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Tyrant of the Field RAW novel - Chapter (40)
회귀한 필드의 독재자 40화(40/266)
40. Football Machine (3)
“힘을 내라, 맨스필드―!”
프레디는 협소한 원정 관중석에서 목이 터져라 소리쳤다.
대개 연령층이 높은 맨스필드의 팬층에서, 대학생인 프레디는 여러모로 눈에 띌 수밖에 없었다. 원정 경기까지 매번 찾아올 정도로 열성적인 팬이었고, 초조해하는 원정석 사이에서도 단 한 번도 쉬지 않고 목이 갈라지도록 응원했다.
올해 처음으로 축구를 보기 시작한 ‘뉴비 팬’이라는 사실을 누구도 떠올리지 못할 정도로.
“쉽지 않아 보이는데.”
“홈에서 최소 실점 1위인 팀이잖아. 크루가. 근데 실점을 먼저 내주다니. 이거 동점이라도 할 수 있으려나.”
“막막하네. 그리고 오스카랑 스탠리는 왜 저래? 지금 계속 동선 겹치고 있잖아? 쟤들 호흡 잘 맞는 거 아니었나?”
“오스카가 이상한 거지. 최전방에 안 있고 계속 스탠리 있는 쪽으로만 가는데. 대체 뭘 하려는 거야?”
원정석 곳곳에서 튀어나오는 불만과 답답함.
프레디가 목소리를 높였다.
“무슨 소립니까! 동점에서 만족할 거예요? 아니요! 역전해야죠! 무조건 이깁니다!”
비리비리한 체구와는 달리 프레디의 목소리는 쩌렁쩌렁 울렸다.
프레디는 조금의 의심도 없이 주먹을 위로 치켜들면서 소리쳤다.
“맨스필드여, 오오―! 숫사슴의 뿔이여! 상대를 들이박아라―!”
프레디는 필드에서 벌어지는 일 전부를 똑똑히 지켜봤다. 특히, 그가 맨스필드에 흠뻑 빠진 계기가 된 유진을 계속 시야에 담았다.
‘모든 감독이 다 저러는 줄 알았지.’
어쩌다가 찾은 개막전 경기. 앞서 연단에 올라 팬들이 함께 싸워 달라고 담담히 말하며, 함께 이기리라고 단언하던 유진의 목소리를 똑똑히 기억했다.
기이할 정도로 멋있었다. 압도적인 카리스마나 군중을 지휘하는 오케스트라의 수장 같은 느낌도 아니었지만, 이상할 정도로 시선을 뗄 수 없었다.
담담한 카리스마.
그가 느낀 유진의 모습이었다.
프레디는 유진이 오스카와 스탠리를 불러 무언가를 지사하고.
이후 오스카, 스탠리가 평점이 뚝뚝 떨어질 것만 같은 형편없는 플레이를 하면서도.
“다들 유진 감독이 이만큼 팀을 이끈 거 알잖아요! 보자고요! 응원하면서!”
그 말에 원정 팬들도 하나, 둘 고개를 끄덕였다. 못난 팀을 이만큼 이끌고 온 감독에 대한 믿음은 누구도 부정치 않는 명확한 사실.
―오스카 공을 몰고 전진합니다!
오스카는 공을 잡고 전진했고, 늘 그렇듯이 수비수들의 압박이 도달했다. 프레디는 그 순간 봤다. 벤치의 유진이 손을 휘저으며 무어라 소리치고 있는 장면을.
―유진 감독이 터치 라인에서 무언가 소리치며 주문합니다! 오스카, 공을 잡고 내달립니다!
* * *
투웅, 툭―
공을 툭 차고 달린다. 시야가 좁아진다. 오스카는 경기 중에 생각이 많은 타입이 아니다. 본능에 가까운 움직임이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그라운드의 짐승’에게 본능이야말로 신뢰할 수 있는 최고의 감각이었다.
지금, 그 본능보다 머릿속 목소리가 더 선명했다.
‘두 명은 앞으로, 더럽게 축구를 못 해야 합니다.’
선수가 뒤엉켜 쓰러지면서 잠깐 경기가 중단된 사이.
유진이 오스카와 스탠리, 둘을 부르고 처음 한 말이었다.
생전 처음 들어 보는 지시였다.
‘못하는 척이 아닙니다. 못해야 합니다.’
투웅.
공이 발끝에 닿는 찰나의 감각. 오슬오슬 소름이 돋을 정도로 짜릿하다. 짜릿함과 함께 본능이 길을 만들어 낸다.
‘센터백과 풀백 사이, 밀치고 들어가면 열릴 확률이 높다.’
분석과 계산이 아니다.
근육이 먼저 작동하고 머릿속으로 지시를 내린다. 그에겐 머리보다 근육이 더 상위 명령체계다.
필드에서 계산보다 빠른 것이 바로 그의 본능이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본능을 따를 수 없었다.
“오스카! 지시대로 움직여―! 아직, 아직이야!”
본능을 거부하라는 유진의 외침이 귓가에 꽂혔다.
―해리 오스카! 공을 잡고 전진합니다! 맨스필드가 다시 한번 공격 기회를 잡습니다! 크루의 수비진이 공간을 좁히며 압박합니다! 아, 오스카, 또 한 번 압박 깊숙이 들어가는데요!
고개를 들었다. 공을 잡고 나아가는 공간은 이미 막힌 길목이다. 센터백이 한 걸음 물러서서 압박하고, 왼쪽 풀백 하워드가 비릿한 웃음을 흘리며 달려들었다. 옆에선 왼쪽 미드필더 산드레손이 거리를 두며 길목을 막는다.
‘핵심은 호흡입니다.’
‘호흡? 우리 둘 호흡은 좋아요. 형제나 다름없다고요.’
‘아뇨, 그래서 안 됩니다. 정반대여야 해요.’
‘반대……?’
‘스탠리와 오스카의 답답할 정도로 맞지 않는 호흡이 경기의 흐름을 꼬아 버리는 거죠.’
페널티 박스가 아니라 터치 라인으로 밀려나게끔 들어오는 압박.
―오스카, 길을 잃었어요! 밀려납니다! 공은 뺏기지 않지만, 이런! 스탠리와 또 동선이 겹칩니다!
오스카와 스탠리의 시선이 허공에서 교차했다. 남들이 보기엔 서로 호흡이 맞지 않아 부딪치는 모습이 크루 팬들에겐 비웃음과 환호를, 원정 팬들에겐 허무한 탄식을 불러왔다.
하지만 그 무수한 소음 속에서도, 오스카의 귀에는 오직 유진의 목소리만이 울렸다.
‘상대의 수비는 압박과 마킹입니다. 거리를 둔 압박이라 해도, 선수마다 대인 마크해야 할 상대 선수는 있는 법이죠. 그런데요, 둘이 계속 동선이 꼬이고 겹치고 형편없는 플레이를 한다면요.’
―오스카, 스탠리! 동료끼리 부딪쳐요! 아, 이게 뭔가요! 공이 주인을 잃고 튕겨 나옵니다! 크루의 하워드! 산드레손이 주인 잃은 공을 차지하기 위해 달려듭니다!
오스카와 스탠리가 서로 부딪친다. 하지만 넘어지지도, 튕겨 나가진 않는다. 오로지 공의 소유권만 잃는다.
‘두 선수의 호흡이 꼬이고, 겹치는 동선만큼, 상대도 서서히, 조금씩 그 호흡에 따라 움직이게 될 겁니다. 조금씩, 조금씩, 반드시요.’
오스카의 눈이 번뜩였다. 성가시게 굴던 풀백 하워드가 공에 탐욕을 드러내며 달려온다. 그와 호흡을 맞추며 절묘한 압박을 선보였던 왼쪽 미드필더 산드레손도 공을 향해 뛰어온다.
“Wuuuuuuuuuuuuuu―!”
“잡아! 공 잡아―!”
야유와 환호, 고함이 뒤섞인 함성이 머릿속에서 아득히 멀어진다. 대신, 하나의 목소리가 그 무엇보다도 선명하게 울렸다.
‘그렇게 뛰다 보면, 제 지시를 어겨야 한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올 겁니다.’
오스카의 몸이 움직였다. 어깨를 넣고, 바닥에 발을 꽂아 넣고.
‘그땐, 뭐…….’
씩.
어깨를 으쓱이며 짓는 선명한 웃음.
‘하고 싶은 대로 하세요.’
“뭐, 뭐야!”
당혹해하는 풀백 하워드의 음성. 씩, 오스카가 새하얀 이빨을 그대로 드러났다. 그는 알까. 지금 자신이 짓고 있는 웃음이 유진의 것과 놀라울 정도로 닮았다는 사실을.
손을 뻗고 어깨를 들이민다. 무릎을 살짝 굽혀 하워드의 하체와 부딪친다. 균형이 무너진다. 무게중심이 뒤흔들린다. 공을 향해 달려왔던 하워드는 공에 접근하기는커녕, 부딪쳐오는 오스카와 뒤엉켜 허우적거리며 무너졌다.
―혼란스러운 상황! 오스카와 하워드, 서로 충돌하며 뒤엉킵니다!
오스카는 뒤로 쓰러졌다. 뒤에는 공을 잡기 위해 찾아온 산드레손이 있었다. 밖에서 보기엔 영락없이 오스카와 하워드가 뒤엉키고, 뒤에 있던 산드레손까지 휩쓸리는 모양새.
“놔, 놓으라고!”
“이 미친놈이!”
정작 뒤엉키는 하워드와 산드레손은 황망한 감정을 감출 수 없었다. 이건 덫이었다. 오스카의 폭발적인 근력이 만들어 내는 끈적한 덫. 셋 모두 엉키면서 공은 주인을 잃었다. 그 순간, 누군가 생각했다.
셋 모두 공을 잡지 못한다. 하면 누가 그 공을 차지할 것인가.
―오스카, 산드레손, 하워드 셋 모두 뒤엉켜 쓰러집니다! 심판, 휘슬 불지 않아요! 경기 그대로 속행됩니다! 아, 주인 잃은 공을 향해, 오, 대니-스콧! 달립니다!
오스카와 스탠리에게 모든 시선이 쏠린 사이.
있는 듯 없는 듯, 상대의 압박에 막혀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한 것처럼 별다른 활약을 못 하고 있던 대니 스콧이 움직였다.
‘안 그래도 없는 체력, 아끼세요. 움직이지 마세요. 공, 그냥 보기만 하세요.’
대니 스콧이 보여 준 무색무취의 처참한 활약은 유진의 의도였다. 나이가 많고, 피지컬적으로 약세인 대니 스콧은 매 경기 선발 출전을 해왔다. 유진은 처음부터 대니 스콧의 체력을 아껴 둘 속셈이었다.
아껴둔 체력을 언제 터뜨릴 것인가?
‘그 정돈, 스스로 판단할 수 있잖아요? 대니.’
씩.
턱밑까지 차오르는 격한 호흡을 이겨내며, 대니 스콧은 입꼬리를 올렸다.
‘당연한 얘기를, 감독.’
이미 오스카가 두 선수와 뒤엉키기도 전부터, 대니 스콧은 달렸다. 숨이 턱끝까지 치밀고, 아찔한 현기증이 돌 정도로. 지금까지 아껴 왔던 체력 전부를 단 한 번에 쾅! 쏟아 내면서, 공을 향해 질주했다.
―대니 스콧의 질주! 공을 잡을 수 있을까요! 크루의 수비수, 대니 스콧을 따라잡습니다!
크루는 만만치 않은 팀이었다. 단단한 수비를 자랑하는 크루는 기어코 대니 스콧을 밀어 넘어뜨리고자 어깨를 밀치고 들어왔다.
대니 스콧은 이를 악물었다. 공을 잡기 위해서 몸을 날렸다.
―대니 스콧! 따라잡힙니다! 아, 포기하지 않아요! 슬라이딩-! 넘어지면서 공을 발끝으로 건드립니다! 다시 한번, 주인을 찾지 못한 공이 굴러갑니다!
그때였다. 뒤엉켜 쓰러진 하워드와 산드레손의 잔디 위에서 교차했다.
잠깐. 너도 여기 있고, 나도 여기 있으면……. 마킹해야할 선수는?
―아아아아! 대니 스콧 넘어지면서 공을 패스! 패스의 끝엔, 오, 이런, 스탠리의 발끝에 공이 걸립니다!
오스카와 충돌 후, 거짓말처럼 모습을 감췄던 스탠리가 패스의 끝에 나타났다.
“뭐, 뭐야!”
“막아! 막으라고! 달라붙어!”
“왜 아무도 저 자식 안 잡은 거야? 이 멍청이들아!”
필드, 관중석, 감독과 코치가 있는 벤치석에서까지.
온갖 비명과 고함, 욕설이 용암이 솟구치듯 터져 나왔다.
그 사이로, 스탠리는 움직였다.
비었다. 아무도 없었다. 공백. 수비수와 미드필더, 그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던 공백 사이로, 오로지 스탠리와 공만이 존재했다.
“비켜.”
원래부터 아무도 없었지만, 스탠리는 그리 말하며 웃었다.
마치 자기 말에 전부 길을 열어 준 것처럼.
세상의 모든 시선이 자신에게 쏠리는 그 순간, 스탠리는 강렬한 전율을 느꼈다. 터져 나오는 감정을 오로지 공에 담아서.
뻐어어엉―!
강한 슈팅이 골망을 갈랐다.
―브랜들리 스탠-리! 스탠리! 아무도 반응하지 못하는 아름다운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킵니다! 누구도 반응하지도, 막으려고 나서지도 못했어요! 골키퍼의 손끝을 스치고 골문으로 빨려 들어가는 환상적인 피니쉬! 스탠리의 기습적인 슈팅으로 1대 1의 동점을 만들어 내는 맨스필드! 혼란 속, 결과를 가져오는 건 맨스필드입니다!
원정 팬은 극소수다. 일만 명이 넘는 관중에서 고작 500명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 500명이 내지르는 함성이, 나머지 1만 명의 홈 팬들을 압도했다.
“Yeeaeaaaaaaaaaaaa―!”
“맨-스필드! 맨-스필드!”
터져 나오는 함성. 기어코 득점을 만들어 내는 스탠리. 넘어진 채 미소 짓고 있는 대니 스콧.
오스카는 주섬주섬 일어났다.
뒤엉켜 쓰러졌던 하워드와 산드레손도 애꿎은 잔디를 주먹으로 내리치며 분노를 토했다. 분노는, 제각기 자신뿐만 아니라 서로를 향했다.
“이 멍청아! 네가 저 자식 마킹하기로 했었잖아!”
“뭐? 네가 똑바로 공 지켜 냈으면, 내가 달려들 이유도 없었겠지. 널 도와주려고 나섰다는 거, 그것도 이해 못 할 정도로 머리가 굳었나?”
“하? 훈련 때부터 내 발목에 태클을 꽂아 넣었던 놈이, 뭘 도와줘?”
지금까지 서로 호흡을 맞춰 압박해 오던 두 선수의 언쟁.
오스카의 입이 서서히 벌어졌다.
‘상대도 서서히, 조금씩 그 호흡에 따라 움직이게 될 겁니다. 조금씩, 조금씩, 반드시요.’
단순한 자신감이라고도 볼 수 없었던, 뚜렷했던 유진의 확신.
동점골을 터뜨리고 완전히 뒤바뀐 경기장의 분위기에 오스카는 빠질 수 없었다.
‘어떻게…….’
그의 고개가 서서히 벤치를 향해 돌아갔다.
‘저 두 명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있다는 걸, 설마 알아보고?’
동점 골에도 무심한 얼굴로 경기장을 바라보는 유진의 얼굴이 시야에 잡혔다.
이해할 수 없었다. 필드에서 뛰고 부딪치는 자신도 파악하지 못했던 저 기류를, 필드 바깥의 사람이 어떻게…….
―나는 아마, 당신이 만나 왔던 감독 중에서 최고일 겁니다. 그러니까 프리미어리그까지, 함께 갈 수밖에 없어요.
오스카는 그 터무니 없어 보이던 말이 지금, 이 순간, 이해되고 있었다.
‘최고의 감독…….’
어쩌면, 정말로.
* * *
“네 보입니다.”
“……!”
내 대답에 알롭도, 막스도 흠칫 몸이 굳었다.
“그러니까, 두 선수가 서로 사이가 안 좋은 게 필드에서 보였다고요?”
“서로 눈을 쳐다보지 않고 공을 차더군요.”
“!”
“그게……왜?”
“서로 끊임없이 손발을 맞추고, 호흡을 같이하는 선수입니다. 지금 같은 전술에서 두 명의 협력은 한 몸처럼 이뤄져야죠. 그땐 말이 필요 없습니다. 눈빛, 그걸로 대화하죠.”
“…….”
“서로 눈을 안 보고 기계적으로 공을 차더군요. 전술이니, 훈련해 왔으니, 그에 따라서 공은 차기야 차는데……예. 형식적입니다.”
“그래서 오스카를 우측으로 놓은 겁니까?”
“수비수를 노리는 척했습니다. 그에게 강한 압박을 줘서 우측 수비를 공략하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인 거죠. 조금은, 멍청한 것처럼요.”
“……!”
“겹치는 동선도 의도라고요?”
“네.”
“그게 갑자기 될 수가……!”
“스탠리랑 오스카는 프로니까요.”
오스카와 스탠리의 호흡.
이 두 명은 몇 년이고 같이 뛴 선수다.
서로 눈빛만 봐도 어디로 뛰고, 어디로 패스해야 하는지 통할 정도.
“둘의 호흡이 꼬이는 건 의도된 것입니다. 하지만 저 둘을 막던 수비수들은, 그 흐름을 똑같이 따라가면서, 예, 똑같이 호흡과 동선이 꼬이게 됩니다.”
“…….”
“하지만 크루 감독이 팀을 잘 만들어 놨군요. 틈이 쉽게 안 났습니다. 겨우 딱 한 번. 단 한 번의 공백이 열렸네요. 협력 수비도, 압박도 없는 공백. 모두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인식의 공백.”
“허어…….”
“어떤 기계라도 오류가 발생하고 에러가 뜹니다. 완벽한 기계는 없어요. 잘못 작동하면, 오류가 생기겠죠. 예, 잘못 작동하게 한 겁니다.”
그렇게 스탠리가 골을 넣었다.
그뿐이다.
“대체 무슨…….”
“어떻게 그걸 캐치해서…….”
“아니, 사이가 좀 나쁘다고, 그런 실수를 저지른다고요? 프로 선순데, 경기 중에?”
알롭의 당혹스러운 물음에 나도 모르게 실소를 터뜨렸다.
갑작스러운 웃음 때문인지. 알롭이 그대로 굳었다.
나는 목을 가다듬었다.
“아, 미안합니다. 사람 심리란 게, 참 그래요. 분별 있는 어른들도, 유치하게 별거 아닌 일로 중요한 상황에서도 싸우거든요.”
알롭과 막스를 지그시 바라봤다.
“두 분은 저 크루라는 기계를 각자의 눈으로 쳐다봤습니다. 알롭은 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상대하여 그대로 두자는 거였고, 막스는 아예 기계를 작동 불능으로 만들려고 했죠.”
“…….”
나는 세레모니를 즐기는 스탠리를 바라보며 나직이 말했다.
환한 웃음, 터져 나오는 환호, 서로 머리를 두들기고 껴안으면서 기쁨의 괴성을 내지르는 세레모니.
“선수는, 기계가 아니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