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incarnated Assassin is a Genius Swordsman RAW - chapter (382)
제382화
“라온 지그하르트…….”
라온은 이를 가는 트레빈 지그하르트를 보며 눈매를 좁혔다. 화가 단단히 났는지 그의 피부가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이 난장판이 네놈과 리메르의 계획이었나?”
예상대로 트레빈은 리메르가 기권한 게 계획의 일환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의 눈동자가 심리전에 당했다는 치욕으로 번들거렸다.
‘더 열받게 해볼까.’
지금도 나쁘지는 않지만, 그와 철전대의 정신을 조금 더 무너뜨리고 싶었다.
“계획?”
라온이 무슨 말을 하냐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리메르를 기권시킨 거 말이다!”
“난 그런 계획을 짠 적 없는데?”
“무, 무슨 소리냐! 그럼 왜 리메르가 기권을 한 건데!”
“기권하고 싶었나 보지.”
“뭐?”
“우리 단주님은 원래 제멋대로야. 단세포거든.”
라온이 무게 중심을 낮추며 만화공을 일으켰다. 제천검의 칼날에서 피어난 붉은 광채가 트레빈의 전신을 짓눌렀다.
“이, 이해가 가질 않는다! 이런 중요한 경기에서 왜 그런 짓을….”
“그 도박쟁이 엘프가 무슨 생각하는지는 나도 몰라.”
사실 리메르가 왜 부단주 하나를 잡고 기권했는지 알고 있고, 그를 조질 방법도 생각해놨지만, 굳이 말을 해줄 필요는 없었다.
“허…….”
트레빈은 라온이 일으킨 맹렬한 불꽃에 밀려나며 턱을 달달 떨었다.
‘그, 그러면 그 말이 다 진짜였다고?’
아까 리메르가 당장 달려가서 광풍단을 치라고 말했던 것들은 거짓말이 아니라, 진심이었다는 뜻이다.
‘빌어먹을….’
그 미친 엘프 하나 때문에 이 정도로 상황이 꼬였다는 게 어이가 없었다.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른다. 당장 탈락자 대기실에 쳐들어가 리메르의 면상에 주먹을 꽂고 싶었다.
라온은 달군 냄비처럼 뻘겋게 달아오르는 트레빈의 안색을 보며 옅은 미소를 그렸다.
“그 인간이 괜히 광견단의 단주를 하는 게 아니야. 우리 중에서도 독보적으로 미쳤지.”
그 말을 마치자마자, 뒤에서 강대한 기운이 쇄도해왔다.
“몇 번을 말하냐! 광견이 아니라 광풍이라고!”
버렌이 인상을 찌푸린 채 전장을 파고들었다. 거친 삭풍이 철전대 1번 부대주 카망으로 향하는 길을 열었다.
“미친 라온.”
루난은 냉기의 물결을 펼쳐 카망을 보호하려는 철전대 검사들의 움직임을 막았다.
“우리 중에서 제일 정신 나간 건 너잖아!”
마르타는 타이탄의 오러를 일으키며 버렌과 루난이 열어놓은 길을 내달렸다.
쿠구구구구!
세 조장의 뒤를 이어 사나운 광기를 드높인 광풍단이 철전대에게 돌진했다.
콰아아아앙!
광풍단과 철전대는 둘 다 진법을 유지하지 않은 채 말 그대로 힘과 힘으로 부딪쳤다.
캬아아아아앙!
서로가 서로에게 강렬한 기운을 터트리며 전장 이곳저곳에서 충격파가 연달아 터져 나왔다.
“이놈들이!”
철전대 부대주 카망이 인상을 구기며 광풍단을 밀어내려고 할 때 마르타가 그에게 달려들어 검을 내리쳤다.
“네 상대는 나야!”
마르타는 기습으로 얻은 우위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 막강한 검격을 쏟아냈다.
버렌과 루난은 그녀를 보조하기 위해서 카망의 뒤를 따라붙었다.
“고, 공격! 공격하세요!”
라온은 조장들 대신에 광풍단을 지휘하는 도리안의 가냘픈 목소리를 들으며 검을 쥔 손에 힘을 더했다.
“개싸움을 시작해보자고.”
* * *
리메르는 털모자를 써서 귀와 머리를 숨겼다. 평범한 검사처럼 변장한 뒤 탈락자가 머무는 대기실을 나가서 구경꾼들이 모여든 언덕으로 올라갔다.
“이, 이게 이렇게 진행된다고?”
“아주 개판이네.”
“그러니까 광풍단이 아니라, 광견단이라고 불리지.”
“정말 광견단은 한 치 앞을 볼 수가 없다니까.”
“리메르가 판을 아주 재밌게 만들어놨어.”
관객들은 말 그대로 난장판이 된 전장을 보며 웃음을 터트렸다.
대부분은 지루한 전략싸움보다 마구잡이로 물어뜯는 개싸움을 좋아하기에 구경꾼들의 얼굴이 흥분으로 물들어 있었다.
“우와아아아아!”
“라온! 믿는다!”
“트레빈! 멘탈 잡아!”
“철전대 밀리면 안 돼!”
“광견단! 철전대를 뜯어먹으라고!”
관객들은 이제 당연하다는 듯 광풍단을 광견단이라고 부르며 응원했다.
“흐흐흥.”
리메르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관객들을 지나, 언덕 구석으로 향했다.
“제, 제발….”
“이거 망하면 정말 방값도 못 내!”
“라온 저 망할 자식은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한 건데!”
“빌어먹을 트레인! 왜 가만히 있던 거야! 기회를 잡았어야지!”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즐거워하는 관객들과 다르게 불안에 떠는 눈으로 손에 쥔 도박권을 꽉 움켜쥐었다.
‘언제 봐도 도박꾼들은 재밌다니까.’
리메르는 도박꾼들을 지나, 언덕 끝에 세워진 칠판을 보았다.
‘배당이 7배!’
칠판에는 광풍단이 승리할 시 배팅한 돈의 7배를 받는다고 적혀 있었다.
“어! 형씨! 어디 갔다 왔어!”
도박판을 관리하는 노인이 빠진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이대로라면 제대로 먹겠는데? 자그마치 7배야! 7배!”
그는 리메르가 망친 상황을 라온이 뒤집었다면서 히죽거렸다.
“나도 보고 있소.”
리메르가 웃음이 나오려는 입매를 내리 누리며 주먹을 꽉 말아쥐었다.
‘기권한 보람이 있다니까.’
오늘 기권을 한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광풍단에게 손쉬운 승리가 아니라, 힘겨운 싸움을 치르게 해서 조금 더 성장할 발판을 마련해주기 위해서였고, 두 번째는 이 도박 때문이었다.
‘단체전은 도박판이 바로 닫히지 않으니까.’
단체전을 할 때 진행되는 도박판은 다른 시합과 달리 시작 전에 닫히지 않고, 양쪽의 전략을 어느 정도 보여줄 때까지 배팅을 열어둔다.
이번에도 그런 도박판이었기에 배팅이 다 끝나기 전에 움직여서 부대주 하나를 잡고 기권을 한 것이다.
‘시작 전에 2배였던 배당이 7배가 되다니 완벽한 성공이야.’
리메르가 칠판에 적힌 숫자를 다시 한번 확인하며 히죽 웃었다.
‘이게 바로 일석이조지.’
광풍단이 더 강하게 성장할 수 있게 돕고, 자신은 돈을 벌고. 꿩 먹고 알을 먹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광풍단 믿는다!”
“철전대! 대의 힘을 보여줘!”
“트레빈! 어린놈한테 지지 마!”
도박판 앞에 있는 관객들은 목이 뻘게지도록 철전대를 응원하며 주먹을 흔들었다.
리메르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도박판을 빠져나가다가 슬쩍 고개를 들었다. 반대편에 언덕 위에서 오싹할 정도의 살기가 느껴졌다.
‘조, 조금 위험한가….’
저 위에서 보고 있을 글렌이 조금. 아니, 굉장히 위험하기는 하지만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다.
‘뭐, 죽이기야 하겠… 저, 정말 죽이지는 않겠지?’
지금 글렌의 기세대로라면 정말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도박권을 고무로 만든 주머니에 넣었다.
‘또 당할 수는 없지.’
오웬 왕국에서 도박권이 타버렸던 그 끔찍한 경험을 반복할 수는 없다. 글렌의 벼락을 대비한 뒤 언덕의 끝에 섰다.
‘내 재신이자, 빛과 소금이자, 찬란한 등불 라온.’
트레빈과 검을 맞대고 있는 라온을 보며 두 손을 모았다.
‘오늘도 부탁한다!’
* * *
철전대 1번 부대주 카망이 마르타를 보며 이를 바득 갈았다.
“감히….”
“삼류 악당이 쓸법한 대사네.”
마르타가 코웃음을 치며 전중검을 내리쳤다. 강맹한 힘이 깃든 검격이 카망의 정수리 위로 떨어져 내렸다.
캬아아앙!
카망은 벌레를 쫓듯이 검을 휘저어 마르타의 검격을 가볍게 쳐냈다.
“주제도 모르고 어딜!”
“이번에는 뒷골목 건달이 할 법한 대사고.”
“닥쳐!”
그는 눈을 부라리며 마르타에게 돌진했다. 빛살처럼 쏘아진 검극이 마르타의 가슴을 노렸다.
“흥!”
마르타는 물러서지 않았다. 타이탄의 오러를 전력으로 일으키며 오히려 앞으로 뛰어들었다.
콰아아앙!
오러와 오러가 맞부딪치며 시퍼런 불똥이 허공을 가득 채웠다.
“마스터 맞아? 너무 허접한데?”
마르타는 검을 맞대고 있는 카망을 보며 입매를 말아 올렸다.
“후우….”
카망이 옅은 숨을 뱉으며 성난 눈빛을 드러냈다.
“대충 끝내고 대주님을 도우려고 했지만, 어쩔 수 없군.”
그의 기세가 화산처럼 폭발하며 손에 쥔 검에서 유형화된 오러가 뿜어져 나왔다. 마스터의 상징, 강기였다.
찌지지지직!
카망이 단호하게 내리그은 검세에 마르타의 검기가 두부처럼 갈라졌다.
“크윽!”
마르타가 몸을 빼기도 전에 짓쳐 든 카망의 강검이 그녀의 허리를 베려고 할 때 우측에서 녹색 검기가 끼어들었다.
치이이이잉!
버렌이 카망의 강기를 막으며 신음을 흘렸다.
“크윽! 말했잖아! 너 혼자서는 무리라고!”
“젠장….”
마르타는 위험한 상황에서 구해준 버렌에게 고맙다고 할 여유도 없이 뒤로 밀려났다.
“네놈이 더해져도 무리다!”
카망이 코웃음을 치며 버렌에게도 강기를 쏘아냈다.
치이이잉!
검극이 허옇게 변할 정도로 빠르면서도 날카로운 검격이 버렌의 검기마저 녹여버렸다.
“이걸로 끝이다!”
카망이 수평으로 검을 그어 마르타와 버렌을 동시에 치려고 할 때 뒤편에서 서늘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루난의 냉기였다.
“으음!”
카망은 버렌과 마르타를 끝내지 못한 채 뒤를 돌아 루난이 쏟아낸 냉기를 쳐냈다.
치이이익!
그의 손에 미처 막지 못한 냉기가 차올랐다.
“너는 왜 왔어!”
마르타가 루난을 보며 어금니를 지그시 씹었다.
“마르타가 약해서.”
루나는 맹한 눈으로 마르타에게 고개를 꾸벅였다.
“누가 약하다는 거야!”
“마르타.”
그녀는 뭘 묻냐는 듯 손가락까지 들어서 마르타를 가리켰다.
“날 무시하지 마라!”
카망은 손에 내려앉은 서리를 녹여버린 뒤 루난에게 돌진했다.
후우우웅!
루난이 서리를 운용하여 카망의 움직임을 느리게 만들려고 했지만, 그는 마스터답게 오러를 방출해 냉기를 밀어내며 벼락처럼 검을 내리쳤다.
“음.”
루난이 냉기의 검으로 반원을 그려 카망의 검격을 막았다. 하지만 압도적인 화력에 밀려 검기가 종잇장처럼 찢겨 나갔다.
치이잉!
그녀의 어깨에 카망의 검이 박히려는 찰나 다시 한번 버렌이 달려와 카망의 검강을 막아냈다.
찌지직!
그의 검기도 얼마 버티지 못하고 갈라지려는 순간 이번에는 마르타가 카망의 좌측으로 파고들어 검을 내리쳤다.
뻐어어억!
카망은 왼쪽에서 접근하는 묵직한 검격을 무시하지 못하고 루난을 치려던 검로를 바꿔 마르타의 검을 막아냈다.
“날파리 같은 것들이……!”
그는 검을 쥔 손을 떨며 버렌과 마르타, 루난을 노려보았다.
“이렇게 큰 날파리가 어디 있냐!”
마르타가 벽을 밟으며 달려들어 검격을 연달아 뻗어냈다.
타이탄의 오러로 이루어진 검기 뭉치가 카망의 공간을 뒤덮었다.
“우리는 파리가 아니라, 미친개야.”
루난이 좌측으로 따라붙어 마르타의 검격을 보조했다.
콰아아앙!
두 사람은 익스퍼트 최상급에 이른 덕분에 잠시나마 마스터의 강기를 버텨낼 수 있었다.
“광견이 아니라, 광풍이라니까!”
버렌은 둘이 버텨주는 짧은 시간을 놓치지 않고 카망의 뒤에서 삭풍검을 펼쳐냈다.
치이이이잉!
은빛 칼날을 휘감은 북풍이 카망의 오른팔을 노렸다.
“크으윽!”
카망은 이번에도 마르타를 끝내지 못한 채 이를 갈면서 물러섰다.
“이 추잡한 놈들이….”
“이게 정말 되네.”
버렌이 당황한 듯 입술을 떠는 카망을 보며 옅게 웃었다.
‘정말 마스터를 상대할 수 있어.’
익스퍼트 최상급이라고 해도 강기를 운용하는 마스터를 홀로 상대하는 건 무리다.
하지만 둘이면 조금 더 버틸 수 있고, 셋이면 틈을 노리고 반격까지 할 수 있었다. 이대로 싸운다면 충분히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왜 너희가 공격인데!”
마르타가 발을 굴렀다. 그녀의 눈이 시뻘겋게 타오르며 칼날 위로 검기를 넘어서는 강대한 기운이 치솟았다.
광폭화. 육황 결투 대련에서 그녀를 우승으로 이끌었단 기예가 다시 한번 불을 뿜었다.
콰아아아!
마르타가 흉악한 기운을 폭발시키며 카망을 향해 돌진했다. 마스터도 쉽게 받아내기 힘들 정도의 검격이 사선으로 내리꽂혔다.
“쯧.”
카망은 짧게 혀를 차며 뒤로 물러섰다. 마르타를 처리하는 건 문제가 아니지만, 버렌과 루난이 따라붙는다면 위험할 수도 있다.
“음?”
광기를 드높인 마르타를 피하면서 버렌과 루난을 살피는데, 그 둘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설마?’
눈매를 좁히며 마르타를 보았다. 광폭화를 일으킨 그녀의 기운이 주변으로 퍼져나가서 버렌과 루난도 가까이 가질 못하는 것 같았다.
‘기회다!’
카망이 뒷걸음질 치던 발목에 힘을 주며 앞으로 돌진했다. 강기를 최대한 일으키며 검을 내질렀다.
치이이이잉!
송곳처럼 예리한 강기가 마르타의 어깨를 뚫어버리려는 찰나 그녀의 눈동자가 호수처럼 맑은 빛으로 가라앉았다.
콰아아아아앙!
마르타가 마구잡이로 뻗어내던 기운이 그녀의 검신에 응집되며 강기와 맞부딪쳤다.
“이, 이놈……”
단숨에 베어버리려고 했지만, 마르타가 방어에 집중하여 검이 제대로 빠지질 않았다.
“크흑! 마음에는 안 들지만, 오늘은 내가 샌드백이야!”
그녀가 입에서 피를 토하기 무섭게 카망의 뒤편으로 루난과 버렌이 쇄도했다.
콰아아아아아!
버렌의 검에서 퍼진 삭풍이 루난의 검에서 피어난 서리를 휘감아 카망의 등을 후려쳤다.
“크아아아악!”
카망은 마스터답게 등에 오러를 휘감아 방어했지만, 버렌과 루난의 검격에 큰 충격을 입은 듯 입에서 핏물을 뿜어냈다. 심각한 내상을 입은 것 같았다.
“합공을 하다니 추잡한!”
그는 짜증이 가득 돋아난 듯 오러를 전력으로 끌어올리며 세 사람을 향해 검격을 쏟아냈다. 화살 비처럼 내리꽂히는 검격이 허공을 뒤덮었다.
콰아아아아!
루난이 먼저 앞으로 나선다. 그녀의 애검 설화의 궤도를 따라 피어난 얼음의 꽃잎이 강기의 흐름과 위력을 가라앉혔다.
치이이이잉!
그 뒤를 이어 나온 버렌의 검에서 차디찬 바람이 휘몰아친다. 예리하기 그지없는 삭풍의 칼날이 느려진 강기를 사포처럼 깎아버렸다.
“으아아아아아!”
마르타가 버렌과 루난 사이로 파고들어 타이탄의 오러를 폭발시켰다. 황색 빛으로 번쩍이는 검극이 말라붙은 강기를 뚫고 카망에게 박혔다.
“커어어억!”
카망은 광풍단 세 조장의 합격술을 이겨내지 못하고 두 번째 피를 토하며 바닥에 꼬꾸라졌다.
“흐으으윽….”
“어, 어깨가 아프군.”
“마스터 별거 아냐.”
마르타, 버렌, 루난이 비틀거리면서 카망에게 다가가 검을 들어 올렸다.
“자, 잠깐!”
“미친개가 사람 말 듣는 거 봤냐? 뒈져!”
세 사람은 오러를 일으킬 힘이 없었기에 오직 힘만으로 카망의 뒤통수를 후려쳤다.
뻐어어어억!
호박이 깨지는 듯한 굉음과 함께 카망의 머리가 땅에 처박혔다. 그는 눈을 까뒤집은 채 정신을 잃었다.
“하아악, 괜히 마스터가 아니네….”
마르타는 그대로 주저앉아서 전장을 살폈다. 개싸움은 광풍단의 특기. 전장 전체가 광풍단의 우위로 흘러가고 있었다.
“아니, 그쪽 가면 안 되고요! 우측으로 가요! 아 말 좀 들어요!”
특히 조장 다음으로 강한 도리안의 의외로 제대로 된 지휘를 하고 있어서 희생도 적었다.
마르타는 전장의 중심에서 싸우는 라온과 트레빈을 보며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이제 너만 남았어.’
* * *
[철전대 부대주 카망 전투 불가!] [철전대 제이콥 전투 불가!] [철전대 조지 전투 불가!] [철전대 제임스 전투 불가!] [광풍단 크레인 전투 불가!] [철전대 올리버 전투 불가!]
라온은 심판 해리슨의 목소리를 들으며 흥이 차오른 미소를 흘렸다.
‘다들 제대로 해냈군.’
부대주 카망을 시작으로 철전대 검사들이 우수수 쓰러져 나갔다. 중간에 이상한 놈이 하나 끼어있었지만, 그리 신경 쓸 건 못됐다.
“이, 이게 어떻게…….”
트레빈은 계속해서 들려오는 철전대 검사들의 탈락 소식을 들으며 마른침을 삼켰다.
“미친개는 한번 물면 안 놓거든. 안 물리는 게 상책이야.”
라온이 힘으로 트레빌을 밀어버린 뒤 만화공 화령을 일으켰다.
화아아아아!
전장을 가득 채운 열화의 폭풍 속에서 제천검을 세웠다. 그의 눈동자가 불꽃보다도 더욱 뜨거운 빛을 토했다.
“끝을 보자. 철전대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