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Mercenary’s Machinations RAW novel - Chapter (262)
회귀한 용병은 다 계획이 있다-262화(262/269)
262화 나를 믿어라. 내가 앞장설 테니. (1)
“우와아아아악!”
갑자기 붙잡혀 던져진 헌터가 소리를 질렀다.
요새의 성벽은 꽤 높다. 이대로 떨어지면 아예 곤죽이 되어 버릴 것이다.
풀썩.
하지만 밑에 있는 기사가 살포시 받아 주었다. 헌터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내려 줘.”
휙!
기사는 잽싸게 헌터를 바닥으로 던졌다. 소름이 돋아서가 아니었다. 헌터들이 수도 없이 떨어지고 있었다.
“으아아아아!”
“미친 새끼야! 이게 뭐 하는 짓이야!”
“아군을 죽일 셈이냐아아아아!”
갑작스러운 행동에 헌터들은 제대로 대응도 하지 못하고 떨어졌다.
밑에 있던 기사들은 이런 상황에 익숙했다. 잽싸게 받아 옆으로 던지기에 바빴다.
쿵, 쿠웅!
다소 충격은 있었지만 숙련된 기사들이 받아 준 덕분에 헌터들은 큰 부상이 없었다. 오히려 몬스터들이 몰려오는 걸 보고 벌떡 일어나 전투 자세를 취했다.
지셀은 그 모습을 보며 빙긋 웃었다.
“그래도 경험들이 있어서 그런지 금방 정신을 차리네. 나머지들도 빨리 가자고.”
“오, 오지 마! 다가오지 마!”
“너 몬스터지! 몬스터가 변한 거지!”
“요새를 멸망시킬 악마!”
헌터들이 경악에 찬 표정으로 지셀을 비난했다. 하지만 지셀은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요새 밖에서도 무조건 전투에 참여하는 게 계약이잖아? 내 뒤에서 잘 싸우라고.”
“싫어어어어어어!”
계약한 헌터들이 뒤로 도망가려 했지만 이미 몰려온 다른 헌터들로 빽빽하게 공간이 차 있었다.
도망도 못 간 그들은 지셀과 카오르에게 잡혀 계속 밑으로 떨어졌다. 그 와중에 그냥 가까이 다가온 엉뚱한 헌터들도 잡혔다.
“우, 우리는 아니야! 너랑 계약 안 했다고오오오오! 이 개자식아아아아!”
“어? 미안. 이왕 내려간 거 같이 싸우자.”
지셀은 정말 300여 명에 가까운 헌터들을 밑으로 집어 던졌다. 당연히 성벽 위는 난리가 났고 몇몇 헌터들은 지셀을 공격했다.
휙! 퍽!
지셀은 자신에게 덤벼드는 헌터들도 모두 붙잡아 밑으로 던져 버렸다. 실력 차이가 워낙 크니 제대로 막아 내는 사람이 없었다.
“도, 도망가자!”
“이 새끼 완전히 미친 새끼야!”
“비켜! 좀 비키라고!”
성벽 위는 공간이 한정되어 있다. 헌터들이 지셀을 피하려 하니 서로 엉망으로 엮이고 말았다.
그 모습을 어이없이 바라보던 그랜트는 머리끝까지 열이 솟구쳤다.
몬스터 웨이브는 위험하다. 성벽은 인간과의 전쟁에서처럼 그들을 제대로 지켜주지 못한다. 그렇기에 언제나 피해가 컸다.
그런데 한마음이 되어 몬스터를 막아도 모자랄 판에 내분을 일으키다니! 이 요새는 이제 끝이었다.
“이 미친놈아! 도대체 무슨 생각이야! 아군을 죄다 죽일 셈이냐! 저 새끼 죽여! 저 새끼부터 죽이라고!”
궁병들이 화살을 전부 지셀에게 돌렸다. 시위를 당기기 전, 지셀은 순식간에 몸을 움직이며 그랜트의 앞까지 다가갔다.
“정신 차려라. 성벽은 너희를 지켜 주지 못해. 저 정도 숫자는 나가서 진형을 제대로 갖추고 싸우는 게 낫다.”
“뭐, 뭐?”
“내가 지시를 내려 주지. 궁병은 비행 몬스터들과 바깥쪽에서 다가오는 몬스터들을 공격하는 것에만 집중해라. 몬스터들은 눈앞의 상대만 공격한다. 나와 밑에 있는 자들이 미끼가 될 테니 마음 편히 공격해도 돼. 아군은 맞추지 말고. 그 정도는 할 수 있지?”
“너, 너…….”
“나머지는 진형을 제대로 갖추고 요새 밖으로 나와 싸운다. 내가 기사들과 함께 중앙을 돌파해서 모든 몬스터들의 시선을 끌겠다.”
“너, 지금 무슨 말을…….”
당황하는 그랜트의 얼굴을 보며 지셀이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
“성벽 위에서는 제대로 싸울 수가 없어. 상대는 인간이 아니다. 이기고 싶으면 내 말을 들어라.”
쿠오오오오오!
“영주님!”
밑에서 기사들의 외침이 들려왔다. 몬스터들은 더 가까이 다가왔다.
더 시간을 끌 수가 없었다. 지셀은 그대로 성벽에서 뛰어내리며 말했다.
“나를 믿어라. 내가 앞장설 테니.”
쿠웅!
지셀이 바닥에 뛰어내리자 먼저 떨어졌던 헌터들은 원망스러운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여기서 지셀과 싸울 수도 없었다. 몬스터들이 지척까지 다가왔다. 애초에 그와 싸워서 이긴다는 보장도 없었다.
최대한 뒤에서 싸우거나 기회를 보고 도망가야 했다.
지셀은 무리의 가장 앞으로 나아가며 말했다.
“열어라.”
덜컹! 덜컹! 덜컹!
기사들이 자신의 앞에 내려놓은 큰 나무 상자들을 열어 바닥에 내용물을 쏟아 냈다.
상자 안에는 대검과 창, 검들이 빽빽하게 들어 있었다. 수백 개의 무기가 바닥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졌다.
지셀은 슬쩍 뒤를 보며 말했다.
“무기 없이 떨어진 놈들은 여기서 몇 개 주워 가라. 값은 안 받을게.”
지셀은 말을 끝내자마자 사방에 마나의 실을 뿜어내었다.
드드드드득!
주변의 공기가 흔들렸다.
밑에 내려온 헌터들도, 위에서 보고 있던 헌터들도 지셀을 바라보며 경악에 찬 표정을 지었다.
“뭐, 뭐야? 저건?”
“저 새끼 마법사였어?”
“미친, 저게 무슨…….”
바닥에 떨어져 있었던 수백 개의 창이 떠오르고 있었다.
마나의 실이 창들을 모두 묶어 띄운 거지만, 사람들은 그걸 알아볼 수가 없었다. 그런 기술을 실제로 쓸 수 있는 사람은커녕 아는 사람도 없었기 때문이다.
펜리스의 기사들은 이런 기술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기에 헌터들만큼 놀라지는 않았다. 지셀이 자주 마나의 실을 이용해 물건이나 사람들을 드는 모습을 보여 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정도로 동시에 많은 무기를 들어 올린 걸 보여 준 적은 없었다. 기사들은 속으로 혀를 찼다.
‘갈수록 괴물이 되어 가는구나.’
‘어떻게 매일 볼 때마다 강해질 수가 있지?’
‘진짜 미친 실력이야.’
보는 사람들에게는 놀라운 일이었지만, 지셀에게는 당연한 일이었다.
지셀은 하루도 빠짐없이 수련하며 전생의 실력을 빠르게 되찾고 있었다.
아무리 일이 바빠도 쉬지 않았다. 잠을 줄여서라도 마나 연공과 명상은 빼놓지 않았다.
‘더 강해져야 한다.’
그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자신이 약하면 많은 사람이 죽게 된다.
‘두 번의 후회는 없다.’
스스로를 강력하게 옭아맨 책임감.
그래서 그는 언제나 어제보다 오늘 더 강해졌다. 그리고 내일은 더 강해질 것이다.
드드드드득!
허공에 떠오른 창들이 모두 붉은 기운으로 물들었다.
이 기술은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른 적들에게는 통하지 않지만, 약한 자들에게는 무척이나 효과적인 대량 학살용 기술이었다.
예전에는 병사 한 명이 내지르는 공격만도 못했다. 하지만 그가 강해질수록 이 기술에 담긴 위력도 강해졌다.
지셀은 창끝이 향하는 방향을 조정하며 서늘한 미소를 지었다.
“시작하자.”
파아아아앙!
공기가 터지는 소리를 내며 수백 개의 창이 쏘아져 나갔다.
푸푸푸푸푸푹!
크아아아아!
빛살처럼 쏘아진 창이 다가오는 몬스터들을 꿰뚫고 지나갔다. 선두에 달려오던 몬스터 수백 마리가 단숨에 몸이 뚫려 버렸다.
가죽이 단단하거나 강한 몬스터들은 그 공격을 받고도 살아남았다. 하지만 비교적 약한 몬스터들은 그대로 쓰러지고 말았다.
“가자.”
지셀은 몬스터들이 잠깐 주춤하는 틈을 타, 대검을 쥐어 들고 앞으로 뛰쳐나갔다.
콰아앙!
그리고 그대로 가장 가까운 몬스터의 몸을 반으로 갈라 버렸다.
“우리도 가자!”
카오르가 외치며 뒤를 따라나섰다. 그는 지셀의 모습을 보며 선망과 열등감을 동시에 느꼈다.
‘나하고 나이 차이도 별로 안 나는데 저렇게 강하다니. 나도, 나도 언젠가는 꼭…….’
자신도 조금씩이지만 강해지고 있다. 분명 더 강해질 것이다. 반드시 길리언을 뛰어넘고 영주를 따라잡을 것이다.
카오르는 드디어 확고한 인생의 목표를 잡았다.
콰직!
그는 이를 악물고 대검을 휘두르며 몬스터들을 공격했다. 펜리스의 기사들도 전부 달려 나가 대검을 휘둘렀다.
카아아아아!
기세 좋게 달려오던 몬스터들은 마나를 휘두르는 수십의 기사들에 의해 순간적으로 저지됐다.
콰앙! 콰앙! 콰앙!
지셀이 앞장서서 무차별적으로 몬스터들을 죽여 나갔다. 당연히 모든 몬스터들의 시선은 지셀과 기사들에게 쏠렸다.
쿠오오오오!
쿠웅! 쿠웅!
비교적 약하고 빠르기만 했던 소형 몬스터들이 쓸려 나가자 중대형 몬스터들이 지셀을 향해 다가갔다.
콰지직!
거대한 덩치의 트롤이 지셀의 대검에 그대로 반으로 쪼개졌다.
아무리 가죽이 단단하고 재생력이 좋은 트롤도 몸이 반으로 쪼개지면 살아날 수가 없다.
부우우웅!
또 다른 트롤이 휘두른 거대한 몽둥이가 지셀의 옆구리로 날아왔다.
카앙!
지셀은 대검으로 공격을 막은 뒤 바로 트롤의 목을 날려 버렸다.
카악!
와이번이 공중에서 빠르게 하강해 지셀의 곁에서 싸우던 기사를 낚아챘다. 그 기사는 눈앞의 몬스터에만 집중해 와이번이 날아오는 걸 눈치채지 못했다.
몬스터가 너무 많아 신경이 분산되었기 때문이다.
“으헉!”
기사가 깜짝 놀라 발버둥 쳤지만, 와이번은 그대로 하늘 높이 날아가려 했다. 높은 곳에서 먹이를 떨어뜨려 죽이는 건 와이번이 자주 쓰는 공격 방식 중 하나였다.
덜컥!
하지만 와이번은 뭔가에 걸린 것처럼 허공에 멈춰 섰다. 지셀이 손을 뻗어 마나의 실로 와이번을 묶은 것이었다.
카아악!
와이번은 힘이 강한 몬스터다. 연신 날개를 퍼덕이자 조금씩 마나의 실에서 벗어나며 공중으로 떠올랐다.
푸욱!
갑자기 전장의 어디에선가 창 하나가 떠오르며 와이번의 몸을 꿰뚫었다. 몸통이 뚫린 와이번은 그대로 추락했고 기사는 겨우 벗어날 수 있었다.
푸욱! 푸욱! 푸욱!
아까 던졌던 창이 곳곳에서 떠오르며 궁지에 몰린 기사들을 도와주었다.
이것이야말로 지셀이 전쟁 능력은 대륙 7강 중에서도 세 손가락에 꼽힌다고 평가받았던 이유 중 하나였다.
전장에 떨어진 모든 것들은 지셀의 무기가 된다. 모든 무기가 살아서 춤을 춘다.
그렇기에 언제 어디에서 공격이 이루어질지 모른다. 그 파괴력 또한 하나하나가 기사들의 공격 못지않았다.
그 실력을 아는 자들은 전장에서만큼은 지셀을 만나지 않기를 바랐다.
홀로 수만의 군대를 감당할 수 있는 자.
홀로 하나의 왕국과 싸울 수 있는 자.
용병들의 왕은 전장의 왕이기도 했다.
헌터들은 잠깐 사이에 몬스터들의 선두를 몰아내는 지셀과 기사들을 보며 넋이 나갔다.
도망갈 생각조차 나지 않을 정도로.
“저, 저렇게 강할 수가…….”
“돈카드 따위는 상대도 안 돼.”
“저게 말로만 듣던 소드마스터인가?”
몬스터들은 진군을 멈추고 지셀과 기사들에게만 달려들었다.
이상 현상으로 서로 싸워야 할 몬스터들이 뭉치긴 했지만, 위협적인 적부터 제거하려는 본능은 억누르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도 가자.”
한 헌터가 무기를 꽉 쥐며 말했다.
이미 아군은 분리됐다. 여기 있어 봤자 저 앞에 있는 자들이 밀리면 죽은 목숨이다.
살아날 방법은 빨리 저들에게 합류해서 싸우는 것뿐이다.
그렇게 합리화하긴 했지만, 이유가 그뿐만은 아니었다. 지셀의 전투는 사람들의 피를 끓게 했다.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었다.
함께 한다면 승리할 수 있다는 믿음.
무지막지한 실력으로 몬스터를 척살하고 있는 지셀은 그런 믿음을 주었다.
“가자! 우리는 헌터다!”
“몬스터들을 잡는 게 우리 일이라고!”
“새로 온 놈들한테 밀리지 말자!”
“와아아아아!”
헌터들이 크게 함성을 내지르며 달려 나갔다.
그들도 수많은 몬스터들과 싸워 온 베테랑이다. 수백 명의 헌터들이 합류하자 몬스터들은 더 밀리기 시작했다.
콰직!
눈앞에 있는 대형 거미의 몸을 쪼갠 지셀이 뒤를 보고 슬쩍 웃었다.
“그래, 그렇게 하면 된다.”
콰아아앙!
지셀은 바로 몸을 돌려 몬스터들을 뚫고 가기 시작했다. 그전까지는 기사들을 보호하며 싸우는 거였지만 이제는 다르다.
헌터들이 합류하자 몬스터들의 공격이 더 분산되었다. 지셀은 중앙을 단신으로 뚫으며 몬스터들의 대열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크아아아아!
뒤에서 달려오던 몬스터들은 홀로 파고드는 지셀에게 몰려들었다. 그러다 보니 기사들과 헌터들에게 가는 몬스터들은 더 줄어들었다.
기사들과 헌터들은 지셀 덕분에 더 쉽게 몬스터들을 잡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모든 걸 성벽에서 보고 있던 지휘관 그랜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저렇게 싸울 수가 있다니…….”
지금까지 몬스터 웨이브에 맞서 저런 식으로 싸운 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다들 성벽에 의지해 싸우려 했다.
사실 지셀의 말이 옳았다. 요새의 성벽이 아무리 높고 단단해도 상대가 인간이 아닌 이상 큰 의미가 없었다.
몬스터들은 대형 병기의 사정거리를 벗어나자마자 순식간에 성벽 위를 타고 올라왔다. 비행 몬스터들은 다른 몬스터들을 들어다 성벽 위에 떨어뜨려 주기까지 했다.
이미 반쯤은 미쳐 있는 몬스터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도 않았다. 앞서가던 몬스터가 죽든 말든 계속 몰려들 뿐이었다.
그러니 병사들과 헌터들은 좁은 성벽 위에서 제대로 진형도 갖추지 못하고 난전을 벌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성벽을 버린다는 건 아예 생각조차 하지 못했지. 성벽이 있다는 안정감 때문에.’
선입견, 고정관념, 불안함, 두려움 등이 그들의 눈을 가렸다.
그 탓에 몬스터 웨이브를 막을 때마다 큰 피해를 볼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보라. 밖에서 싸우고 있는 자들을.
공간이 넓으니 진형을 갖출 수 있다. 기사들과 헌터들은 알아서 서로 연계하고 도와주며 몬스터들과 싸우고 있다.
반면 몬스터들은 전략이나 전술의 개념이 없다. 마구잡이로 눈에 보이는 것만 공격하기에 바빴다.
오히려 성벽을 버리니 공간을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지성이 있는 자들답게 전술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 모든 게 가능하도록 판을 깔아 준 것은 가장 앞에서 싸우는, 저 초인과도 같은 자였다.
분명 성벽도 도움이 되는 부분은 있다. 저 많은 몬스터들이 단번에 올라올 수 없게 막아 준다. 밖에 나가 싸우는 건 그런 이득을 포기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 장점에만 기대야 하던 예전과는 다르다.
‘지금은…… 성벽에 의지할 때가 아니다.’
몬스터들의 기세가 꺾였다. 밑에 있는 아군들이 전멸할 때까지 구경만 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
저들이 전멸하고 나면 성벽에서 몬스터를 막는 자들도 더 큰 피해를 보게 될 것이다.
그랜트는 꽉 쥐었던 주먹을 펼쳐 보았다. 손바닥이 땀으로 흥건했다.
그는 지금 한 사람의 기사로서 경외감을 느끼고 있었다.
저 사람과 함께 싸워 보고 싶다고.
저 사람을 믿고 따라 보고 싶다고.
이곳의 지휘관으로서가 아닌, 순수한 무인으로서의 마음과 열망이 더 커지고 말았다.
결국 결단을 내린 그랜트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옆에 있는 부관에게 말했다.
“……요새의 문을 열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