
뭐, 얌전히 지내라고 하거나.
우울한 얘기는 그만하라고 하거나.
관심을 끌려고 속이는 짓은 그만하라고 할 줄 알았다.
한데, 은퇴의 원인이 됐던 손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었다.
“일단 위 출구가 폐쇄돼서 음식물이 장으로 넘어가지 않는 건, 위공장 문합술을 할 겁니다.”
“…….”
“폐쇄 정도가 심해서요. 연결 통로도 새로 만들 거고. 자세한 설명은 교수님이 하실 거고요.”
“아니, 잠깐. 잠깐만요. 그보다 어떻게 아셨죠? 제가 얘기한 적이 없는데요. 손이요, 손!”
“덕분에 한참 고생했습니다. 세부란스에선 수부외과를. 카톨릭에선 신경외과랑 정형외과를 가셨더군요. 서운대에선 신경외과랑 수부외과를 가셨고요.”
“…….”
“왜, 망설이신 겁니까. 이미 검사도 다 받으셨고. 외래도 한참 다니셨는데요.”
진료기록지를 봐도 이유가 적혀 있진 않은 상황.
박선정이 수술을 망설인 이유를 알 방법은 없었다.
물론, 짐작가는 게 있긴 있었지만.
또다시 침묵이 시작되자, 진혁이 시간을 체크했다.
슬슬 돌아갈 시간.
진혁이 서둘러 입을 열었다.
“아무튼, 수술 받기로 한 겁니다.”
“아뇨, 필요 없어요. 다신 바이올린 안 할 거예요.”
“지금도 연습하고 계신데요.”
“그건, 그냥. 심심해서 한 거예요.”
“글쎄요. 왼손도 그렇고. 오른손도 그렇고. 굳은살이 많던데. 제가 잘못 본 건가요?”
“굳은살이야. 뭐, 조금만 해도…….”
“제 말은 그게 아닌데요.”
진혁이 박선정의 말을 싹둑 잘랐다.
라뽀는 충분히 쌓은 상황.
이젠 밀어붙여야 할 때였다. 계속 끌려다닐 순 없으니까.
“보통 왼손으로 줄을 누르죠. 오른손으로 활을 잡고요. 알아보니까 줄을 잡을 때 주로 쓰는 손가락이 있더군요. 새끼, 약지. 중지. 검지. 딱 네 개만 씁니다. 오른손이면 몰라도 왼손 엄지는 안 쓰죠.”
“……!”
“근데 왼손 엄지에 굳은살이 배겼어요. 분명 안 쓰는 손가락인데. 그럼 연습했다는 의미가 아닐까요. 그것도 손을 바꿔서.”
“그, 그건.”
“줄을 누르는 압력. 위치. 뭐, 이런 걸로 음을 만들어 내는데. 안 쓰는 엄지에도 굳은 살이 있다는 겁니다. 그럼 이유야 뻔하죠. 왼손이 안 좋으니까. 오른손으로 시도해 본 거고. 자, 제 말이 틀렸나요?”
진혁이 재차 같은 말을 반복하며, 박선정을 압박했다.
하지만 또다시 대답하지 않는 박선정이었다.
그저 떨떠름한 표정.
어떻게 알았냐는 듯이 커진 눈으로 대답을 대신할 뿐이다.
“오른손은 주로 활을 잡고. 엄지를 많이 쓰죠. 활도 누르고. 줄도 튕기고.”
“…….”
“미련이 남은 거예요. 아직도 연주하고 싶은 거고. 계속 연습을 했습니다. 그게 집이 됐든. 연습실이 됐든. 오른손과 왼손을 바꿔서. 바이올린을 반대로 잡고 계속 해 본 거예요.”
* * *
어떤 말을 할지 몰라 같은 말을 반복했다.
확인 사살을 하는 것처럼.
그래서 그런 걸까.
한참 침묵하던 박선정이 물었다.
“단순히 그런 문제만 있는 건 아니에요. 저도 그 정도면 수술 받았을 거예요. 근데, 국소적 이긴장증이라고 했어요. 이거 유전병인데. 고칠 수 있는 건가요?”
“증상이 시작된지는 얼마나 되셨죠?”
“4년, 아니 5년 전부터 그랬어요. 조금씩 손이 떨리다 그 시간이 길어졌죠. 뭐, 평소엔 멀쩡해요. 그냥 연주만 시작하면. 연주만 시작하면 손이 떨려요. 맘대로 안 움직인다고요!”
“인대 손상이나 방아쇠수지증후군은 몰라도, 그건 약물 치료밖에 답이 없는데. 왜 안 하셨죠.”
“해 봤자 소용 없으니까요. 결국, 뇌랑 연결된 신경 문제 아닌가요?”
틀린 말은 아니었다.
국소적 이긴장증.
주로 팔이나 손에 나타난다.
뇌의 지시를 거부하고 특정 행동을 할 때만 제멋대로 손이 떨리고 움직이는 것이다.
“손을 바꿨지만, 오른손도 같은 증상이 일어나서 은퇴한 선배도 있어요.”
“손을 바꿔도 그럴 수 있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근데, 어떻게 수술을 권하죠? 어차피 안 되는 건데요.”
“일단 그 문제만 있는 게 아니니까요. 신경 손상. 이미 때가 지났습니다. 수술해야 합니다.”
“하.”
“그리고 국소적 이긴장증. 서운대는 확실하지 않다고 했고. 카톨릭은 확실하다고 했죠. 서로 말이 달랐습니다.”
“그래서요?”
“방금 보셨죠. 의사마다 진단이 다 다르다는 거. 한번 내려진 진단도 뒤바뀌는 게 일상이고요.”
“아신 병원은 다르게 판단할 수 있다?”
“네. 일단 정신과 검사도 받아 보고. 수부외과, 신경외과, 정형, 전부 협진 형태로 진료할 겁니다. 수술은 뭐, 일단 위공장 문합술부터 할 거고요.”
이미 계획을 세워 뒀다는 말.
쓸데없는 미련과 희망을 주는 일일지 몰랐지만, 진혁이 강한 어조로 설득했다.
“저도, 도와드릴 겁니다. 그러니까 일단 수술 받고. 검사부터 진행하시죠.”
* * *
박선정은 한참 울고 또 울었다.
그녀를 다독인 진혁은 시간이 되자, 칼같이 몸을 움직였다.
오늘도 잠을 잘 시간이 없겠지만, 어떻게든 해결한 상황.
마음만큼은 가벼웠다.
주치의를 만나 상황도 설명하고.
집도를 한 건.
어시를 네 건 섰다.
그렇게 온 몸에 진이 빠져 터벅터벅 걸으며 레지던트 휴게실로 갈 때였다.
“아, 이, 선,생.”
“수술 끝났어요?”
“끝,났,어,요.”
“잘됐네요. 마침, 장 선생 좀 골려 주려고 하는데.”
최재성과 우연히 만난 상황.
이유를 물어보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는 최재성의 어깨를 툭 쳐 준 다음.
작전을 설명하고 레지던트 휴게실의 문을 열었다.
여전히 공부 중인 장혁준.
그 앞에서 진혁이 말했다.
“아, 그러니까. 그게 그렇게 된 거라니까요.”
“진,짜,요?”
“진짜 그렇게 된거라서. 아무튼. 최 선생도 잘 알았죠?”
“알,았,어,요.”
“그게 진짜. 그렇게 될 줄이야.”
뭔가 중요한 얘기처럼 한참 시끄럽게 떠들자, 장혁준의 귀가 쫑긋거리는 게 보였다.
그가 당장 자리에서 일어나 물었다.
“왜요? 뭔데요? 무슨 얘기를 그렇게 재밌게 해요?”
“그거 몰라요?”
“뭔데요? 뭔데 그래요?”
“진짜 몰라요?”
“모르니까 물어보죠. 진짜 뭐냐니까요!”
장혁준이 답답한 듯 고개를 갸웃거리자, 진혁이 냉큼 웃어 준 다음 그대로 레지던트 휴게실을 나섰다.
차팅이나 할 생각.
뒤에서 궁시렁대는 목소리가 들렸지만, 굳이 따라붙진 않는 장혁준이었다.
“최 선생. 뭔데. 뭔데 저래??”
“아,무것,도, 아,닌,데.”
“아니긴 뭐가 아니야. 진짜 뭔데?”
“그,럼, 나,도, 이, 만.”
휙하니 돌아서는 최재성.
장혁준이 비명을 내질렀다.
“으악!! 진짜 뭐냐니까!!”
“별,다,방. 별,다,방에,서 별,사탕.”
“암호야? 뭔데? 나 이대로면 잠 못 자는 거 알잖아! 야야! 어디 가! 야!! 재성아! 뭐냐니까!!”
진짜 아무것도 아닌 일이었지만, 복도가 떠나가라 소리를 내지르는 장혁준이었다.
아, 너무 잔인한 거 아니냐고.
이 또한 추억이 될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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