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Mercenary’s Machinations RAW novel - Chapter (283)
283 – 혼자 온 게 아니거든. (1)
283화 혼자 온 게 아니거든. (1)
길리언은 지친 눈빛으로 눈앞에 있는 데스몬드군의 추격대를 바라보았다.
‘정말 끈질기구나…….’
길리언은 기사들과 함께 며칠 동안 몇 번이나 기습을 취했다. 처음에는 허둥지둥하며 당하던 데스몬드군은, 점점 더 기민하고 견고하게 대응해 왔다.
그러다 보니 갈수록 기습의 효과도 줄어들었다. 최근에는 기습하기는커녕, 데스몬드군의 추격대에 쫓겨 도망가기에만 바빴다.
길리언은 뒤를 돌아보았다.
저 멀리서 수천의 기마병이 천천히 다가오고 있다.
말이 추격대지, 무려 3천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수다. 한 영지의 군사력과 맞먹는 수가 이들을 잡기 위해 움직인 것이다.
‘이 정도로 병력을 운용할 수가 있다니…….’
역시 만만한 놈들이 아니었다.
추격대는 본대가 움직이는 동안 빠르게 갈라져 나와, 펜리스군이 도망갈 수 있는 모든 길목을 막았다.
그러고는 마치 몰이사냥을 하듯 그들을 이곳까지 몰아넣었다.
길리언은 깊이 숨을 내쉬었다.
‘여기까지인가…….’
자신들이 있는 곳은 널따란 평야다. 이곳부터 펜리스의 중심까지는 몸을 숨길 숲과 산이 없었다.
적들은 초반에 피해를 감수하며 생각보다 더 빠르게 움직였고 결국 자신들을 몰아넣는 것에 성공했다.
도망갈 수도 없었다. 이제 남은 선택지는 정면으로 싸우는 것뿐이었다.
“전투 준비.”
길리언의 나직한 말에 기사들과 병사들이 무기를 들었다. 그들은 모두 피곤함에 지쳐 안색이 거멓게 죽어 있었다.
요새에서 빠져나올 때 말은커녕 식량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 그런 상태에서 쉬지도 못하고 계속 싸워 왔으니 다들 상처 입고 지치는 게 당연했다.
병사들도 그간 반복된 전투 때문에 절반도 채 남지 않았다.
그래도 모두가 눈빛만은 아직 흉흉했다. 다들 어떻게든 적을 한 놈이라도 더 죽이겠다는 결의를 품은 것이 느껴졌다.
길리언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원형 방진을 펼쳐라.”
대형이 둥그렇게 변하기 시작했다. 대기병 전투를 위해 다들 창과 방패를 높이 들었다.
이제는 이용할 만한 요새와 지형지물도 없었다. 포위당한 상태라 사방에서 오는 공격을 지친 몸만 써서 막아야 했다.
그렇게 펜리스군이 진형을 꾸리는 동안 데스몬드군도 포위를 완전하게 끝마쳤다.
추격대를 이끄는 허튼 남작은 기쁜 미소를 지으며 펜리스군을 바라보았다.
“드디어 저 쥐새끼들을 잡았구나.”
길리언이 주도한 기습은 빠르고 강했다. 기습에 대비하며 진군 속도를 늦춰야 할 정도였다.
하지만 데스몬드군은 길리언의 의도대로 끌려다니지만은 않았다.
이곳까지 오는데 많은 희생을 감수해야만 했지만 결국 그들이 원하는 상황을 만든 것이다.
이제 남은 건 그간 쌓인 분노를 모두 풀어 버리는 것뿐이다.
허튼 남작은 검을 뽑아 들고 말했다.
“끝을 내라.”
데스몬드군이 천천히 움직이며 펜리스 군을 조여 오기 시작했다.
길리언은 방패로 전면을 가리고 한 발짝 앞으로 나서며 외쳤다.
“온다!”
말이 끝남과 동시에 데스몬드군 쪽에서 수십 개의 파이어볼이 쏟아져 나왔다.
콰앙! 콰앙! 콰앙!
길리언은 이를 악물고 방패로 마법들을 막았다. 다른 기사들도 마찬가지였다.
이 정도 마법은 문제가 아니다. 6서클 마법사인 윌로우가 없으니 충분히 막을 만했다.
파아악!
데스몬드군 진영에서 마법뿐만이 아니라 수많은 화살도 같이 날아왔다.
별 소용이 없다는 건 저들도 안다. 단단한 갑옷과 디스펠 마법이 막아 주고 있었으니까.
이런 식으로 자신들의 체력과 마나를 계속 소모하게 하는 것이 데스몬드군의 목적이었다.
타타타타탕!
콰앙! 콰앙! 콰앙!
데스몬드군의 공격이 쏟아질 때마다 원형 방진이 크게 흔들렸다. 펜리스군이 할 수 있는 건 거북이처럼 몸을 말고 버티는 것뿐이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원거리 공격이 멈추고 데스몬드의 기마병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실컷 두들겨 맞은 펜리스군은 맞붙기 전부터 지친 모습이었다. 아니, 앞선 공격이 아니어도 이미 오랜 야외 생활로 몸 상태는 최악이나 다름없었다.
두두두두두!
다가오는 데스몬드의 기마병들을 보며 펜리스의 기사들은 웃었다.
언제나 근엄한 척하던 ‘고독한 엄살쟁이’이자 자칭 ‘창술의 천재’ 루카스가 솔직한 심정을 말했다.
“야, 솔직히 말하면 나 중간에 도망가려고 했다. 저 새끼들 진짜 장난 아니야. 지금까지 싸운 놈들하고는 비교가 안 돼.”
“크큭, 병신. 쫄기는. 넌 그럴 줄 알았다.”
“이왕 이렇게 된 거 한 새끼라도 더 죽이고 가자고. 우리 복수는 영주가 해 주겠지.”
그래, 복수는 영주가 반드시 해 줄 것이다. 영주가 다른 건 몰라도 당한 건 절대 그냥 넘어가는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그래서 그들은 웃으며 죽을 수 있었다.
콰아아앙!
마침내 양측 군대가 충돌했다. 펜리스의 기사들은 기마 돌격을 쉽게 피하며 역으로 말과 기수들을 죽여 나갔다.
창을 들어 올린 병사들도 처음에는 효과적으로 기마병들을 막았다.
하지만 적들이 너무 많았다. 지금 인원으로는 몰려오는 모든 기마병을 막을 수가 없었다.
콰아아앙!
“으아아악!”
뒤이어 달려온 데스몬드의 기마병들은 그대로 펜리스의 병사들을 밀어 버렸다.
펜리스 병사들은 방어력이 높을 뿐, 기사만큼 민첩하지는 않다. 그들은 돌격의 엄청난 충격을 그대로 받아 내야 했다.
단 두 번의 충돌로 펜리스의 원형 방진은 그대로 와해되고 말았다.
“일어나! 누워 있으면 정말 죽는다!”
“정신 차려라!”
“조금만 더 버텨!”
펜리스 기사들이 분전하며 주변의 기마병들을 죽여 나갔지만, 난전이 되어 버린 이상 열세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좁은 길목을 막고 있던 요새에서와는 달리 사방에서 적이 쉬지 않고 들어왔다. 펜리스 기사들은 최후의 힘을 쓰기 시작했다.
지이잉―!
이번이 마지막 전투다. 어차피 목숨을 잃을 거면 하나라도 더 죽이고 가야 한다.
콰아아앙!
폭주.
펜리스의 기사들은 그 말이 어울릴 정도로 광기에 물들어 움직였다.
콰앙! 콰앙! 콰아앙!
그 누구도 힘을 아끼지 않았다. 어떻게든 적을 하나라도 더 죽이겠다는 집요한 살의를 내뿜었다.
특히 길리언은 더 그랬다. 그는 방패도 버리고 양손에 도끼를 들었다.
그러고는 무자비하게 주변의 적들을 내리찍었다. 자신이 상처 입는 건 개의치도 않았다.
콰직! 콰직! 콰앙!
다가오던 데스몬드군은 그대로 갈려 핏물이 되었다. 그들의 비명이 평야를 가득 채웠다.
“으아아악! 이 괴물들!”
“조금만 더 밀어붙여라! 이놈들도 지쳤다!”
“오늘이 마지막이다! 이 지긋지긋한 새끼들!”
데스몬드군도 악에 받친 건 마찬가지였다.
이놈들 때문에 무리한 작전을 펼쳐야 했고 제대로 잠도 자지 못했다. 또한 수많은 아군을 잃으며 공포에 떨어야만 했다.
그 악몽을 끝낼 수 있는 시간이 다가왔는데 겁을 먹는다면 정예라 할 수 없었다.
콰앙! 콰앙! 콰앙!
“으아아악!”
“와아아아아!”
서로의 비명과 함성이 울리며 전장은 광기로 물들어 갔다.
공격하는 쪽이나 방어하는 쪽이나 전투의 열기에 취해 눈앞의 적을 죽이는 것에만 온 신경을 집중했다.
하지만 그 상태가 영원히 이어질 수는 없는 법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데스몬드의 기세는 더 강해졌지만 펜리스군은 점점 약해져 갔다.
“크흐…….”
털썩.
미친 듯이 싸우던 펜리스의 기사 하나가 자조적인 웃음을 내뱉으며 갑자기 쓰러졌다.
투구에 가려진 탓에 누구도 그의 얼굴을 볼 수는 없었지만 이미 투구 안쪽은 그가 토해 낸 피로 범벅이 된 상태였다.
털썩.
다시 한 기사가 쓰러졌다.
쓰러진 건 기사들뿐만이 아니다. 병사들은 진작에 쓰러져 몸만 꿈틀거리고 있었다.
단단한 갑옷 덕분에 아직 목숨을 잃지는 않았지만, 누적된 충격과 피로로 병사들은 다시 일어설 힘을 내지 못했다.
“일어나라! 어서 일어나서 더 죽이란 말이다!”
길리언만이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며 적들을 죽여 나갔다.
길리언이 여전히 미쳐 날뛰고 있어 데스몬드군은 쉽게 접근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들도 뭔가 펜리스군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걸 금세 눈치챘다.
“이 새끼들…… 이제야 지친 건가?”
“그러기에는 상태가 너무 이상한데?”
“뭔가 문제가 있는 건가?”
털썩! 털썩! 털썩!
데스몬드군이 조금 물러나자 억지로 버티고 있던 펜리스의 기사들이 하나둘씩 알아서 쓰러졌다.
가만히 둬도 쓰러지는데 굳이 공격할 필요는 없었다. 데스몬드군은 공격을 멈추고 포위 상태만 유지하기 시작했다.
결국 펜리스 기사들의 대부분이 쓰러지거나 주저앉아 버렸다. 투구 밑으로 피가 줄줄 새어 나오는 게 눈에 훤히 보였다.
그 모습을 보자 길리언도 힘이 빠졌는지 두 팔을 축 늘어뜨렸다.
펜리스군에서 서 있는 자는 오직 그뿐이었다.
길리언은 쓰러져 피를 토하고 있는 펜리스의 기사들을 슬픈 눈으로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일어나라……. 일어나서 더 싸우란 말이다…….”
그의 얼굴은 며칠 사이에 몇 년은 늙은 거 같았다. 맹렬했던 눈빛은 이제 사라졌다. 지치고 병든 사자의 마지막 모습과도 같았다.
촤아악.
데스몬드군의 진영이 갈라지고, 안쪽에서 한 남자가 걸어 나왔다.
“허튼 남작…….”
길리언이 다시 도끼를 움켜쥐었다. 도끼를 쥔 손이 떨렸지만 어떻게든 이놈만은 죽여야 했다.
그래야 앞으로의 전투에서 아군의 피해가 줄어들 것이다.
허튼 남작은 천천히 검을 뽑았다. 그의 눈빛은 여전히 처음과 같이 오만하고 서늘했다.
두 사람은 그대로 서로에게 무기를 날렸다.
콰앙!
단 한 번의 충돌에 길리언이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허튼 남작의 강력한 공격을 막기에 그는 너무나 지쳐 있었다.
콰앙! 콰앙!
“크윽…….”
맞붙을 때마다 길리언은 상처 입고 비틀거렸다.
허튼 남작도 몸을 완전히 회복하진 못했지만, 충분한 치료와 휴식을 취했기에 길리언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몸 상태가 좋았다.
카앙!
연속된 공격에 길리언은 더 버티지 못하고 도끼 하나를 놓치고 말았다.
콰앙!
그리고 이어진 공격에 마나를 충분히 머금지 못한 다른 도끼는 박살이 나 버렸다.
카가가각!
허튼 남작의 검은 길리언의 흉갑을 무자비하게 갈랐다.
털썩.
가슴에서 피를 내뿜으며 몇 번 비틀거리던 길리언은 결국 버티지 못하고 무릎을 꿇고 말았다.
길리언은 지친 눈으로 허튼 남작을 올려다보았다. 단숨에 죽일 수 있는데 왜 죽이지 않았는지 의아함을 담은 눈빛이었다.
과연 허튼 남작은 피 묻은 검을 내밀며 입을 열었다.
“길리언.”
“…….”
“비록 천한 용병이지만 이런 전쟁에서 죽이기는 아깝군. 다시 한번 기회를 주겠다. 투항해라.”
“……거절한다.”
허튼 남작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어째서지? 자네는 용병이 아니었나? 왜 그렇게까지 목숨을 걸고 펜리스 백작을 따르는 거지? 그따위 계약이 그렇게 소중한 건가?”
“……계약이 아니다.”
처음에는 딸을 구해 준 데 대한 감사였다. 그 은혜를 갚기 위해 따랐다.
언제든 목숨을 버릴 각오는 했다. 딸의 목숨을 받았으니, 자신의 목숨을 바치는 게 정당한 대가라 생각했었으니까.
하지만 지셀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생각이 서서히 바뀌었다.
지셀은 특별한 사람이었다.
귀족임에도 상대의 신분 따위는 개의치 않는 소탈한 사람.
용병이 아님에도 그 어떤 용병보다 더 용병다운 모습을 보이는 사람.
신비한 지식으로 어려움에 빠진 영지를 몇 번이나 살려 낸 사람.
자신의 욕심보다 다른 이들을 지키기 위해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사람.
그렇기에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외치던 일을 결국 가능하게 한 사람.
지셀과 함께한 시간이 길어질수록 길리언은 그런 모습에 점점 감화되어 갔다.
어느 순간부터 길리언은 지셀을 그저 딸을 구해 준 은인이 아닌, 진심으로 믿고 따라야 하는 주군으로 여기게 되었다.
그래서 길리언은 지셀을 배신할 수 없었다.
이것은 은인에 대한 보답도, 계약으로 인한 속박도 아니었으니까.
충성.
길리언은 자신의 목숨을 걸 만한, 진정 충성할 사람을 찾은 것뿐이었다.
물론 가끔은…… 엉뚱하고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재미가 있는 사람이기도 했다.
그 생각에 이르자 길리언은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허튼 남작은 저런 모습을 보이는 길리언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어떻게 펜리스 백작이 저런 충성을 받는지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도대체 왜! 그깟 애송이를 따른다는 말이냐! 정말 펜리스 백작이 이 북부를 차지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가? 정말 펜리스 백작이 공작가와 싸워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냐는 말이다!”
“영주님이라면 반드시 해내실 수 있다.”
“웃기는 소리! 현실을 모르는 애송이의 망상일 뿐이다! 꿈은 꿈으로 끝내라!”
“영주님의 꿈이…….”
길리언은 다시 고개를 들어 올려 허튼 남작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은 조금 전과 다르게 무척 평온히 가라앉아 있었다. 길리언은 마지막 숨을 토해 내듯 말했다.
“나의 꿈이다.”
“이놈이…….”
허튼 남작이 검을 들어 올렸다. 당장 목을 날려야 하지만 아쉬움이 자꾸 그의 손을 붙잡고 있었다.
‘어쩔 수 없지.’
아깝지만 빨리 죽이고 복귀해야 한다. 꼴을 보아하니 설득도 되지 않을 거 같았다.
그가 결단을 내리고 검을 내리치려고 할 때.
쐐애애액!
카아앙!
갑자기 날아오는 화살을 감지한 허튼 남작은 검을 들어서 막았다. 하지만 화살은 그대로 검을 박살 내며 그의 가슴에 꽂혔다.
“컥!”
허튼 남작은 가슴을 부여잡고 비틀거리며 몇 걸음이나 뒤로 물러났다.
주변에 있던 데스몬드군은 모두가 깜짝 놀랐다. 부상 때문에 전보다 상태가 안 좋아졌다고 하지만 허튼 남작은 상급의 기사다. 그런 그가 화살 따위에 상처를 입다니?
그와 직접 검을 맞대어 허튼 남작의 실력을 잘 아는 길리언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누가 이런 강자에게 쉽게 화살을 맞출 수 있다는 말인가?
아니다, 있다. 이 북부에 그런 사람이 하나 있다.
그 경지의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자.
시간이 갈수록 괴물처럼 강해지고 있는 자.
길리언의 심장이 세차게 뛰기 시작했다.
심장 소리에 맞춰 지축을 뒤흔드는 소리가 들려온다.
두두두두두두!
나팔 소리도, 함성도, 어떠한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그저 힘차게 질주하는 말의 발굽 소리만 들릴 뿐이다.
길리언의 고개가 천천히 뒤로 돌아갔다.
“아아…….”
그토록 보고 싶었던 광경이 그의 눈앞에 펼쳐졌다.
두두두두두두!
저 너른 평야를 가득 메운 붉은 늑대의 깃발. 저 깃발의 주인이야말로 자신의 모든 것. 자신에게 남은 마지막 꿈이다.
그리고 그가 가장 기다리고 보고 싶었던 사람은…….
“길리언―!”
붉은 눈을 빛내며 누구보다 빠르게 이곳으로 달려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