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incarnated Assassin is a Genius Swordsman RAW - Chapter 685
제685화
철퍽!
오그람의 주먹에 터져나간 백혈교주의 머리가 새하얀 피가 되어 가라앉았다. 그녀의 육체 역시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녹아내렸다.
“성질이 급하네.”
백혈교주는 스무 걸음 떨어진 피 웅덩이 속에서 본래의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의 발끝이 닿은 시뻘건 핏물이 새하얀 빛으로 일렁였다.
성녀라 불려도 이상하지 않을 보습이지만, 백혈교주의 검은 눈동자를 채우는 건 음습함과 농염함 그리고 피 냄새뿐이었다.
“혈분신.”
오그람은 하얀 피가 묻은 손을 털어내며 미간을 구겼다.
‘전에 보았을 때는 어설펐는데, 완성한 건가.’
혈분신은 뱀이 허물을 벗듯 핏물만 남기고 몸을 빼내는 무학이다.
이전에는 조악한 수준이라 내부에 충격을 줄 수 있었는데, 지금의 백혈교주는 권격의 범위를 완벽하게 빠져나갔다.
백혈교주는 이전의 경지를 회복한 것을 넘어서 더 성장한 것 같았다.
다만 자신 또한 그녀 이상으로 강해졌기에 두려워할 필요는 없었다.
“좀 달라진 걸 느꼈어?”
백혈교주의 붉은 입술이 가늘게 말려 올라갔다.
“이제 널 보고 도망칠 필요 없다는 뜻이지.”
그녀가 우측으로 손을 뻗자,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뻘건 장포를 뒤집어쓴 괴인이 장갑 하나를 내밀었다. 놈에게서 사도 이상의 무력이 느껴졌다.
“이거 알지?”
백혈교주가 괴인에게 받은 장갑을 착용하며 턱을 까딱였다.
“네 친구가 소중히 간직하고 있던 물건이니까.”
그녀는 오그람을 놀리듯이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백응투.”
오그람이 하얀 매가 그려진 장갑을 보며 피나도록 입술을 씹었다.
저 하얀 장갑은 소유자의 기운을 증폭시키고, 맨손으로 강기를 잡을 수 있게 해주는 전설급 아티팩트다.
그리고 내 친우이자, 칼 왕국의 국왕 벨론이 가지고 있던 보물이었다.
‘벨론….’
벨론은 저 백응투를 내게 주겠다고 말했었고, 나는 약한 놈이 장비라도 좋아야 하지 않겠냐며 거절했었다.
친구와의 추억이 담긴 물건이 저 악녀의 손에 들어간 모습을 보니 속이 익어버릴 듯이 끓어올랐다.
“백응투는 분명 특별한 물건이다. 허나….”
오그람이 시선을 들었다. 백혈교주의 검은 눈동자를 노려보며 주먹을 말아쥐었다.
“그게 네 목숨을 구해주지는 못해!”
포효를 내지르며 백혈교주의 우측으로 파고들었다.
치이이이잉!
땅을 흐르던 새하얀 핏물이 날카로운 가시가 되어 치솟았다. 발만이 아니라, 몸 전체를 꿰뚫을 정도로 거대한 가시였다.
쿠우우웅!
오그람은 오러를 씌운 발로 가시 자체를 부수며 나아갔다.
‘흥분을 가라앉혀.’
분노한 듯 눈동자를 번뜩이면서도 끓어오르는 가슴을 내리눌렀다.
초월자들의 싸움에서 중요한 건 무력보다도 그 당시의 몸 상태와 정신적 안정이다.
흥분해서 달려들었다가는 이쪽이 큰 피해를 입을 것이다.
“흥.”
백혈교주의 흑안이 따라붙는다. 보고 따라가는 게 아니라, 예측이다. 그녀가 바로 투명한 혈기의 막을 세웠다.
“소용없다!”
오그람은 핏줄기가 흘러내리는 혈기의 막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투우우웅!
그의 굳건한 주먹 앞에 황색 빛무리가 돋아나며 혈기의 막을 부수고, 백혈교주의 몸을 밀어냈다.
원거리에서 적을 격살하는 백장충권이었다.
“여전히 힘 하나는 더럽게 세네.”
백혈교주가 거칠게 튕겨 나간 채 눈매를 찌푸렸다.
“육황오마 중 최강의 신체다워.”
그녀는 육체 내부에 충격을 입은 듯 손목을 바르르 떨었다.
“착각하지 마라.”
오그람이 눈매를 가늘게 좁히며 튕겨 나간 백혈교주의 뒤를 따라붙었다.
“최강의 신체가 아니라, 그냥 최강이다.”
“머리까지 돌이 된 모양이군.”
백혈교주가 코웃음을 치며 손을 펼쳤다. 그녀의 손아귀에서 목련을 닮은 새하얀 광망이 피어나 오그람의 앞을 막아섰다.
퍼어어어어엉!
오그람은 쇄도해오는 백혈교주의 혈기를 향해 더 빠르게 나아가 주먹을 꽂아 넣었다.
무형의 권격이 혈기의 파동을 사정없이 으깨버렸다.
다만 혈기가 너무 많았기에 살갗이 파여나가는 상처를 피할 수는 없었다.
‘최대한 빠르게 끝을 낸다.’
지금 이 마을 내부에는 사도와 비슷한 수준을 지닌 괴인이 있었다. 부족민을 구하려면 백혈교주를 빠르게 처리해야 했다.
오그람은 상처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았다. 머뭇거림 없이 돌진해 백혈교주의 혈기를 향해 허리 뒤로 젖혀두었던 주먹을 뻗어냈다.
콰아아아아앙!
백혈교주가 두 손으로 펼친 혈기의 막이 바스러지며 그녀의 어깨가 구긴 종이처럼 뭉개졌다.
“끝이다.”
오그람이 한층 더 가속했다. 그의 권격이 소리보다도 빠르게 백혈교주를 추적했다.
“누구 마음대로.”
백혈교주가 차게 웃으며 손등을 세웠다. 그녀의 손가락 끝에서 백색 줄기가 연달아 피어났다.
현실이라는 도화지에 하얀 물감을 통째로 떨어뜨린 듯한 모습이었다.
퍼어어어엉!
오그람이 혈기 앞에서 막힌 주먹을 보며 눈썹을 내렸다. 혈기가 너무 두꺼워서 격해무의 충격이 백혈교주에게 닿지를 못한 것 같았다.
“알고 있지?”
백혈교주가 투명한 혈기의 벽 뒤에서 웃었다.
“네가 최강의 육체이듯 내 혈기 역시 육황오마 중 제일이라는 걸.”
그녀가 손짓을 하자, 거대한 혈기의 파동이 오그람을 향해 밀려들었다.
쿠웅!
오그람이 제자리에 멈춰 선 채 두 주먹을 들었다.
‘피해서는 안 돼.’
백혈교주의 혈기는 거의 무한한 수준이다. 물러섰다가는 다시 거리를 좁히기 힘들기에 여기서 버텨야 했다.
주먹을 말아쥐면서 투지를 세웠다. 쇄도해오는 혈기를 향해 폭련권의 절기를 펼쳤다.
콰아아아아아아!
혈기와 권격이 정면에서 격돌하며 대지가 찢겨나가고, 하늘이 울부짖었다.
오그람은 끝없이 채워지는 백색 혈기를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혈기 하나는 정말이지….’
백혈교주는 수없이 많은 사람의 기운을 흡혈하며 누구보다도 많은 기운을 지니고 있다.
혈기의 양만큼은 글렌 지그하르트나, 데루스 로베르트도 따라가지 못할 것이다.
“만령혈사.”
백혈교주가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 두 손을 펼쳤다. 대지가 바다가 된 듯 그녀의 등 뒤에서 거대한 파도가 솟구쳤다.
“백혈에 파묻힌 채 죽어라.”
새하얀 피의 파도가 오그람의 머리 위로 쏟아져 내렸다.
‘지금.’
그 순간 오그람의 눈동자 위로 황색의 벼락이 번뜩였다. 그는 연달아 뻗어내던 권격을 멈추고, 오른손에 오러를 집중했다.
우우우우웅!
오그람은 하늘과 땅을 뒤덮은 백색 파도를 향해 가볍게 말아쥔 주먹을 내질렀다. 갈색 오러가 천천히 가라앉으며 무색의 광휘를 일으켰다.
콰아아아아아아앙!
무시무시한 충격파와 함께 백색의 파도가 갈기갈기 찢겨 나갔다.
“으음….”
오그람이 낮은 신음을 흘렸다. 그의 어깨와 가슴에 혈기가 스친 상처가 벌어지며 시뻘건 핏물을 토해냈다.
“무식해.”
백혈교주의 입꼬리가 길게 올라가며 비웃음을 그렸다.
“그렇게 단순하게 싸워서는… 커헉!”
그녀는 말을 하다 말고, 입에서 새하얀 핏물을 토해냈다.
“이, 이게 무슨!”
백혈교주는 본인이 피를 토한 이유를 모르겠다는 듯 눈을 부릅떴다.
‘아무리 격해무라고 해도 어떻게 혈기를 뚫고….’
오그람의 격해무가 무엇인지는 알고 있다. 오러를 뚫고, 상대의 육체 내부에 충격을 일으키는 야왕의 특기.
그 격해무를 피하기 위해서 혈기의 막을 두껍게 유지했고 육체 내부에도 혈기를 가득 채웠는데, 내상을 입었다는 게 믿기질 않았다.
‘아니, 잠깐….’
지금 이게 내상이 맞는 건가?
내상이라고 하기에는 장기와 육체에 통증이 없다.
오히려 충격을 받은 건 정신이었다. 당장 쓰러지고 싶을 정도로 머리와 상단전이 아려왔다.
“설마… 영혼?”
백혈교주가 오그람을 보며 턱을 바르르 떨었다.
“맞다.”
오그람이 고개를 끄덕이며 주먹을 털어냈다.
“격해무의 극의에 달한다면 오러를 뚫는 정도가 아니라, 그 영혼에도 충격을 줄 수 있지.”
그의 눈동자가 서슬 퍼런 빛을 발했다.
“네년처럼 육체를 갈아타는 악귀에게는 최악의 상성이다.”
오그람은 이 기회에 끝을 내겠다는 듯 단숨에 백혈교주의 공간으로 뛰어들어 격해무를 운용했다.
“크으윽….”
백혈교주가 빠르게 뒤로 물러섰지만, 오그람의 움직임이 더 쾌속했다.
퍼어어어억!
오그람의 권격이 백혈교주의 허리에 꽂혔다.
“크헉…!”
백혈교주가 혈기의 방패를 운용하며 몸을 내뺐지만, 격해무의 충격에 다시 짙은 핏물을 토했다. 그녀의 안색이 창백하게 질려갔다.
“끝이다.”
오그람이 눈동자에 살의를 담은 채 주먹을 고쳐 쥐었다.
“개소리하지 마!”
백혈교주가 피를 토하며 두 손을 모으자, 그녀의 뒤편으로 백색의 여신이 강림한다.
오십 개의 팔과 세 개의 눈, 설원 같은 피부를 지닌 여신이 눈을 떴다. 세 개의 안구에서 시뻘건 핏물이 흘러내렸다.
“마라혈식관음인가.”
오그람은 백혈교주의 뒤에 선 괴이를 보고도 당황하지 않았다.
“격해무가 뚫을 수 없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
“닥쳐!”
백혈교주가 다시 두 손을 모으자, 마라혈식관음의 손 위로 새하얀 연꽃이 피어난다.
무시무시한 혈기가 타오르며 대지에 거대한 균열을 일으켰다.
쿠웅!
오그람은 시야 전체를 가리는 혈기의 파동을 향해 돌진했다.
‘보인다.’
마라혈식관음의 움직임이 손에 잡힐 듯 들어온다. 백혈교주는 격해무에 당황한 듯 마라혈식관음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쿠구구구구구!
마라혈식관음이 뻗어내는 장법을 종이 한 장 차이로 피하며 왼쪽 주먹에 오러와 투지를 집중시켰다.
‘단숨에 끝을 낸다.’
백혈교주는 타인의 몸을 강탈하는 능력이 있다. 지금 여기서 그녀의 혼을 말살해야 했다.
쿠우우웅!
마지막으로 쏟아진 백혈장을 손등으로 쳐내고, 혈기의 막을 뚫어냈다.
“크윽….”
백혈교주는 마라혈식관음이 이렇게 쉽게 열릴 줄 몰랐다는 듯 입술을 바르르 떨었다.
‘완벽해.’
백혈교주가 도망칠 방향을 모두 막았다. 이제 이 주먹만 내지르면 저 흡혈귀를 죽일 수 있었다.
후우우우웅!
오그람이 이를 바득 씹으며 주먹을 내지를 때였다. 등 뒤에서 죽음의 기운이 번뜩였다.
촤아아아아악!
오러를 집중시켰던 왼팔이 거꾸로 들린 채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
투욱!
왼팔이 끈 떨어진 인형처럼 땅에 떨어지고, 백혈교주가 미소를 지으며 혈기의 장을 일으켰다.
퍼어어어억!
방비할 새도 없이 혈기의 장에 얻어맞고 뒤로 튕겨 나갔다.
“커허억….”
오그람이 검게 물든 피를 토하며 턱을 떨었다. 그의 왼쪽 어깨 위로는 붉은 핏물이 분수처럼 뿜어져 나왔다.
“무슨….”
아직도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반응이 둔하군. 야왕이 이 정도였다면 조금 더 빨리 움직일 걸 그랬어.”
주변을 휘감은 어둠 속에서 한 남자가 일어선다. 큰 키에 여유로우면서도 경박한 기질이 느껴졌다.
다만 가장 눈을 끄는 건 얼굴이다. 그는 별빛이 스치는 푸른 드래곤의 투구를 쓰고 있었다.
“네, 네놈은 누구냐.”
오그람이 어깨를 잡으며 입술을 씹었다. 바로 앞에 있음에도 기척이 제대로 느껴지지 않았다.
아무리 백혈교주에게 집중하고 있었다고 해도 팔이 잘릴 때까지 느끼지 못하다니, 이런 놈은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
“곧 죽을 사람에게 자기소개를 할 필요는 없지.”
드래곤 투구의 남자는 조롱하듯 경박한 웃음을 흘렸다.
“아직 이름이 없기도 하지만.”
“…….”
오그람이 드래곤 투구 속 눈동자를 마주하며 입술을 씹었다.
‘천마는 아니야.’
천마 역시 드래곤의 투구를 착용하고 있지만, 그 색이 다르다. 저놈은 천마가 아니라, 아예 새로운 놈이었다.
‘에덴도 아니고.’
말하는 것만 들어봐도 에덴과는 거리가 멀었다.
저런 놈이 에덴에 있었다면 지금처럼 두 갈래가 아니라, 세 갈래 조직으로 나뉘었을 것이다.
“그래서 날 죽이고 이름과 명성을 얻겠다는 거냐?”
“아니.”
드래곤 투구의 남자는 그런 것 따위는 관심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내가 이름을 얻는 건 더 큰 거물을 잡았을 때야.”
그는 너 따위가 아니라고 말하며 웃었다.
“네놈….”
“내가 왜 당신을 노렸는지 알아?”
“그게 무슨 소리지?”
오그람이 되물었다. 시간을 벌어서 어깨에 박힌 기운을 밀어내려고 했지만, 놈의 오러가 그림자처럼 끈적하게 달라붙어서 지우기가 쉽지 않았다. 꼭 죽음의 기운을 담고 있는 것 같았다.
“스란 부족, 칼 왕국.”
드래곤 투구의 남자가 손가락을 하나씩 들어 올렸다.
“두 곳이 위기에 처했을 때 너는 혼자서 움직이더군. 개인 무력에 대한 압도적인 자신감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지. 그래서 처음으로 당신을 노렸어.”
그의 눈동자가 요요롭게 번들거렸다.
“성난 멧돼지를 잡는 건 토끼 사냥보다 쉬우니까.”
“그 무력으로 기습이나 하다니, 부끄럽지도 않은 거냐!”
오그람이 드래곤 투구와 백혈교주를 차례로 노려보며 이를 갈았다.
“…….”
백혈교주는 민망함을 느낀 듯 살짝 눈동자를 돌렸다. 다만 드래곤 투구를 쓴 놈은 달랐다.
“부끄럽다는 게 뭐지?”
드래곤 투구의 남자가 키득이며 웃었다.
“으음….”
오그람은 투구 속에서 피어나는 조롱 섞인 웃음 소리를 들으며 소름이 돋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이놈은 뭐야….’
초월자들은 그 경지에 올랐다는 자부심과 자존심이 누구보다도 높다.
누군가 전투에 끼어들면 오히려 부끄러워해야 하건만, 저놈은 백혈교주보다 더 강한 무력을 지니고 있음에도 자부심 같은 게 느껴지지 않았다.
단순히 허세를 부리는 게 아니라, 정말 이 상황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 같았다.
저런 인간이 어떻게 저 경지에 올라선 건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시간은 충분히 주었지?”
드래곤 투구의 남자가 가볍게 고개를 까딱였다. 시간을 끌면서 내부에 박힌 기운을 제거하는 걸 알고 있었던 것 같았다.
“그래.”
오그람이 어깨를 잡고 있던 팔을 내렸다. 그의 전신에서 용암의 아지랑이 같은 무형의 기파가 줄기줄기 타오른다. 죽음을 각오한 의지가 느껴졌다.
“그냥 바로 죽이면 됐잖아!”
백혈교주가 미간을 찌푸렸다.
“큰 별을 가라앉는데, 이 정도 배려는 해줘야지.”
드래곤 투구의 남자는 어차피 의미 없다며 검을 쥔 손목을 돌렸다.
“귀찮게!”
백혈교주가 합장하자, 그녀의 뒤에 선 마라혈식관음이 다시 한번 어마어마한 혈기를 토해냈다.
“흐음.”
드래곤 투구의 남자는 새까만 검을 거꾸로 쥔 채 여유롭게 턱만 끄덕였다.
오그람이 백혈교주와 드래곤 투구의 남자를 보며 혀끝을 씹었다.
‘충분히 할 수 있어.’
글렌 지그하르트는 백혈교주와 타천을 동시에 밀어냈다. 격해무를 극한으로 끌어낸 자신이라면 그 이상도 이뤄낼 수 있다.
콰아아아아아!
마라혈식관음이 거대한 혈기의 폭풍을 일으키고, 죽음의 기운을 담은 칼날이 공간을 부수며 쇄도해왔다.
수평선에서 떠오른 하얗고, 검은 파도가 밀려오는 것 같았다.
쿠우우웅!
오그람이 왼발 진각을 밟았다. 혈기와 죽음의 기운이 넘실거리는 흑백의 파동을 향해 격해무를 일으켰다. 그의 주먹이 천지에 장대한 균열을 일으켰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