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Mercenary’s Machinations RAW novel - Chapter (506)
506 – 왕에게 죄를 묻겠다. (4)
506화 왕에게 죄를 묻겠다. (4)
수도 방위 사령관은 성벽 위에 숨어 손톱을 물어뜯었다.
‘어, 어떻게 하지? 열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펜리스 백작과 북부군의 힘은 그 위명이 자자했다. 게다가 자신은 부임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전투 경험도 없었다.
아무리 카르데니아의 성벽이 대단해도 그들을 막을 자신이 없었다.
‘아이씨, 조금만 더 늦게 오지.’
지금 수도에서는 모든 병력이 철수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틀 뒤 도망가기로 했는데 그전에 펜리스 백작이 들이닥칠 줄은 아무도 몰랐다.
고민만 하고 있는데 밑에서 다시 큰 외침이 들려왔다.
“안 여냐!”
펜리스 백작은 무척이나 당연하다는 듯이 열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었다. 수도 방위 사령관은 식은땀만 줄줄 흘렸다.
주변에 있는 기사들과 병사들이 한심하다는 듯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때,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리가 들렸다.
“안 열 거면 내가 올라간다!”
“뭐?”
수도 방위 사령관이 깜짝 놀랐다. 이 높은 성벽을 올라오겠다고?
잘못 들었나 싶었는데 다시 큰 외침이 들려왔다.
“누구든 막으면 죽는다!”
“…….”
수도 방위 사령관은 눈만 뒤룩뒤룩 굴리며 가만히 있었다. 곧 병사 하나가 달려와 말했다.
“펜리스 백작님이 올라오고 계십니다.”
“뭐? 어떻게? 어떻게 올라오는데?”
“단검을 성벽에 박아 넣고 그걸 지지대 삼아 높이 뛰어서…….”
“…….”
“곧 도착할 거 같습니다.”
병사의 말에 수도 방위 사령관이 사색이 되어 외쳤다.
“마, 막아! 막아라! 아니, 올라오면 잡아라! 성벽 마법은 왜 발동을 안 하는 것이냐!”
수도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답게 이곳에는 상당히 많은 병사가 남아 있었다. 기사들과 마법사들의 수준도 높았다.
펜리스 백작이 혼자 올라온다면 왠지 승산이 있을 거 같았다.
터억!
바로 그때, 지셀이 성벽 위로 올라왔다.
수도 방위 사령관은 악을 쓰듯이 외쳤다.
“적은 하나다! 어서 잡아라! 쳐라!”
하지만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당연한 일이었다. 바보가 아닌 이상 지셀이 직접 왔는데 싸울 생각이 들 리가 없었다.
“뭐, 뭣들 하느냐! 지금 항명하는 거냐! 당장 저 반역자를 잡으란 말이다!”
수도 방위 사령관이 벌벌 떨며 뒤로 물러났다.
아무리 외쳐도 다들 명령을 듣지 않았다. 왜 이렇게 됐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지셀은 피식 웃으며 그에게 다가갔다. 병사들이 알아서 옆으로 비켜서며 길을 냈다.
지셀은 주변을 슬쩍 둘러보며 농도 던졌다.
“여, 너희 아직 살아 있었구나. 오랜만이다.”
그간 수도를 뻔질나게 드나들었던 지셀이다. 얼굴이 익은 기사들과 병사들이 꽤 있었다.
지셀이 알은체하자 기사들과 병사들은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수도 방위 사령관은 넋이 나간 표정으로 그 광경을 보고만 있었다.
그의 앞으로 다가간 지셀이 씨익 웃었다.
“우리 다 친한데 몰랐어?”
“이, 이 반역자 놈들이…….”
수도 방위 사령관은 이를 갈았다.
아예 기사들과 병사들도 다 갈아 버려야 했다. 펜리스 백작이 방위군과 친분이 있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하지만 이대로 죽을 수는 없었다. 많은 뇌물을 바치고 얻은 자리였다. 요 몇 달간 행복했는데 이대로 허무하게 가고 싶지는 않았다.
정신을 차린 그가 바로 바닥에 엎드리며 외쳤다.
“사, 살려 주십시오! 항복하겠…….”
스각!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그의 목은 지셀의 검에 날아갔다.
지셀이 검에 묻은 피를 털며 중얼거렸다.
“그러니까 문 열라고 할 때 빨리 열었어야지.”
수도이자 왕국 최고의 요새라 불리는 카르데니아는 어이없을 정도로 쉽게 함락되고 말았다.
아무리 튼튼한 요새라도 그걸 지키는 병사들에게 싸울 마음이 없는데 힘을 제대로 발휘할 리가 없었다.
드드드드드…….
카르데니아의 성문은 무려 12개의 장치를 동시에 조작하고 마법사들이 마력 회로까지 조작해야 열리는 구조였다.
그렇게 열기 어려운 성문이 천천히 열리기 시작했다.
열린 문을 통해 펜리스 기동군이 깃발을 높이 들고 당당하게 들어갔다. 그들의 앞을 막는 군대는 없었다.
수도는 여전히 황량했다. 다들 가급적 집 밖으로 나가지 않으려 했기 때문이다.
군대가 들어온 걸 확인하고 몇몇 사람들이 숨죽이며 자리를 피했다. 눈을 마주치면 잡혀갈까 봐 고개를 숙이고 도망가기 바빴다.
집 안에 몰래 숨은 사람들은 창 너머로 군대가 가는 방향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그들 중 몇 명이 펜리스의 깃발을 알아보았다.
“저, 저 깃발은…….”
“펜리스 백작님이다! 펜리스 백작님이야!”
“성자님이 오셨다!”
누군가 외치자 집에 숨어 있던 사람들이 전부 창가로 몰려들었다. 밖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들어 군대의 깃발을 확인했다.
“지, 진짜다…….”
“진짜 펜리스 백작님이야…….”
“펜리스 기동군의 깃발이다!”
거대한 검은 말을 타고 당당하게 선두에 선 자는 그들이 오래전부터 봐 왔던 펜리스 백작이었다. 모두가 지셀의 얼굴을 알아보았다.
“펜리스 백작님이 오셨다!”
사람들이 하나둘씩 집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도망가던 사람들도 다시 군대 주위로 몰려왔다.
그들은 펜리스의 깃발과 지셀의 얼굴을 확인하고 눈물을 흘렸다. 바닥에 쓰러져 오열하는 자들도 있었다.
그들은 계속 기다렸다. 자신들을 구원해 줄 누군가를.
그리고 소문이 돌았다. 북방의 늑대가, 페르디움이 자신들을 구하러 올 것이라고. 균열의 괴수들을 처치하고 공작가의 군대를 막아 낸 지셀이 올 것이라고 말이다.
사람들은 아주 작은 희망을 품고 기다렸다. 그리고 그 희망대로 드디어 지셀이 나타난 것이다.
“펜리스 백작님!”
“백작님! 저희를 구해 주세요!”
“우리를 구해 주십시오!”
모두가 달려와 지셀 앞에 엎드려 외쳤다. 여기저기서 울리는 소리가 점점 멀리 퍼져 나갔다.
그 소리를 듣고 더 많은 사람이 밖으로 나왔다. 어느새 수도의 거리는 인파로 가득 찼다.
절규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모두 자신들을 구해 달라는 목소리였다.
그 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던 지셀이 주먹을 쥐고 팔을 높이 들었다. 순간 모두의 외침이 멈췄다.
조용한 침묵 속에서 지셀의 목소리만이 크게 울렸다.
“이제 더 이상 걱정할 필요 없다! 폭군의 압정은 오늘로 끝난다!”
사람들은 숨죽여 지셀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지셀은 단호한 목소리로 외쳤다.
“나의 아버지, 즈발터 페르디움 후작께서 새로운 시대를 여실 것이다!”
“와아아아아아!”
지셀의 선언에 사람들이 환호를 내질렀다.
북방의 늑대, 즈발터 페르디움은 이들에게도 유명했다. 책임감이 강하고 영지민들을 사랑하며 아낀다는 소문이 가장 컸다.
그가 왕이 된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될 것이다. 게다가 그의 아들은 사람들이 성자로 추앙하는 지셀이었다.
다음 왕은 지셀이 될 게 뻔하니 이렇게 기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벨린다가 지셀에게 속삭였다.
“아니, 벌써 발표해도 돼요? 후작님이 곤란해하실 거라고요.”
왕위를 찬탈한다 해도 이렇게 대놓고 공표하고 자리를 뺏지는 않는다.
폭군을 힘으로 누른 뒤에는 적당한 절차와 귀족들의 지지를 통해 못 이긴 척 자리에 앉는 게 정석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낯 뜨거울 정도로 당당하게 왕위에 앉겠다고 외칠 줄이야. 즈발터의 성격상 무척 부끄러워할 게 뻔했다.
하지만 지셀은 뭐가 어떠냐는 식으로 답했다.
“어차피 아버지가 앉을 거잖아? 눈 가리고 아웅 해 봤자 시간만 끄는 거지. 봐, 사람들도 좋아하잖아.”
“으음, 그건 그렇네요.”
폭정에 지쳐 있던 사람들은 지셀의 말에 더 열광적으로 반응했다. 오히려 이들에게는 그런 확언이 더 잘 먹혔던 것이다.
참으로 오랜만에 수도가 떠들썩해졌다. 다들 환호하고 울기에 바빴다.
그렇게 해도 아무도 사람들을 잡으러 오지 않았다. 이미 방위군도 치안대도 전부 항복했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건 왕성 수비군과 왕실 기사단뿐이었다.
“성으로 가자!”
“와아아아!”
성난 군중들이 각자 무기를 들고 지셀의 뒤를 따랐다. 반역과 민중 봉기가 뒤섞인 괴이한 상황이었다.
갈수록 모여드는 사람이 늘어났다. 그들은 수도가 떠나가도록 연신 지셀의 이름을 연호했다.
그때 지셀의 앞을 한 사람이 막아섰다.
“응?”
지셀이 눈을 몇 번이나 끔뻑였다. 이곳에 없어야 할 사람이 앞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포리스코 주교?”
수도에 있던 4대 교단의 대주교들과 주교들은 진작에 도망가 버렸다. 사람들을 위해 남았던 사제들은 모두 잡혀서 죽었다.
그래서 당연히 포리스코도 도망갔을 줄 알았다. 저 눈치 빠른 인간이 남아 있을 리가 없었으니까.
그런데 놀랍게도 아직 수도에 남아 있었던 것이다.
상당히 굶었는지 삐쩍 마른 포리스코가 눈물을 글썽였다.
“지, 진짜 왔구나! 진짜 왔어! 살았다! 살았어!”
지셀이 조금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아니, 도망 안 가셨습니까?”
“도망가려고 했지!”
“그런데 왜?”
“……아이들 때문에.”
“아이들이요?”
가만 보니 포리스코의 뒤로 꾀죄죄한 아이들 수십 명이 보였다. 아이들도 상당히 굶었는지 다들 마르고 힘이 없어 보였다.
포리스코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도망가려고 하는데 빈민가 아이들이 도망쳐 오는 걸 보고…… 숨겨 주려다가 그만…….”
포리스코는 이놈들이 발목을 잡았다고 말하려다 사람들이 많아서 말끝을 흐렸다.
지셀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아이들을…… 숨겨 주려다가요? 주교님이?”
“……응.”
왕이 빈민가를 쓸어버릴 때, 포리스코도 남은 재산을 챙겨 도망치려 했었다.
그런데 도망치던 아이들이 그를 보고 외쳤다.
― 성자님! 살려 주세요!
지셀을 만난 뒤 명예욕이 하늘 끝까지 솟아버린 포리스코다. 성자라는 소리를 듣고서는 아이들을 외면하지 못했다.
일단 신전의 비밀 공간에 아이들을 숨겨 두고 혼자 도망가려다가 타이밍을 놓쳐 같이 갇혀 버린 것이었다.
언제 탈출하나 기회만 보고 있었는데 마침 사람들이 외치는 소리를 듣고 살며시 나와 봤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와아아아! 역시 성자님이시다!”
“아이들을 구해 주시다니!”
“그럴 줄 알았습니다!”
사람들이 이번에는 포리스코를 보고 환호했다. 사제들은 대부분 도망갔는데 홀로 남아 아이들을 지키고 있었다니!
이런 자를 성자라 부르지 않는다면 누가 성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인가!
포리스코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
진짜 아이들만 가둬 놓고 혼자 도망가려고 했다. 책임질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었다. 비밀 공간에 건조 식량이 약간 있으니 당장은 죽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자신이 해 줄 수 있는 일은 딱 그 정도였다. 하필 병사들이 몰려와 어쩔 수 없이 같이 갇혔을 뿐이다. 지셀이 와서 겨우 살았다.
그런데 사람들이 자신을 보고 환호하고 있었다. 이런 기회를 놓칠 포리스코가 아니었다.
그가 갑자기 표정을 싹 바꾸고 크게 외쳤다.
“어찌 신을 모시는 사제가 어린아이들을 두고 도망갈 수 있겠나!”
“와아아아아!”
“내가 아니면 누가 지옥에 가랴!”
“와아아아아!”
“오늘! 신의 이름으로 잘못된 왕을 벌하겠다!”
“와아아아아!”
“…….”
지셀은 그 꼴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순식간에 분위기가 포리스코에게 넘어가 버렸다.
예전부터 느꼈던 거지만 확실히 범상치 않은 인간이긴 했다.
지셀이 뒤따라오던 방위군 기사를 손짓으로 불러 말했다.
“방위군 식량을 풀어 아이들과 굶은 자들에게 나눠 주거라.”
“알겠습니다.”
지셀이 다시 왕성으로 진군하려 하자 포리스코가 급하게 따라왔다.
“같이 가!”
“음? 왜요?”
“내가 수도에 남은 유일한 주교잖아! 왕 새끼의 잘못을 증언하고 공식적으로 페르디움 후작을 지지하겠다! 이건 쥬아나 교단의 뜻이다! 나 이제 진짜 성자라고!”
“오호.”
어차피 억지로라도 즈발터를 옥좌에 앉힐 거긴 하지만, 교단의 주교가 지지해 주면 더 모양새가 좋을 터였다. 어쨌든 사제들은 사교에 빠진 왕을 심판할 자격이 있었으니까.
포리스코는 도망가지 않고 살아남은 유일한 주교였다. 대주교가 되는 것은 확정된 일이었고, 예전에 못 받았던 성자 칭호도 확실히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그가 공식적으로 지지해 준다면 다른 귀족들도 반발도 쉽게 억누르고 정통성도 챙겨 갈 수 있었다.
지셀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따라오시지요.”
“왕 그 새끼, 싯팔, 진짜, 뒈졌어.”
그간 고생한 것이 너무 화가 나는지 포리스코는 욕을 하며 지셀을 따라갔다.
솔직히 지셀의 힘을 잘 알고 있기에 이제 무섭지도 않았다. 예전에 수도에 숨어 있던 구원교의 사제도 그가 쫓아내지 않았던가.
기세등등한 포리스코와 펜리스군은 사람들을 이끌고 왕성까지 도착했다.
그리고 왕성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일단의 병력을 마주했다.
“멈춰라.”
가장 앞에 선 왕실 기사단장, 팔란츠 백작이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흠.”
지셀은 한번 피식 웃더니 말에서 내렸다.
왕성 수비군과 왕실 기사단을 다 합쳐 봤자 수는 얼마 되지 않는다. 저 인원으로는 펜리스 기동군과 성난 민중들을 막을 수는 없었다.
이미 왕성 수비군은 잔뜩 겁을 먹은 표정이었다. 왕실 기사단도 긴장한 건 마찬가지였다.
팔란츠 백작도 그걸 알고 있기에 표정을 단단히 굳힐 수밖에 없었다.
지셀이 검을 뽑으며 말했다.
“또 뵙는군요.”
빠드득.
팔란츠 백작이 이를 갈았다. 저놈한테 물건을 뺏겼던 굴욕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 실력만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믿었던 왕국군은 전부 배신하고 페르디움 후작에게 붙었다. 그게 온전히 페르디움 후작의 인품과 명성 때문은 아니었다. 그간 엄청난 전적을 쌓은 펜리스 백작의 존재가 더 컸다.
그렇기에 못내 후회가 되었다.
“브랜포드 후작을 칠 때 너도 같이 제거했어야 했는데.”
“그랬으면 왕이 그때 죽었겠죠.”
“이놈…….”
팔란츠 백작이 다시 이를 갈았다. 지셀이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
“선택할 기회를 주지. 싸울 것이냐, 항복할 것이냐. 물론 항복해도 넌 죽는다.”
왕실 기사단장은 위험인물이었다. 아무리 인재를 좋아하는 지셀이라 해도 왕을 죽이려고 마음먹은 이상 팔란츠 백작을 살려 둘 수는 없었다.
“……후우.”
팔란츠 백작이 거친 숨을 내쉬었다. 상황이 완전히 역전되었다.
도망조차 실패했다. 분명히 페르디움군은 진군 속도가 느리다고 했는데 저놈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다.
모두 저놈의 손바닥 안에서 놀아난 것만 같았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자신은 왕실 기사단장이었다. 왕에게 충성을 바친 이상 혼자 도망갈 수도 없었다.
그렇다고 아끼던 부하들까지 괜히 죽게 할 필요는 없었다.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은 단 하나.
팔란츠 백작이 검을 뻗으며 말했다.
“결투를 신청하겠다. 펜리스 백작.”
저놈만 죽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