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Mercenary’s Machinations RAW novel - Chapter (287)
287 – 이대로 돌파한다. (1)
287화 이대로 돌파한다. (1)
해럴드는 갑자기 나타난 군대를 보며 눈을 찡그렸다.
“이놈들이…… 서로 연락을 취해서 시간을 맞췄구나.”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딱 맞춰서 나타날 리가 없었다.
왕국군과 귀족 연합 측은 병력이 약 8천, 페르디움군은 약 3천이다.
합하면 1만이 넘는 대군이었다. 결국 해럴드가 걱정했던 상황이 와 버린 것이다.
“하아…… 결국 이렇게 되는군.”
길리언이란 놈 때문에 시간을 너무 끌었다. 차라리 스톤헤이븐 요새를 무시할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해럴드는 곧 고개를 저었다.
“그랬다면 후방에서 유격전을 펼쳤겠지.”
어쨌든 발목을 잡힌 건 사실이고, 덕분에 지셀을 도와줄 지원군까지 도착했다.
대군의 이점을 살려 하나하나 각개격파를 해야 했는데,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생각할수록 이가 갈리고 분노가 치솟았다. 하지만 침착해야 한다.
“어차피 다 싸워야 하는 놈들이다.”
이 자리에서 전부 격파한다면 당분간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이다. 펜리스를 차지하자마자 강제 징집을 할 수밖에 없겠지만.
그는 영지에서 가장 뛰어난 지휘관을 불렀다. 바로 도렌 자작의 2군단을 처리했던 에머슨이었다.
“에머슨.”
“네, 백작님.”
“5천을 이끌고 우측의 3군단을 궤멸시키도록 해라.”
“맡겨 주십시오.”
두두두두두!
데스몬드군의 우익이 3군단과 귀족 연합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해럴드는 바로 좌익에도 명령을 내렸다.
“가레인 자작.”
“네, 백작님.”
“5천을 이끌고 좌측의 페르디움군을 맡아라.”
“알겠습니다.”
“페르디움군은 북방에서 많은 실전 경험을 쌓은 자들이다. 신중하게 싸우도록. 굳이 무리할 필요는 없다. 다른 쪽을 먼저 처리할 테니 발목만 붙잡고 있어도 된다.”
“명심하겠습니다.”
가레인 자작은 검술 실력은 뛰어나지 않지만 지휘 능력은 제법 괜찮은 지휘관이다. 특히 상대방을 한 곳에 잡아 두는 데 일가견이 있다.
그는 좌익에 배치된 병사들을 이끌고 페르디움 쪽을 향했다.
양쪽으로 1만이 빠져나갔지만, 데스몬드군의 중앙에는 여전히 약 1만6천의 병사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펜리스군은 정면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것도 고작 3천 정도의 군대를 이끌고 말이다.
해럴드는 그걸 보며 서늘한 웃음을 지었다.
“여전히 건방진 자식이군.”
확실히 지원군이 와서 병력 차이는 크게 줄었다. 그걸 믿고 저렇게 자신만만하게 구는 것일 터다.
하지만 지원군까지 다 합쳐도 겨우 이쪽의 절반 남짓한 수였다. 지셀의 판단은 너무나도 무모한 자신감의 발로일 뿐이다.
펜리스의 모든 기사와 병력은 거침없이 흑왕의 뒤를 따라 달리고 있었다.
두두두두두두!
힘찬 말발굽 소리가 울리며 점점 펜리스군의 속도가 올라간다. 하지만 이미 데스몬드군은 진형을 제대로 갖춘 상태였다.
해럴드는 다가오는 펜리스군을 보며 이죽거렸다.
“그 이상한 소재의 갑옷을 믿고 날뛰는 거겠지. 아예 말들까지 죄다 갑옷을 입혀 놨구나.”
확실히 페르디움군의 갑옷은 뛰어나다. 그 갑옷을 입는다면 병사 혼자서 10명의 적을 상대할 수 있을 법했다.
해럴드도 사망한 펜리스 병사의 갑옷 무게를 확인하고 깜짝 놀랄 정도였으니까.
그런 갑옷을 말들에게까지 빠짐없이 장착시켰다는 건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뜻이었다.
“분명 뛰어난 무장이긴 하지만…….”
그것도 일정 수를 상대할 때나 가능한 거다. 양쪽에 군사를 나누고도 이쪽에는 무려 펜리스군의 5배나 되는 병력이 대기하고 있었다.
대군의 무서움은 수가 늘어날수록 그 힘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다가오는 펜리스군과의 거리를 가늠한 해럴드가 손을 들어 올렸다.
“창병 준비해라.”
촤아아악!
수천의 창병이 앞으로 나서며 창을 앞으로 뻗었다.
두두두두두두!
이들은 맹렬한 기세로 달려오는 펜리스군을 보면서도 전혀 겁을 먹지 않았다.
누구를 상대하든 막을 수 있다는 자신감. 그것이 바로 데스몬드의 정예병들이 강한 이유였다.
“궁병.”
후열에 늘어선 궁병들이 활시위를 길게 잡아당겼다.
펜리스의 기마병들은 모두 전신 갑옷을 입고, 말들도 마갑을 착용하고 있기에 화살 공격도 직접적인 효과를 내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말들이 겁을 먹고 멈추거나, 충격으로 진형이 잠깐이라도 흔들린다면 그걸로 족하다. 해럴드는 일말의 기대를 안고 궁병들에게 수신호를 보냈다.
파아아악!
탕! 타타탕! 탕!
펜리스군은 모두 소형 방패를 들어 날아오는 화살들을 막아 냈다.
몇몇 눈먼 화살들이 몸과 마갑에 부딪쳤지만, 펜리스군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진형과 속도를 그대로 유지했다.
“역시 소용이 없군.”
해럴드가 눈살을 찌푸렸다. 소수기 때문에 그다지 걱정되진 않지만, 저 알 수 없는 소재의 갑옷 때문에 상당히 골치가 아픈 것도 사실이었다.
만약 1만의 군대가 전부 저렇게 무장했다면 절대 이길 수 없을 것이다.
“오늘 확실히 짓밟아야 한다. 그리고 저 새로운 소재의 제작법도 손에 넣을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자신은 북부를 넘어 왕국 전체로 힘을 뻗칠 수 있을 게 분명했다.
지금 이 시기에 지셀을 공격한 건 정말 천운이었다.
해럴드는 다시 윌로우를 보며 손을 저었다.
“시작해라.”
마법사들의 화력이라면 충분히 유의미한 타격을 줄 수 있을 터였다. 적 마법사가 윌로우보다 윗줄의 실력자처럼 보인다는 보고를 받기는 했지만, 직접 전력을 가늠해 보기 전에는 모를 일이었다.
데스몬드의 마법사들이 마력을 모아 펜리스군을 향해 겨누었다. 윌로우는 다시 한번 고서클의 광역 마법을 시전했다.
“파이어 레인.”
고오오오오!
하늘에서 거대한 마력이 뭉치며 불덩이들이 생성되었다.
펑! 펑! 펑!
동시에 데스몬드군의 진영에서도 공격 마법들이 수십 개나 쏘아져 나갔다. 모두 달려오는 펜리스군을 향한 것이었다.
만약 저 마법들을 전부 맞는다면 상당한 피해를 볼 것이다.
펜리스군의 후방, 일부 호위 병력과 함께 대기하고 있던 마법사들은 데스몬드 측에서 거대한 마력의 움직임을 느끼고 번쩍 고개를 들었다.
알포이가 머리를 쓸어올리며 앞으로 나섰다.
“드디어…… 이 내가 활약을 할 때가 온 것인가.”
지금까지 전쟁에서 알포이는 파이어볼 하나 제대로 써 본 적이 없었다. 어떻게 보면 이번 전쟁이 그의 진짜 데뷔전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는 이 전쟁을 통해 자신의 실력을 만방에 떨치고 명성과 인기를 얻을 생각이었다.
“이 불꽃 남자 알포이가 저놈들에게 화끈한 맛을 보여 주지! 모두 태워 재로 만들어 주마!”
알포이가 비장하게 외치며 한 손을 앞으로 뻗었다.
텁.
바네사가 그의 손목을 잡았다. 알포이는 살짝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자꾸 그렇게 갑자기 남의 손 잡지 말라니까……. 아아아아아악!”
마나를 단숨에 빨린 알포이는 볼이 쏙 들어간 채로 부들거렸다.
‘이번에야말로 내 마법 실력을 보여 주고 싶었는데!’
하지만 바네사가 마력을 다 빨아가 버리는 바람에 알포이는 그럴 기회를 박탈당하고 말았다.
알포이의 마력을 힘껏 흡수한 바네사는 하늘을 보며 손을 뻗었다.
“비틀어진 법칙을 되돌린다. 디스펠.”
사아아아아아아…….
그녀의 한마디에 하늘에서 생성되던 수백 개의 불덩이가 떨어지기도 전에 사라져 버렸다. 펜리스군을 향해 쏘아져 오던 모든 공격 마법도 허무하게 흩어지고 말았다.
그야말로 엄청난 이적.
그녀는 가공할 집중력으로 이 넓은 전장에서 피어오르는 마력을 모두 잡아내고 있었던 것이다.
그 광경을 바라본 윌로우는 경악에 찬 외침을 내뱉었다.
“마, 말도 안 돼! 시차를 둔 것도 아니고 단번에 저 많은 마법을 전부 파훼한다고? 서, 설마 7서클 마법사가 온 건가? 아, 아니지, 그렇다면 벌써 7서클 마법을 사용했을 텐데…….”
데스몬드군의 다른 마법사들도 당황해 우왕좌왕했다. 상대 마법사의 전력을 도무지 파악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바네사는 적들의 마법을 해제하자마자 다시 알포이의 반대쪽에 서 있던 다른 마법사의 손목을 잡았다.
그 마법사는 손목에 힘을 주며 말했다.
“내가 여자친구 있다고 말했냐 안 했냐아아아아아!”
바네사는 마법사의 말을 무시하고 마력을 뽑아내며 6서클 마법을 시전했다.
“트윈 사이클론.”
사르륵.
데스몬드군의 양쪽에서 아주 작은 소용돌이가 생겨났다. 누구도 눈치채기 힘들 정도로 약한 바람이었다.
하지만 6서클 마법사답게 미세한 마력의 움직임을 잡아낸 윌로우가 기겁하며 외쳤다.
“당장 해제해라! 어서!”
소용돌이가 생겨난 곳은 양 진영에서 거리가 꽤 떨어져 있었다. 마법을 해제하려면 더 가까이 가야 했다.
마법사들이 헐레벌떡 움직였지만 바람이 뭉치는 속도가 더 빨랐다.
쿠오오오오오!
바람은 서서히 회전 속도를 높여 가더니 결국 거대한 회오리로 변했다. 회전하는 2개의 회오리는 모든 걸 잡아 삼킬 듯이 광폭하게 다가갔다.
윌로우는 기가 막힌 표정을 지었다.
“이, 이 무슨! 같은 마법을 어떻게 이렇게 멀리 떨어트려서…….”
트윈 사이클론은 동시에 두 개의 회오리가 생성되는 마법이다. 자신도 이렇게 거리를 멀리 떨어트려 두 개의 마법처럼 시전하는 짓은 할 수 없었다.
작은 바람일 때는 저서클 마법사도 해제하기가 쉽지만 이렇게 커지면 해제하기가 쉽지 않다.
“마, 막아라! 내가 오른쪽을 막겠다!”
윌로우가 손을 뻗으며 디스펠을 시전했다. 그도 6서클 마법사이니, 마력만 충분하다면 6서클 마법은 해제할 수 있었다.
파아아아악!
“크으윽…….”
그의 몸에서 엄청난 마력이 빠져나가며 하나의 회오리가 사라졌다.
나머지 마법사들은 왼쪽의 회오리에 정신을 집중했다.
6서클에 이르지 못한 이들은 혼자서는 절대 6서클 마법을 해제할 수 없지만, 여럿이 힘을 모으면 성공할 수도 있었다.
쿠와아아아아아!
회오리는 광폭하게 움직이며 데스몬드의 한 축을 쓸어버리기 위해 다가왔다.
회오리가 가까워짐에도 데스몬드군은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었다. 다들 식은땀을 흘리면서도, 명령이 없기에 이를 악물고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과연 정예라 불릴 자격이 있는 모습이었다.
“전부 이쪽으로 모여! 어서!”
“젠장! 도대체 상대측 마법사가 누구야!”
“빨리! 빨리 해제해라!”
다행히 수십 명의 마법사가 달라붙어 마력을 쏟아붓자 회오리가 서서히 사그라들었다.
윌로우가 다급한 얼굴로 외쳤다.
“다시 공격해라! 쉬지 마라! 적들이 마법을 시전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공격해야 한다!”
파아앙!
데스몬드군의 진영에서 다시 마법들이 쏘아져 나갔다.
바네사는 즉시 다른 마법사의 손을 붙잡고 마법들을 해제했다.
그녀는 데스몬드의 마법사들과 달랐다. 전장 전체를 홀로 감당하고 있는 것이다.
주르륵.
그녀의 코에서 피가 끊이지 않고 쏟아져 내렸다.
뛰어난 재능과 부단한 노력으로 6서클에 이르는 깨달음을 얻었지만 그녀의 몸에 쌓인 마력은 아직도 2서클 정도에 불과했다.
자신의 몸을 매개체 삼아 다른 마법사들의 마력을 끌어오고는 있지만, 타인의 마력을 사용하는 게 부담되지 않을 리가 없었다.
피골이 상접한 채 쓰러져 있던 알포이가 그 모습을 보고 안타까운 눈빛으로 중얼거렸다.
“바보야……. 너 그러다가 죽어……. 오래 못 살아…….”
하지만 그녀는 어떠한 말도 하지 않고 오직 전장의 마력만 좇을 뿐이었다.
‘아무도 죽게 하지 않을 거야.’
적어도 마법으로는 아군이 죽는 일이 없을 것이다. 그것이 그녀가 품은 각오였다.
‘조금만 더…….’
바네사는 이를 악물며 마법을 시전했다.
그녀도 이런 상황이 편할 리가 없었다. 다 같이 싸우는 게 훨씬 좋다.
하지만 데스몬드군에는 6서클 마법사를 비롯해 이쪽보다 훨씬 많은 마법사가 존재한다. 마력이 부족한 자신이 그들을 상대하려면 다른 마법사들의 마력이 필요했다.
그렇기에 홀로 싸울 수밖에 없던 것이다.
‘죄송해요…… 제가 마력만 정상적으로 모을 수 있었으면…….’
그랬다면 다른 마법사들도 나름대로 전장에 참여했을 것이다. 어쩌면 펜리스군의 마법 전력이 상대를 압도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지금은 그것이 무리이기에 이런 기형적인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상대방의 6서클 마법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었으니까.
주르륵.
바네사의 코에서 코피가 더 많이 새어 나왔다. 하지만 그녀는 절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오히려 앞으로 더 다가갔다.
‘멈추면…… 안 돼!’
적이 완전히 밀릴 때까지 쉴 틈이 없었다. 계속 더 강하게 밀어붙여 아군에게 손쓰지 못하게 해야 한다.
지셀도 그런 바네사를 믿고 전장에 뛰어든 것이다.
‘더 할 수 있어…….’
아직 마력을 채워 줄 마법사들은 스무 명이 넘게 남았다. 충분히 버틸 수 있었다.
그렇게 양측의 머리 위에서 마법이 마치 불꽃놀이처럼 하늘에서 생성됐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해럴드는 그 모습을 보며 입술을 깨물었다.
“진짜 6서클 마법사가 있나 보군. 설마 적염의 마탑주가 몰래 도와주는 건가?”
그의 머릿속에서 경고가 울렸다. 마탑이 참전했다면 보통 일이 아니다.
자신이 거느린 마법 병단과 팽팽한 것을 보니 마탑의 주요 전력이 전부 온 게 분명했다.
“도대체 이놈은 어떻게 마법사들까지…….”
궁금했지만 지금은 알 방법이 없었다. 전쟁이 끝난 뒤 천천히 알아보고, 펜리스를 도운 자들에게 대가를 치르게 하면 될 일이다.
어쨌든 서로 마법이 막혔다면 이제는 직접 맞붙어서 싸우는 수밖에 없었다.
“기마병.”
해럴드가 손짓하자 양쪽에 서 있던 기마병들이 움직였다.
이들은 펜리스군의 후방을 노리고 크게 반원을 그리며 포위망을 펼치기 시작했다.
전열의 창병만 버텨 주면 펜리스군은 뒤에서부터 무너질 것이다.
두두두두두두!
데스몬드의 창병들은 점점 더 가까워지는 펜리스의 기마병들을 노려보며 창을 꽉 잡았다.
‘빠르다.’
펜리스군 전원이 전신 무장을 하고 마갑까지 입혔음에도 경기병과 맞먹는 속도가 난다. 만약 부딪친다면 어마어마한 충격이 발생할 것이다.
아마 펜리스군과 가장 먼저 충돌하는 자들은 크게 밀려나겠지만, 그만큼 상대의 돌파력도 줄어들 터.
수천의 병사들이 간격을 두고 대열을 짠 상태다. 분명 반도 못 뚫고 속도가 떨어질 것이다.
일단 발을 묶기만 하면 완전히 포위해 섬멸할 수 있다.
두두두두두두!
거리가 점점 더 줄어들었다. 이제 눈 몇 번만 깜빡이면 부딪칠 것이다. 창병들은 말들을 공격하고 기수들을 떨어뜨리기 위해 자세를 낮췄다.
두두두두두두!
그렇게 양측의 군대가 충돌하기 직전.
돌연 지셀이 크게 외쳤다.
“퍼져라!”
촤아아악!
선두의 기사들과 기마병들이 좌우로 갈라지기 시작했다. 마치 창병들을 피해 양옆으로 빠지는 듯한 모양새였다.
갈라지는 공간 사이로 창이 아닌 다른 무기를 들고 있는 기마병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 무리의 선두에는 엘프 루미나가 있었다.
끼익…….
루미나가 말의 고삐를 놓은 채 양손으로 활시위를 당겼다. 그녀를 뒤따르던 엘프들과 기마병들도 똑같이 고삐를 놓고 활을 당겼다.
해럴드는 갈라진 군대 사이로 갑자기 나타난 그들을 보며 중얼거렸다.
“……궁기병?”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병종이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