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incarnated Assassin is a Genius Swordsman RAW - Chapter 1015
환생한 암살자는 검술 천재 1015화(1015/1042)
제1015화
“허어억!”
무스턴은 그제야 그제야 로베르트 가문의 문장을 발견하고 눈을 부릅떴다.
“이, 이거 설마 데루스 로베르트가?”
그는 믿을 수가 없다는 듯 마른침을 삼켰다.
“그렇겠지.”
렉타르가 짧게 혀를 차고서 하얀 매의 다리에 묶여 있는 편지를 풀었다.
“마, 말이 안 돼요! 외부인 중에서 이 장소를 알고 있는 사람은 라온 님이랑 그분의 지인들밖에 없잖아요!”
무스턴은 대체 어떻게 이곳을 알아차렸는지 모르겠다며 눈동자를 떨었다.
“데루스 로베르트의 곁에는 대천사와 고위 사령술사들이 있다. 별의별 수를 다 쓸 수 있을 테니, 오히려 늦게 들켰다고 봐야겠지.”
렉타르는 새로운 성검련의 위치를 들키는 건 시간문제라고 생각한 듯 당황하지 않았다.
“확실히 그렇긴 하네요.”
무스턴도 대천사라면 숨어 있는 사람은 정도는 찾는 게 당연하다고 말하며 이마를 긁적였다.
“그런데 데루스 로베르트는 왜 아직도 로베르트 가문의 문장을 쓰는 거죠?”
그는 편지의 끝에 새겨진 로베르트 가문의 문장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데루스는 오황과 로베르트 가문을 버리고, 사마에 들어간 배반자잖아요.”
“그 이유는 간단하다.”
렉타르가 편지를 손끝으로 튕기며 비웃음을 흘렸다.
“본인만이 로베르트 가문이라는 뜻이지.”
“본인만이 로베르트 가문?”
무스턴이 무슨 말이냐는 듯 눈을 끔벅였다.
“건물이 무너지고, 영지가 불타오르고, 혈족들이 죽어도 자기 자신만 살아있다면 로베르트는 유지된다는 의미다.”
그는 데루스의 자신감이 비치는 편지라며 혀를 찼다.
“더러운 놈이….”
무스턴은 혐오스럽다는 듯 이를 갈았다.
“그래. 거만하고, 역겨운 놈이지만, 이런 뜻을 펼칠 자격은 있다.”
렉타르는 편지를 강하게 말아쥐며 미간을 찌푸렸다.
“데루스는 오웬의 국왕이자, 묵검존이라는 이명을 지닌 레크로스를 압도하는 무력을 보여주었으니까.”
레크로스 국왕의 전력은 절대 자신의 아래가 아닐 것이다. 그런 최상위 초월자를 압도적으로 꺾었으니, 저런 자신감을 보이는 게 이해가 되었다.
“은거한 초월자들을 제외하고, 현 대륙에서 놈을 확실히 이길 수 있는 건 글렌 지그하르트, 천마 그리고 전대 성검련주뿐이다.”
렉타르는 데루스 로베르트를 막을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말하며 무겁게 느껴지는 편지를 펼쳤다.
“무, 무슨 내용인가요?”
무스턴은 편지의 내용이 궁금하다는 듯 눈동자를 빠르게 굴렸다.
“흑탑이 무너지고, 타천이 죽었으니, 사마회의를 열자고 하는구나. 직접 얼굴을 보고.”
렉타르는 편지의 내용을 예상한 듯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 이전처럼 연락을 받지 못한 척하고 가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렉타르가 목이 꺾인 채 죽은 하얀 매를 보며 눈썹을 내렸다.
“이건 경고니까.”
“겨, 경고요?”
무스턴이 턱을 파르르 떨었다.
“그래. 그는 내 손에 이 편지가 들어간 것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외부에서 연락한 길이 있는데도, 이곳의 결계를 뚫어내는 매를 보낸 게 그 증거지.”
렉타르가 편지를 구기며 피식 웃었다.
“이번 회의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그가 직접 이곳으로 찾아올 것이다.”
그는 그때는 말로 풀 수 없을 거라며 미간을 찌푸렸다.
“아니, 이런 상황에서 저희를 공격하는 건 자살행위 아닌가요?”
무스턴은 이해가 안 된다는 듯 헛바람을 흘렸다.
“내가 보고 느낀 데루스 로베르트는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놈이다. 인간이 아니라, 악마와도 같지. 후환 따위는 절대 남겨두지 않을 것이야.”
렉타르는 확실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아니라도 가는 게 낫다. 그 아이를 위해서라도 데루스 로베르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알아봐야 할 테니까.”
그는 라온을 위해서 사마의 회의에 참석하겠다며 깊이 차오른 숨을 내쉬었다.
“그, 그럼 라온 님께 연락이라도 하시죠!”
무스턴은 이쪽의 소식은 전하자며 손을 들어 올렸다.
“말해봐야 걱정만 시킬 것이다. 아직은 아무 일도 없을 테니, 걱정하지 말거라.”
렉타르는 무스턴의 어깨를 두드리고서 저택으로 돌아갔다.
“뭔가….”
무스턴은 점차 어두워지는 하늘과 그 아래를 걸어가는 렉타르를 보며 손끝을 떨었다.
“불안한데.”
*
*
*
라온은 가족들에게 새로운 임무를 맡았다고 말한 후 신주오령으로 떠날 준비를 시작했다.
“신주오령? 이제 둘만 남았으니까. 신주이령이라고 해야 하지 않아?”
에블린이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왔다.
“노크는 하고 들어와라.”
라온이 아공간 주머니에 옷과 필수품을 챙기며 고개를 저었다.
“우리 사이에 노크는 무슨 노크야.”
에블린은 필요 없는 신호라며 새하얀 손을 흔들었다.
“이번에 신주오령에 가는 임무….”
그녀가 옆으로 다가와서 어깨를 슬쩍 부딪쳤다.
“나도 같이 갈까?”
“네가 함께 가겠다고?”
라온이 에블린을 보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왜?”
“신주오령이 오황의 편에 서지 않겠다고 하면 희극제와 악검후를 죽일 생각이잖아.”
에블린은 본인이 그 싸움에 필요하지 않겠냐며 어깨를 으쓱였다.
“허….”
라온이 에블린의 자줏빛 눈동자를 마주한 채로 마른침을 삼켰다.
“그걸 어떻게 알았어?”
신주오령을 만나러 간다는 말만 해주었는데, 어떻게 죽인다는 부분을 예측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히이이익!
라스가 기겁하며 자신의 등 뒤로 숨었다.
-이제 저 계집이 네놈의 생각도 읽는 것 같으니라!
녀석은 새로운 마법을 만들어낸 게 분명하다며 턱을 떨었다.
“어떻게긴! 당연히 다 보이지!”
에블린이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를 매달았다.
“우리는 함께 밤을 보낸 사이잖아. 눈빛 정도는 읽을 수 있어!”
“그게 그런 게 아니라니까!”
라온이 세차게 고개를 저었다.
“다들 오해하니까 그런 말 하지 말라고!”
제발 가만히 있으라고 말하며 에블린의 어깨를 잡았다.
“이것도 좋은데?”
에블린은 잡아 준 것만으로 기쁘다는 듯 볼에 홍조를 띄웠다.
“어후….”
라온은 말이 안 통하는 것을 느끼고 손바닥으로 자신의 이마를 쳤다.
“뭐, 어쨌든 나도 가고 싶어. 분명 도움이 될 테니까.”
에블린은 진심이라는 듯 손을 모았다.
“네가 함께 가주면 당연히 도움이 되겠지. 하지만….”
라온이 에블린의 반짝이는 눈동자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
“너는 아직 부상을 다 회복하지 못했잖아.”
육체와 정신이 완치된 자신과 달리 에블린의 정신은 아직 다 회복되지 않았다.
마법사에게 정신력은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에 지금은 회복에 집중하는 게 좋았다.
“알고 있었어?”
에블린이 놀랍다는 듯 눈을 끔벅였다.
“다 보이니까.”
라온은 에블린의 말을 그대로 돌려주며 가늘게 웃었다.
“으으, 들켰다면 어쩔 수 없네.”
에블린이 짧게 입맛을 다셨다.
“그럼 나 대신 이걸 가져가.”
그녀는 시녀복의 주머니에서 작은 다람쥐 인형을 꺼내주었다. 귀엽게 생겼지만, 귀에 꽂힌 리본이나, 옷 같은 건 조잡했다.
“이건….”
“널 위한 부적이야. 아가씨와 함께 만들었어.”
에블린은 다람쥐 인형은 본인이 만들고, 리본과 옷은 시아가 만들었다며 웃었다.
“고마워.”
라온이 두 손으로 다람쥐 인형을 받았다. 그녀 혼자 만들었다면 부담스러워서 거절했겠지만, 시아도 함께 했다고 하니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고 보니 요즘 누나랑 자주 붙어 있던데, 친해졌어?”
“아가씨랑은 말이 잘 통하거든.”
에블린은 대화가 맞는다며 싱긋 웃었다.
“그, 그래?”
라온이 벽 쪽으로 눈동자를 굴렸다.
‘정신연령이 맞는 건가?’
에블린은 어린 시절부터 복수만을 위해 살았기에 마법 외에는 경험이 많지 않아서 아직 정신연령이 어린 시아와 잘 맞는 것 같았다.
“그럼 잘 다녀와!”
에블린은 별관에서 기다리고 있겠다고 말하고서 자신의 방을 나갔다.
-그거 버리는 게 좋을지도?
라스가 귀엽게 장식된 다람쥐 인형을 보며 눈매를 찌푸렸다.
‘왜? 무언가 느껴져?’
-느껴지는 것은 없지만, 분명 저주가 걸려 있을 것이니라! 네놈의 일거수일투족이 다 보일 것이야!
녀석은 당장 버리라며 고개를 마구 흔들었다.
‘안 돼. 누나랑 함께 만들었다잖아.’
버렸다는 것을 알면 시아가 한참 동안 토라질 게 분명해서 절대 버릴 수 없었다.
‘남은 짐들은 내일 챙기고, 오늘은 심상 수련이나 해볼까?’
희극제와 싸우는 상상을 하며 눈을 내리감으려고 할 때 누군가가 별관으로 걸어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할아버지는 아니야.’
글렌이라고 생각했지만, 걸음 소리가 달랐다. 다만 자신이 아는 사람은 분명했다.
똑똑.
눈을 뜨고, 창밖을 보자 마트라가 손등으로 창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네가 웬일이야?”
라온이 평소와 달리 곱게 눈썹을 내리고 있는 마르타를 보며 창문을 열어주었다.
“부탁하고 싶은 게 있어.”
마르타는 잠시만 나와달라며 고개를 살짝 숙였다.
“호수 앞에서 기다리고 있어.”
라온은 다시 창문을 닫고 밖으로 나가 호수 앞에 서 있는 마르타에게 다가갔다.
“무슨 일인데, 여기까지 찾아온 거야?”
부탁을 말하라고 하며 천천히 어깨를 돌렸다.
“이번에 했던 오러 강화 훈련….”
마르타는 일주일간 해왔던 오러 훈련의 이야기를 꺼내며 입술을 깨물었다.
“계속 시켜줄 수 있어?”
그녀는 지금 그 훈련을 하고 싶다며 허리를 굽혔다.
“그 훈련을 지금 하고 싶다고?”
아예 생각도 못 한 일이었기에 입이 저절로 벌어졌다.
“그래. 오늘만이 아니라, 신주오령에 가서도 계속 그 수련을 하고 싶어.”
마르타는 조금이라도 빨리 강해지고 싶다며 주먹을 말아쥐었다.
“왜 그렇게까지 하려는 건데?”
라온이 가느다란 신음을 흘렸다.
“솔직히 참기 힘들 정도로 아프잖아.”
자신이 만든 오러 강화 훈련은 고문법을 수련으로 바꾼 것이기에 오러가 강해져도 냉기와 열기가 주는 고통은 절대 가라앉지 않는다.
다른 검사들은 그 고통이 싫어서 이번 임무를 반겼는데, 먼저 찾아와서 해달라고 할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이 정도 통증은 얼마든지 참을 수 있어.”
마르타가 입술을 깊게 깨물었다.
“정신적인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니까.”
그녀는 정신적인 고통은 참고 싶어도 참을 수가 없다며 탁한 숨을 내쉬었다.
“…그런가.”
라온은 왜 마르타가 오러 수련을 계속하고 싶다는지 깨닫고 눈을 내리감았다가 떴다.
“흑탑주가 죽고, 타천이 죽었으니 이제 백혈교주와 부딪칠 때까지 얼마 남지 않았잖아.”
마르타가 떨리는 손을 들어 검 위에 올렸다.
“그때까지 조금이라도 더 강해지고 싶어. 내가 죽더라도 백혈교주에게 칼빵 하나는 놓을 수 있게!”
그녀는 절대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다며 손아귀에서 피가 흐르도록 주먹을 쥐었다.
“하아….”
라온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건 어쩔 수가 없군.’
다른 일이었다면 그냥 쉬라고 말했을 텐데, 그녀의 엄마가 걸려 있기에 놔둘 수가 없었다.
“이쪽에 앉아.”
라온이 호수 옆에 펼쳐진 잔디밭을 가리켰다.
“고마워!”
마르타는 고맙다고 고개를 꾸벅이고서 자신이 정해준 자리에 앉았다.
“시작한다. 평소보다 조금 강할 거야.”
라온은 글래시아와 만화공의 기운을 손끝에 응집시킨 후 마르타의 마나 회로에 꽂아 넣었다.
“…….”
마르타는 지독한 고통이 느껴질 텐데도 신음 하나 흘리지 않고, 오러 연공을 시작했다.
이마에서 줄줄 흐르는 땀과 달리 작은 소리도 내지 않는 모습이 그녀의 다짐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백혈교주라….’
라온이 어둑한 밤하늘을 보며 입술을 깨물었다.
‘그 괴물은 타천이나, 흑탑주와는 다르겠지.’
백혈교주도 강력한 주술을 사용하기는 하지만, 그 본질은 무인이다.
타천이나, 흑탑주와 달리 상대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다.
‘거기다….’
고통을 견디며 오러를 연공하는 마르타를 보며 속으로 혀를 찼다.
‘이 녀석 어머니를 구하려면 함부로 죽일 수도 없어.’
백혈교주를 제압한 후 영혼을 빼내야 하기에 그녀를 상대하는 난이도는 상상을 초월할 게 분명했다.
-그 흡혈귀 계집은 네놈도 봤다시피 피를 흡수하여 강해지는 능력이 있느니라.
라스가 추악하다는 듯 눈썹을 구겼다.
-지금은 더 강해졌을 게 분명 할 테지.
‘무엇 하나 쉬운 게 없군. 결국….’
라온이 여섯 개의 팔찌가 반짝이는 손목을 잡으며 어금니를 지그시 씹었다.
‘내가 강해질 수밖에.’
*
*
*
이틀 후 새벽.
라온은 5 연무장의 단상 위에 서서 광풍전 검사들을 굽어보았다.
고오오오오!
광풍전의 검사들은 수련할 때와 달리 감정을 모두 덜어낸 듯 냉혹한 눈동자를 세우고 있었다. 그들은 상황에 따라서 감정과 기세를 조절하는 경지에 올라 있었다.
“말했듯이 이번 임무는 신주오령과의 전면전이 벌어질 수도 있는 위험한 일이다. 잠을 자다가도 싸울 수 있는 전의를 갖추도록.”
라온은 임무에 필요한 마음가짐을 말해주고서 단상에서 내려왔다.
“출발한다.”
라온이 바람에 휘날리는 흑룡포를 손끝으로 쳐내며 광풍전 검사들의 사이를 스쳐 지나갔다.
쿠구구구구!
검사들은 왕을 지키는 기사처럼 철벽같은 기세를 일으키며 그 뒤를 따라갔다.
광풍전은 언제나처럼 지그하르트의 정문으로 이동하지 않고, 내부의 마탑으로 향했다.
“바레네로 이동할 준비가 끝났습니다.”
마탑의 부탑주 베르빈은 신주오령의 도시 바레네로 이동할 준비를 마쳤다며 고개를 숙여왔다.
“부탁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라온은 리메르와 웃고 떠들던 베르빈의 모습을 떠올리며 그에게 예의를 갖췄다.
“어려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바레네에서 직접 차원문의 좌표를 알려주고, 길도 터주었으니까요.”
베르빈은 간단한 일이었다며 손을 저었다.
“가서 문제가 생기면 연락 해주십시오. 바로 달려가겠습니다.”
그는 진심이라는 듯 마법을 운용할 때처럼 두 손을 모았다.
“말씀만으로도 감사합니다.”
라온이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베르빈이 손을 들자, 그의 뒤편에 있던 마법사들이 깊은 마력이 흐르는 술식을 펼쳤다.
우우우우웅!
텅 비어 있던 원형의 구멍에서 푸른빛이 솟아나더니, 차원을 가르는 거대한 문이 열렸다. 출렁이는 푸른 장막 위로 바레네의 모습이 비치는 것 같았다.
“이제 들어가시면 됩니다.”
베르빈은 푸른 문으로 들어가면 바로 바레네에 도착할 거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감사합니다.”
라온은 베르빈과 마법사들에게 고개를 숙인 후 푸른빛의 차원으로 들어갔다.
우우우우웅!
따스한 빛 알갱이들이 몸을 휘감는 기분을 느끼며 눈을 내리감았다가 뜨자, 고급스러운 카펫이 펼쳐진 거대한 건물 안에 도착해 있었다.
“광풍전주님을 뵙습니다.”
라온이 시선을 움직이기 전에 좌측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눈동자를 돌리니, 백의를 입고 있는 중년인이 자신에게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저는 희극제 님을 모시는 메케인이라고 합니다.”
“오랜만입니다.”
라온이 스스로를 메케인이라 소개한 중년인을 향해 목례를 취했다.
“음? 저를 기억하고 계셨습니까?”
메케인이 놀랍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인상적이었으니까요.”
이전에 본 메케인은 희극제의 비서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 냉정하고 침착했기에 지금도 기억에 남아 있었다.
“아….”
메케인은 조금 당황한 듯 보였지만, 바로 표정을 굳힌 후 고개를 들어 올렸다.
“이곳은 바레네의 내부 마탑입니다. 오랜만에 이곳에 오셨으니, 회의 전에 잠시 관광이라도 하시는 게….”
그는 바레네를 소개 해주겠다며 손을 들어 올렸다.
“아뇨.”
라온은 차원문을 열고 나오는 광풍전 검사들의 서늘한 눈빛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저는 희극제 님과 악검후 님부터 보고 싶습니다.”
라온은 가늘게 흔들리는 제천검을 잡으며 붉은 입술을 달싹였다.
“여러 가지로 할 말이 많을 것 같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