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incarnated Assassin is a Genius Swordsman RAW - Chapter 698
제698화
라온은 생사결 준비를 마치고 방을 나섰다.
별관 내부에 아무도 없어서 밖으로 나가보니, 실비아와 시녀들이 정원 앞에서 어깨를 맞대고 있었다.
“후….”
물기가 스며든 시선이 부담스러워서 낮은 숨을 내쉬고 계단을 내려갔다.
“어머니. 걱정하지 마시고….”
“왜 이리 기운이 없어!”
실비아의 앞에 서서 인사를 하려는데, 그녀가 손을 들어 어깨를 강하게 내리쳤다. 퍽 소리와 함께 흑룡포가 잘게 흔들렸다.
“지그하르트의 검사라면 무조건 이기고 돌아오겠다는 말 정도는 해줘야지!”
실비아는 빨리 말해보라는 듯 턱을 끄덕였다.
“어, 엄마?”
라온이 실비아를 보며 눈을 끔벅였다. 예상했던 반응과 너무 달라서 나도 모르게 엄마 소리가 나왔다.
“마님의 말이 맞아요! 부왕인지, 부엌인지 다 때려 부수고 오겠다고 말씀해주세요!”
헬렌이 실비아의 옆에 붙은 채 작은 주먹을 들어 올렸다.
“도련님!”
“꼭 무사히 돌아오겠다고 도련님의 입으로 듣고 싶어요!”
“말씀해주세요!”
다른 시녀들도 이기고 오겠다는 말을 해달라며 고개를 숙였다.
“부탁드려요.”
필요한 말 외에는 입을 다물고 있던 주디엘도 앞으로 나왔다.
“음….”
라온은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듯한 실비아와 시녀들의 눈빛을 보며 낮은 신음을 흘렸다.
‘초상집 분위기일 줄 알았는데.’
다들 밝네.
위험한 임무에 나가거나, 검투를 치르는 날이면 항상 실비아와 시녀들이 눈물로 바다를 채워서 걱정했는데, 오늘은 의외로 모두의 안색이 편안해 보였다.
걱정이 씻겨 내려가는 것 같았다.
“그래.”
실비아의 온기가 묻어 있는 어깨를 펴고 모두를 바라보았다.
“남북맹 때려 부수고 올 테니까. 저녁이나 준비해줘.”
라온이 손을 들어서 시녀들과 손뼉을 마주쳤다.
“말에는 힘이 있는 법이지.”
실비아가 왼손으로 오른쪽 팔을 잡은 채 싱긋 웃었다.
“항상 약속을 지켰으니까. 이번에도 믿고 있을게. 아들.”
“네. 걱정하지 마세요.”
라온은 마지막으로 실비아를 꼭 안아주고서 정원을 빠져나갔다.
“아, 어머니. 제가 전에 말씀드린 건….”
하지 못한 말이 있어서 뒤를 돌아보았는데, 다정한 웃음을 그려주던 실비아와 시녀들이 겁에 질린 동물들처럼 두 손을 모은 채 어깨를 떨고 있었다.
‘…역시.’
조금 전 실비아와 시녀들이 보여주었던 미소와 웃음은 내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연기였던 모양이다.
모두 툭 건들면 눈물을 떨어뜨릴 듯한 얼굴이 되어 있었다.
“다녀오겠습니다.”
라온은 눈시울이 붉어진 실비아와 시녀들에게 허리를 굽히고서 등을 돌렸다.
‘라스가 봤다면 우리 엄마 울리지 말라고 한 소리 했겠네.’
얼음꽃팔찌를 툭 치고서 대로에 들어가 정문으로 향했다.
“표정 좋아 보이네.”
5연무장 근처에 도착했을 때 리메르가 하품을 하면서 옆으로 다가왔다. 그의 뒤편으로 광풍대 전원이 따라붙었다.
“나는 누구 때문에 잠도 못 잤는데.”
“저는 푸우우우욱 잤습니다.”
라온이 리메르를 놀리듯 손을 저었다.
“아, 갑자기 열받는데.”
리메르는 열받는다는 말과 달리 작은 웃음을 흘렸다.
“열 받으면 안 되지! 오늘 싸울 놈이 못 잤으면 그게 더 문제잖아요!”
마르타가 리메르를 어깨로 후려치며 미간을 찌푸렸다.
“나도 푹 잤어.”
루난이 햇볕이 비치는 듯한 투명한 피부를 매만지며 고개를 꾸벅였다.
“너한테 안 물어봤거든!”
“나찰녀. 속 좁아.”
“이게 진짜!”
마르타와 루난은 5연무장에서 다툴 때처럼 이마를 맞댄 채 으르렁거리기 시작했다.
“저 유치한 싸움을 보고 있으면 긴장이 풀리지 않냐?”
버렌이 마르타와 루난을 보며 픽 웃었다.
“없던 긴장이 생기는 기분인데.”
라온이 조장들을 차례로 보면서 옅은 미소를 흘렸다.
“꾸엑….”
헛구역질 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도리안이 혀를 내민 채 꺽꺽거리고 있었다.
“저, 저 긴장돼서 죽을 거 같아요….”
그는 당장 쓰러질 것처럼 안색이 창백했다.
“한심하긴.”
크레인이 도리안을 보며 혀를 찼다. 하지만 그도 잠을 못 잔 듯 눈 밑이 시꺼멓게 물들어 있었다.
“안 되겠다….”
도리안이 못 참겠다고 중얼거리고서 배 주머니에서 동그란 과자를 꺼내 입에 쑤셔 넣기 시작했다.
신기하게도 과자를 넣자 그의 헛구역질이 멎었다.
“이거 맛나.”
마르타와 싸우고 있던 루난은 어느새 도리안의 옆에 붙어서 같이 과자를 먹고 있었다.
“그럼 제가 노래 불러드릴까요?”
유아가 헤헤 웃더니 광풍대의 가장 앞에 서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북쪽의 바람을 신성하게 여기는 하분성의 군가였는데, 유아의 목소리가 깃들자 봄을 기다리는 노래처럼 거칠어졌던 감정을 부드럽게 가라앉혔다.
“대주님.”
마크 괴튼은 믿겠다는 듯 조용히 다가와서 고개를 숙였다.
라온은 걸음을 늦춰서 리메르와 광풍대의 등을 바라보았다.
난잡하면서도 묘한 질서를 갖춘 전우들을 보자 심상을 자극하던 떨림이 잦아들었다.
“너희는 항상 시끄럽네.”
철전대주 트레빈이 철전대와 함께 다가오며 큼지막한 웃음을 흘렸다.
“철전대주님.”
그와 철전대는 오늘 호위로 참여한 사람들이었기에 고개를 숙였다.
“오늘 잘 부탁한다.”
트레빈이 턱을 주억이고서 주먹을 앞으로 내밀었다.
“제가 잘 부탁드려야죠.”
라온이 트레빈과 주먹을 맞대며 웃었다.
“그건 뭐야? 요즘 젊은 애들은 그렇게 인사하는 건가?”
하늘에서 장포가 펄럭이는 소리와 함께 셰릴이 내려섰다. 그녀는 유아만큼이나 어려 보이는 외모로 젊은 애들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천검대주님.”
라온이 셰릴에게 정중하게 허리를 굽혔다. 그녀가 이번 생사결을 담당하는 총책임자였다.
“나랑도 하자고 그 인사.”
셰릴이 좋아 보인다고 말하면서 트레빈처럼 주먹을 뻗었다.
“네. 잘 부탁드립니다.”
라온이 옅게 웃으면서 셰릴과 주먹을 부딪쳤다.
“젊은 거라면 사족을 못 쓴다니까. 얼굴만 어리지. 하는 짓은 노땅 그 자체….”
“닥쳐.”
셰릴이 손등을 내질러서 리메르의 입을 후려쳤다.
“쿠엑….”
그녀는 부르르 떠는 리메르의 엉덩이를 걷어 차버리고 다시 라온의 앞에 섰다.
“오늘 이길 수 있겠지?”
“물론입니다.”
“그래. 믿을게.”
셰릴은 옅은 미소를 보여주고서 천검대와 함께 선두로 나갔다.
라온은 트레빈, 셰릴과 부딪쳤던 주먹을 보며 차분히 숨을 골랐다.
‘할 수 있을 것 같네.’
실바아와 시녀들이 이겨서 돌아와야 한다는 의지를 다져주었고, 리메르와 광풍대는 평소와 같은 모습으로 긴장을 풀어주었으며, 셰릴과 트레빈은 무엇을 해도 괜찮다는 안도감을 전해주었다.
부왕이 아니라 누가 와도 질 것 같지 않았다.
“안 오냐?”
리메르가 빨리 오라는 듯 손을 흔들었다. 다른 사람들도 걸음을 멈춘 채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갑니다.”
라온이 주먹에 깃든 힘을 풀어내고 모두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아직 지그하르트에서 할 일이 많이 남았어.’
신뢰가 깃든 눈빛들을 마주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부왕을 꺾는다.’
* * *
대해처럼 거친 파도가 일어서는 레이블 강의 중류.
“아깝네.”
셰릴이 말려 올라가는 강의 물결을 보며 혀를 찼다.
“미리 제거해뒀으면 일이 편했을 텐데, 생사결 날짜가 이렇게 빨리 다가올 줄은 몰랐어.”
그녀는 라온을 위협하는 상황을 만든 게 짜증 난다는 듯 인상을 찌푸렸다.
“농담은 나중에 하고….”
“농담?”
“노, 농담 아니었어?”
리메르가 식은땀을 흘리며 고개를 저었다.
“로엔 님이 직접 암살 계획도 세웠는데 무슨 농담?”
셰릴은 진지한 계획이었다면서 서늘한 안광을 드러냈다.
“저, 저 팔불출들은 정말….”
리메르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알현실에서 있는 인간들을 하나 같이 제정신이 아니었다.
“이미 지난 일이니까 됐고. 넌 어떻게 생각해?”
셰릴이 팔짱을 낀 채 턱짓했다.
“글쎄….”
리메르가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해상 경매 때 보았던 부왕의 수준이라면 라온이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거야. 다만….”
그는 요동치는 강물을 보며 말을 이었다.
“그 사이에 부왕이 성장했다면 어려워지겠지. 그랜드 마스터 급 무인은 10년 동안 제자리를 벗어나지 못하기도 하고, 단 하루 만에 환골탈태를 이루기도 하니까.”
“나도 같은 생각이야.”
셰릴이 리메르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마지막으로 살폈던 부왕이라면 라온이 꺾겠지만, 그가 달라졌다면 쉽지 않겠지. 결국 부왕에게 달린 문제네.”
그녀는 조금 걱정된다는 듯 손끝을 떨었다.
“비연회만이 아니라, 암시장 쪽도 뒤져봤는데 부왕에 관한 정보가 없었습니다.”
철전대주 트레빈이 셰릴과 리메르 사이로 다가가며 고개를 저었다.
“아무래도 그는 1년 동안 본부에서 움직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건 내 감인데….”
셰릴이 손목을 돌리며 입술을 비틀었다.
“부왕 꽤 성장한 것 같아.”
“그걸 어떻게 아는데?”
“저것들.”
그녀가 먼저 와서 대기하는 남북맹 무인들을 보며 콧잔등을 찌푸렸다.
“눈빛에 흔들림이 전혀 없어. 부왕이 진다는 생각 자체를 안 하는 것 같아.”
“부왕 로만은 레이블 강의 신이나 다름없는 존재입니다. 무력을 떠나서 믿음이 있기 때문 아닐까요?”
트레빈이 믿고 싶지 않다는 듯 마른침을 삼켰다.
“그건 이곳의 주민들이지. 수적들은 오직 힘만을 따르는 광신도와 다를 바 없어. 저 정도 신뢰라면 분명 강해졌을 거야.”
리메르가 셰릴의 말이 옳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다만 저 살벌한 분위기는 마음에 안 드네.”
그는 이쪽을 매섭게 노려보는 남북맹 무인들을 보며 미간을 구겼다.
“다섯. 아니, 여섯인가?”
리메르가 강자로 보이는 남북맹의 무인들을 살피며 손가락을 들었다.
“채주급이 여섯이라니, 우리도 하나는 더 불렀어야 했나.”
“됐어.”
셰릴이 가볍게 손을 저었다.
“문제는 저것들이 아니니까.”
그녀는 아직 진짜가 오지 않았다며 바람에 날리는 보랏빛 머리카락을 뒤로 넘겼다.
“대주님.”
세 사람이 말없이 레이블 강을 보고 있을 때 뒤편에서 버렌이 다가왔다.
“저희 쪽 준비는 끝났습니다.”
“라온은?”
“막사에서 쉬고 있습니다.”
버렌이 좌측 끝에 세워진 검은색 천막을 가리켰다.
“수고했어.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주변을 좀 더 살피고 와줘.”
“알겠습니다.”
그가 고개를 끄덕이고서 3조와 함께 강 바깥쪽으로 움직였다.
“라온. 참 많이 컸지?”
셰릴이 라온이 있는 검은 천막을 보며 옅게 웃었다.
“그래. 제대로 뛰지도 못하던 녀석이 그랜드 마스터가 되어서 부왕과 생사결을 치른다니, 상상도 못 했어.”
리메르가 고개를 끄덕이고서 키득 웃었다.
“그렇게 생각해보니, 이건 구시대와 신시대의 싸움이기도 하네.”
셰릴이 본인의 손을 보며 눈매를 가늘게 좁혔다.
“구시대와 신시대요?”
트레빈이 무슨 말이냐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라온이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고난을 이겨냈지만, 이번에는 조금 달라.”
셰릴이 주먹을 말아쥐고서 하늘을 올려보았다.
“라온이 싸워왔던 무인들은 대부분 육황오마라는 규율 아래에서 성장한 신시대의 무인들이었지. 하지만 부왕은 결이 다르지.”
“그래. 그는 우리처럼 육황오마라는 시대를 연 구시대의 괴물이니까.”
리메르가 셰릴의 말을 받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대륙 12성처럼 명성을 날린 젊은 무인은 많았지만, 모두 구시대의 괴물들 앞에서 무너졌어. 이번 생사결은 지그하르트와 남북맹의 대결만이 아니라, 구와 신의 싸움이기도 해.”
신시대를 대표하는 젊은 무인 라온과 구시대의 축이었던 노회한 부왕. 두 사람의 결투는 신시대와 구시대의 부딪침이기도 했다.
라온이 이긴다면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는 뜻이고, 부왕이 승리한다면 구시대는 여전히 닿을 수 없는 하늘이라는 의미였다.
“그, 그렇군요. 확실히 육황오마의 전주급 간부들이 쓰러진 경우는 없….”
“온다.”
트베린이 긴장감에 마른침을 삼킬 때 셰릴이 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그녀의 가느다란 손끝에 작은 흑선이 걸렸다.
쿠구구구구구!
흑선은 레이블 강의 거친 파도를 단숨에 가르고 들어와 그 거대한 위용을 드러냈다. 남북맹의 제2 전함이자, 부왕의 악운이었다.
“악운….”
악운은 그 이름만이나 섬뜩한 기세를 일으키며 강가로 다가왔다.
“라, 라온을 불러오겠습니다.”
“아니, 그럴 필요 없어.”
리메르가 홀로 천막을 나서는 라온을 가리켰다.
“분위기 한번 제대로네.”
흑룡의 비늘이 돋아난 장포를 걸쳤고, 허리춤에 패용한 검에는 붉은 태양 빛이 어렸다.
강바람에 휘날리는 금발과 고요히 가라앉은 적안은 영웅의 고귀함과 전사의 기상을 동시에 담아냈다.
저벅.
강물로 나아가는 걸음마다 패도적인 기파가 피어난다. 절세의 미모와 극을 이룬 듯한 패기. 남색 그림자 속에 뇌신이라 불리는 글렌 지그하르트가 스며든 듯한 위압감이 피어났다.
“아무래도….”
리메르가 라온의 널찍한 등을 보며 입매를 비틀어 올렸다.
“지진 않을 것 같은데.”
* * *
기감을 펼쳐내지 않았음에도 부왕이 다가온다는 게 느껴졌다.
라온은 허리를 곧게 세운 채 강가의 끝에 섰다. 점차 가까워지는 전함 악운 위에서 강물을 뒤틀어버릴 듯한 패악적인 기파가 뻗어 나왔다.
콰아아아아앙!
악운의 갑판에서 포탄이 터진 듯한 굉음이 울리더니 순간 하늘이 어두워졌다.
부왕이다. 서늘한 공기를 달구는 열화와 같은 기파와 함께 부왕 로만이 강물 위에 내려섰다.
‘달라졌어.’
통제할 수 없는 힘이 터져 나왔던 과거와 달리 부왕의 발밑에서는 작은 물결조차 일어서지 않았다. 스스로의 무력을 완벽하게 통제한다는 뜻이었다.
그의 등장만으로 벼락이 떨어진 듯 심장 박동이 귓속을 울리기 시작했다.
“용살자 라온 지그하르트.”
부왕 로만이 3년 전처럼 적룡부를 어깨에 걸친 채 시원한 웃음을 그렸다.
“부왕 로만.”
라온이 부왕의 이름을 부르며 손끝을 풀었다.
저자가 얼마나 강했고, 얼마나 더 강해져서 왔는지 뜨겁게 날뛰는 심장이 말해주었다. 그는 나와 비교해도 지지 않을 정도의 성장을 이뤄서 이 강으로 돌아왔다.
“강해졌구나.”
로만이 기껍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너라면 나를 더 높은 곳으로 올려줄 수 있겠어.”
그의 도끼 위로 육중한 패기가 이글거리며 타올랐다.
“3년 전. 당신은 스승님과의 삼합 결투로 나와 광풍대를 놓아주었지.”
강물 위로 올라섰다. 물결이 춤을 추는 듯한 동심원을 그리며 부왕의 앞에 마주 섰다.
“세 수를 양보하겠다.”
라온의 제천검을 들어 검례를 취했다. 존중 속에 자부심 담으며 고개를 들었다. 붉은 눈동자가 강물에 비친 태양보다도 더 진한 휘광을 일으켰다.
“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