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Tyrant of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35)
회귀한 필드의 독재자 35화(35/266)
35. 여론의 양면 (2)
[맨스필드, 무패 뉴포트 상대로 2대 1 쾌승!] [이적생, 오스카―스탠리 콤비, 뉴포트를 박살 내다!] [대니 스콧, 오늘도 통했다! 리그 4라운드 패스 성공률 1위, 찬스 메이킹 2위!] [유진 감독, 대니 스콧에 이어 오스카와 스탠리까지, 이적시장의 미다스의 손!]리그 4라운드의 반향은 제법 거셌다.
리그 투의 가장 뜨거운 이적 뉴스였던 헤럴드의 2대 1 스왑딜.
그 결과물인 오스카와 스탠리의 데뷔 경기였기 때문이다.
[오스아 폭발적인 득점력, 데뷔전에서 두 골을 넣으며 뉴포트의 수비진을 찢어버려] [스탠리, 날카로운 발끝 여전해. 크로스로만 2도움!] [오스카, 스탠리 일제히 “데뷔전의 기회를 준 유진 감독에게 능력을 보여 주고 싶었다.”] [맨스필드 팬들, 새로운 이적생들과 영입을 추진한 유진 감독의 안목에 열광!]기사가 터져 나오는 것은, 그만큼 반응이 많다는 의미였다.
―누가 다 늙은 선수, 부상에 빌빌대는 유리 몸 영입했다고 개소리를 지껄인 거야? 유진 감독이 헤럴드까지 넘기면서 데리고 온 것에는 이유가 있었단 말이지!
―오스카는 짐승이었어! 상대 수비진들이 겁에 질려 벌벌 떨던데?
―헤럴드 넘기고 늙은 오스카, 유리 몸 스탠리 데리고 온다고 비난하던 놈들, 지금 여기 있나?
―지들이 감독보다 선수 보는 눈이 대단한 줄 아는 머저리들이지. 대니 스콧, 해리 오스카, 스탠리, 유진 감독은 안목 증명했죠?
―데뷔전 잘한 거 인정. 그런데 헤럴드는 한 시즌 동안 공격포인트 10개를 넘게 올린 거 알지? 한 경기 반짝인지 어떻게 알아?
―넌 구단 팬이냐, 헤럴드 팬이냐?
일부 신중한 반응도 있었지만, 대개는 호의적이었다.
지루한 경기 끝에 간신히 얻은 승리도 아니었다.
시종일관 두들겨 패면서 득점까지 올리는 시원한 승리였다. 팬들의 흥분도가 더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단순히 주위 분위기가 아니라 실제 숫자로 증명됐다.
“시즌권 추가 구매가 늘어나고 있어!”
릴리의 얼굴이 잔뜩 상기되었다.
시즌권 회원이 되면 해당 시즌의 모든 홈경기를 볼 수 있다.
그만큼 가격이 셌다. 그런데도 구매한다는 건, 지금의 경기력만으로도, 한 시즌 내내 경기장을 찾겠다는 기대감을 품었다는 뜻.
“저번 경기 좌석 점유율이 64%야. 개막전보다 4%나 올랐어!”
고작 4%라고 말하기에는 상당히 대단한 수치다.
개막전은 시즌을 통틀어 가장 많은 관중이 몰리는 경기 중 하나다.
당시 개막전을 찾은 팬들이 떠나지 않고 다음 홈경기도 찾아왔다는 의미.
나아가 그들이 친구나 가족을 조금씩 같이 데리고 왔다는 뜻이다.
선순환.
데리고 온 친구와 가족들이 또 다른 친구를 불러 모으는 흐름이 이어지게끔, 물꼬가 텄다.
그렇다면 내가 할 일은 간단했다.
“기세를 탔으니, 멈출 수 없지.”
[맨스필드, 3대 2로 모컴 격파! 2연승!] [대니 스콧 2골, 해리 오스카 1골, 완벽한 호흡 보여 주는 맨스필드의 공격진.] [유진 감독, ‘아직 놀라긴 이르다. 리그는 길다. 승리는 계속할 것.’ 자신.] [홈 무패, 맨스필드. 3승 1무 1패, 승점 10점으로 리그 4위 등극!] [최근 두 경기 득점만 5골, 유진 감독 부임 이후 맨스필드가 달라졌다!] [폭발적인 맨스필드, 매 경기 실점하는 수비진은 약점?]개막전 포함 홈에서 치른 세 경기.
전부 승리를 거두면서 팀의 분위기는 확실히 달아올랐다.
어디 팀뿐일까.
“좌석 점유율 69%!”
릴리가 그렇게까지 환하게 웃는 얼굴은 처음 볼 정도였다.
이 작은 도시에서 6,900석의 좌석을 채웠다.
인구가 7만 명에 불과하다는 걸 떠올리면, 무려 10% 가까이 관중으로 끌어모았단 뜻이다.
아무리 영국이 축구의 나라라고 해도, 경기장을 찾는 팬들의 비율이 엄청나게 높은 건 아니다.
집이나, 펍에서 모여서 소소하게 경기를 즐기는 라이트 팬들도 얼마든지 많다.
그 점을 고려하면 현재 좌석 점유율의 증가 추이는 가히 고무적이었다.
경기가 끝나고 나를 찾은 기자들도 많아졌다.
“맨스필드는 파죽의 3연승을 달리고 있습니다. 시즌이 시작하기 전, 많은 이들의 예상과는 다른 순위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비결이 무엇일까요?”
“팬들의 90분 내내 끊이질 않는 응원과 함성, 거기에 힘입어 전력을 다하는 선수들 덕분입니다.”
“겸손하시네요. 상대 팀 감독님들은 유진 감독님의 전술적 변칙성과 적재적소에 투입되는 선수들의 용병술에 찬사를 보냈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어려운 주문과 지시를 수행해주는 선수들에게 고마울 따름입니다.”
승리의 성과는 팬과 선수에게 돌렸다.
“허, 이쯤 하면 자만할 만도 한데?”
“감독 첫 경력이면서, 어깨에 힘도 들어갈 법하지 않나?”
“다 선수에 팬들 덕이라니, 이거 베테랑 감독 인터뷰를 보는 것 같지 않아?”
기자들이 수군거리는 목소리에 나는 내심 실소를 금치 못했다.
언론 인터뷰는 감독에게 일종의 기술이었다.
팬들이 팀 기사를 챙겨보는 건 당연했고, 선수들도 알게 모르게 일일이 반응을 살펴본다.
라커룸의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한 인터뷰 스킬쯤은, 수없이 감독을 맡아오면서 이미 입에 익숙한 것이었다.
“감독님, 훈련장에선 웃음도 없고 무섭기 짝이 없는데…….”
“칭찬도 인색하신 편인 줄 알았는데. 그냥 굳이 말 안 하는 거였나?”
“솔직히 감독님 전술이나 지시대로 움직이면 막 몸이 저절로 움직이는 기분이잖아? 감독님 덕분이잖아.”
선수들은 내가 공로를 그들에게 돌렸다는 점에서 은근히 기쁜 기색을 드러냈다.
적어도 선수단에서 내 이미지는 호감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팀에 오자마자 선수단을 뒤엎었었고, 굳이 살갑게 대하지 않았다. 나를 대할 때 어려워하는 눈치가 종종 보였다. 심지어 주장인 젠킨슨과는 언성마저 높이며 각을 세웠으니, 오죽하겠는가.
그것이 맹점이다. 멀게만 느껴지던 감독이 인터뷰를 통해 좋은 말만 해 준다면 감동은 더욱 깊은 법.
‘친구 같은 감독은 될 수 없다.’
덕장이니 뭐니, 그런 건 나하고 어울리지 않는다.
그런 역할은 알렌스키라는 가교가 있다. 선수와 살갑게 지내며 나와 연결해 주는 역할.
어느 정도 거리를 둔다. 그러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마음을 끌어낸다.
그렇다면 이건 친구 같은 친근한 감정과는 다르다.
존중, 존경, 경외.
거듭된 승리와 인터뷰, 확실한 결과까지.
선수단 사이에서 나는 가까이 대할 수는 없지만, 호의를 품고 쳐다볼 수밖에 없는 존중받는 감독이 되어가고 있었다.
다만 팬들까지 그렇진 않았다.
* * *
“신문 여기요. 지역지랑 스포츠 신문. 맞죠?”
출근길.
늘 들리던 가게 앞에 가니, 젊은 여성이 웃으면서 신문 두 부를 뽑아 줬다.
“네, 고맙습니다.”
“뭘요. 요즘 종이 신문 찾는 사람 없긴 한데, 매일 아침 사가시잖아요. 물론 여기는 어르신이 많아서 늘 신문이 팔리긴 하지만, 젊으신 분이 사가는 건 처음 보거든요.”
매일 같이 얼굴을 봐서일까.
희미한 붉은 빛이 도는 머리칼을 질끈 묶은 여성은 살갑게 대했다.
“이런 말 하면 제가 손해긴 한데. 이 신문들 더 싸게 폰으로 구독해서 볼 수 있는 거, 모르세요?”
“네, 압니다.”
“어, 그런데 왜…….”
대답 대신 시선을 돌렸다.
신문과 잡다한 껌, 사탕이 있는 가판대 옆에서, 지글지글 타오르는 토스트를 굽는 냄새가 주변 행인들의 관심을 훔쳤다. 여성이 싱긋 웃었다.
“토스트도 드셔 보세요. 원래 우리 가게가 토스트로 유명하신데, 신문만 사 가시던데요. 감독님.”
“아시는군요.”
“저는 엘레나예요. 감독님인 거요? 잘 몰랐죠. 저는 축구 안 보거든요. 조금 싫어한다고 할까. 자주 토스트사러 들리시는 코치님하고도, 축구 얘긴 안 하거든요. 그런데, 이젠 모를 수가 없더라고요.”
여성, 엘레나가 웃으면서 신문을 펼쳐 보였다. 맨스필드 지역지의 스포츠면을 가득 채운 내 얼굴이었다.
[맨스필드를 영광으로 이끄는 감독인가? 아니면 맨스필드의 미래를 박살 내며 자기 안위에 급급한 겁쟁이인가?]“이런 기사를 보면 저 같으면 화들짝 놀랄 것 같은데. 내 얼굴 실어 놓고 이런다? 어휴, 상상만 해도 무서운데. 감독님은 괜찮은가 봐요?”
“네. 괜찮습니다.”
“마치 익숙하신 것 같은데. 어휴, 감독직도 어려운 건가 봐요.”
“세상살이가 다 그렇죠. 여기 돈 드리겠습니다.”
“넵, 감사합니다. 여기 토스트도 드세요.”
고개를 갸웃하자 엘레나가 손을 가볍게 저었다.
“미끼 상품이에요. 한번 먹어 보시면 매일 사 드실걸요.”
“먹어 본 적 있습니다.”
“어? 전 판 적 없는데?”
“가게 전 주인 분한테 말이죠.”
“아아, 우리 아버지…… 원래 이 도시 사람이셨어요? 아버지 몸이 많이 안 좋아지셔서, 제가 물려받았어요. 토스트 맛은 여전하니, 드셔 보세요.”
“네, 고맙습니다.”
* * *
“웬 토스트?”
“배고플까 봐.”
“헉, 아침 안 먹은 거 어떻게 알고!”
“갈수록 말라가.”
“정말?”
릴리가 반가운 기색을 띠고 제 두 손으로 제 볼을 만졌다.
“다이어트 중이었는데, 티가 나니 다행이야.”
“더 할 필요 없는 거 같은데. 지금 보기 좋아. 좀 잘 챙겨 먹어.”
“으흠, 보기 좋단 말이지……어, 이 토스트!”
릴리의 눈이 동그래졌다.
“올리버 아저씨네 토스트 아니야?”
“맞아. 아저씨는 안 계시던데. 여기 신문.”
“응. 내가 듣기론, 저번에 경기장에서 축구 보다가 혈압이 팍 솟아서 쓰러지셨다고 들었거든.”
“축구가 원수지.”
“그 이후로 몸도 안 좋아지시고 해서, 아마 따님분이 가게 운영 중이실 거야. 맛은 여전하네. 우리 어릴 때 같이 먹던 그 맛이야.”
토스트와 신문. 가볍게 담소를 나눴다.
출근길에 신문을 사 들고 오는 길은 병원 입원 때부터 굳어진 일이었고, 나도 별생각이 없었다. 구단주를 만나 감독이 구단 현황을 논하는 시간이기에 도리어 좋았다.
하나 매일 출근하니, 더는 구단 관련 얘기보단 시시콜콜한 신변잡기류의 담소가 주류가 됐다.
싫지 않았다.
치열한 필드로 가기 전에 마음을 편안히 할 수 있는 순간이었으니까.
그러다 문득, 릴리가 별안간 소리를 쳤다.
“이 기사! 어이가 없네, 진짜!”
당장이라도 신문을 구길 것처럼 릴리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가게에서 봤던, 내 기사였다. 릴리가 잔뜩 흥분해서 방방 뛰었다.
“겁쟁이? 이 기자 이름 딱 봐 놨어. 가만 안 둘 거야. 지금 팀을 승리로 이끌고 있는데, 이런 말도 안 되는.”
릴리가 흘깃 나를 보고 눈매를 좁혔다.
“화 안 나? 이번에도 담담하네?”
“유스 해체 소식이 팬들을 기쁘게 할 수는 없지.”
양면적인 감정일 것이다.
계속된 승리로 나를 좋아하면서도, 유스팀 해체를 주도했다는 점에서 불안과 걱정의 시선까지 합쳐진 상태니까.
아카데미 축소 운영 건은 아직 이사회에서 계류 중이다.
이적 건은 통과해줬지만, 아무래도 유스팀은 하나의 역린과도 같았기에 쉽지 않은 일이다.
이 부분은 릴리가 힘을 쓰고 있다.
일일이 이사회를 설득 중이었고, 이제는 가시적으로 드러났다. 조만간 조직개편이 이뤄지리라는 점은 확실했다.
그래도 이사회가 서포터즈 조합 의견 전부를 대변하기는 어렵다.
여전히 반대 측 의견은 거셌다. 일부는 팀이 어렵더라도 미래를 유지해야 한다는 강경한 태도기도 했고.
“이런 기사가 더 많아지고 안 좋아질 거 같은데.”
“답은 하나야. 계속된 승리.”
“……그거, 위험한 거 알지? 어쩌다가 몇 번의 패배를 거듭하게 된다면, 도리어 낙폭이 클지도 몰라. 호시탐탐 널 물어뜯으려는 여론이 지켜보고 있을 거라고.”
“두렵지 않아, 릴리. 그렇다고 네가 날 자를 건 아니잖아?”
“그야!”
내 농에 릴리는 으휴 한숨을 내쉬었다.
“어떻게 해고해? 그럴 일 없어.”
그 답 없는, 전폭적인 지지가 있는데.
“두려울 것도 없지.”
“…….”
하지만 릴리는 여전히 신문 기사를 노려보면서 표정을 펴지 못했다.
단단히 화가 난 듯 보였다.
그 모습에 나도 슬쩍 다른 생각이 들었다.
릴리는 제법 날카로운 감을 소유한 사람이었다. 그녀가 심각히 여기는 일이라면, 나 역시도 한가롭게 생각하지 않고 좀 더 숙고해 볼 필요가 있었다.
“조금 귀찮은 짓이긴 한데, 아예 방법이 없는 건 아냐.”
내 말에 릴리가 눈을 크게 떴다.
“이 방법은, 릴리, 도움이 조금 필요해.”
“말해줘. 우린 한 팀이잖아? 도와주고 자시고가 어딨어!”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을 말했다. 릴리의 눈이 동그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