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Mercenary’s Machinations RAW novel - Chapter (430)
430 – 내가 너희를 구해 주겠다. (4)
430화 내가 너희를 구해 주겠다. (4)
“어푸! 어푸!”
카오르가 한 중년 남자의 얼굴을 물동이에 처박으며 말했다.
“아, 빨리 말하라니까?”
“푸허헉! 이놈, 이게 지금 무슨 짓이냐!”
“무슨 짓이긴, 약이랑 약재 받으러 왔다니까.”
“네 이놈! 네놈이 이러고도 목숨이 무사할 줄…… 어푸푸푸!”
물고문을 당하는 자는 약을 안 내놓는 영주였다. 카오르는 가타부타 따지지 않고 바로 기습해 고문에 들어갔다.
원래 성질이 더러웠던 카오르인데 이제는 북부군과 지셀의 힘까지 등에 업었다. 솔직히 이제 어지간한 귀족들은 무섭지도 않았다.
게다가 정당한(?) 명령과 명분까지 있지 않은가.
해당 영지의 가신들은 사색이 되어서 외쳤다.
“그, 그만두시오!”
“어찌 기사가 이런 일을 한다는 말이오!”
“북부군 사령관께 정식으로 항의할 것이오!”
카오르는 의자에 앉은 채 심드렁한 표정으로 말했다.
“항의해. 항의하라고. 우리 뒤에 누가 있는지 알지? 브랜포드 후작님이 명령 내린 거 몰라?”
카오르도 클로드만큼 브랜포드 후작의 이름을 잘 팔았다.
사실 지셀의 이름만 팔아도 된다. 무력이 마스터에 이른 데다 잔혹한 전쟁 군주라고 소문이 나 있기에 오히려 지셀의 이름을 파는 게 파급력은 더 강하다.
하지만 벨린다의 잔소리가 문제였다.
― 험한 일 할 때는 도련님 이름 팔지 말고 브랜포드 후작님 이름을 파는 거야. 알았어?
― 알았다고…….
그래서 카오르는 적극적으로 브랜포드 후작의 이름을 팔았다.
그 때문에 이 영지의 가신들은 카오르를 무력으로 제압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아니, 사실은 브랜포드 후작보다 북부군이 더 무서웠다. 언제든 칼을 돌려 이곳을 향하면 단번에 짓밟힐 게 뻔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기사들과 병사들도 모두 포위만 하고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다.
“어푸푸! 이놈들을 당장 쳐라! 죽여라! 죽이란 말이다!”
영주가 외쳐도 다들 겁을 먹고 섣불리 움직이지 못했다.
그래도 기개가 높은 인물은 있었다. 이 영지의 기사단장이 크게 외치며 카오르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이놈! 당장 영주님을 놓아 드려라!”
스각!
카오르는 움직이지도 않았다. 돌격대에 따라온 펜리스 기사 한 명이 순식간에 검을 뽑으며 기사단장의 목을 베어 버렸을 뿐이다.
예전 광견단에 속해 있었던 용병 출신 기사였다.
“커억…….”
단 한 수에 한 영지의 기사단장이 목이 베여 쓰러졌다.
사람들은 기겁했다. 펜리스 기사들이 강한 건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겉보기엔 다들 건들거리고 있어서 기사처럼 보이지도 않았다.
“훗.”
기사단장의 목을 벤 펜리스 기사는 가볍게 미소 지으며 검을 집어넣었다.
영지의 가신들과 병사들은 침을 꿀꺽 삼켰다.
‘펜리스 놈들은 정말 강하구나. 덤비지 말아야겠다.’
‘어찌 일개 기사가 우리 기사단장을 한 수에…….’
‘그런데 왜 저쪽도 아파 보일까? 왜 갑자기 피를 흘리지?’
공격 한번 안 당한 펜리스 기사의 입에서 피가 철철 흐르고 있었다. 멋 부리려고 힘을 단번에 과하게 끌어 쓴 탓이었다.
그게 아니었으면 한 수에 목을 베지 못했을 테니까.
다른 돌격대 기사들이 그 기사를 에워싸며 속삭였다.
“야, 너 미쳤냐?”
“너 쓰러졌으면 저쪽 놈들 다 덤볐을걸?”
“적당히 멋 부려라.”
혼자 멋 부려서 질투가 난 이유도 있지만, 위험했다는 말도 사실이었다.
수는 이쪽이 현저하게 적다. 아무리 펜리스 기사들이 강해도 저 많은 병력을 다 상대할 수는 없었다.
그들은 지셀이 아니니까.
그래도 이곳 영주를 인질로 잡고 있어서 얘기가 잘 통했다.
“아, 알겠다! 다 넘길 테니까! 그, 그만해라! 어푸푸!”
약과 약재를 받은 카오르가 영주를 밧줄로 묶으며 말했다.
“죄지은 건 맞으니까 일단 같이 가자. 내가 작위까지 박탈할 수는 없거든.”
물론 안전하게 빠져나가기 위해 인질로 잡은 면도 있었다.
그렇게 카오르는 주변을 돌며 약과 약재를 거두고 영주들을 포박해 갔다.
알포이는 카오르보다 조금 더 신사답게 협상에 들어갔다. 어쨌든 그는 마법사로서 자부심이 있었다.
“흠흠, 우리 북부군 병력 아시죠? 제 손짓 한 번이면 이곳으로 다 달려올 텐데. 그리고 나 5서클 마법사인데.”
‘이 새끼 뭐지? 뭔데 지가 북부군 대장인 것처럼 말하는 거지? 사신으로 온 놈이 말투는 또 왜 이렇게 유치해?’
듣고 있는 영주는 의문에 빠졌지만 뭐라 지적하진 못했다. 어쨌든 정식으로 북부군의 인장과 깃발을 들고 나타난 자였으니까.
요새 북부군 소문이 참 안 좋다. 약과 약재들을 강제로 빼앗고 작위도 박탈한다고 한다.
마음에 안 들지만 당장은 힘이 달리니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주변 영주들과 은밀하게 연락을 주고받고 있었다.
위급할 때 북부군 쪽으로 가는 지원을 끊고 도와주지 말자고 말이다.
그래도 지금은 심기를 거스를 수 없었다. 그래프턴 백작이 어떻게 당했는지 이미 들었다.
‘그런데 이놈은 펜리스 백작이 아니란 말이지.’
그렇다면 방법이 있다. 그는 알포이에게 상자 하나를 내밀며 말했다.
“이건 여기까지 오신 수고에 대한 약소한 선물입니다. 아시다시피 요새 균열이니 전염병이니 하는 것 때문에 영지 사정이 좋지 않습니다. 정말 숨기고 있는 게 없어요.”
한 마디로 그냥 뇌물 받고 돌아가라는 뜻이다. 상자를 열어 본 알포이가 크게 소리를 질렀다.
“지금 나를 어떻게 보고 이딴 걸 내놓는 거야! 내가 클로드인 줄 알아?”
너무 적었다.
클로드는 안 가리고 다 처먹지만 자신은 아니었다. 마법사로서의 자부심이 있었다.
뇌물을 건넨 영주는 당황했다.
‘이상하다? 마법사들은 재물을 좋아한다고 했는데? 이 새끼는 얼굴만 봐도 좋아하게 생겼는데?’
맞다. 너무 적어서 화낸 거다.
하지만 언제나 우아하게 말을 돌려 하는 게 당연한 귀족으로서는, 상대가 저렇게 화를 내는 건 뇌물을 싫어해서 그런 거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끄응, 제가 마법사님의 명예를 실추한 거 같군요. 그런 의도는 아니었습니다.”
영주가 미안해하는 기색으로 상자를 거둬들였다. 그러자 알포이가 다시 소리쳤다.
“지금 뭐 하는 거냐고!”
“네? 제가 실수를 한 거 같아서…….”
“아이씨! 진짜!”
“도대체 왜……?”
“내가 기회를 다시 주잖아! 이 새끼야!”
흥분한 알포이가 원래 성질이 나와 버렸다. 영주도 무척이나 기분이 불쾌해졌다.
“마법사라고 대우를 해 줬는데 지금 너무 무례하게 나오는 거 같소이다. 나는 귀족이오.”
영주가 손짓을 하자 기사들과 병사들이 몰려와 주변을 포위했다.
“으으으…….”
알포이는 화를 가라앉혔다.
솔직히 싸우면 여기 있는 자들은 다 이길 수 있다. 4서클 마법사만 무려 10명이 따라왔고 호위 기사들도 20명이나 따라왔다. 밖에서 대기하고 있는 병사도 수백 명이다.
하지만 자신은 대외적으로 우아한 마법사로 행동하고 싶었다. 따라온 마법사들과 기사들은 이미 알포이를 보고 히죽대고 있었지만.
알포이는 머리를 부여잡고 고민했다.
받은 임무를 멋지게 해결하고 잘난 척하고 싶었다. 그런데 욕심도 생겼다.
‘저 보석 상자도 갖고 싶다…….’
요새 다들 자기랑 도박을 안 해 줘서 돈이 없었다. 재물을 갖고 싶었다.
그러다가 문득 번뜩이는 생각이 난 알포이가 영주에게 한 가지 제안을 건넸다.
“홀짝으로 합시다.”
“뭐요?”
“나랑 홀짝 게임을 해서 그쪽이 이기면 그냥 돌아가죠. 그쪽은 뭘 걸겠습니까?”
영주가 뒤를 돌아보며 가신들에게 물었다.
“홀짝…… 게임이 뭐냐?”
게임을 아는 병사 한 명이 설명을 해 주었다. 그러자 영주가 미소를 지었다.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하겠소?”
“저야 좋지요.”
영주는 머리를 굴렸다. 어떻게든 한 번만 이기면 돌려보낼 수 있다. 돈 조금 잃는 건 문제도 아니었다.
“그럼 먼저 이 보석 상자를 걸겠소이다.”
“그렇게 합시다.”
그렇게 해서 두 사람은 도박을 시작했다.
당연히 사기 마법을 쓰는 알포이를 영주가 이길 리가 없었다.
“헤헤.”
눈앞에 있는 보석 상자를 알포이가 단숨에 차지했다.
영주는 대수롭지 않게 재물을 더 가져오라 시켰다.
“홀.”
“짝.”
“홀.”
“짝.”
게임을 하던 영주의 표정이 굳어졌다.
벌써 엄청난 재물을 뺏겨 버렸다. 솔직히 기분 좋게 돌아가라고 제법 많이 걸었다.
그런데 어떻게 단 한 번을 이길 수가 없다는 말인가! 이건 말이 안 된다.
“지금 나에게…… 혹시 사기를 치고 있는 것이오?”
“허? 무슨 소리를 하는 겁니까? 사기라니요? 증거 있어요?”
“이건 말이 안 되지 않소!”
“아, 왜 말이 안 됩니까?”
“그럼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시오? 고작 단순한 홀짝인데 한 번도 맞출 수 없다는 게?”
“당연히 말이 되지요.”
“뭐요?”
화가 잔뜩 나 있는 영주의 얼굴을 보며 알포이가 건방진 웃음을 지었다.
“나는 이걸로 신도 이겼거든.”
“…….”
미친놈이다. 미친 사기꾼 새끼한테 걸렸다. 영주는 영지의 전속 마법사까지 옆에 앉혀 마법을 감시하게 했다.
하지만 영지 마법사가 고개를 저었다.
“모, 모르겠습니다. 마법을 쓴 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알포이가 사기를 치려고 혼을 갈아 만든 마법이다. 게다가 그는 5서클. 고작 4서클에 오른 상대 쪽 마법사가 알아챌 리가 없었다.
“으으으, 그만하겠소.”
엄청난 재물을 뺏긴 영주가 고개를 저으며 손을 들었다. 사기가 분명한데 알아낼 수가 없으니 이길 리가 없었다.
모든 게임에서 승리한 알포이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일어났다.
“잘 놀았습니다. 그럼 이만 가 보겠습니다.”
“응?”
“그럼 잘 지내십시오.”
알포이가 가볍게 인사를 하고 몸을 돌렸다. 그는 오랜만에 돈을 따서 기분이 너무 좋았다.
그것도 아주 큰 재물이다. 평생 살면서 만져본 적이 없는 양이었다.
‘하, 인생 절반 손해 봤어. 진작 이런 기회를 만들었어야 했는데. 그래도 오늘 너무 좋다.’
그런데 따라온 마법사들과 기사들이 알포이의 앞을 막고 인상을 썼다. 그제야 알포이가 정신을 차렸다.
“앗차차, 나 다른 거 하러 왔지.”
너무 흥에 겨워서 그냥 돌아갈 뻔했다. 이제 영주에게 볼일이 없는 그가 모두에게 말했다.
“빨리 다 뒤져서 찾아내. 이제 약 찾아서 가자. 다른 데도 가야 하는데 시간 너무 썼다.”
솔직히 더 따고 싶지만, 여기서 더 했다가는 밤을 새울 판이었다. 갈수록 판돈도 작아지고 있었고.
이미 볼일 다 본 알포이는 품위고 뭐고 집어 던지고 성을 마구 뒤졌다. 그래도 찾지 못하자 그는 아예 성까지 불태우면서 난리를 피웠다.
결국 모든 게 불타고 약재와 약을 죄다 뺏긴 영주가 알포이를 노려보며 말했다.
“네놈들은 너무 막 나가는구나. 반드시 이 일을 후회할 것이다.”
알포이는 눈곱만큼도 무섭지 않았다.
“후회? 난 이미 수백 수천 번 후회하면 살았거든? 나만큼 후회한 사람이 있을까?”
펜리스에 와서 노예가 됐다. 매일 밤 후회하다 이제는 그냥 인생을 포기한 상태였다. 그러다 보니 무서울 게 전혀 없었다.
게다가 이깟 귀족보다 더 무서운 놈들과 함께하고 있고, 그보다 더 무서운 놈들하고 싸우고 있다.
“야, 가자! 이 새끼 빨리 묶어! 이 범죄자 새끼! 나쁜 새끼!”
브랜포드 후작 덕분에 영주들을 체포할 권한까지 생겼다. 그렇게 알포이는 영주들을 만나 돈도 따고 약도 얻으며 성실하게(?) 임무를 수행했다.
이들의 활약 덕분에 전염병은 빠르게 가라앉기 시작했다. 애초에 협조하지 않고 욕심을 부리던 영주들의 영지 위주로 퍼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성실하게 약을 생산하고 격리 명령을 따랐던 영주들의 지역이나 수도 인근에서는 전염병이 금세 잡혔다.
지셀은 지도에서 전염병 구역 표시를 하나씩 지워 나가며 말했다.
“조금만 더 하면 되겠군.”
벨린다가 옆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몇 군데 남지 않았어요. 동부와 왕국군 쪽은 걱정할 필요가 없을 거 같아요.”
“그래, 에일즈버 백작 부인하고 브랜포드 후작 영애가 용케 잘 준비해 줬어.”
메리엘과 로잘린은 예전 가뭄 대비 때도 지셀을 믿고 움직였던 사람들이다. 사실 그때도, 이번에도 그 두 사람 덕분에 더 커질 수도 있었던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지셀 입장에서는 훌륭한 조력자들이었다.
물론 브랜포드 후작과 친왕파가 자신에게 힘을 실어 준 것도 큰 도움이 됐다. 그게 아니었다면 이 정도로 막 나가기는 힘들었을 테니까.
“타국 상황은 어떻지?”
“다들 난리죠. 균열을 제대로 못 막고 있어요. 전염병은 더 그렇고요.”
“흠…… 그건 어쩔 수 없지.”
타국에는 지셀과 브랜포드 후작의 영향력이 미치지 못한다. 지셀의 경고를 믿고 준비한 곳도 있지만 실험을 하겠다고 까분 곳도 있었다.
거기에 구원교가 득세한 왕국도 존재한다.
그래도 전생보다는 상황이 훨씬 나았다. 영지군만으로도 어느 정도 균열을 막고 있는 영지도 있고, 전염병의 치료제가 있기 때문이다.
다른 왕국에서도 지금쯤 약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균열을 막기 위해 군을 정비했을 것이다.
“그래도 조금 도와주는 게 낫겠지.”
“지금 왕국 내 균열을 처리하기도 바쁜데 어떻게 도와줘요?”
“약하고 식량만 보내 줘도 돼.”
“어차피 균열을 처리하지 못하면 소용없지 않나요? 꽤 늦어질 거 같은데.”
“그건 그렇지. 우리는 미리 대비해 뒀으니까 빠르게 움직인 거고.”
지셀이 여러모로 준비했기에 이렇게 빨리 균열을 처리하고 다닐 수 있던 것이다. 다른 왕국은 이 정도까지 균열에 대비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지셀은 괜찮다는 듯 말했다.
“다른 왕국에도 괴물들이 있거든. 그들이 균열을 하나씩 처리할 거야. 우리보다는 느리겠지만, 어쨌든 처리할 수 있다는 게 중요하지.”
“괴물이요?”
“그래. 나 못지않은 괴물들이지.”
지셀이 미소 지었다. 사람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물론 다른 왕국에도 최고의 자리에 오른 실력자들이 있을 것이다. 그래도 뭔가 지셀에게는 안 될 거 같은 느낌이었다.
지셀은 7서클에 이른 델무드와 마스터인 테넌트도 이겼으니까.
지셀은 신경 쓰지 말라는 듯 손을 몇 번 휘저은 뒤 말을 이었다.
“아무튼, 구원교와의 싸움은 우리 걸 아껴서 될 일이 아니야. 최대한 많은 사람이 힘을 합해야 하거든.”
“그러면 일단은 약과 식량만 도와줘도 된다는 거죠?”
“그래, 약과 식량만 지원해 줘도 큰 도움이 될 거야. 균열을 처리하는 건 다른 자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일 테니까.”
사람들은 궁금해하는 표정을 지었다. 이 왕국에서만 지내는 지셀이 어떻게 타국의 사정까지 알고 있을까?
지셀은 다른 사람들의 궁금함을 해소해 줄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그저 옛 기억을 떠올리며 흐뭇한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그놈도 곧 볼 수 있겠네.’
과거로 돌아온 건 좋지만, 전생에 맺었던 좋은 인연이 사라진 것은 아쉽긴 했다.
이번 생에서도 꼭 다시 만나고 싶은 친구가 있었다. 균열이 나타나기 전에는 절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친구가.
물론 그 친구 말고도 각자의 사정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자들도 있었다. 그들을 다시 볼 수 있다는 건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그리고…….
지셀과 사이가 좋지 않거나 싸워야만 했던.
대륙 7강의 다른 일원들도 이제 하나둘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