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Tyrant of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218)
회귀한 필드의 독재자 217화(218/266)
217. 선수의 마음 (4)
“갈등은 늘 예상치 못한, 정말 사소한 오해에서 비롯되는 게 일반적입니다.”
루소폰 그룹과 기존 선수들의 ‘갈등’처럼 보이는 겉모습은, 사실 그리 심한 양상은 아니다.
어딜 가나 있을 법한 일이다.
새로운 선수와 기존 선수들 사이 융화되지 않는 그 느낌은, 거대한 메가 클럽도, 가난하기 짝이 없는 구단에서도 거짓말처럼 비슷하게 보이는 현상이다.
특히나 리빌딩.
기존 선수들을 대거 팔아 치우고, 새로운 선수들을 여러 명 영입하는 대대적인 개혁에선 사실상 일어나지 않을 수 없는, 필연적인 일에 가깝다.
당장 내가 맨스필드 첫 시즌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지 않던가.
“오스카랑 젠킨슨이요?”
자일슨 팀장이 과거를 회상했다. 당시 구단 소속이 아니었던 그는 헛웃음을 켰다.
“영락없이 이번 시즌 맨스필드 망했구나- 했다니까요. 필드에서 동료끼리 멱살을 잡다니. 진짜, 쇼킹했습니다.”
“네. 그런 거에 비하면, 지금 갈등 양상은 귀엽다 못해 굳이 신경 쓸 부분은 아니죠.”
“이 정도 갈등은, 흔하다, 이건가요.”
“네. 정말로 흔합니다. 아니, 어쩌면 존재해 줘야 해요.”
기존 선수들과 영입생들의 기 싸움.
거기서 비롯되는 갈등과 충돌. 나아가 타오르는 경쟁심. 여러 구단을 겪어와 봤고, 무수한 클럽을 봐왔지만, 저 갈등 양상에서 벗어나는 팀을 보지 못했다.
다만 어떻게 해결하느냐, 갈등을 두되 경쟁심으로 승화시키느냐.
그도 아니면 완전한 융화로 이끌어내 팀의 단합과 결집을 끌어올리느냐.
제각기 장단점이 명백한 방식이었다.
“그럼, 감독님은 어떻게……?”
“저는 사실 방관을 좋아합니다.”
“……!”
“학교에서도 그렇듯이, 애들끼리 싸우는 데 선생이 와서 억지로 화해시켜 봤자, 도리어 그 감정의 골은 쉽게 회복이 안 되거든요. 저 꼰대는 뭔데, 왜 참견하고 난리야- 같은 생각도 들고요.”
자일슨 팀장은 고민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가 바라보고 있는 화면에는 지난 세 경기에서 보여 준 패스맵과 각 선수의 패스 전개와 방향이 표와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었다.
“음. 일단 지난 세 경기 전부 완승이었고, 경기력도 훌륭했어요. 얼핏 보면 팀 내에 갈등이 있다, 이건 전혀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요.”
비단 숫자로 표시되는 여러 지표에 따른 판단만은 아니다.
“공교롭게도, 정말 공교롭게도 상대 팀도 그렇더라고요.”
그는 흘끔 브리스톨 감독의 인터뷰 기사를 보여 줬다.
[3대 1 완패, 브리스톨 시티. 맨스필드전 패배 요인 분석. 브레스톨 감독, “맨스필드는 두 개의 팀을 동시에 운용하는 전략의 극치를 보여줬다. 패배할 만한 경기였다.”]“오해군요.”
“하하, 그러니까 상대 팀 감독도 갈등을 눈치채지 못하고, 도리어 정교한 전략 전술로 착각할 정도로 생각보다 이 갈등이 꽤 나쁘지 않게 적용되는 것 같긴 해요. 이 말은, 갈등의 양상이 심한 게 아닐 수도 있고요.”
자일슨이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의 말이 틀리진 않았다. 현재 시즌 초반. 영입생들은 철저하게 내 눈치를 본다. 아무리 머리가 굵은 선수여도, 팀의 분위기를 읽지 못할 리가 없다.
팀을 손바닥에 올려놓은 제왕적인 권한을 지닌 사람이 감독임을 잘 안다.
단순한 선발 라인업을 꾸리는 것, 그 이상의 힘을 지녔음을 눈치껏 알게 된다.
사실 이런 눈치보다도, 원래 영입생들은 이적 후, 처음에는 의욕이 넘치기 마련이다.
새로운 감독과 팀에게 자신을 증명하려고 애쓰고, 팬들에게도 눈도장 찍기 위해 전력을 다한다. 선수들 사이의 신경전, 새로운 경쟁자들을 향한 기존 선수들의 날카로운 시선에서, 똑같이 싸우려고 들면 도리어 감점임을 성인 선수들이 어찌 모를까.
“잠깐만요, 그러면 그 친구들은 이게 갈등이라고-”
“생각 안 합니다. 아니, 갈등은커녕, 자신들은 성공적으로 팀에 적응하고 있다고 느낄 겁니다.”
“제가 코치가 아니라서 훈련장까진 자주 보진 못하지만, 듣기론 루소폰 그룹이란 말까지 생길 정도로 자기들끼리만 어울린다고…….”
“그거야 당연한 일입니다. 같은 말을 하는 선수끼리 먼저 친해지고, 같은 영입생끼리, 심지어 포지션도 겹치지 않아 경쟁자가 될 수 없는 이들이라면요.”
“어, 그러니까 먼저 친해져서 어울리는 것뿐이라면, 왜 우리는 이걸 갈등이라고-”
“앤서니가 그렇게 느끼고 있으니까요.”
“네?”
나는 화면을 켜서 영상을 보여줬다.
앤서니 한 명을 집중적으로 포커싱한 하이라이트 장면만 일부.
“표정이 어떤가요.”
“음, 뚱해 보이네요.”
“나머지 루소폰 그룹은요?”
“……즐거워 보이는데요.”
“예, 훈련장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광경입니다.”
자일슨 팀장이 눈썹을 찌푸리며 손을 휘저었다.
“그러니까, 이게 서로 기분 나쁘고, 싸우는 게 아니라, 그냥 앤서니 혼자 화내고, 삭이는 상황이다- 이건가요?”
“아직까지는요.”
“아직까지는?”
“다시 말하지만, 모든 갈등의 시작은 오해입니다.”
나는 다시금 영상을 재생했다. 앤서니가 특정 장면에서 유난히 짜증을 부리거나, 인상을 쓰는 장면. 자신에게 패스가 오지 않아 답답해하는 모습.
“아시겠나요?”
자일슨 팀장은 한동안 침묵하더니 간신히 대답했다.
“……패스군요.”
“네. 패스입니다. 패스가 오지 않아서 화를 내는 앤서니. 이것이 영입생들이 저들끼리만 어울리고 자기들하곤 남남인 것처럼 군다고, 일종의.”
“피해망상?”
“너무 심한 단어지만, 비슷합니다. 하지만 보시다시피 지금 상황에서의 패스는-”
“힘들겠네요.”
“예. 루소폰 그룹은 잘못이 없습니다. 이들이 일부러 패스를 준 게 아니라, 못 준 거니까요.”
안 준 게 아니라, 주지 못한 것.
이것은 어마어마한 차이를 뜻한다.
“저 위치로, 이 상황에서, 수비의 벽을 뚫고, 정확하고 완벽한 패스를 한다는 것은 생각도 못할 가능성이 크죠. 아무리 앤서니의 위치가 훌륭해도, 호흡이 맞지 않는 상황에서 그런 패스를 하기엔 리스크가 큽니다.”
“그래서 자기들끼리, 일단 친하고 익숙한 서로에게 패스하는 거고.”
“앤서니는 자신에게 패스를 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거죠. 사실은 못 할 수밖에 없는 건데. 이게 단지 앤서니가 무조건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자의식 과잉이라서가 아닙니다. 일부 그런 면도 있겠지만요.”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지금까지는, 자신의 입맛에 맞게 패스해 주는 선수가 있었거든요.”
그 말에 자일슨 팀장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탄식했다.
“대니……스콧.”
“예. 이 오해가 지금 갈등의 시초가 되는 겁니다.”
* * *
그 같은 추정이 확신이 선 건, 리그 3라운드였다.
“저 촌놈들을 반쯤 죽여 버려!”
“어딜 우리보다 높은 순위에 있어? 내려 앉혀 버려!”
“승격하려면 저딴 승격 팀은 잡아야 해!”
리그 3라운드 상대는 위건 애슬래틱. 저번 시즌 승격 플레이오프 결승전에서 아쉽게 패배해 잔류하게 된 팀은, 이번 시즌만큼은 승격에 성공하겠다는 각오로 대대적인 투자가 이뤄진 클럽이었다.
후반전 35분까지, 2대 0의 스코어로 위건이 우세를 가져가는 흐름은 명확했다.
“Whooooooooa-!”
“이제 챔피언십에 온 게 체감되지?”
신난 위건 팬들의 즐거운 목소리가 들려오는 가운데.
필드의 맨스필드는 분위기가 좋지 못했다.
1라운드와 2라운드에서 보여 줬던 좋은 경기력은 위건이란 강팀을 만나 쉽게 발휘되지 못했다.
삐익!
“대니, 10분, 추가시간 고려하면 15분, 뛸 수 있죠?”
그 상황에서 나는 대니 스콧을 교체로 투입했다.
모든 선수가 기동력이 떨어진 시간대에 활발히 움직이지 못하는 대니 스콧의 투입은 악수가 될 확률도 분명 높았다. 그러나 장점이 너무도 명확했고, 한번 시도해 볼 만한 승부수였다.
대니 스콧이 교체를 알리는 번호판 옆에 서며 웃었다.
“제가 은퇴를 번복하고 필드에 돌아온 이후, 감독님은 절 가장 중요한 순간에 최고의 활약을 하게끔 했죠.”
대니 스콧이 필드를 밟고, 흘끔 고개를 돌렸다.
“지금도 그 순간 중 하나일 뿐입니다.”
대니 스콧은 여전히 빠르지 않았다. 필드에 섞여 들어가서도 후반전, 지친 선수들과 별 차이 없을 정도로 느렸고, 굼떴다.
“……나도 교체로 들어갈 땐, 저렇게 말하고 들어가야겠어. 멋있네.”
뒤에서 오스카가 무어라 중얼거리는 목소리가 귀에 꽂히는 사이.
투웅-!
한줄기 아름다운 궤적이 허공을 갈랐다.
“……!”
누구도 예상치 못한 패스였다. 상대 팀은 물론, 심지어 우리 선수들까지.
아무도 예상치 못한 위치, 상황, 그리고 흐름에서 별안간 발현된 ‘의외성’
축구는 때때로 지지부진하고, 지루한 흐름을 이어갈 때가 있다.
서로가 수비를 잘하면서 동시에 상대를 무너뜨리기 위한 특별한 방도가 없을 때 자주 벌어지는 현상이다. 하품 나오고, 지루한 경기 말이다.
그럴 때마다 경기를 뒤집고, 확 돌변하게 만드는 요소는 모두가 예측하지 못한 의외성이었다.
또 다른 말로는 창의성.
필드의 선수들조차 모두 예상치 못하게 툭 불거져 나오는 한줄기 궤적의 다이렉트 패스는, 실로 그랬다.
“어-어, 어-!”
물론 정말 선수들 전부가 예측하지 못했다면, 그저 과감한 패스에 그쳤을 것이다.
하지만 단 한 명.
한 명만이라도 그 패스의 의도를 읽고, 예측하고, 본능이든, 차가운 이성의 계산이든, 결국 움직였다면.
투욱!
“――!”
“막-아!”
앤서니 로우의 발등이 공이 얹히려는 찰나.
수비수들이 기겁하며 달려들려는 순간. 앤서니의 히죽 웃는 표정이 마치 카메라로 줌-인 한 듯 내 시야에 확대되어 보였다.
더없이 후련하고, 만족스러운 미소로.
철-럭!
발리슛이 골문을 갈랐다.
후반 37분. 대니 스콧 투입 2분 만에 벌어진 추격 골이었다.
분위기가, 변하기 시작했다.
* * *
그걸 무어라 표현할 수 있을까.
‘이 집에 가야 할 노장 아저씨를 보호하면서 뛰라고?’
‘…….’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한 테셰이라는 마지막 교체 투입되는 대니 스콧과 그가 선수들에게 전달하는 감독의 지시를 전해 듣고는 내심 불만을 삭였고.
간지뉴는 늘 그렇듯이 아무 말도 하지 못했지만, 표정엔 약간 납득하기 어려운 기색이 흘렸다.
왕성한 활동량으로 지친 팀에 생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선수가 아닌, 움직이기도 힘들어하는 늙은이를 넣고는.
“지금부터 잘 들어. 너희는 이제 미드필더가 아냐. 너흰 공을 향해 뛰는 게 아니라, 접근해 오는 모든 놈들을 물어뜯어 버리는 맹견이야.”
―같은 요상한 지시를 전달하는 게 아닌가.
테셰이라도, 간지뉴도 그 같은 지침에 불만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시즌 초반부터 감독의 지시에 항명한다는 선택지는 결코 좋지 못하기에 묵묵히 수긍했다.
그리고 대니 스콧은 보여 줬다.
투욱!
대니 스콧에게 공을 패스, 전진해 오는 상대 미드필더의 경로를 막아서는 짧은 순간.
투웅-!
하늘을 가르는 단 한줄기의 궤적이, 경기 80분 내내 단 한 번도 연결되지 못했던 득점으로 이어지는 완벽한 순간을.
“……!”
테셰이라도, 간지뉴도 미드필더 포지션에서 활약하기에 그 궤적의 패스가 얼마나 대단한지, 득점으로 연결되는 완벽한 호흡이 무엇을 뜻하는지 정확히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운, 운인가? 저, 저런 패스가 어떻게 공격수한테 연결되는 거야?’
받아들이기 어렵다면, 다른 가능성을 보거나 부정하기 마련.
하지만 그것이 두 번이나 반복된다면.
툭!
이번에는 허공이 아닌, 잔디를 가르고 찔러 들어가는 스루 패스.
평범하다. 분명 공간 사이로 파고드는 스루패스는, 누구나 할법한 패스에 불과했다. 한데 어째서, 수비들 그사이를 정교하게 마치 살아 있는 뱀처럼 피하면서 들어갈 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 그 패스를 저 공격수, 평소에 말도 안 되는 위치에 서놓곤 패스 안 주냐고 표정을 찌푸리던 앤서니는, 어떻게 받아서.
뻐엉!
“Yeeeeeeeeeeeeeea-!”
“동점, 동점 골!”
“와아아아아아!”
당연하다는 듯이 넣을 수 있단 말인가.
후반 41분, 동점 골, 2대 2.
테셰이라는 늘 생각했다. 여기를 발판으로 삼아 맨유로 가겠다고. 여기서 최고의 활약을 펼쳐서 스카우트의 시선을 훔칠 수밖에 없을 정도로 반짝 빛나겠다고.
하지만 지금.
‘진짜 빛나는 사람은 누구지?’
* * *
출전 시간이 확 줄어들었다면 어떤 선수나 불만을 가질 법하다.
감독이나 코치들에 대한 불만이거나, 프로 의식 투철한 선수들은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빠진 자신을 더욱 다그치곤 한다.
하지만 대니 스콧은, 놀라울 정도로 평온했다.
젠킨슨처럼 스스로 물러났지만 내심 벤치에 앉아 선수들의 든든한 벽으로서 존재감을 발휘하거나. 무서울 정도로 잠재력을 터뜨리는 앤서니에게 모든 면에서 자신이 밀림을 인정했지만, 아직은 누구보다도 열심히 훈련하며 포기하지 않는 오스카와 달리.
대니 스콧은 정말로 아무렇지도 않았다.
‘감독님의, 의중이니까.’
이미 그는 한때 선수 생활의 마침표를 찍고 은퇴했던 노장.
그에게 남아 있는 미련은, 이미 유진이 맨스필드로 불러 활약하게 한 그 순간부터 전부 떨어져 나갔다.
시간이 갈수록 그는 유진이 단순히 대단하다는 감상 그 이상을 느꼈다.
선수를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그 이상을 넘어선 무언가.
선수의 능력 전부를 끌어내서, 모조리 활용하는 기이할 정도로 대단한 능력은, 대니 스콧의 평온함에 큰 이유가 됐다.
출전 시간이 줄어들었다?
알 게 무언가.
줄어든 만큼, 그가 활약할 순간이 사라진 것이 아니다.
도리어.
투욱.
발끝에 착 감기는 공의 감각을 느끼며, 대니 스콧은 한 발짝, 나아갔다.
‘그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순간에 활용하겠다는 것.’
그리고 그 기회를, 감독이 분명히 손에 쥐어주고야 말 것이라는 믿음.
대니 스콧은 노련하다. 손에 온 그 찬스를, 허망하게 놓칠 만큼 미숙하진 않단 의미다.
후반 43분.
상대 선수들은 아직도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 못 하는 눈치다.
하긴, 그렇겠지.
대니 스콧은 전방을 봤다. 앤서니 로우가 움직였다. 손을 들지도, 패스 달라고 외치지도 않고, 그저 유령처럼 스르륵.
그것으로 족하다. 자신의 시야로 앤서니를 봤고, 그의 움직임을 보고 동선을 읽어 냈으며, 그러면 더 알 것도 없다. 패스가 가야 할 방향과 위치. 전부 알아낸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가장 정확하고 소름 끼칠 정도의 정교한 계산과 방향으로 투욱.
“……!”
여기저기서 비명과 절규가 쏟아지고, 경악에 찬 시선이 자신의 발끝을 따라 패스의 궤적을 쫓아가는 감각이 피부에 저릿하게 전달되는 순간.
대니 스콧은 후, 숨을 내뱉었다.
줄어든 출전 시간? 늙어 버린 몸뚱이? 이젠 뒷방 늙은이에 벤치 워머라고? 뭐. 틀린 말은 아니지. 그래서, 알 게 무언가.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골, 골, 골, 고오오오오오올-!”
앤서니 로우 해트트릭.
대니 스콧 어시스트 해트트릭.
후반 44분.
3대 2, 맨스필드는, 아니, 대니 스콧은 경기를 뒤집었다.
* * *
앤서니 로우는 기뻐 보였다. 경기 후반전은, 누가 봐도 갈등의 양상 따위는 눈에 씻어도 찾아볼 수 없었다.
모든 패스의 시작은 대니 스콧의 발끝부터였고, 그의 패스는 앤서니뿐만 아니라 루소폰 그룹에게도 적재적소로 완벽하게 배달되었으니까.
누가 누구에게 일부러 패스를 주니, 안 주니- 같은 오해가 나올 리가 없었다.
대니 스콧이 전부 해결했으니까.
패스를 못 받는 것? 그건 네가 똑바로 움직이지 못해서 일뿐이라는. 그 명확한 진실을 대니 스콧은 짧은 시간 필드에서 완벽히 증명해 냈다.
그로서 확신이었다.
“앤서니는 자신에게 패스를 줄 수 있는 선수만 있으면 됩니다.”
그렇다면 애당초 이 갈등은 충돌은커녕, 그저 오해였던 것에 불과하게 되리라.
대니 스콧의 저 대단한 패스를 팀에서 재현해 줄 수 있는 선수.
―티모 코르넬리스 선수가 감독님과 통화를 나눠 보고 결단을 내리겠답니다.
이적시장 종료까지 D-10.
티모 코르넬리스의 영입이 코앞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