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incarnated Assassin is a Genius Swordsman RAW - Chapter 1021
환생한 암살자는 검술 천재 1021화(1021/1042)
제1021화
-이거 짜고 치는 거 아니야? 어떻게 이러냐고!
라스는 왜 본인이 말을 할 때마다 보상 메시지가 튀어나오냐며 악을 질렀다.
-이 망할 시스템이 본왕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지켜보고 있는 게 분명 하느니라!
녀석은 당장 튀어나오라며 허공에 삿대질을 해댔다.
‘확인 좀 해볼까?’
라온은 난동을 부리는 라스를 놔두고,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를 확인했다.
[같은 길을 걸어갈 사람들에게 무신의 자비를 베푸셨습니다.] [만검의 성취가 상승했습니다.] [모든 능력치가 30포인트 상승합니다.] [특성 <분노의 마안>의 등급이 상승합니다.] [특성 <비령>의 등급이 상승합니다.] [특성 <설화의 마갑>의 등급이 상승합니다.] [특성 <심검(령)>의 등급이 상승합니다.] [영혼의 격이 크게 상승합니다.] [새로운 특성 <영전화>가 생성됩니다.]‘보상은 좋은데, 내용이 조금 민망하네.’
무신의 자비라니, 아직 이제 막 초월에 오른 자신에게는 너무나 버거운 호칭이었다.
-그러니까!
라스가 잘 말했다는 듯 자신의 어깨를 후려쳤다.
-시스템이 널 너무 좋아하느니라! 정작 주인은 여기에 있는데!
녀석은 시스템이 라온의 얼굴에 빠져서 정신을 못 차리는 것 같다며 이를 갈았다.
-마계에 돌아가는 대로 그 대가리를 부술 것이니라!
‘그, 그래?’
라온은 짐승처럼 으르렁거리는 라스를 놔두고 계속해서 메시지를 살펴보았다.
[만검의 성취가 상승했습니다.] [모든 능력치가 30포인트 상승합니다.]‘역시 만검의 성취가 올라갔군.’
심상의 세계가 확장되었을 때 예상했듯 자신이 익힌 검술들의 성취가 모두 성장했다.
브리아나와의 대련을 통해 체화까지 시켰기에 어중간한 깨달음을 얻은 것보다 더 큰 이득이었다.
‘모든 능력치도 30포인트나 상승했고.’
초월자 둘을 상대했다고 하지만, 희극제는 정신이 무너진 상태였기에 오러와 주술력을 뿌리기만 했고, 브리아나와의 대련은 자신에게도 여러모로 도움이 되어서 포인트를 거저 얻은 기분이었다.
-별것도 안 했는데, 30포인트는 너무 많다니까! 여기가 시장바닥도 아닌데 왜 이렇게 퍼주는 것이냐!
라스는 제발 정신을 차리라며 시스템에게 소리를 질렀다.
‘다음으로….’
라온은 전신에 힘과 활력이 차오르는 것을 느끼며 그 아래의 메시지를 확인했다.
[특성 <분노의 마안>의 등급이 상승합니다.] [특성 <설화의 마갑>의 등급이 상승합니다.] [특성 <비령>의 등급이 상승합니다.] [특성 <심검(령)>의 등급이 상승합니다.]‘특성도 네 개나 올라갔네.’
브리아나의 검술을 파훼하기 위해서 안력에 집중했기 때문인지 <분노의 마안>의 등급이 상승했고, 희극제의 오러와 주술을 몸으로 견뎠기에 <설화의 마갑>의 등급도 올랐다.
이기어검의 특성인 <비령>과 <심검(령)>은 만검의 성취가 올라갔기에 함께 성장한 것 같았다.
-미치겠구나! 그냥 차려진 밥상을 처먹었을 뿐인데, 왜 네 개나 올려주냐고!
라스는 점점 더 참기 힘들어진다며 빵처럼 동그랗게 말린 주먹을 파르르 떨었다.
‘오늘 따라 발작이 더 심하네.’
라온이 올챙이처럼 온 힘을 다해서 바둥거리는 라스를 밀어내고 마지막 메시지를 확인했다.
[영혼의 격이 크게 상승합니다.] [새로운 특성 <영전화>가 생성됩니다.]‘영전화?’
이름만으로는 추측이 안 되는 특성이었기에 바로 내용을 확인했다.
<영전화>
육체라는 그릇을 벗어날 정도로 거대해진 영혼이 주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내 영혼이 타인에게 좋은 영향을 준다는 뜻인가?’
영전화의 내용을 읽어보니, 지금의 경지에 맞지 않을 정도로 거대해진 영혼이 타인에게 좋은 효과를 만들어준다는 의미 같았다.
-쯧….
라스는 다른 보상 메시지를 볼 때와 달리 화를 내지 않고, 짧게 혀만 찼다.
‘웬일로 화를 안 내냐?’
라온이 이제 철이 들었냐고 물으며 라스의 꼬리를 가볍게 두드렸다.
-알고 있었으니까.
라스는 특성을 얻을 것을 예상했다는 듯 입맛을 다셨다.
‘알고 있었다고?’
-그렇느니라.
녀석이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놈은 오늘 싸운 두 계집이 모두 무아에 빠진 게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느냐?
라스가 무아지경에 빠져 있는 브리아나를 가리켰다.
‘음….’
라온이 라스의 손을 따라 브리아나를 보며 낮은 신음을 흘렸다.
-천기 계집이 오랜 시간 심마에 빠져 있었고, 저 미친 계집의 영혼이 특별하여 둘 다 무아에 쉽게 들어간 것은 맞느니라.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녀석이 눈매를 깊게 좁혔다.
-네놈과 싸우자마자 무아에 빠져드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니라.
라스는 아무리 사연이 있다고 해도 타인과 대련하는 것만으로 두 사람이 다 무아에 들어가는 것은 규격을 벗어난 일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
라온이 마른침을 삼키며 새로 생겨난 특성 <영전화>를 보았다.
-그렇느니라.
라스가 그게 맞다는 듯 손을 내렸다.
-천기 계집 때는 본왕도 확신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확실해졌느니라.
녀석이 자신을 보며 턱을 까딱였다.
-네놈은 심검을 개방하며 그 거대한 영혼을 이용하는 방법을 본능적으로 깨우쳤느니라.
‘내 영혼을 이용한다…?’
-네놈의 영혼은 본왕만이 아니라, 나딘빵 영감탱이도 인정할 정도로 격이 높으니라. 이제는 너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지. 그 지랄맞은 고리의 힘도 있을 테고.
라스는 그 효과가 특성으로 만들어졌을 뿐이라며 눈썹을 내렸다.
‘그랬군.’
라온은 이제 이해가 된다고 말하며 다시 영전화의 특성을 바라보았다.
‘이건 꽤나. 아니, 엄청나게 큰 이득인데?’
자신의 영혼을 이용하여 타인을 성장시킬 수 있다니, 이 능력은 그 어떤 특성보다도 광풍전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게 분명했다.
‘기대되는데?’
라온이 광풍전 검사들을 바라보며 입매를 말아 올렸다.
“전주님!”
“잘하셨어요!”
“이길 거라고 믿었습니다!”
광풍전 검사들은 라온의 웃음에 손을 흔들며 환호를 질렀다.
“흐으읍!”
다만 라온의 속을 읽을 수 있는 도리안은 구역질하듯 입을 틀어막은 채 전신을 파들파들 떨었다.
“우린 죽었다….”
*
*
*
“허억!”
라온이 광풍전 검사들을 어떻게 성장시킬지를 생각하고 있을 때, 무아에 빠져 있던 브리아나가 깊은숨을 토하며 눈을 떴다.
‘생각보다 빨리 깨어났군.’
본인의 능력이 아니라, 자신의 영향을 받은 무아였기 대문인지 그녀가 심상의 세계에 빠져 있던 시간을 그리 길지 않았다.
“가, 각주님!”
“괜찮으십니까?”
브리아나를 호위하고 있던 무검각의 검사들이 그녀에게 달려갔다.
“그 어느 때보다도 최고의 상태야.”
브리아나는 몸도, 정신도 말끔해졌다며 수하들을 물린 후 자신에게 다가왔다.
“먼저 고맙다는 말부터 해야겠지.”
그녀는 깨달음을 주어서 감사하다며 정중하게 허리를 굽혔다. 영전화에 대해 아는 게 아니라, 자신과 대련하는 중에 무아에 들어갔기에 고맙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우연일 뿐입니다.”
라온이 고요해진 브리아나의 눈동자를 보며 손을 저었다.
“왜 갑자기 존댓말이야?”
브리아나가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대련이 다 끝났으니까요.”
라온은 목적한 바를 이뤘으니, 이제 건방진 척 연기를 할 필요가 없다며 어깨를 으쓱였다.
“처음 보았을 때부터 느꼈지만, 너는 참으로 특이해.”
브리아나가 자신을 보며 피식 웃었다.
“말투 같은 건 신경 쓰지 말고, 이제 말씀해 주시죠. 당신은 누구입니까?”
라온은 대련이 끝났으니, 이제 다 설명해달라고 말했다.
“나는 네가 악검후라고 부르는 여자의 언니야.”
브리아나가 손가락으로 본인의 가슴을 가리켰다.
“한 몸에 태어난 자매지.”
그녀는 하나의 육체에 두 사람의 영혼이 함께하고 있다며 웃었다.
“이중인격 같은 겁니까?”
“그렇게 생각해도 되지만, 실제로는 아니지. 정말 영혼이 다르니까.”
브리아나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 그렇겠군요.”
자신이 처음 느꼈던대로 인격이 바뀌는 게 아니라, 영혼이 바뀌는 게 맞는 것 같았다.
“나와 브리지트는 태어났을 때부터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수시로 육체의 주인이 바뀌었어. 저주를 받았다고 손가락질당하다가 부모에게도 버려졌지.”
브리아나는 부모에게 버림 받은 후 우연히 스승을 만나 무검각에 들어가게 되었다며 가느다란 웃음을 흘렸다.
“그런 말은 하지 말라고? 약속을 했으니, 다 말하는 게 맞아.”
그녀는 브리지트에게 가만히 있으라는 듯 손을 저었다.
“계속 바뀌었다는 게 무슨 뜻입니까?”
“지금처럼 우리의 의지에 따라 육체의 주인을 바꾸는 게 아니라, 시도 때도 없이 영혼이 바뀌었다고.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고통이 너무 심해서 정말 미치는 줄 알았어.”
브리아나는 강제로 영혼이 바뀌게 되면 그 충격이 너무 심해서 기절할 정도라며 탁한 숨을 내쉬었다.
“그때 우리 스승님이 불러준 사람이 아리엘이었어. 그녀가 주술을 걸어준 덕분에 지금처럼 살 수 있게 되었지.”
그녀는 희극제의 주술 덕분에 죽지 않을 수 있었다며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쓸어 올렸다.
이제야 악검후가 희극제를 따르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물론 당시의 아리엘이라면 천기를 읽고 우리가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살려준 것도 있겠지. 다만 그래도 도와준 것은 사실이니까.”
브리아나는 희극제의 성격을 모두 읽고 있는 듯 은은하게 웃었다.
“궁금한 게 하나 있습니다. 당신이 훨씬 더 강한데, 왜 브리지트 님이 몸을 차지하고 있던 거죠?”
라온은 웃고 있는 브리아나에게 궁금했던 점을 물었다.
“내가 안으로 들어가겠다고 했어.”
브리아나가 브리지트의 손을 잡듯 가슴에 손을 얹었다.
“언니가 동생을 챙기는 건 당연하잖아.”
그녀는 그리 어려운 선택이 아니었다며 웃었다.
“…그랬군요.”
라온은 그 선택에 후회하지 않는 듯한 브리아나를 보며 헛바람을 흘렸다.
‘그릇이 큰 사람이야.’
이미 육체의 맛을 보았기에 안으로 들어가기 싫었을 텐데, 동생을 위해서 웃으며 선택하고 후회하지 않는 모습을 보니 브리아나라는 사람의 그릇이 거대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사람은 앞으로 더 성장하겠군.’
브리지트의 육체와 오러라는 한계만 벗어날 수 있다면 정말 격이 다른 무력과 성장을 보여줄 것 같아서 기대되었다.
“뭐? 1분 일찍 태어났어도 언니는 언니야! 그리고 말을 밖으로 하든 안으로 하든 무슨 상관이야!”
브리아나는 속에 있는 브리지트와 다투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혹시 브리지트 님이 과묵했던 건….”
라온이 브리아나를 보며 눈매를 좁혔다.
“맞아. 나랑 안에서 수다를 떠느라, 말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거지.”
그녀는 실제 브리지트는 말이 꽤 많은 편이라며 웃었다.
“나도 하나 물어봐도 돼?”
브리아나가 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말씀하십시오.”
“너 심상의 세계에 네 의지로 들어갈 수 있지?”
그녀는 그걸 느꼈다는 듯 옅게 웃었다.
“제 마음대로까지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타이밍은 맞출 수 있습니다.”
라온은 심상의 세계에 들어가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럴 줄 알았어! 너에게서 나와 같은 호흡을 느꼈다고!”
브리아나는 자신과 싸우면서 비슷한 결을 느꼈다며 싱긋 웃었다.
“같은 호흡?”
“나는 육체와 연결을 끊고, 심상의 세계에 들어갈 수 있거든. 지금까지 그 안에서 혼자 수련을 해왔지.”
그녀는 그 고독한 공간에서 보법과 검술을 단련해 왔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랬군요.”
라온이 브리아나를 보며 마른침을 삼켰다.
‘그래서 그런 말도 안 되는 완성도의 초식과 보법을 펼칠 수 있었던 거야.’
브리아나는 브리지트가 외부 생활을 하는 동안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심상의 세계에서 검과 보법을 단련하여 자신에게 위협이 될 정도로 완성도 높은 검술과 보법을 만들어낸 것 같았다.
이제야 그녀에게 가졌던 의문들이 모두 풀렸다.
“너와 싸우는 거 정말 즐거웠어.”
브리아나는 다음에 또 대련을 하자며 주먹을 앞으로 내밀었다.
“얼마든지요.”
라온이 옅게 웃으며 손을 들어서 브리아나의 주먹을 맞댔다.
“나는 지그하르트와 함께 걸어가는 거 대환영이야.”
브리아나는 오황을 따르는 것을 찬성하겠다고 말하고서 눈을 내리감았다.
후우우욱.
다시 그녀가 눈을 떴을 때 그 안에는 본래의 주인인 브리지트의 영혼이 비치고 있었다.
“으음….”
악검후 브리지트가 자신을 보며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숨기고 있던 사실이 전부 드러났기에 부끄러워하는 것 같았다.
“일단 고맙다는 말부터 할게. 브리아나만이 아니라, 나도 그 영향을 받았으니까.”
그녀는 브리아나가 무아에 빠질 때 본인도 함께 들어갔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브리지트가 짧게 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언니와 뜻이 같아.”
그녀는 브리아나처럼 오황과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며 주먹을 앞으로 뻗었다.
“오늘 여러모로 실례가 많았습니다.”
라온은 무례를 범해서 미안하다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저도 잘 부탁드립니다.”
후회하지 않게 해주겠다고 말하고서 같지만, 다른 주먹을 향해 자신의 손을 뻗었다.
투욱.
*
*
*
라온은 브리지트와 함께 희극제의 연무장으로 돌아갔다.
“오셨군요.”
희극제는 그사이에 깨어난 듯 가슴에 손을 올린 채 정중한 자세로 허리를 굽혀왔다.
“기분이 좋아 보이시네요.”
라온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리는 희극제의 눈을 보며 연한 미소를 그렸다.
‘돌아왔군.’
희극제의 눈동자에서는 오늘 보지 못했던 이지적인 빛이 피어나고 있었다.
그녀의 존재 자체가 지그하르트에서 처음 보았을 때보다 더 선명하고 유려한 색으로 반짝이는 것처럼 보였다.
심마에서 벗어난 것은 물론이고, 영혼의 격이 크게 성장한 것 같았다.
“저를 가두고 있던 그 좁은 방에서 벗어났으니, 좋을 수밖에요.”
희극제는 어둑하고 좁은 방에서 꺼내주어 고맙다며 허리 앞으로 손을 모았다.
“브리지트. 당신도 무언가 변한 것 같네요.”
그녀는 라온의 뒤에 있는 악검후를 보며 부드럽게 웃었다.
“그래. 이 녀석에게 은혜를 입었어. 나도, 브리아나도.”
악검후는 갚기 힘든 빚이라며 짧게 입맛을 다셨다.
“그래서 오황과 함께 하기로 결정했지.”
그녀는 이미 선택이 끝났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그럼 먼저 계산부터 해야겠군요.”
“계산이라….”
라온이 자신의 앞으로 걸어오는 희극제를 보며 피식 웃었다.
‘바로 변하는 게 신기하군.’
아까까지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오황을 따르겠다고 하더니, 정신을 차리자마자 계산을 먼저 하자는 게 놀라웠다.
다만 그게 더 희극제다웠기에 받아들이기로 했다. 실제로 신주오령을 공짜로 받아들인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으니까.
“물론 신주오령을 그냥 쓰겠다는 건 아닙니다. 먼저….”
“그 뜻이 아닙니다.”
미리 생각해둔 바를 말하려고 할 때 희극제가 한 발 더 앞으로 나왔다.
“천천히 땅에 묻혀가던 제게 새로운 빛을 마련해주었으니, 저와 백경은 오마와의 전쟁이 끝날 때까지 지그하르트를 따르겠습니다.”
희극제는 이미 결심을 내렸다는 듯 본인의 정확한 의사를 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받아야 할 것은 전쟁이 끝난 후 논공행상을 따져서 받도록 하지요.”
그녀는 계약에 대한 돈이나, 약속들은 훗날 받겠다며 옅게 웃었다.
“그 말 진심입니까?”
라온이 희극제의 웃음을 보며 눈매를 찌푸렸다.
“전쟁이 끝난 후에 신주오령을 팽할 수도 있는데?”
“장미를 주는 사람의 손에는 장미 향이 남는다고 하죠. 당신 덕분에 깨달음을 얻었기 때문인지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은 알게 되었습니다.”
희극제는 무아지경에 빠질 때 자신의 영혼을 느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이라면 전쟁에서 제가 죽더라도 백경에 합당한 보상을 넘겨줄 거라고 확신합니다. 지금부터 신주오령은 지그하르트와 함께 하겠습니다.”
그녀는 자신을 믿고 있다는 듯 오황이 아닌, 지그하르트의 이름을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잘 부탁드립니다. 검제 라온 지그하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