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incarnated Assassin is a Genius Swordsman RAW - Chapter 736
제 736화
라온이 차원문에서 걸어 나오며 남쪽의 푸 른 바다를 두 눈에 담았다.
‘정말 단숨에 도착하는군.’
체임버와 라리안이 자신한 대로 차원문은 조금의 지연 시간도 없이 바로 로베르트 가문 에 닿을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괜히 마법으로 초월에 이른 괴물들이 아니 었다.
“후우….”
라온이 천천히 숨을 내쉬며 우측으로 시선 을 돌렸다.
하나의 왕국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거 대한 가문이 바다를 등진 채 서 있었다.
‘저 망할 가문을 정면에서 보는 건 오랜만이 네.’
해저 던전의 보물을 강탈하기 위해서 찾아 왔을 때 이후로 처음이니, 정말 오랜만에 마주 하는 로베르트 가문이었지만, 딱히 달라진 건 없었다.
남쪽 최강의 세력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고 고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우우우웅!
라온이 로베르트 가문을 향해 얇게 저민 기 감을 펼쳤다.
‘역시 없나….’
로베르트 가문의 본관이 있는 방향을 살펴 보았는데, 데루스의 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글렌도 가만히 있는 것을 보니 , 놈은 이곳에 없는 것 같았다.
‘하긴 바보가 아니라면 여기로 도망치지 않 았겠지.’
데루스와 우리엘 모두 라스의 분노에 부상 을 입었으니, 누구도 찾을 수 없는 장소에 숨 을 게 분명했다.
‘다만….’
아무리 놈이 준비를 철저히 했다고 해도 이 곳에 있는 수하들을 전부 빼내지는 못했을 거 야.’
지금 로베르트 가문 안에는 데루스의 진짜 정체를 알고 있는 암살자들이 가득하다. 놈들 이 도망쳐서 데루스의 힘이 될 수 없도록 빠르 게 처리해야 했다.
라온이 로베르트 가문의 지리를 떠올리며 손을 풀고 있을 때 글렌이 로베르트의 성벽 앞 으로 다가갔다.
콰르르르릉!
글렌이 진천검으로 하늘을 겨누자, 천지가 쪼개지는 듯한 굉음과 함께 장대한 벼락이 떨 어 졌다.
쿠와아아아아아!
창궁검의 무리가 깃든 뇌전은 초월자의 공 세마저 막아낸다는 로베르트 가문의 보호막을
사정없이 찢어발겼다.
쿠구구구구!
글렌의 벼락은 보호막을 가르고도 힘이 남 아 로베르트 가문의 성문과 성벽의 절반까지 터트려버렸다. 일검에 성을 부수는 절대적인 무력. 글렌의 검은 이미 인간의 격을 벗어나 있었다.
“좀 모자라겠지만….”
레크로스 국왕의 묵검이 사선으로 기울자, 남아 있던 성벽의 절반이 모래성이 된 것처럼 폭삭 무너져내렸다.
쿠구구구구!
한순간에 성벽을 잃어버린 로베르트 가문의 검사들의 안색이 노랗게 질려갔다.
“이제 우리 차례네!”
체임버가 입안의 사탕을 씹으며 고속 영창 을 시전하자, 로베르트 가문과 그 뒤편의 바다 위로 거대한 마법진이 떠올랐다.
야수연맹에서 보여주었던 공간 이동을 막는 마법진이었다.
“으응….”
라리안이 턱을 끄덕이고서 실뜨기를 하듯이 손가락을 돌리자, 그림자 속성을 지닌 실들이 비처럼 쏟아져 로베르트 가문의 본관을 모조 리 둘러쌌다.
거미가 거미줄로 먹잇감을 휘감는 듯한 모 습이 었다.
“으아아아….”
도리안이 그 자리에 주저앉은 채 턱을 부르 르 떨었다.
“이게 초월자. 그것도 상위 초월자들의 힘 인가….”
버렌이 경악스럽다는 듯 마른침을 삼켰다.
“…따라가고 싶어.”
루난은 드물게도 진심을 드러내며 입술을 꾹 씹었다. 그녀는 글렌과 레크로스의 검술을
잊지 않으려는 듯 눈도 깜빡이지 않았다.
“따라가고 싶어가 아니라, 따라가야지 !”
마르타가 미간을 구긴 채 주먹을 꾹 말아쥐 었다.
그녀 역시 초월자들의 무력을 기억하기 위 해 눈동자에 핏발을 세운 채 시선을 고정했 다.
“이, 이게 무슨 짓이오!”
무너진 성벽 뒤에서 회색 수염의 중년인이 다리를 떨며 걸어 나왔다. 로베르트의 외총관 말레인이 었다.
“다, 다짜고짜 성벽을 무너뜨리다니, 아무 리 육황의 하늘이라고 해도 이건 선을 넘으셨 소!”
그는 두려움에 음성이 갈라지고 있음에도 해야 할 말을 끝까지 내뱉었다.
“해야 할 말이 있다면 직접 이 문을 넘어오
십시오!”
말레인은 성문이 있었던 땅을 가리키며 크 게 발을 굴렀다. 신의와 용기가 있는 진짜 무 인의 모습이었다.
라온은 육황의 수장들 앞에서도 당당한 말 레인을 보며 비웃음을 홀렸다.
‘연기 하나는 더럽게 잘하는군.’
데루스는 로베르트 가문의 간부 대부분을 피 냄새 가득한 어둠 속으로 끌어들였다.
외부의 모든 업무를 총괄하는 외총관 말레 인은 당연하게도 그림자에 속해 있었다.
“육황회의에 참여하신 가주님은 어디에 있 고, 당신들은 왜 우리를 공격하는 건지 말을 해주시오!”
말레인은 글렌의 기파에 어깨를 떨면서도 끝까지 주둥이를 놀렸다.
외성의 무인들도 말레인에게 동화된 듯 검 을 꽉 말아쥐 었다.
“그래. 너희도 이유는 알아야겠지.”
체임버가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들어 올리 자, 하늘 위로 거대한 푸른 창이 떠올랐다.
우우우우웅!
푸른 창이 작게 진동하더니, 대련장에서 데 루스의 정체가 드러났던 상황이 영상으로 재 생되기 시작했다.
체임버는 외성만이 아니라, 내성에 있는 이 들에게도 보여주기 위해서 마법을 더 확장시 켜서 하늘로 띄웠다. 그녀는 처음부터 이 녹화 마법을 준비해두었던 것 같았다.
“아….”
“가, 가주님….”
잠시 후 데루스의 정체가 드러나고, 레폰이 진짜 인간이 아니라, 대천사였다는 장면이 나 오자, 외성 무인들의 표정은 혼이 빠져나간 것 처럼 창백해졌다.
“…저게 정말인가?”
“가주님이 푸른 드래곤 투구를 쓴 검사였다 니….”
“난 안 믿어! 가주님이 그럴 리가 없다고!”
“맞아. 거짓말이 분명해. 마법은 조작할 수 있잖아!”
“가주님은 어디에 있어! 당장 모시고 와!”
외성 검사들은 절대 믿을 수 없다며 사나운 눈빛을 드러 냈다.
말레인은 입술을 꾹 씹은 채 뒤로 시선을 돌 렸다.
“레블 공.”
그의 부름에 검은 로브를 두른 젊은 마법사 가 앞으로 나섰다.
“예. 말레인 님.”
“저 영상에 조작은 없었소?”
“초월에 이른 마법사들은 마나를 자신의 마 음대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제가 파악할 수 있는 역량이 아닙니다.”
레블이라 불린 마법사는 조작 같다는 말을 은근히 돌려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나는….”
말레인이 어금니를 깨물며 시선을 들어 올 렸다.
“내가 본 가주님을 믿는다!”
그는 끝까지 싸우겠다며 검을 들어 올렸다.
“죽어서도 적들을 막아라!”
말레인의 외침에 외성의 무인들이 굳건한 기파의 검진을 세운 채 육황의 길을 막아섰 다.
“보여줘도 지랄이네.”
체임버가 한심하다는 듯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쳐라. 반항하는 자는 죽여도 좋다.”
글렌이 진천검으로 로베르트 가문을 겨누 자, 천검대와 광풍대가 모래 폭풍을 일으키며 나아갔다.
두두두두두!
오웬의 기사들은 로베르트 검사들의 검진을 아예 밀어버릴 듯 말을 탄 채로 돌격했다.
우우우웅!
발카르와 마탑의 마법사들은 공격 마법과 보조 마법을 동시에 운용하며 가지각색의 마 법진을 띄웠다.
쿠와아아아아앙!
육황의 무인들과 로베르트 가문의 검사들이 부딪치며 대지를 울리는 충격파가 사방에서 터 져 나왔다.
로베르트 가문을 수호하는 검사들은 분명 강했지만, 수적으로도 명분상으로도 밀렸기에 얼마 지나지도 않아 검진이 박살 난 채 뒤로 밀려났다.
라온은 쓰러지는 로베르트 가문의 검사들을 살피다가 입매를 비틀어 올렸다.
‘빠르기도 하네.’
외성 무인들을 선동했던 말레인과 레블은 이미 도망쳐서 보이지도 않았다.
역시나 놈들은 시간을 끌기 위해서 기어 나 온 것 같았다.
-수하들을 내던지고 도망치다니!
라스가 분노를 뿜어내며 얼굴을 붉게 물들 였다.
-살려둬서는 안 될 놈들이니라!
녀석은 당장 쫓아가라며 주먹을 마구 휘둘 렀다.
‘걱정 마. 어디로 갔는지 알고 있으니까.’
라온은 글렌에게 직접 처리하겠다고 눈빛을 보낸 후 로베르트 가문의 외곽으로 움직 였다.
“빌어먹을! 저것들로는 시간을 버는 것 자 체가 무리야!”
말레인이 바득 이를 갈며 고개를 저었다. 외 성 무인들이 강하다고 해도 상대는 육황 전체 다.
시간을 끈다는 행위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 이었다.
“이곳에 머물다가는 저희도 죽을 겁니다. 어디로든 이동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레블이 뒤를 돌아보며 낮은 숨을 내뱉었다.
“저것 때문에 이동 마법이 막혔다며!”
말레인이 하늘에 그려진 체임버의 마법진을 보며 눈매를 찌푸렸다.
“바다에라도 들어가야 합니다. 수중에서 움 직인다면 들키지 않을 겁니다.”
레블은 호흡 마법을 사용해서 도망치자고 말하며 불안하게 주위를 살폈다.
“베오른 님과 바르디엘 님은 어디에 계시 지?”
말레인이 본관 쪽 건물을 보며 눈매를 가늘 게 좁혔다.
“모르겠습니다. 시간을 끌라는 지시를 내리 신 이후에 뵙지를 못해서….”
레블이 임무를 받을 때만 보았다며 눈동자 를 내렸다.
“설마 우리를 놔두고 먼저 빠져나간 건….”
말레인이 옆을 돌아보며 인상을 구길 때였 다. 그와 레블이 돌부리에 걸린 듯 동시에 바 닥을 굴렀다.
“뭐, 뭐야….”
“갑자기 왜…어?”
두 사람이 욕설을 내뱉으며 일어나려다 말 고 턱을 부르르 떨었다.
조금 전 걸려서 넘어졌던 장소에 네 개의 다 리가 떨어져 있었다.
“다, 다리…?”
“으아아아아악!”
말레인과 레블은 감각도 없이 잘려 나간 본 인의 하체를 보며 경악 어린 비명을 터트렸 다.
치이이잉
얇은 검명과 함께 라온이 피 한 방울 묻지 않은 제천검을 들고 말레인과 레블의 앞에 내 려섰다.
“너, 너는….”
“라온 지그하르트…?”
말레인과 레블은 본인들의 다리를 자른 사
람이 누구인지를 깨닫고서 눈동자를 떨었다.
“많이 약해졌네. 말레인.”
라온은 제천검을 내려놓고, 손바닥으로 말 레인과 레블의 가슴을 후려쳐서 놈들의 심장 에 박혀 있을 레이지 웜을 기절시켰다.
“커 헉!”
“크흑….”
말레인과 레블이 피를 토하며 머리를 땅에 박았다.
“라, 라온 지그하르트. 네놈이 왜 여기 에….”
“나를 찔렀다는 베오른도 데루스의 수하였 군. 여기저기 안 낀 곳이 없네.”
라온이 비웃음을 흘리며 말레인과 레블의 쇄골에 제천검과 진혼검을 박아넣었다.
“끄아아아악!”
“커허어억!”
열기와 냉기를 밀어 넣었기에 말레인과 레 블이 고통을 참지 못하고 목이 찢어지는 듯한 비명을 질렀다.
“데루스는 어디에 있지?”
“모, 모른다.”
말레인은 데루스가 회의에 나간 이후에는 본 적 없다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럼 시간을 끌라는 명령은 누구에게 받은 건데?”
“베, 베오른과 바르디엘….”
레블이 곧 죽을 것처럼 숨을 내쉬며 베오른 과 바르디 엘의 이름을 꺼냈다.
“베오른과 바르디엘.”
전생의 내가 마주한 적 없는 놈들이었다. 두 놈이 이곳에 남아 있던 데루스의 심복인 것 같 았다.
“두 놈의 인상착의는?”
“그게….”
“말해.”
라온이 말레인의 쇄골 뼈를 으깨며 만화공 의 열기와 글래시아의 냉기를 동시에 주입했 다.
“끄아아아악! 마, 말하겠다! 베오른은 적발 에….”
말레 인은 기 다렸다는 듯 베오른과 바르디 엘 의 외형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라온은 베오른과 바르디엘에 관한 설명을 듣고서 말레인과 레블의 목을 베었다.
“으허억….”
“끄윽!”
수하들을 버리고 도망친 이들은 지독한 고 통만 겪은 채 땅으로 가라앉았다.
-정보를 더 빼내지 않는 것이냐?
‘어차피 저놈들은 아는 게 없어.’
데루스도 아니고, 놈의 심복에게 시간을 끌 라는 말을 들은 것을 보면 이들은 버 리는 말이 었다.
이 이상 잡고 있어 봐야 시간 낭비였다.
라온은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로베르트 가문의 전역을 살피며 입술을 씹 었다.
‘더 빠르게 움직여야겠군.’
데루스에게 이곳에 있던 작은 힘 하나도 남 겨주고 싶지 않았다.
최대한 빠르게 움직여서 기억에 남아 있는 그림자의 암살자들을 처리해야 했다.
‘데루스 로베르트.’
라온은 본관으로 걸어가며 숨겨두었던 살의 를 일으켰다.
‘네놈‘이 쌓아을린 모든 것을 무너뜨려주 마.’
그의 걸음이 불길이 되어 모든 것을 집어삼 키기 시작했다.
라온은 본관에 남아 있던 그림자 간부들을 암살로 제거한 후 로베르트 가문의 서쪽에 세 워진 루샤인 산으로 향했다.
화려한 경관에 빠져 자연스럽게 스쳐 지나 갈 바위를 밀고 그 아래를 살폈다.
‘막아두었군.’
누가 찾아올 거라고 생각했는지, 그림자를 육성하는 지하 공동이 막혀있었다.
다만 무너뜨린 건 아니고, 홁을 쌓아서 막아 둔 것 같았다.
‘이러면 안에 무언가가 있을 수도 있다는 뜻 인데.’
라온이 조심스럽게 홁을 파내며 안으로 들 어 갔다.
다행히 내부 전체를 흙으로 채운 건 아니어 서 얼마 지나지 않아 계단을 밟을 수 있었다.
기억에 남아 있는 계단의 숫자를 다 밟고 내 려오자, 둔탁한 땅을 밟는 게 느껴졌다.
‘놈들이 없으니까 어색하군.’
본래 그림자의 암살자로 가득해야 할 지하 공통이 텅 비어있고, 24시간 켜져 있어서 불 면증을 유발했던 조명도 보이지 않자, 전생의 기억이 왜곡된 듯한 기분이 느껴졌다.
‘아니, 그럴리가 없지.’
라온은 완벽한 어둠 속에서 옛 기억을 떠올 리며 작게 웃었다.
공동의 모습은 달라졌지만, 이 안에서 울부 짖었던 내 영혼은 여전히 고통스러워하고 있 었다.
-여긴 무엇이냐?
라스는 이 장소에 어마어마한 분노가 어려 있다며 눈매를 찡그렸다.
‘ 지옥.’
말라붙은 핏물 때문에 끈적한 바닥을 밟으 며 입매를 비틀어 올렸다.
‘인세의 지옥이야.’
공간 자체에 맺혀 있는 혈향이 코를 간지럽 히자, 전생의 삶이 하나씩 떠올랐다.
납치당한 후 세뇌와 고문을 받으며 피를 토 하는 순간이, 잡초를 뜯어 먹으며 맹수에게 도 망치던 시간이 그리고 유일하게 마음을 나눴 던 친구를 내 손을 죽였던 순간이 생생하게 떠 올랐다.
-네놈 대체 무엇을 겪은 것이냐….
라스가 인간이 어떻게 이런 분노를 가지고 있냐며 헛바람을 흘렸다.
-제대로 정신을 차려라. 지금 이 안에 는….’
‘그래. 적이 있지.’
라온이 다 알고 있다고 말하며 고개를 끄덕 였다.
‘처음 들어왔을 때부터 느껴졌어.’
한 치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는 그림자를 두른 듯한 암살자가 숨어 있었다. 설 화의 감각에도 제대로 잡히지 않을 초고수였 다.
‘이놈은 버리는 말이 아닐 거야.’
아무리 데루스라고 해도 이 정도 인물을 버 릴 일은 없었다.
폐쇄시킨 공동에 있는 것만 보아도 놈은 무 언가를 알고 있을 게 분명했다.
-정체도 알고 있는 것이냐?
‘아마.’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 였다.
데루스와 함께 이 공간을 만들고, 나를 납치 해서 키웠던 마티오와 리스본의 스승이자, 살 왕에 비견된다는 소리를 들었던 최악의 암살 자 귀왕이 분명했다.
‘지금이라면….’
라온이 일렁이는 어둠을 직시하며 제천검의 검병에 손을 얹었다.
‘귀신의 왕도 벨 수 있을 것 같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