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Tyrant of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16)
회귀한 필드의 독재자 16화(16/266)
16. 이적시장 (2)
브리핑 전날.
나는 깔끔하게 관리되었다는 인상을 주는 클럽하우스를 방문했다.
맨스필드 타운과는 달랐다.
쓸쓸하고 쇠락한 느낌이 드는 맨스필드와는 달리, 이곳은 작은 규모이지만 활력이 넘쳤다.
포레스트 그린 로버트 FC.
저번 시즌, 우리 팀과 함께 리그2로 강등이라는 수모를 겪은 팀이다.
“약속하신 유진 감독님, 맞으시죠? 단장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안내해 드릴게요.”
안내받아 걸어가면서 주위를 훑었다.
주말이기에 훈련장에서 공 차는 선수는 없었다.
하나 실내 훈련장에서 가볍게 근력운동을 하거나, 개인 훈련을 하는 선수들이 종종 보였다.
그들 사이로 형형한 눈빛이 반짝였다.
같은 강등팀이라고 다 똑같은 분위기는 아니다.
강등이라는 수모에 포레스트는 구단주가 나서서 바로 리그1로 승격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듯이 팀의 핵심 선수를 주급을 올려주고 재계약까지 하면서 지켜냈다.
뿐인가. 이적 시장이 열린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몇몇 훌륭한 선수 영입에 접근하고 있다는 소식도 있다. 그러니 팀의 분위기가 열정적일 수밖에.
같이 강등당했지만, 핵심 선수는 전부 떠나버리고, 어디 가지도 못할 패배자만 남은 우리 구단과는 그 느낌부터가 다른 셈이다.
하지만 질투 따위는 느끼지 않는다.
도리어 좋았다.
이 열정, 활발함, 팀을 살리겠다는 강렬한 의지.
그 모든 것이 이 구단의 구성원들 모두에게서 느껴지기에.
‘적어도 내 제안이 문전박대당하진 않겠지.’
그러니 이렇게 약속도 잡을 수 있던 것이리라.
접객실의 문을 열자, 잘생긴 미중년이 웃으면서 일어나 악수를 청했다.
“반가워요. 감독님. 데일 스틸입니다. 단장직을 맡고 있어요.”
“유진입니다. 단장님.”
“앉아요, 앉아. 갑자기 연락을 주셔서 얼마나 반가웠는지 몰라. 하물며 갑자기 그런 제안이라니, 내가 고민하느라 연락을 어제 늦게 줘서 미안해요.”
“이해합니다. 단순한 영입 오퍼도 아니라 트레이드 제의니까요.”
“그러니까요. 거기에 원하는 선수가 우리 팀 핵심 스트라이커 해리 오스카인데!”
“네. 그래서 저희도 핵심을 내놨죠. 맥 헤럴드입니다.”
내가 곧장 대꾸하자, 데일 스틸은 씩 웃었다.
그는 한시 여유로워 보였다.
“맥 헤럴드, 좋은 자원이죠. 암, 알아요. 저번 시즌, 어시스트를 몇 개나 쌓았는지.”
“네. 이렇게 만남을 허락해 주신 것 보니, 어느 정도 생각이 잡히신 듯한데. 편히 얘기하시죠.”
“큼, 뭐, 좀 놀라운 제안이었습니다. 각 팀의 핵심끼리 트레이드하자는. 하지만, 저는, 쓰읍, 맥 헤럴드가 해리 오스카와 맞바꿀 만한 자원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그것이 스트라이커와 공격형 미드필더의 차이다.
무엇보다 축구는 골을 넣어야 이기는 시스템이다.
현대축구에선 여러 포지션이 많은 골을 넣고, 심지어 윙어가 득점 최상위권에 랭크 되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결국 골에 가장 가까운 포지션은 스트라이커.
반면 공격형 미드필더는 어떤가.
득점을 넣을 수 있는 포지션이지만 스트라이커에 비해 빈약하다.
더구나 현대축구에선 공격형 미드필더의 포지션 자체가 흐려지는 느낌이 있다.
공격수에게도 수비력을 요구하는 시대인데, 공격형 미드필더라고 오죽하겠는가.
일반적인 중앙 미드필더의 활동 반경이 더 넓어져서, 그 역할까지 커버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물며 스트라이커는 강력한 전방 압박 또는 아래로 내려와 공을 받아 주면서 풀어내는 역할까지.
그러다 보니 공격형 미드필더라는 이 클래식 포지션 자체에 대한 가치가 가령 스트라이커보다 더 대단하느냐, 라는 회의적인 반응이 튀어나오는 것이 요즘이었다.
물론 공격형 미드필더가 필요 없단 얘긴 아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스트라이커에 비해선 아쉬운 점이 있다는 사실.
그리고 무엇보다.
“저번 시즌 15득점이나 채운 해리 오스카입니다. 그것도 리그1에서. 하물며 지금 리그1에서 쏟아지는 오퍼 때문에 재계약 건도 문제인걸요.”
그만큼 핫한 자원이 해리 오스카였다.
“네, 그래서 거절입니까?”
“하핫, 감독님은 확실한 결론을 원하시는군요. 아니, 거절은 아닙니다. 다만 트레이드보다는…….”
“트레이드를 제하고 이적은 원하지 않습니다.”
“역시…… 구단 채무 때문이죠? 그럴 것 같았습니다. 이적료 받아봤자 변제금으로 넘어가 버리면, 정작 선수만 팔고 이적 자금은 얻지 못하는 꼴이니.”
그도 이미 짐작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슬쩍 찔러본 것이다.
하면 따로 원하는 답이 있을 터.
“맥 헤럴드에 어느 정도 이적료를 챙겨준다면, 트레이드 진행해 보겠습니다.”
“예, 거래는 여기서 끝내야겠네요.”
“……아니, 요구 이적료가 얼마인지는 들어보시고.”
“애석하게도 이적 자금이 0입니다. 정말 조금의 거짓도 없이 서류상에 올라가 있는 금액이요. 아라비아 숫자 0이요.”
“!”
설마 그 정도로 심각할 줄은 몰랐던지 데일 스틸의 눈에 놀람이 어렸다.
“아니, 이미 벌써 팀에서 선수들 꽤 팔아넘기지 않았습니까?”
“다 빚 갚는 데 썼습니다. 그래서 이적료를 더해 달라는 제안은 어려운 게 아니라, 불가합니다.”
“…….”
“아쉽지만 거래는 이뤄질 수 없겠군요.”
설마 이런 답을 들을지는 몰랐던지, 데일 스틸은 황망한 기색을 보였다.
그는 몇 차례 고민하는 듯, 끄응 하는 소리를 내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쉽게 됐습니다. 좋은 답변을 드리지 못했네요.”
“괜찮습니다.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데일 스틸의 답에 나는 일어났다.
그는 미련이 보였지만, 그렇다고 미련에 휩쓸리지 않았다.
그의 명성은 잘 안다.
포레스트를 챔피언십까지 올려놓고, 프리미어리그 팀의 단장직을 맡게 되는 훌륭한 수완을 지닌 협상가.
그와의 다툼이 쉽지 않을 것쯤은, 미리 알았다.
그래.
미리 알았다.
알면서도 준비를 않는 것만큼 멍청이는 없다.
“단장! 단장님! 맥 헤럴드라면서요! 맥 헤럴드! 그 친구 사주는 겁니까? 오, 어떻게 알고! 마침 이 개자식이 팀을 나간다니 어쩌니, 해서 돌아버릴 지경이었는데, 대체자 준비하고 계셨던 겁니까! 사랑합니다! 단장님!”
어떤 노크도 없이 거칠게 문을 박차고 들어오는, 술에 불콰하게 취한 듯 붉은 얼굴의 턱수염.
포레스트 감독의 등장에 데일 스틸이 난색을 감추지 못했다.
“감독님이 어떻게…….”
그 말에 내가 대답했다.
“아, 오는 김에 같은 리그 팀의 감독님이니, 차라도 한잔하고 싶어서 제가 미리 연락드렸습니다.”
“……!”
“그리고 이거 죄송하게 됐습니다, 감독님. 단장님께서 맥 헤럴드의 트레이드 건은 거절하셔서요. 아무래도 지금 분위기에서 차 한잔하는 건, 그렇죠?”
“아니, 뭐라고요? 거절이요? 왜요? 맥 헤럴드를 왜? 아니 먼저 제안했는데, 거절을 놔? 왜? 왜? 헤럴드를 깐다고? 헤럴드를? 내 생각은 듣지도 않고? 왜!”
기관총.
그것도 아군, 적군 가리지 않는 미친놈의 기관총.
그것이 포레스트의 감독이었고.
“맙소사.”
데일 스틸은 원망하는 눈빛으로 나를 보며, 얼굴을 감싸 쥐었다.
“아니, 단장님. 말을 해봐요. 진짜 거절했습니까? 왜? 내 말은 듣지도 않고? 단장이면 다야? 그래 다겠지. 내가 억울해서 딴 팀을 가든가 해야지. 아니 말해 보라니까?”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다시, 얘기 시작할까요?”
* * *
데일 스틸은 황당했다.
“헤럴드! 맥 헤럴드! 좋지! 그 패스, 크으. 좋아. 작년에 상대할 때 우리 상대로 두 골이나 넣었잖아?”
신난 듯 방방 뛰는 대머리 중년.
감독 때문에 데일 스틸은 이마를 짚었다.
“암, 필요하지. 그 친구 사 오면 우리 스쿼드 끝장이라니까, 어? 더 볼 것도 없어. 바로 승격이야, 승격. 안 그래도 우리 그 자리 재계약 않고 나가려고 하잖아? 까짓것 보내버려! 헤럴드면 더 업그레이드야, 업그레이드!”
“아니, 감독님…….”
“그럼요. 맥 헤럴드야말로 감독님 전술에 궁합이 맞지 않습니까? 공을 소유하기보단 빠르게 패스를 돌려서 상대의 압박을 파훼하면서 나가는 방식이요.”
“오, 그렇지! 잘 알고 있구만! 새로 온 감독이랬죠? 크으, 인상부터 잘생긴 것 봐. 잘생긴 만큼 전술 식견도 남다르네. 그래, 헤럴드는 우리 팀에 와야지. 내가 작년에 영입하려고 했다고. 영입했으면 우리 팀 강등 안 당했는데, 하도 안 팔겠다고…….”
데일 스틸은 한숨을 내쉬었다.
‘대체 누구 편을 드는 건지.’
앞만 보고 뛰어가는 저 답 없는 불독을 이 자리에 부를 줄이야.
데일 스틸은 현기증이 이는 듯했다.
“하지만 무리입니다. 해리 오스카를 내주고 어떻게 데리고 옵니까?”
“으응? 해리 오스카?”
“네. 감독님, 해리 오스카와 트레이드 제안입니다.”
그 말에 미친 듯이 내달리던 불독이 말을 멈췄다.
그 틈을 타서 데일 스틸이 말을 이었다.
“핵심 스트라이커와 트레이드라니, 수지맞지 않습니다.”
“수지의 판단은 감독님이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예?”
“지금 포레스트의 공격형 미드필더에서 플레이 메이킹 롤을 수행하는 잭 그렌테일 선수. 재계약 지지부진하고, 3부 리그에서 러브콜이 많죠? 아무래도 나가야 할 테니 그 자리가 빌 테고요.”
“많이 알아보고 오셨군요.”
데일 스틸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감독님의 전술상 핵심은 플레이메이커로부터 이뤄지는 빠른 패스 전환입니다. 그 중심이 사라지는 거니, 대체자 영입은 필수일 테고요.”
“암, 암, 맞지. 대체자가 아니라 더 대단한 선수 데려와야지.”
맞장구를 치는 불독을 보면서 데일 스틸은 이마가 꿈틀거렸다.
‘가만히나 좀 있지, 이 인간이!’
분위기가 요상해지는 걸 간파한 데일 스틸이 딴지를 걸었다.
“그렇게 좋은 선수고, 몇몇 오퍼를 거절하고 팀에 남겠다고 한 거로 아는데, 어째서 내보내려는 겁니까?”
“답은 간단합니다. 우리 팀엔 쓸모가 없습니다.”
“?”
“제가 원하는 전술 지향에 맞지 않습니다. 더구나 다른 선수로 대체했습니다. 더 싼 주급에요. 노팅엄에서 말이죠.”
“!”
“우리 같은 돈 없는 팀에게, 해당 포지션에 주전급 선수 둘을 가지고 있는 건 좋지 못합니다. 필요가 없기에 매각합니다. 전임자는 몰라도 제 계획에선 없습니다. 무엇보다 우리 팀에 중요한 건 스트라이커거든요.”
유진은 여상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골을 넣어야 이기는 스포츠. 골 넣지 못하면 잘해 봤자 비길 뿐입니다.”
“비기는 것도 남는 장사 아니신가? 지금 팀 상태를 생각하면?”
“승점 1점만 따서는 3부 리그로 승격할 수 없으니까요.”
유진의 포부에 데일 스틸은 말을 잃었다.
곁에 있던 불독 감독도 멍한 기색을 보이다 이내 호탕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암, 그렇지. 강등당했으면 바로 올라갈 생각부터 해야지!”
데일 스틸의 표정이 묘해졌다.
‘이걸 만용이라 봐야 할지, 자신감이라 봐야 할지.’
그는 모르겠다는 눈으로 유진을 바라봤다.
유진은 그저 무심하게, 천천히 말을 이었다.
“그런 점에서 맥 헤럴드는 대체가 아니라 팀의 업그레이드입니다. 4부리그에서 구할 수 있는 최적의 자원이죠. 반면 해리 오스카는, 지금 포레스트에서 핵심이 아닙니다.”
“으응?”
그 말에 데일 스틸은 물론, 불독 감독마저 의문을 표했다.
“확실한 골게터가 핵심이 아니라니?”
“아드리안 사익스. 포레스트 유스 출신으로 로컬 보이. 나이 20세. 저번 시즌 백업 선수로 출전하여 9골 득점. 대개 교체 출전이 대부분.”
“……!”
“기량이 만발하고 있는 잠재성 높은 로컬 보이 스트라이커. 경쟁자는 34세의 나이 대비 부담스러운 고액 주급의 스트라이커죠. 누가 핵심입니까?”
“!”
순간 데일 스틸과 불독 감독은 말문을 닫았다.
그들의 머릿속에서 각자 빠르게 계산기가 돌아갔다.
“더구나 해리 오스카는 본래 강력한 피지컬로 골을 따내는 타깃형에 가까운 스트라이커. 하지만 6개월만 지나도, 신체 능력의 저하가 뚜렷해지는 시점이죠.”
“으음!”
“갈수록 값이 내려간다는 뜻입니다.”
“!”
“그리고 맥 헤럴드는 28살의 전성기에 들어가는 좋은 자원입니다. 말해 보니 그러네요. 해리 오스카에 이적료를 덤으로 줘야 수지맞는 장사가 아닐까요?”
순간 침묵이 감돈다.
그렇기에 유진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직 생각이 더 필요하실 것 같습니다. 연락 주세요.”
“아니, 잠깐만.”
그때 발을 붙잡은 건 불독 감독이었다.
불독은 단장을 노려보듯, 맹렬한 눈빛을 보였다.
“안 그래도 이번 시즌부턴 사익스 위주로 풀 생각이었거든? 단장, 아니 단장님. 이거 긍정적으로 생각해 주세요. 우리 양쪽 팀에 이득이 될 거래야.”
“……좋아요. 하지만 유진 감독님. 트레이드는 선수 의사가 중요합니다. 구단끼리 트레이드에 동의해도, 각 선수가 서로 갈 팀으로부터 받은 제안에 만족하지 못하면 거래는 쫑 나는 거예요. 알아요?”
“예. 걱정하지 마세요. 맥 헤럴드는 팀을 떠날 겁니다.”
“……!”
유진의 얼굴에선 한치의 불신도 없었다.
반드시 그리되리라는 강렬한 확신.
그 확신에 수완 높은 데일 스틸마저 흔들렸다.
그러나 그는 이내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아니요. 문제는 해리 오스카입니다. 해리 오스카가 그 팀에 갈 것 같지 않아요.”
“예. 그건 제가 고려하고 노력하겠습니다.”
“…….”
“그러면 확정을 짓기 전에…… 각자 선수들과 먼저 접촉할 수 있도록, 상호 허락하는 건 어떻겠습니까?”
유진은 씩 웃었다.
어쩐지 그 웃음에, 데일 스틸은 기분이 묘해졌다.
* * *
알렌스키는 선택했다.
“헤럴드, 그 친구…… 기분 안 상하게 얘기해 보겠습니다.”
“됐습니다. 제가 할 일입니다.”
“!”
“고민하고 선택하느라 고생하셨습니다.”
“그 무슨…….”
“조금 아시겠습니까? 제가 방출 명단을 왜 작성하라고 했는지.”
알렌스키는 말을 머뭇거렸다.
“그런 직업도 있습니다. 직원에게 해고 통보하는 것이 너무도 힘들어서 대신 해고 통보해 주는 직업이요. 한 사람의 직장과 미래를 손가락질, 펜 하나로 결정짓는 것은 생각보다 큰 압박감과 부담감을 줍니다.”
“…….”
“저는 아무렇지 않게 선수를 방출하고 팀을 구성하고 개편하는 것이 아닙니다.”
정적이 감돈다. 그 적막 속에 오로지 내 목소리만 나직이 파고든다.
“저도, 이 악물고 이 자리에 있는 겁니다. 모든 원망과 비난, 그 사이를 거닐면서 버티는 겁니다. 무엇을 위해서? 직업적인 사명입니다. 나는 팀을 위해 감독으로 왔고, 감독은 팀을 이끌고 승리를 향해 나아가는 것입니다. 제 일입니다.”
주위를 둘러봤다.
나는 알렌스키뿐만 아니라.
그들 모두에게 내 뜻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 서로 각자의 일. 다 합시다.”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바 일을 하는 것.
“많이 생각하고, 치열하게 고민하고, 최선을 찾습니다. 나는 그러고 있습니다. 하니, 불만스러워도 마음에 들지 않아도.”
침묵 속 시선을 마주한다.
“타협은 바라지 않습니다. 협조도 원하지 않습니다. 도움 역시 거부합니다.”
내가 원하는 건.
“따르세요.”
절대적인 지지와 복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