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Tyrant of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14)
회귀한 필드의 독재자 14화(14/266)
14. 리빌딩, 발끝부터 머리까지 (8)
“잠깐, 잠깐만요. 그 명단, 정말 그대로 가실 겁니까?”
내 사인을 보고 그는 눈에 띄게 파리해졌다.
“예. 제가 생각한 방출 명단입니다. 첨언하실 내용 있습니까?”
“정말로, 다 매각한다고요?”
“코치. 솔직히 말해 보세요. 저 선수들, 주급 값을 하고 있는지.”
코치는 입을 다물었다.
당연히 그도 알았다.
실제로 처음 방출 명단을 작성하고자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렸던 선수들이었다.
활약도로 우선순위를 두자면 가장 하위에 있을 이름.
알렌스키는 긴 숨을 내뱉으며 말했다.
“종이 위에 이름만 적혔다고, 그저 글자인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존재하는 선수라고요.”
“예, 압니다.”
“저 선수들도 각자의 사정이 있는데, 어떻게 매몰차게 매각할 수 있단 말입니까?”
“각자의 사정은 있고, 구단의 사정은 없습니까?”
“코치가 선수를 지켜야지, 선수를 보호하지 못하면 어떻게 코치입니까?”
“우리 선수를 지키는 것이 코칩니다. 우리 선수가 아니라면, 지킬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 선수가 아니라니요!”
“대체 언제까지 이 지겨운 말장난을 당신과 해야 합니까?”
나는 미간을 좁히며 펜 뚜껑을 닫았다.
“선수를 지키는 것만이 코치가 아닙니다.”
“!”
“팀을 지키세요.”
“……그 무슨.”
“둘러보세요. 이 구단이 어떤 상황에 처박혀 있는지. 당신이 코치 생활하는 동안, 이 팀이 어디까지 진창에 처박혀 있는지. 부끄럽지 않습니까?”
알렌스키는 입을 닫았다.
“남들 다 망하는 팀. 꼴찌팀. 무너질 팀. 그런 팀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 안 창피합니까?”
그리고 그를 더 냉혹하게 몰아붙인다.
“창피하겠죠. 그래야 하죠. 안 그렇습니까? 창피하지 않다면 제가 창피를 드리겠습니다.”
끊임없이 욕하고, 현실을 자각시키며.
“당신, 희망 없는 쓰레기 구단의 삼류 코치야.”
한줄기 웃음을 띠며 폭력적으로 깎아내린다.
“왜, 이제 좀 창피합니까?”
그래야 자기 잘못을 직시하게 되는 법.
“우리 팀이 이렇게 된 데에는, 그 책임지기 싫어하는 알량함, 성격 좋다는 호방함이라는 단어로 치장된 무책임이 있습니다.”
“…….”
“선수가 아니라, 구단을 지키세요. 코치는 그래야 합니다.”
무거운 침묵이 가라앉았다.
나는 알렌스키를, 알렌스키는 바닥을, 막스는 우리 둘을.
그 누구도 마주하지 않는 시선 속에서 알렌스키는 선택했다.
“구단도 지키고, 선수도 지키는 선택지는 없습니까?”
무언가 간절한 목소리였다. 솔직히 말해, 나는 그쯤 알렌스키를 다시 봤다.
‘한량은 아니야.’
구단이 이렇게 망가지는데, 선수들과 술과 유흥을 즐기는 코치라니.
그저 한량이고, 무책임한 사내다.
일견 다들 그리 생각할 것이다.
정말 그럴까?
그저 한량이기만 하고, 답 없는 술꾼이기만 하다면 한두 명의 선수도 아닌 다수가, 저토록 따를 수가 있을까?
‘그럴 리가.’
떨리는 동공, 주름지는 이맛살, 메마른 입술을 축이는 혓바닥까지.
그는 고민하고 고심하며 궁리 중이다.
그랬기에 나는 결재를 마친 명단을 반대로 뒤집었다.
“모릅니다.”
하지만.
“방법은 생각해 보세요.”
“……!”
“저도 감독입니다. 코치였고요. 코칭스태프의 수장일 뿐, 저도 코치진의 한 사람입니다. 때문에, 조금은 압니다. 팀을 위한 선택과 선수 개개인을 위한 선택이 때로는 엇갈린다는 걸요.”
그렇기에 감독이 짊어져야 할 무게는 그토록 무거운 것일지도 모른다.
사령탑, 선장, 리더, 매니저…….
무수히 많은 단어가 감독을 지칭한다.
글쎄, 저 단어 중에 감독의 어깨에 올려진 것들을 완전히 표현할 수 있는 게 있을까.
때문에, 감독은 홀로 존재할 수 없다.
물론 감독은 강해야 한다. 이것은 내 지론이다. 강력한 권위와 압도적인 카리스마, 범접지 못할 지식과 기세로 똘똘 무장한 채 군림해야 한다.
덕장이니, 지장이니 모른다.
적어도 내 방식은 위에 서는 것이다. 무수한 부작용과 갈등을 일으키지만, 무슨 필요인가.
‘나는 내 방식으로 성공해 왔다.’
그랬기에 나는 고수할 것이다. 내 뜻과 다르다면 남을 부수고 깎아내리고 폭력적으로 무너뜨리더라도.
하나 홀로 설 수는 없다.
두 발로 설 수 있는 단단한 지면. 힘들 땐 등을 기댈 수 있는 굳건한 벽. 두 팔을 올리고 버텨낼 수 있는 팔걸이까지.
홀로 나아가는 듯한 고독한 이에게도, 동료는 있다.
그렇기에.
“생각하고 궁리해 보세요. 선수를 지키고 구단을 지킬 방법을. 하세요. 당신, 코치잖아?”
나는 내 사단(師團)을 완성해야 한다.
“이 선수들이 구단에 남아 있어야 할 이유, 또 우리 팀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연구하겠습니다.”
“아니요. 연구는 늦습니다. 프리시즌은 시작했고, 저희 팀은 한시가 급합니다. 내일이요.”
“!”
“왜요? 연구까지 해야 합니까? 서로 술 마시고 놀고 방출 명단에서 빼달라느니 마느니, 속 얘기까지 하는 사인데, 축구 스타일은 연구해야 압니까?”
알렌스키는 파리하게 질린 낯을 보였다가 이내 이를 악물었다.
그의 시선이 명단이 적힌 종이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구단이 이렇게 망가지는 동안, 팀에 대한 애정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으면서.
선수들에 대한 마음만큼은 미련하다 싶을 정도다. 아버지라고 불리면서도 선수들을 가차 없이 쳐내던 알롭과는 다른 면모다.
“하겠습니다.”
그때였다. 벨 소리가 울렸다.
나는 손을 들어 잠시 대화를 멈추곤 전화를 받았다.
“……예, 단장님. 그럼 내일 만나서 얘기 드리겠습니다.”
짧은 통화를 끝내고 나는 알렌스키에게 말했다.
“이틀 후에 브리핑하세요.”
* * *
맨스필드 타운의 코칭스태프는 네 명이다.
유진, 알롭, 알렌스키, 막시밀리안.
하부리그는 재정 여건상 비대한 코치진을 유지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점을 고려해도 넷은 무척 적다.
더구나 하부리그라고 상위 리그에 비해 일이 적은 게 아니다.
도리어 리그 40경기를 넘게 치르기에 바쁘면 바빴지, 결코 널널하지 않다.
한마디로 고작 네 명이 전부인 코치진에서 초짜 수석코치인 막스의 사무실 불은 꺼질 일이 없단 얘기였다.
“알롭 코치의 명단에 따라 선수 방출하고, 알렌스키 쪽은…… 아마 유진 말대로 이 다섯 명이 매각되겠지. 그러면 남은 선수 열 명, 대니 스콧 오고…… 유스에서 급한 대로 몇 명 콜업하고, 그래도 선수가 부족해.”
막시밀리안은 안경을 벗고 눈두덩이를 비볐다.
인공눈물이 다 떨어져서 눈이 뻑뻑했다.
“필요한 포지션은 방출 선수들 포지션이 다 다양해서…… 전체적으로 필요하지만, 그래도 핵심은 공격수와 골키퍼, 미드필더 쪽인가?”
끊임없이 중얼거리고 고민하고 최선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일단 필요한 포지션을 다 영입했다는 가정하에…… 포메이션은, 으음.”
똑, 똑.
그때였다.
갑작스레 들린 노크 소리에 막시밀리안이 눈을 크게 떴다.
늦은 시각이다.
아직 구단에서 겉도는 그를 찾아오는 사람은 평소에도 적은데, 이 시간에 누가 온단 말인가.
막시밀리안의 머릿속에 의문이 떠오르다가, 이내 눈이 커졌다.
‘잠깐, 혹시?’
“그, 수석코치님. 알렌스킵니다.”
“……네, 네. 들어오세요.”
막시밀리안은 애써 당황스러움을 감췄다.
겸연쩍은 얼굴로 들어오는 알렌스키를 보며 그는 내심 놀람을 감춰야만 했다.
‘유진 말대로잖아?’
오늘 낮, 알렌스키와 면담이 끝나고 유진이 곧장 말했다.
―저 사람, 너 만나러 올지도 모르니까 너무 차갑게 대하진 마.
서로 대화 한번 제대로 나눈 적이 없는 사이다.
그런데 자신을 왜 찾는단 말인가? 뜬금없는 소리라 치부했건만, 정말로 알렌스키가 찾아오자 그는 적잖이 당황했다. 표정에 감정이 그대로 드러나는 막시밀리안의 반응에 알렌스키가 겸연쩍게 웃으며 별안간 고개를 팍 숙였다.
“코치님? 왜, 왜 이러십니까?”
“수석코치님, 도움 좀 주십시오.”
“예?”
“제 선수들, 지키고 싶습니다.”
“그거야 다 유진, 아니 감독님 권한이지 않습니까. 선수 영입이나 방출은 말했다시피 감독님이 워낙 완강…….”
“아니요, 제가 지킬 겁니다. 그러니, 도와주십쇼.”
“……?”
“감독님이 수석코치님을 지칭할 때마다 늘 빼먹지 않고 하는 말이 있습니다. 전술 천재라고요.”
“그건…….”
자존심이 강한 그였지만, 이렇게 대놓고 들으면 퍽 민망한 일이다.
하나 알렌스키는 조금도 물러섬 없이 말했다.
“하니 도와주십쇼. 저 혼자 이 선수들이 우리 구단에 도움이 될지,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그 전부를 파악하기엔 논리가 부족합니다. 예, 까놓고 말해 전술도 모르는 피지컬 코치 아닙니까?”
막시밀리안은 살짝 놀랐다. 알렌스키의 첫인상은 딱히 좋지 않았다. 다소 건방지고 툭 늘어지는 느낌이었기에. 솔직히 말해 자신과 상극처럼 느껴지는 분위기였다. 알렌스키도 그 사실을 느꼈는지, 알롭과 달리 아예 자신에게 말조차 걸지 않았다.
하나 지금, 알렌스키는 고개를 숙이고 부탁했다.
“왜 선수를 지키려고 하나요?”
“……그게 이유가 필요한 문젭니까?”
“선수의 방출과 이적은 프로 구단에서 늘 있는 일 아닌가요?”
“사람은 늘 죽고 떠나는 법이지만, 이별을 두려워하는 건 매한가지 아닌가요?”
막시밀리안은 순간 느꼈다.
이 사람, 자신과는 완전히 상극이라고.
하지만.
“……일단 선수들의 활용도부터 강조하는 걸로 시작해 보죠.”
막시밀리안은 도와주고 싶었다.
아니, 유진도 이걸 바랐던 게 아닐까.
알렌스키가 찾아오면 차갑게 대하지 말라고 했으니까.
‘설마, 알렌스키의 행동도 어느 정도 예상하고, 그를 바꿔 보려는 건가?’
혹시나 하고 떠오르는 의문에 막시밀리안은 눈꼬리가 파르르 떨렸다.
확실하진 않다. 하지만 상황이 그렇다고 말해 주고 있었다.
만일 그렇다면, 정말로 알렌스키를 손바닥 들여보듯 훤히 꿰고 생각하고 있다면.
‘유진, 감독 생활 1년 차에 이러는 거면 대체…….’
그저 상상도 못 할 괴물이라고밖에 할 말이 없었다.
* * *
“몸은 괜찮아?”
“물론이지. 멀쩡하게 두 발로 걸어 다니는걸!”
릴리는 그렇게 웃으며 내 옆에 조심히 앉고는 귓속말했다.
“살찐 거 아니다. 복대 찬 거다.”
“…….”
“진짜라니까?”
릴리의 시답잖은 말에 대충 응수해 주곤, 주위를 둘러봤다.
알롭 코치와 막스, 그리고 저 구석에 선수 한 명.
“……저도 여기 와야 하는 겁니까?”
“캡틴이잖습니까.”
캡틴, 존 젠킨슨도 와 있었다.
“그런데 되게 중요한 브리핑인가 봐? 이렇게 다 모이게 한 거 보면?”
사실 릴리는 쉬게 하고 싶었지만, 구단에 있었던 일 보고하다 보니…….
“중요하지. 선수단 리빌딩인데.”
“듣긴 했는데, 이미 마음 굳힌 거 아니었나 해서.”
“생각 중, 오늘 보고 판단.”
그때 알렌스키가 들어왔다. 알렌스키는 살짝 긴장한 표정이었지만, 의외로 당당한 미소가 입꼬리에 걸려 있었다. 그것이 썩 알렌스키와 잘 어울렸다.
“어, 많이들 모여 주셨네요. 그, 지금부터 브리핑을…….”
“다 알고 왔으니 바로 진행하세요.”
훅, 찔러 들어가는 내 말이 차가웠을까.
알렌스키의 얼굴에 희미한 긴장감이 차오른다.
심하지 않은 긴장은 좋은 것이다.
집중력을 키워 주고, 실수를 줄여 준다. 딱 그 정도. 알렌스키의 얼굴에 드러난 긴장감은.
이윽고 알렌스키의 브리핑이 시작됐다.
보면서 알 수 있었다.
‘막스의 손이 닿았군.’
덕분일까.
브리핑의 논리는 짜임새 있었고 훌륭했다.
선수들의 활용도, 포지션의 이점, 전술에 적용될 수 있는 역할 분배, 심지어 선수의 성격과 습관까지 포함해서 이 팀에 남아 있어야만 하는 이유를 제법 괜찮게 정리했다.
곁에 있던 릴리도 그럴듯하다는 양 고개를 끄덕였고, 이미 방출 명단을 제출해 버린 알롭 코치는 브리핑 내용이 심상치 않음을 깨닫고 미미하게 안색이 변했으며, 구석에 있던 젠킨슨은 이 브리핑을 상당히 반겼다.
‘선수 방출이 탐탁잖은가 보네. 하기야, 선수단이 팍 줄어드는 건데.’
나는 주위의 표정과 반응을 살폈다.
알렌스키의 브리핑을 들어도 결과가 변하지 않기 때문은 아니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빼먹으셨네요.”
중간, 말을 끊고 들어갔다.
순간 당황해하는 알렌스키의 눈을 들여다봤다.
그의 브리핑은 맹점이 빠져 있었다.
“구단 재정입니다.”
“……!”
릴리가 미약한 한숨을 내쉬며 고개 숙이는 소리가 들렸다.
“우리 재정엔 주급 체계를 수정해야 합니다. 다섯 명의 선수를 정리하면 어느 정도 맞출 수 있습니다. 최소한은요. 그런데 데리고 가려면, 상당한 출혈을 감수해야 합니다.”
“…….”
“묻겠습니다. 그 출혈을 감수하고서도 한 시즌 동행할 만합니까?”
알렌스키는 망설였다. 마음 같아선 그렇다고 대답하고 싶겠지만, 솔직히 말해 아니다. 지금 그들이 받는 주급은 3부 리그에 있을 때 받던 주급에서 고작 10% 깎인 것.
강등되면서 저절로 주급이 깎이는 조항이 발동된 것이다.
하나 10%로 깎인 걸로도 어림도 없다.
우리가 평범한 4부리그 팀이라면 충분하겠지만, 애석하게도 매일매일 이자 변제만으로도 팀이 찢길 위기에 처한 실로 돈 한 푼 없는 구단이지 않은가.
적어도 저들의 주급은 절반.
그 이하까지 쥐어짜야 한다.
“저들이 주급 삭감을 감수한다면, 가능합니다.”
“……그건!”
그 누가 자신이 급여 절반이 깎인다는데 쉽게 수긍할까.
“설득할 수 있습니까?”
알렌스키는 답하지 못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 브리핑 끝난 것 같네요. 잘 봤습니다.”
짧게 일축해 버리는 내 말에, 알렌스키는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순간 그의 얼굴에 떠오르는 허탈함은, 그를 좋지 않게 보는 릴리조차 안타까워하는 기색을 보일 정도였다. 그러나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그럼 제 의견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브리핑 내용 잘 들었고요, 예. 결론만 말하자면 훌륭한 브리핑이었습니다. 설득적이었고요. 다섯 명의 선수를 그대로 데리고 가도 되겠다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습니다.”
“……?!”
“단.”
나는 의자에서 일어나 빔프로젝터 화면 앞으로 다가갔다.
“주급이 문젭니다.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다섯 명을 우리 선수로 남기려면,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주급 체계를 늘리거나.”
여기서 릴리는 미안한 기색으로, 하지만 단호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또는, 고액 주급자를 대신 정리하거나.”
내 말에, 순간 주위에 잠깐의 정적이 흘렸다.
그리고 이내 ‘설마……?’ 하는 의혹이 저들 사이로 치솟는다.
의혹 또는 갈피가 잡히지 않는다는 의문.
그랬기에 나는 확실히 보여 줬다.
띵.
빔프로젝터 화면이 바뀌고.
그 위에 드러나는 이름과 선수 프로필.
그 이름, 한 자씩 읽었다.
“맥 헤럴드.”
최다 공격 포인트 보유자.
팀 내 최고 주급자.
팀 내 최고 몸값 산정.
에이스(ACE).
“그를 매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