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incarnated Assassin is a Genius Swordsman RAW - Chapter 1013
환생한 암살자는 검술 천재 1013화(1013/1042)
제1013화
-초월자에게 목줄을 건다고?
라스가 라온을 보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게 무슨 개소리냐?
녀석은 누구의 목줄을 잡느냐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제는 오황사마의 전황이 바뀌었잖아.’
라온이 오랜만에 제천검의 검병을 잡으며 입매를 비틀었다.
‘타천이 죽으면서 균형이 깨졌으니까.’
지난 전쟁에서 타천이 죽었고, 놈이 이끌던 투구와 가면의 귀신들도 대량으로 죽어 나갔기에 현재 남아 있는 에덴의 전력은 본래의 절반이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전에는 흑탑이 무너졌고.’
천마가 살아 있는 에덴과 달리 흑탑은 유일한 수장인 흑탑주가 죽으며 완벽하게 몰락했다.
‘거기다….’
라온이 손가락을 들어 햇살이 아롱지는 창문을 두드렸다.
‘사마의 기둥 중 하나인 성검련은 놈들의 편이 아니라, 중립이지.’
렉타르와 성검련이 오황의 편에 서지는 않겠지만, 사마와 함께 전쟁에 참여할 일도 없었다. 그들은 절대 중립의 위치를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는 오황사마가 아니라, 오황삼마나 다름없어.’
오황의 초월자 중에 부상자가 있기는 하지만, 오그람을 제외하면 결국 회복될 수 있는 상처들이다.
이제는 오황이 사마에 확실한 우위에 서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럼 대천사는 어떻게 할 것이냐?
라스가 푸른 하늘을 올려보며 미간을 구겼다.
-놈들은 하나하나가 최상위 초월자들이나 마찬가지이니라. 인정하기는 싫지만, 본왕의 수준에 오른 놈도 있느니라.
‘당연히 기억하고 있지.’
라온이 무거운 한숨을 내뱉었다.
‘다만, 데루스가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면 아직 대천사 모두를 소환하지는 못했을 거야.’
데루스는 숨을 죽인 채 힘을 모으고 있었다. 완벽주의자인 놈의 성격을 생각해 보면 시간이 남아 있는 건 분명했다.
-소환에 시간이 걸린다고 해도 놈은 결국 다른 대천사들도 불러낼 것이니라.
라스는 데루스의 눈빛에는 그런 욕망이 담겨 있었다고 말하며 혀를 찼다.
‘알아. 그래서 나도 생각해둔 방법이 있어.’
라온이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며 손을 저었다.
-그 방법이 뭔데?
‘지금은 비밀. 아마 곧 알게 될 테지만.’
-왜, 왜인지 모르겠는데, 네놈에게 방법이 있다는 말을 들으니, 갑자기 소름이 돋아올랐느니라.
라스는 보상을 뜯길 때처럼 느낌이 좋지 않다며 어깨를 파르르 떨었다.
‘눈치가 빠르네.’
라온이 라스를 보며 입맛을 다셨다.
-어엉?
‘아무것도 아니야.’
손을 젓고서 다시 온기가 내려서는 창문을 바라보았다.
‘어쨌든 오황사마 사이에서 눈치를 보던 세력들도 이제는 확실히 길을 결정해야 할 거야. 대부분은 우리에게 기어오겠지.’
맑다 못해 바다처럼 푸른 하늘을 보며 눈매를 좁혔다.
-헌데 왜 목줄을 잡겠다는 것이냐?
‘선수를 놓칠 수도 있으니까. 미리 준비를 해야지.’
라온은 미리 받아둔 비연회의 검은 제비의 다리에 편지를 묶어서 창밖으로 날려 보냈다.
파아아아아!
제비는 이미 길을 정한 듯 높은 창공 위로 솟구쳐 남쪽을 향해 떠나갔다.
-이제야 무슨 말인지 알겠구나.
라스는 제비의 꼬리를 보며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그 전에….’
라온이 5연무장이 있는 곳을 보며 길쭉하게 입맛을 다셨다.
‘먼저 우리 애들 목줄부터 좀 확인 해볼까?’
*
*
*
캬아아아아앙!
버렌과 마크 괴튼이 검을 부딪친 후 서로의 반대편으로 물러섰다.
“어처구니가 없군요.”
버렌이 가늘게 떨리는 검신을 보며 헛웃음을 흘렸다.
“저희보다 늦게 그랜드 마스터에 올랐는데, 바로 같은 경지에 설 줄이야….”
그는 놀라움 속에 감탄을 드러내며 축하한다는 말을 꺼냈다.
“전주님의 가르침 덕분이지.”
마크 괴튼이 도를 땅으로 기울이며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분께서 아직 늦지 않았다고 말씀해 주셨기에 지금의 경지에 오를 수 있었어.”
그는 라온 덕분에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하며 도병을 꾹 말아쥐었다.
“고난 속에서 피는 꽃이 아름다운 법이죠.”
버렌은 다시 축하한다고 말하며 박수를 쳐주었다.
“끝났으면 나와!”
마르타가 버렌을 밀어내고, 마크 괴튼의 앞에 섰다.
“아저씨. 나랑도 붙어 봐야지. 버렌이랑은 다르게 봐주지 않을 거야.”
그녀는 제대로 붙어보자고 말하며 뒷골목 양아치처럼 두 손을 털어냈다.
“좋다!”
마크 괴튼은 얼마든지 오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서 달려드는 마르타의 검격을 정면에서 막아냈다.
짜아아아앙!
두 그랜드 마스터의 격돌에 5연무장의 허공으로 강렬한 오러의 파동이 솟구쳤다.
“다음에는 나….”
루난도 마크 괴튼과 대련하고 싶다는 듯 느릿하게 손을 들어 올렸다.
“흐아암!”
크레인은 마크 괴튼과 마르타의 대련을 보다가 길게 하품을 내뱉었다.
“평화롭다. 전주님이 안 오시니까. 이렇게 편할 수가 없네.”
그는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며 나무에 등을 기댔다.
“전주님이 안 계시니까 편하다고?”
도리안이 무슨 말이냐는 듯 눈동자를 사르르 굴렸다.
“전주님이 계시면 전력으로 수련을 해도 눈치가 보이잖아.”
크레인이 나무를 올려보며 콧방귀를 뀌었다.
“그 사람이 너무 열심히 하니까. 내가 노는 느낌이 난다니까?”
그는 그 기분이 너무 싫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게 좋은 거다.”
트레빈이 마크 괴튼이 크레인과 도리안을 보며 손가락을 저었다.
“사람은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껴야 발전하는 법이니까.”
그는 오히려 라온이 없어서 수련이 잘 안된다며 미간을 구겼다.
“그건 트레빈 님이 우리 전주님의 밑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돼서 그래요!”
크레인이 세차게 손을 흔들었다.
“그냥 눈치만 주는 게 아니라구요! 갑자기 찾아와서 대련을 신청하고, 그냥 후려 패는 경우도 흔하다니까요!”
그는 라온의 훈련은 버렌이나, 마르타의 훈련보다도 훨씬 지독하다며 토하듯이 거친 숨을 내뱉었다.
“난 그놈의 집중력 훈련 좀 그만했으면 좋겠어.”
“맞아. 그것만 하면 골병이 들어서 죽겠다고. 몸이 안 움직여.”
“나는 전주님과의 대련이 싫어. 한 대 때려보지도 못하고, 맞기만 하는데, 무슨 재미냐고!”
“수련의 강도가 점점 세지니까. 강해졌다는 느낌이 들질 않아.”
“전주님은 우리를 패려고 수련을 시키는 게 아닐까?”
크레인의 말에 공감한 검사들이 그의 옆으로 다가와 마구 고개를 끄덕였다.
“…….”
다만 도리안은 무언가를 느끼기라도 한 듯 입을 닫은 채 눈동자를 떨었다.
“너희들도 다 아는구나!”
크레인이 주변으로 다가온 검사들을 보며 큼지막하게 발을 굴렀다.
“진짜 모른다니까! 괴물들은 우리의 감정을 모른다고!”
그는 버렌, 마르타, 루난 같은 사람들은 본인들의 고통을 모른다며 이를 갈았다.
“라온 님의 수련이 우리를 강하게 해준 것은 맞아. 하지만 이제는 좀 다르게 해야지. 맨날 대련, 맨날 집중력 훈련. 지겹고 재미도 없잖아!”
크레인은 반복의 라온이라며 콧방귀를 뀌었다.
“도리안. 너는 왜 입을 다물고 있냐? 너도 불만 많잖아. 말해보라고.”
그는 쌓아둔 불만을 토해보라며 도리안의 어깨를 두드렸다.
“으읍.”
도리안이 입을 막던 손을 들어서 크레인의 뒤편을 가리켰다.
“서, 설마….”
크레인은 도리안의 떨리는 손가락에서 두려움을 느낀 듯 마른침을 꼴깍 삼켰다.
“내 뒤에 있는 거야?”
“으응….”
도리안이 울먹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하하….”
크레인은 꼬치에 꿰인 민물고기처럼 전신을 파르르 떨며 뒤를 돌아보았다.
그가 등을 기대고 있던 나무 뒤편에서 붉은 눈동자를 번뜩이는 라온이 걸어 나왔다.
“저, 저, 전주님! 언제 오셨습니까?”
크레인이 얼굴의 근육을 모조리 조이며 억지 미소를 그렸다.
“지금.”
라온은 아무것도 듣지 못한 사람처럼 평온하게 고개를 끄덕이고서 단상으로 향했다.
“뭐, 뭐야? 못 들었나?”
크레인이 단상으로 올라가는 라온의 등을 보며 입맛을 다셨다.
“그, 그런 것 같은데?”
“전주님이 딱 우리 말이 끝날 때 도착하시기는 했어.”
“다, 다행이다….”
다른 검사들은 간신히 살았다고 중얼거리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죽다가 살았네.”
크레인은 그사이에 지옥에라도 다녀온 듯 이마에서 비처럼 흐르는 식은땀을 닦아냈다.
“으….”
하지만 라온을 가장 잘 아는 도리안은 크레인의 미래가 보이는 듯 눈을 질끈 내리감았다.
타악.
라온이 단상의 끝에 서자, 각기 다른 행동을 하고 있던 광풍전의 검사들이 그의 앞으로 모여들어 부동자세를 취했다.
“내가 없는 동안 개인 정비는 잘했나?”
라온이 붉은 시선을 내려 광풍전 검사들의 눈을 마주했다.
“예!”
광풍전 검사들은 한 명의 사람처럼 흔들림 없이 모두가 같은 대답을 내놓았다.
“휴가도 끝났기에 모두 새벽부터 훈련에 참여했습니다.”
버렌은 특이 사항 없이 검사들 모두가 수련에 집중했다고 보고했다.
“다들 익숙해져서 이제는 안 시켜도 알아서 수련하더라고.”
마르타가 기특하다는 듯 시원하게 웃었다.
“지각도 한 명밖에 안 해….”
루난은 지각자도 적어졌다며 고개를 꾸벅였다.
“그 지각이 너잖아!”
마르타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루난에게 소리를 질렀다.
“나 아니라고 안 했는데?”
“그런데 왜 다른 사람 일처럼 말하는 거야!”
그녀는 정신을 차리라고 말하며 이를 갈았다.
“음….”
라온은 싸우기 시작한 루난과 마르타를 놔두고 다시 광풍전 검사들을 보았다.
“확실히 모두가 성실히 수련에 임한 게 보인다. 고생했어. 다만….”
라온이 칭찬하다가 매서운 눈빛을 세웠다.
“수련의 결과는 제대로 안 나오는 것 같군.”
한참 전부터 달라지지 않은 검사들의 무력 수위를 느끼며 고개를 저었다.
“음, 그건….”
“수련한다고 단숨에 강해질 수 있는 게 아니잖아!”
“응. 시간이 필요해….”
버렌, 마르타, 루난은 노력한다고 바로 티가 나는 경지는 지나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익숙함이란 무서운 법이지.”
라온이 버릇처럼 제천검의 검집을 두드렸다.
“몸과 정신이 어려웠던 훈련에 적응하면 그 이후로는 얻을 수 있는 게 많지 않아.”
검술은 반복으로 완성되지만, 체력과 정신력은 익숙한 노력으로는 발전시킬 수 없다.
“솔직히 말하자면 너희는 강하다.”
라온이 광풍전 검사들을 향해 손을 내렸다.
“지금 경지 이상으로 강한 육체와 정신력, 검술을 지니고 있고, 다양한 실전 경험도 쌓았으니, 동급 상대에게는 웬만해서는 지지 않을 거다.”
집중력 강화 훈련으로 정신력을 키워주었고, 직접 타작을 해서 육체를 단련시켰으며, 대련으로 실전 경험까지 채워주었기에 광풍전은 단일 무력 단체로는 최강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다만 너희에게는 부족한 점이 있다.”
라온이 손가락을 들어 올려서 단전을 가리켰다.
“오러.”
광풍전 검사들은 나쁘지 않은 오러를 지니고 있지만, 아직 어리기에 동급의 상대와 비교할 때 오러의 양과 질에서 밀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내가 새로운 훈련 방법을 생각해 왔다. 이건….”
라온은 ‘새로운’이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어깨를 떠는 크레인을 보며 서늘하게 웃었다.
“절대로 지루하지 않을 거야.”
“어….”
크레인은 본인이 했던 말을 라온이 전부 들었다는 것을 깨닫고 안색이 창백하게 질려갔다.
“처음은….”
라온이 고민하듯 손가락을 빙글 돌렸다.
“으으윽….”
크레인은 본인의 운명을 느낀 듯 앞으로 걸어 나왔다.
“마르타부터 하도록 하지.”
하지만 라온은 크레인이 아니라, 마르타에게 먼저 손을 뻗었다.
“크레인이 아니라?”
마르타가 웬일이라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응. 너부터.”
라온이 웃으며 마르타의 앞으로 내려갔다.
“앉은 채로 앞을 보고 있어.”
“알겠어.”
마르타는 자신을 전적으로 믿으며 등을 내주었다.
우우우웅.
라온은 손가락 끝에 만화공의 열기와 글래시아의 냉기를 응집시킨 후 마르타의 마나 회로에 밀어 넣었다.
“크윽!”
마르타는 갑작스러운 오러의 공격에 지독한 고통을 느끼며 떨리는 눈동자를 들어 올렸다.
“네 오러로 지금 주입한 내 오러를 밀어내는 게 이번 훈련이다.”
라온이 고통 때문에 어깨를 떠는 마르타의 마나회로에 계속 오러를 밀어 넣으며 옅게 웃었다.
‘이걸 훈련으로 쓰게 될 줄은 몰랐네.’
본래 이 방식은 적에게서 정보를 빼내기 위한 자신만의 고문 방법이다.
하지만 훈련이 지루하다는 크레인의 말을 듣고, 새로운 오러 단련법으로 바꾸어보았다.
‘즉석으로 만든 수련치고는 나쁘지 않아.’
고문할 때와 달리 마르타는 본인의 오러로 저항할 수 있기에 그녀가 지닌 오러의 질과 밀도는 점점 더 강해질 것이다. 한 번 파괴된 후 강해지는 근육과 비슷한 효과였다.
‘이 수련을 끝까지 견딘다면….’
최상급 영약 하나를 전부 흡수한 것 이상의 효과가 날지도.
영약을 먹는다고 그 약효를 전부 다 흡수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자신의 수련을 견딘다면 최상급 영약을 전부 흡수한 것 이상으로 강한 오러를 지니게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라온이 얼굴이 뻘겋게 익어버린 마르타를 보며 피식 웃었다.
‘쉽지 않겠지만.’
이 훈련은 지독한 고통을 겪으면서도 끝없이 오러 연공법을 운용해야 하기에 지금까지의 수련 중 가장 어려운 축에 속했다. 웬만한 정신으로는 절대 버티지 못할 것이다.
“크으으윽….”
마르타는 지독한 고통에 바드득 소리가 나도록 이를 갈며 크레인을 노려보았다. 그의 말 때문에 이런 고통을 겪는다고 생각한 듯 눈빛으로 분노를 토해내고 있었다.
“그럼 다음….”
라온이 다음 사람을 선택하기 위해서 손을 들어 올렸다.
“저….”
“버렌.”
라온은 앞으로 나오는 크레인을 무시하고, 버렌을 불러서 마르타와 똑같이 오러를 밀어 넣었다.
“아으으윽….”
버렌 역시 견디기 힘든 고통에 입술을 질겅질겅 씹으며 크레인을 노려보았다.
“다음 루난.”
“자, 잠시만요!”
크레인이 루난을 제치고 앞으로 튀어나왔다.
“제, 제발! 저부터 해주세요! 부탁드릴게요!”
그는 살려달라는 듯 파리처럼 두 손을 비볐다.
“안 되지.”
라온이 크레인을 향하는 사람들의 서늘한 시선을 느끼며 고개를 저었다.
“이 훈련은 네 덕분에 만들어졌으니까. 너는 마지막에 받도록 해.”
제대로 챙겨주겠다고 말하며 옆에 다가온 루난의 등에도 만화공과 글래시아의 냉기를 주입했다.
“흐읍….”
평소 모든 반응이 옅은 루난조차 지독한 고통에 맹한 눈동자에 힘을 주고, 크레인을 올려보았다.
“아흐흑! 그만!”
크레인은 제발 살려달라고 외치며 머리를 땅에 처박았다.
-본왕이 많은 악마들을 만나보았지만….
라스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혀를 내둘렀다.
-네놈처럼 사람을 말려 죽이는 놈은 처음이니라! 이 태양 같은 놈아!
‘이 세계에서 태양은 칭찬인데?’
라온은 칭찬 고맙다고 말하며 고개를 꾸벅였다.
-칭찬이 아니라, 쌍욕이니라!
*
*
*
일주일 후.
광풍전의 검사들은 라온이 밀어 넣었던 만화공과 글래시아의 오러를 이겨내며 본인의 것으로 만들었다.
라온은 정신을 집중하여 연공을 하는 검사들을 보며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보다 적응이 빠르네.’
한 달은 걸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검사들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자신의 오러를 이겨냈다.
‘성취도 내 기대 이상이고.’
검사들의 오러 수준을 높여주기 위한 훈련으로 시작했는데, 추가적으로 열기와 냉기에 대한 저항력도 생겼다.
아무래도 그동안 해온 훈련들이 효과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같았다.
‘물론….’
라온이 가장 앞에서 오러를 연공하는 크레인과 그의 뒤통수를 죽일 듯이 노려보는 검사들을 살기를 느끼며 피식 웃었다.
‘쟤는 정말 죽을 맛이겠지만.’
검사들은 이 훈련이 정말 크레인 때문에 만들어졌다고 생각하는 듯 그에게 눈으로 욕설을 퍼붓고 있었다.
아마 자신이 사라진다면 바로 분노의 주먹을 날릴 것 같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네놈의 적들이 불쌍하느니라.
라스는 지금부터 명복을 빌겠다며 두 손을 모았다.
‘명복을 빌 필요 없어. 전부 죽어도 싼 놈들이니까.’
라온이 서늘하게 고개를 저을 때 하늘에서 새하얀 새가 자신의 앞으로 내려섰다. 이마에는 붉은 점이 새겨져 있었는데, 고산에 걸린 구름처럼 신비로운 기운을 지니고 있었다.
“흠….”
라온은 새의 다리에 매여 있는 하얀 종이를 받아서 펼쳤다.
‘이제야 왔군.’
편지에는 언제든지 방문을 해도 괜찮다는 내용이 유려한 필체로 적혀 있었다.
“그만.”
라온이 손짓을 해서 오러를 회수하자, 광풍전 검사들이 지친 눈빛으로 고개를 들어 올렸다.
“벌써 끝이야? 아직 할 수 있어!”
마르타가 무릎을 잡은 채 숨을 몰아쉬었다.
“그래. 이제 좀 감이 잡히는데….”
버렌도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셨다.
“불에도 익숙해졌어….”
루난은 만화공의 열기에 적응했다는 듯 붉어진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새로운 임무가 내려올 테니까. 준비하고 있어.”
라온은 옷에 묻어 있는 먼지를 털어내고, 흐트러진 머리를 정돈했다.
“임무? 한동안 임무는 없을 텐데?”
트레빈이 하얀 종이를 보며 눈매를 가늘게 좁혔다.
“위에서 내려오는 게 아니라, 내가 가주님께 제안을 드릴 거야.”
라온이 편지에 곧 가겠다는 내용을 적은 후 하얀 새의 다리에 묶어주었다.
“무슨 임무를 제안하는데요…?”
도리안은 겁이 나는 듯 마른침을 삼켰다.
“현재 남아 있는 신주오령의 둘.”
라온이 장대한 태양 앞에 가라앉는 두 줄기의 구름을 보며 서늘한 미소를 그렸다.
“희극제와 악검후를 꿇려서 데려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