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Tyrant of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37)
회귀한 필드의 독재자 37화(37/266)
37. 여론의 양면 (4)
[맨스필드, 무수한 채무 때문에 구단 역사 함께한 유소년 아카데미 해체하나?] [유진 감독, 강한 압박에 대신 총대 멨나.] [현 맨스필드 재정, 최악을 거듭하고 있다. 파산 리스크 여전히 도사려.]기사들이 순식간에 터졌다. 릴리가 준비했던 것처럼 언론에 보도자료를 돌렸다. 릴리뿐만 아니었다. 샘과 터머도 확실하게 부응해줬다.
[버레이즈 은행, 해당 건에 묵묵부답. ‘구단의 재정건전화를 돕겠다.’ 원론적 답변.] [‘맨스필드 구단의 채무 변제는 원활하게 이루어질 것.’ 유니버스 은행 관계자 직접 밝혀.]대놓고 말하지 않았지만 의미심장한 뉘앙스를 풍겼다. 뒤에서 은행이 압박한 것이라는 여지가 느껴지는 논조가 여기저기서 뽑혀 나왔다.
“이사회도 술렁이고 있어, 은행들이 뒤에 있다고 생각하니까 다들 낯빛이 질렸어. 조금, 미안한데…….”
“만일 내가 이 팀에 오지 않았다면, 그리고 팀이 정상화되지 않았다면, 실제로 벌어졌을 일일지도 몰라.”
은행은 절대 멍청하지 않다. 채무를 받아내기 위해서는 악독해질 게 분명했다.
이번에 그들이 말랑말랑했던 이유는 간단했다. 내가 앞서 움직였기 때문이다. 가만히 있어도 팀이 알아서 망가진 재정을 복구시키려고 하고 있으니, 굳이 긁어 부스럼 만들지 않고 지켜본 것이다.
“그래, 맞아. 나도 사업하는 사람인걸. 고통을 감수하고 과감하게 곯은 상처를 도려내야 할 줄도 알아야지. 알겠어. 아마 이사회에서 찾을지도 몰라.”
“나를?”
“넌 계속 해체가 아니라 축소 운영이라고 말했잖아. 그게, 아무래도 유진 네가 은행에 맞서 완전 해체에서 축소 건으로 일단 최소한의 기반은 지켰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축소 운영은 말 그대로다.
눈 가리고 아웅.
유스팀을 전면 해체 하는 건 프로구단으로서 할 수 없다.
하여 축소라는 형태로 사실상 해체하는 거다.
그러나 파산을 목전에 둔 은행의 광폭한 행보에는 그딴 최후의 선마저도 우습게 여겨질 우려가 있다. 전면 해체라는 끔찍하고도 무시무시한 일을, 돈에 눈이 뻘게진 은행이라면 추진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축소 운영이라고 말한 바가 역설적으로.
“네가 유스팀을 지켰다고 생각하고 있어.”
“퍽 순진들 하시군.”
릴리는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진실을 아는 그녀로서는 조금 석연찮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도 한낱 정 따위에 치우치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녀가 아무리 그저 아름답고 여려 보인다 한들.
저 어린 나이에 가업을 이어받아 노팅엄셔 주의 손가락 꼽히는 양조장을 지키고 일궈낸 사업가였으니까. 그녀는 감정과 일은 완전한 별개로 봤다.
“틀린 말은 아니잖아. 구단을 지키는 것이 곧 유스팀을 지키는 거겠지. 현재를 지킨 뒤에, 나중에 그 기반에 다시 미래를 만들면 되는 거야.”
릴리의 전적인 지지는 큰 힘이 됐다.
나를 향했던 비난과 성토가 순식간에 방향을 바뀌었다.
―천박한 돈놀이나 하는 놈들, 축구를 돈으로 바라보는 쓰레기 자식들.
―자본이 축구를 지배하니까 이렇게 되는 거라고.
―서포터즈 조합에 기부하면 이번 건 막을 수 있나?
―무리야, 솔직히 유소년 아카데미만큼 돈 먹는 하마가 어디 있어?
―그래도 감독이 축소로 최대한 여론을 만든 거였어. 최소한의 기반을 남겨두겠다는 거지.
―기반을 남기면 뭐 해! 유스팀이 없다고 이제!
―아예 사라지는 게 아니라, 최소한의 구조라도 남아있으면, 나중에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다시? 퍽이나, 퍽이나 이 구단이 유스팀 다시 살리겠다.
―왜 못 해? 승격하고, 챔피언십 가고, 그러면 유스팀 다시 살리겠지! 유진 감독 인터뷰를 보라고. 우승 포부를 밝혔잖아? 감독은 우승하고 다시 유스팀을 살릴 거라고!
조금 여러 오류가 있지만, 팬들의 의견이 맞았다.
유소년 아카데미가 없는 프로구단은 말도 안 된다.
지금 내가 그 결정을 내린 이유도, 현재 상황에서 최선이라는 판단이었을 뿐.
적어도 우리 구단이 3부 리그 승격, 그리고 챔피언십까지만 가도 현재 받는 중계권료와 선수들의 가치를 고려하면 재정 폭의 확대가 유의미하게 증가한다.
그땐 채무를 감안하고도 유소년 아카데미를 운영할 수 있다. 구단 프런트를 크게 확충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그때가 되면, 나 역시도 유스팀을 부활시킬 것이다.
―유진 감독은 승격할 거야, 아니 우승할 거라고.
―이적 시장 완벽했고, 경기도 계속 이겼어. 믿고 지지해 줘야지.
―지금 감독을 흔들려는 놈들은 대체 뭐 하는 놈들이야? 아무도 오지 않으려는 구단을 이만큼 이끌고 있는데?
팬들의 반응은 대개 호의적이었다.
아무리 싫다고 해도, ‘우리 감독’이니까.
맨스필드는 일전에 파산 위기를 한번 겪었다.
팬들에게 끔찍한 트라우마다.
은행의 채무 협박은 실로 무시무시하다 못해 경기를 일으킬 만한 것이다.
은행이라는 공공의 적이 등장했다. 팬이나 이사회나, 구단 프런트나 하나로 뭉쳤다.
“사과하리다. 감독.”
사무실을 찾아온 한스 영감이 다짜고짜 그리 말했다.
“은행 것들이 뒤에서 음흉하게 그딴 짓거리나 하고 있었단 말이지. 축구를 그저 숫자로만 보는 멍청한 것들이 말이야. 그사이에 끼어서 고생하셨군.”
“예, 고생은 안 했습니다.”
“그렇게까지 괜찮은 척할 필요 없소. 솔직히 말해 은행 놈들이 뭐라 하건, 우리가 지키겠다고 버티고 싶지만, 그리하면, 구단 운영, 쉽지 않겠지?”
“쉽지 않습니다. 당장 어떻게 버티더라도 어느 정도 여유가 있어야 선수 이적과 주급을 관리할 수 있으니까요.”
“이번 건 막으면, 은행이 이상한 데서 태클 걸 수도 있을 가능성도 있잖소? 가령 고액 주급자 방출이라거나.”
“가능성은 있습니다.”
“하아, 그러면 하나만 약속해 주시오.”
“들어보겠습니다.”
“구단 성공적으로 이끌어주시오. 리그 원, 챔피언십 거기까지 가 주시고, 다시 유소년 아카데미, 이전보다 크게 확충해 주시오.”
“약속 못 합니다.”
“!”
설마 단칼에 거절당할지 몰랐을까. 한스 영감은 입을 벌리고 아무 말도 못 했다. 그는 당혹스러운 기색을 감추지도 못했다.
“아오, 알아. 우리 팀이 승격하기가 힘든 거. 하지만 그런 말뿐이라도, 유스팀을 살리겠다는 그런 말이라도.”
“챔피언십에서 끝나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그 약속 못 합니다.”
“……!”
나는 늙수그레한 한스 영감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주름으로 내려앉은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
“프리미어리그까지 갈 겁니다. 그리고 유소년 아카데미는, 이사님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더 크고, 화려하게 될 겁니다. 예. 우리는 빅클럽이 될 겁니다.”
* * *
아카데미 축소를 비롯한 조직개편이 무사히 이뤄지기 시작했다.
이사회에선 만장일치로 통과했다. 최후의 반대파 한스 영감이 돌아선 것이 컸다.
조직개편으로 새로 확보된 자금은 재정의 단비였다.
선수단을 방출하고 세이브되는 주급 따위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의 큰 금액이었다.
하지만 허투루 쓸 수는 없었다. 경기장 관리, 낡은 축구 용품, 훈련 용품 쪽으로 차근차근 재정을 돌렸다. 닥치는 대로 좋은 선수를 비싼 돈을 주고 영입하는 데 말고도, 곳곳에 돈이 들어가야만 하는 부분이 상당히 많았다.
릴리와 일일이 경기장과 훈련장을 돌아다니면서 체크하고 상의했다.
그러다 어느 날, 릴리가 급작스럽게 말했다.
“미안해.”
릴리는 다소 기가 죽은 얼굴로 사과했다.
솔직히 말해, 맨스필드에 부임한 이후 가장 심장이 차갑게 굳는 순간이었다.
선수단 리빌딩, 코치진 갈등과 힘겨루기, 이사회까지.
많은 사건이 있었지만, 지금만큼 머릿속이 꼬여버린 듯 아찔해진 적은 처음이었다. 뇌 내에서 온갖 생각이 순식간에 핑핑핑 돌았다.
혹시 수술받은 대장암이 문제가 생겼나?
암이 어디론가 전이가 됐다거나?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악성 용종이 있다거나?
머릿속에 휘몰아치는 온갖 염려와 걱정의 소용돌이를 뒤로하고, 내 입에서 나오는 말은, 놀라울 정도로 정제된 단어였다.
“걱정하지 마.”
“걱정…… 걱정이 아니라 미안해서지. 네가 믿고 맡겼는데.”
“……?”
이해할 수 없는 말에 고개를 갸웃했다. 릴리는 정말 미안한 기색이 한가득한 얼굴로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마치 그 모습이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혼날까 전전긍긍하는 꼬마처럼 보였다.
릴리가 두 눈을 질끈 감으며 와다다, 말을 쏟아냈다.
“임대 건 말이야. 반즐리로부터 클라라니 임대, 나한테 맡겼잖아? 미안해. 협상에 진전이 없어. 아무래도 실패할 것 같아. 아니. 임대 거부당했어.”
“…….”
“… 표정이 왜 그래? 웃는 거야? 심각한 얼굴이야? 헉, 그만큼 필요한 선수였어? 다시 협상 시도해 볼까?”
다행히도 내 머릿속 염려와는 백만 광년쯤 떨어진 이야기였다.
“선수가 거부한 거야, 아니면 샘 홀튼 감독?”
반즐리 감독 샘 홀튼과 나눴던 전화. 감독과 갈등이 격화된 클라라니를 임대하겠다는 제안이었다. 릴리가 의욕적으로 본인이 협상해 보겠다고 나섰지만, 애석하게도 상황은 좋지 못했다.
“감독님은 어느 정도 말이 통했어. 하지만 코치진 반대가 심한가 봐. 더구나 아무래도 임대료가 없이…….”
“그랬군.”
솔직히 말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임대 비용도 내주지 않고, 도리어 본래 받는 주급의 일부만 지출하겠다는 제안.
일반적인 제안은 아니다. 물론 불가능한 조건도 아니긴 했다. 가령 상위 팀이 유망주의 성장을 위해 임대를 내주거나, 팀에서 쓸모없는 선수가 팔리지 않아 임대로라도 보내서 주급을 조금이라도 덜 지출하려거나.
클라라니는 굳이 따지면 후자였다. 내가 노린 맹점도 그 부분이었다.
“아직 갈등이 그렇게 심하진 않나 봐. 감독과 선수의 개인적인 감정 문제라고 보는 것 같아. 그래도 프로 선수고, 프로 감독인데 설마 유치한 감정싸움하겠냐는, 그런 눈치인 것 같아.”
“아직 갈등이 심화한 게 아니란 거네.”
내 예상과 달리 아직 그 정도로 심각한 갈등 상황은 아니라는 뜻이다.
아직은 봉합될 여지가 있다고 여기는 것이리라.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고생했어.”
“어떻게, 직접 협상해 보려고?”
“아니. 여기서 깔끔히 접을 거야.”
“정말?”
릴리의 눈이 동그래졌다.
대니 스콧부터 스탠리, 해리 오스카까지.
내가 찍은 선수는 어떻게든 영입해내고 마는 그동안의 영입 기조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을까.
릴리의 놀람이 똑똑히 전해졌다.
“그렇게 안달 낼 정도로 중요한 선수는 아닌 거야?”
“도움이 될 선수긴 해. 그리고 영입을 완전히 포기하겠다는 뜻은 아니야.”
지금은 영입을 철회한다.
뜸을 충분히 들이지 않은 설익은 밥. 굳이 지금 억지로 퍼먹을 필요는 없다.
뜸을 들이는 데 필요한 건 시간이다.
“협상 종료 선언하고, 은근슬쩍 기사로만 흘려 줘.”
“기사?”
“영입을 시도했다가 철회했다는 식으로. 메인 뉴스로는 삼지 마. 그냥 토막 뉴스로.”
릴리는 이제야 대충 상황을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중을 노리겠다는 거야? 겨울 이적 시장에? 하지만 정말 그때까지 둘이 화해하지 않고 있을까?”
사람의 관계는 하루아침에 급진전이 있을 수도 있고, 망가질 수도 있는 법.
겨울 이적 시장까지 둘 사이의 갈등이 봉합되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가정하는 건, 릴리도 차마 이해하기 어려운 눈치였다.
정해진 미래이기 때문에 확신하는 것이 아니다.
축구 구단은 평범한 직장과는 다소 다르다.
선수와 선수 사이, 코치와 코치 사이, 코치와 선수 사이, 그리고…….
감독과 선수 사이의 신뢰 관계.
전부 평범한 인간관계와는 명확히 다르다.
“깨진 유리잔을 접착제로 붙여 봤자, 그 잔을 아무도 쓰지 않는 법이거든.”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였다.
* * *
반면 지나가는 시간을 붙잡고 싶을 정도로 코치진은 시간 부족과 동시에 피로를 호소했다.
“다음 경기 상대인 크루는……이번 이적 시즌에서 제법 준척급 자원을 영입했고…….”
“수비가 강한 팀이에요. 득점이 적긴 한데, 그렇다고 무시할 수준은 아닙니다. 평균 기대 득점은 높습니다. 운이 안 따른다고 볼 수도 있는 거고…….”
“사이드를 공략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
코치진은 몰려오는 피로와 싸워야 했다.
한 경기가 끝나면,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은 단순하지 않다.
상대 팀을 분석하고, 대응책을 강구하며, 동시에 걸맞은 훈련 세션을 짜고 준비해야 한다.
코치진이 많았으면 체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우리 팀에겐 난제였다. 나를 포함해 고작 넷, 그것도 한 명은 피지컬 코치라는 점을 고려하면 일에 치인다는 표현이 가장 어울렸다.
막스는 애당초 집이 없어 클럽하우스의 방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으니, 사실상 24시간 근무였다. 어디 그뿐일까. 다른 이들도 이른 퇴근은커녕, 야근이 며칠째 이어졌다.
“감독님, 그래서 새로 영입한 오스카와 스탠리를 중심으로 전술을 수정해 봤습니다.”
“……잠시만요, 코치님. 허허. 전술을 바꿨다고요?”
“네. 그런데요.”
질문과 대답, 오가는 대화 사이에 불편한 정적이 스쳐 갔다.
피로가 심해진다는 얘기는, 단순히 일의 능률이 떨어진다는 얘기만은 아니다.
예의, 원활한 대인 관계, 사회생활…….
여러 이름으로 가려졌던 속내와 진심이, 아직 정제되지 못한 채 예민하게 바깥으로 드러난다는 뜻이었으며.
“스읍, 왜 저는 몰랐을까요.”
“아…… 미안합니다. 구상이 끝난 지 얼마 안 돼서, 이 자리에서 감독님에게 ‘보고’ 드리려고요.”
어투에서 나오는 미묘한 뉘앙스.
보고는 오로지 윗사람에게 하는 것이다.
“…….”
일순 회의장에 침묵이 가라앉았다.
허허로운 웃음을 잃지 않던 알롭이 미소를 지웠다.
불편한 얼굴을 보였다.
막스가 오기 전, 이 팀의 ‘전술’을 담당하던, ‘전술 코치’ 알롭 역시, 피로로 짓눌리는 눈썹을 들어 올리며 매서운 눈빛을 토했다.
“전술이 바뀌면 제가 담당하는 훈련 세션도 다시 짜야 합니다. 이제 경기가 며칠 남았다고…….”
“…….”
“그런 건 미리 사전에 저와 협의해야 하지 않겠어요? 허허. 코치님께서 아무래도 프로팀은 또 처음이시고, 분석관으로 혼자 일하시다가 함께 일하는 건 처음이라 조금 헷갈리시는 거 같은데, 전술 혼자 짠다고, 그게 혼자 결정할 문제는 아닙니다.”
“어, 예, 사과드리겠습니다.”
“흠흠, 뭐 사과까지 하실 건 아닙니다만, 앞으로 주의 부탁드리겠습니다. 코치님.”
누군가에게 마치 가르침을 받는 것만큼은 용납하기 어려워하는, 자존심 강한 이 천재 전술가 역시, 피로로 헝클어진 머리칼 사이로 불쾌한 눈빛을 번뜩였다.
“……코치가 아니라, 수석코치요. 알롭 코치님.”
“……허허허, 예. 수석코치님.”
짙은 피로와 끝없는 일거리에 치인다면 사람은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
사람 좋은 호인이라도, 잠도 제대로 못 잔 상황이라면 신경질이 날 수밖에 없을 터.
둘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신경전에 나는 끼어들지 않았다.
“예. 서로 협력하는 건 차근차근 진행해 주시고, 우선 일에 집중들 하시죠.”
싸우든, 신경전을 펼치든, 알 바 아니다.
하지만 경기 준비만큼은 부족함 없이 해야 한다.
“……네. 바뀐 전술의 맥락이 뭐냐면.”
둘은 내 경고를 알아들은 듯 다시금 회의에 집중했다.
스태프 미팅에서 두 코치 사이의 불편한 기류는 그런 사정이었다.
“…….”
둘은 회의 내내 단 한 번도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