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incarnated Assassin is a Genius Swordsman RAW - Chapter 752
제752화
수많은 피가 흘러 붉게 물든 모래밭 위로 파 란색 정장을 입은 사회자가 올라왔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그가 장난스럽게 허리를 굽히자, 투기장에 온 관객들이 빨리 결투를 보여달라며 원숭이 같은 괴성을 질러댔다.
“여전히 참을성이 없으신 손님들이군요. 좋 습니다. 저도 군말이 많은 건 싫으니, 바로 시 작하겠습니다.”
사회자는 관객들의 반응을 즐기듯 양손을 펼치며 입술을 말아 올렸다.
“오늘의 첫 번째 결투를 소개하겠습니다. 투기장에 들어온 후 3연승을 달리고 있는 괴 력의 투사! 사자투 가무린!”
소개가 끝나자, 좌측의 철문이 열리고, 2) 가 넘는 근육질의 청년이 걸어 나왔다.
얼마나 무거운지 그의 걸음마다 모래밭이 깊게 파여 나갔다.
“크아아아아!”
가무린이 얼굴을 구기며 사나운 포효를 터 트렸다. 오러가 없음에도 살이 떨리는 기파가 뻗어나왔다.
“그 상대는 오늘 처음으로 투기장에 들어와 투사의 주먹을 뜯어먹은 혈치녀 마란!”
사회자가 오른손을 들자, 우측의 철문이 열 리고 붉은색으로 머리를 염색한 마르타가 걸 어나왔다.
그녀는 가무린과 달리 담담한 걸음으로 결 투장의 중앙에 섰다.
“우우우우우우우!”
“결과가 너무 뻔하잖아!”
“대진을 왜 이따위로 붙인 거야!”
“또 사기 치 려는 거지 !”
“돈이 걸리겠냐고!”
관객들은 마르타와 투기장을 욕하며 들고 있던 술병을 던졌다.
“오늘은 영 싱겁겠군.”
가무린이 마르타를 내 려다보며 눈살을 찌푸 렸다.
“이 새끼들은 왜 이렇게 주둥이가 길어?”
마르타는 말 많은 놈들이 싫다며 콧방귀를 뀌었다.
“이 쥐새끼 같은 년이?”
“하아암……/
그녀는 가무린의 도발에 넘어가지 않고 길 게 하품만 뱉었다.
“어이!”
가무린이 이를 갈다가 사회자를 불렀다.
“당장 시작해! 네놈들이 기대하는 쇼를 보 여줄 테니까!”
그는 마르타의 목을 분지르겠다며 힘줄이 돋아난 주먹을 말아 쥐었다.
“그럼 오늘의 첫 번째 결투를 시작하겠습니 다!”
사회자가 손을 내리자마자, 가무린이 달려 들었다. 그는 마르타를 터트려버리겠다는 듯 전력을 다해서 거대한 주먹을 내질렀다.
콰아아아앙!
마르타는 가무린의 주먹을 피하지 않고, 그 자리에 서서 맨몸으로 받아냈다.
“어……
가무린은 한 발도 밀려나지 않은 마르타를 보며 턱을 부르르 떨었다.
“모기가 물었나.”
마르타가 입술에서 흘러내린 핏물을 닦으며 길쭉한 미소를 그렸다.
“이제 내 차례지?”
그녀가 어금니를 씹으며 주먹을 뻗었다.
쿠와아아아앙!
똑같이 오른뺨에 주먹에 꽂힌 가무린은 마 르타와 달리 발로 찬 공처럼 튕겨 나가 바닥을 굴렀다.
“끄으으……,”
가무린은 큰 충격을 받은 듯 신음을 홀리며 일어서지 못했다.
“아직 안 끝났지?”
마르타가 피 냄새가 흐르는 미소를 드러내 며 빨래하듯 가무린의 전신을 두들겼다.
퍼버버버벅!
모래가 더 짙은 붉은색으로 물들고, 가무린 이 피떡이 된 채로 가라앉았다.
고오오오.
광기로 가득 찼던 투기장이 도서관이 된 듯 고요해 졌다.
“마, 마란의 승리!”
사회자도 이 런 결과는 예상하지 못한 듯 입 술을 떨다가 마르타 쪽으로 손을 들어 올렸 다.
“우와아아아아아!”
그제야 돈을 잃은 사람도, 돈을 딴 사람도, 비난만 내뱉던 사람들도 환호를 질렀다. 돈을 떠나 싸움에 미친 이들이 보내는 찬사였다.
“시끄러우니까 다 입 닥쳐!”
마르타는 귀찮다는 듯 손을 휘젓고서 나왔 던 문으로 돌아갔다.
‘대단하네.’
라온은 마르타의 등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 레 저었다. 잘할 거라고 예상은 했는데, 기대 이상이다.
특히 그녀가 상대한 가무린은 야수연맹 출 신이다. 육체로는 제일이라는 야수연맹의 괴 물을 오러 없이 때려잡다니, 정말 성검련의 검 주와 흑탑의 층주의 시선을 끌 수 있을 것 같 았다.
-소, 소고기 소녀 직업을 잘못 정한 거 아니 냐?
라스도 이쪽이 더 어울린다며 눈을 끔벅였 다.
‘그럴지도.’
마르타라면 이곳의 여왕이 되어 홀람을 지 배하는 것도 어울려 보였다.
“어이. 먹어라.”
라온이 라스와 잡담을 나누고 있을 때 투기 장 직원이 검은 유리병을 건네주었다. 데닝로 즈가 말했던 오러를 지우는 독이 었다.
고개를 끄덕이고 독을 삼켰다. 1분도 지나 기 전에 오러가 아예 사라진 듯 아무것도 느껴 지지 않았다.
‘ 다만 /
해독할수 있어.
분노를 꺼낼 필요도 없이 불의 고리의 능력 만으로 이 독 자체를 지워버릴 수 있었다.
‘바로 습격해도 되겠어.’
이 상태라면 오러가 없다는 생각에 방심하 는 층주와 검주를 기습하는 것도 가능해 보였 다.
“됐군.”
투기장 직원은 라온의 오러가 지워진 것을 확인하고서 사회자를 향해 고개를 까딱였다.
“흥분이 채 가라앉지 않은 지금! 두 번째 결 투를 시작하겠습니다. 보법 자체가 다르다. 6 연승을 달리고 있는 광속의 카람!”
사회자의 외침과 함께 방아깨비처럼 마른 노인이 결투장으로 걸어 나왔다. 속도가 빠르
다는 설명과 달리 걸음이 느렸지만, 고수의 움 직임이 었다.
“이번 신입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하 군요! 여우처럼 적을 농락하는 흑여우! 아문!”
라온은 아문이라는 외침을 들으며 결투장으 로 들어갔다.
-푸헤헤헤!
라스는 검은색으로 염색한 라온의 머리카락 을 보며 낄낄 웃었다.
-여우라니! 네놈에게 잘 맞는 이름이니라.
녀석은 어떻게 그리 딱 맞는 이명이냐며 방 실거 렸다.
“흠….”
라온은 검은 머리카락을 매만지며 입맛을 다셨다.
‘전생이 떠오르네.’
흑발을 하고 있으니, 전생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었다. 조금 험악하게 움직이기로 마음 먹으며 손목을 돌렸다.
“애송이. 엄마 젖이나 더 먹고 오지 그러 냐?”
카람이 조롱하듯 혀를 길게 내밀었다.
“늙은이. 묫자리는 알아봤어?”
라온은 카람을 올려보며 입꼬리를 말아 올 렸다.
“아, 어차피 여기에 묻히면 알아서 풍화될 테니까. 상관없겠네.”
“이 어린놈이……/
“요 늙은 놈이?”
마르타가 과묵한 모습을 보였기에 일부러 혀를 굴리 며 상대를 조롱했다.
“끄으으 ”
카람은 심리전에 당한 게 분한 듯 안색이 시 벌게졌다.
“아하하하! 결투 전부터 뜨겁네요!”
사회자가 재미있다는 듯 낄낄 웃으며 손을 들어 올렸다.
“그럼 두 번째 결투를 시작하겠습니다!”
그가 손을 내 리자마자, 카람이 움직 였다. 그 는 오러를 운용하지 않았음에도 웬만한 검사 보다 빠른 보법으로 결투장을 휘 저 었다.
“이제 와서 후회해도 늦었다. 네놈의 뼈와 살을 발라 모래밭에 묻어주마!”
카람은 악귀 같은 웃음을 흘리며 라온의 좌 측 가슴을 향해 수도를 찔러 넣었다.
후우웅!
라온은 발목을 돌리는 것으로 카람의 공세 를 가볍게 피해냈다.
“이, 이게……”
카람은 공격이 실패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한 듯 눈을 부릅떴다.
“춤은 노인정에 가서 추시고.”
라온은 당황한 카람의 복부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
“크헉!”
카람이 피를 토하며 바닥을 굴렀다. 다만 충 격이 심하지 않은 듯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한 방에 안 끝내는 것이냐?
‘마르타랑 다른 쪽으로 가야지.’
마르타가 강한 힘과 흉폭성을 보여주었으 니, 자신은 빠른 속도를 주무기로 삼을 생각이 었다.
“이놈!”
카람이 더욱 속도를 높인 채 쇄도해왔다. 그 의 수도를 여유롭게 흘러버린 후 주먹으로 가 슴과 허벅지를 내리쳤다.
“끄어 억
카람은 허리를 반으로 접은 채 전신을 떨었 다. 그래도 나름 맷집이 있었다.
“그러게 손주 재롱이나 볼 나이에 왜 사서 고생이야.”
라온이 카람을 굽어보며 콧방귀를 뀌 었다.
“이노오옴!”
카람이 바드득 이를 갈며 돌진해왔다. 사마 귀처럼 두 손을 번갈아서 찌르는데 그 궤적이 희미하게 보일 정도로 빨랐다.
터억
라온은 물러 서 지 않고, 카람의 두 팔을 그대 로 잡아버 렸다.
“어 ?”
카람은 본인의 손목이 잡힌 게 믿기지 않는 다는 듯 눈을 부릅떴다.
“다음에는사람봐 가면서 덤벼.”
라온은 싱긋 웃어주고서 발끝으로 카람의 턱을 후려쳤다.
버어어억!
카람이 피를 토하며 튕겨 나가 모래에 거꾸 로 꽂혔다.
“아, 아문의 승리!”
두 번째였기 때문일까. 사회자는 이전보다 빠르게 정신을 차리고 라온의 승리를 알렸다.
“우오오오오오!”
“메인보다 더 재밌는데?”
“신인들이 하나 같이 대박이야!”
“어디서 온 놈들이지?”
관객들은 잘했다는 듯 주먹을 흔들며 환호 를 질렀다. 돈을 잃은 이들도 저리 웃는 것을 보니, 전투에 미친 이들이 맞았다.
-이래도 되는 것이냐?
마르타가 바드득 이를 갈며 머리를 흔들었 다.
“대체 언제 오는 거야!”
“넌 이미 인기로는 챔피언을 이겼잖아.”
라온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마르타는 호전 적인 전투와 곱상한 외모 덕분에 이 투기장에 서 챔피언보다 더한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너도 마찬가지잖아!”
마르타가 라온을 보며 콧잔등을 찡그렸다.
“네 주둥이 때문에 널 좋아하는 미친놈들이 더 많다고!”
“그래도 너 정도는 아니지. 네 경기는 항상 만석이 니까.”
라온이 어깨를으쓱했다.
“아아, 챔피언이고 나발이고! 귀찮아! 검을 휘두르고 싶어!”
라스는 이빨이 뽑힌 채 질질 끌려 나가는 카 람을 보며 어깨를 떨었다.
‘괜찮아. 다 악당들이니까.’
라온은 제정신인 사람은 이곳에 없다고 말 하며 손을 저었다.
-아무리 봐도….
서 눈매를 찌푸렸다.
-네놈이 제일 악당 같은데?
홀람에 들어온 지 한 달 하고도 반이 지났 다.
시간이 넉넉했던 덕분에 광풍대는 의심 없 이 각자 자리를 잡았지만, 성검련의 검주와 흑 탑의 층주는 모습을 드러낼 생각을 하질 않았 다.
“이러다가 진짜 챔피언 먹겠어!”
마르타는 제대로 수련하고 싶다며 머리를 마구 헝클어뜨렸다.
“리메르! 그 인간은 술집에서 한껏 즐기고 있는데 우리만 왜!”
그녀는 사람으로 변장한 채 술과 도박을 즐 기는 리메르가 부럽다는 듯 입술을 깨물었다.
“이제 얼마 안 남았어. 2주 뒤에도 오지 않 으면 철수니까.”
언제까지고 이곳에서 대기할 수 없기에 2주 뒤에는 다음 검대와 교대를 하기로 되어 있었 다. 일이 터지든 터지지 않든 곧 떠날 수밖에 없었다.
똑똑.
라온이 마르타를 달래고 있을 때 문에서 노 크 소리가 들려왔다.
“계세요?”
도리안이다. 투기장의 직원으로 고용된 그 가 깊게 고개를 숙였다.
“무슨 일이지?”
밖에는 다른 사람이 있을 수도 있기에 마르 타가 목소리를 차갑게 굳혔다.
“지배인님이 두 분을 불러오라고 하셨습니 다.”
도리안은 따로 움직일 필요가 없었다며 헤 헤 웃었다.
“알겠다.”
“또 결투인가?”
라온과 마르타는 도리안의 어깨를 두드리고 서 위층으로 올라갔다.
“어서 오십시오.”
사회자이자, 이 투기장의 지배인인 오베린 이 고개를 숙였다.
“무슨 일이지?”
라온이 오베린을 보며 손을 까딱였다.
“주인님이 뵙자고 하십니다.”
지금까지 연승하고 있었음에도 투기장의 주 인은 만나보지 못했다.
드디 어 무언가가 변하고 있는 것 같았다.
“지가 오라고 하지?”
마르타는 마음에 안 든다고 말하며 미간을 구겼다.
“하하, 가시면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오베린은 조심스럽게 고개를 숙이며 투기장 의 꼭대기 층을 가리켰다.
“가지. 시간낭비는 싫으니까.”
라온은 짧게 내뱉고서 먼저 계단을 올라갔 다.
“흐 ”
흐 ’
마르타는 콧방귀를 뀌고서 어쩔 수 없다는 듯 뒤를 따라왔다.
“들어오시죠.”
오베린이 최상층의 문을 열자, 무법지대라 고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거대하면서도 화려한 방이 모습을 드러냈다.
벽은 순금으로 도배가 되어 있었고, 기둥마 다 값을 매길 수 없는 그림과 검들이 박혀 있 었으며, 수많은 보석이 화단의 꽃처럼 펼쳐져 있었다.
무법지대의 투기장이 아니라, 한 나라의 왕 궁을 보는 듯한 기분이 었다.
“어서 오게.”
방의 중심에 앉아 있던 남성이 턱을 주억거 렸다. 그의 모든 손가락에는 반지가 끼워져 있 었는데, 각기 다른 보석이 반짝였다.
“내가 투귀 일세.”
스스로를 투귀라 소개한 남자는 방에 가득 찬 사치품과 달리 맹수처럼 사나운 기파를 흘
렸다.
‘저자가 투귀인가….’
오웬의 촉망받는 기사였지만, 돈에 미쳐서 동료들을 배신하고 도망쳤던 범죄자는 이 황 폐한 땅에서 투귀라는 괴물이 되어 있었다.
‘강해.’
향락에 빠져서 약해졌을 거라고 생각했는 데, 느껴지는 기운이 예상을 한참 벗어나 있었 다.
오러를 사용할 수 없기에 정확히 파악할 수 는 없지만, 최소 그랜드 마스터 상급 이상이었 다.
“무슨 일로 불렀지?”
마르타가 투귀를 보며 턱을 틀었다.
“일단 앉게.”
투귀는 편히 앉으라며 자리를 내주었다.
“쯔 ”
“귀찮게 구는군.”
라온과 마르타는 인상을 구긴 채 좌측과 우 측에 앉았다.
“두 사람 덕분에 넘치는 돈을 벌고 있으니, 인사 정도는 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네. 그리 고
투귀가 입맛을 다시며 손을 펼쳤다.
“제안을 하나 하려고 하네.”
“제안?”
라온이 투귀를 보며 눈매를 좁혔다.
“이번 주말에 큰 규모의 결투를 열려고 하 거든. 그 판의 메인에 두 사람이 올라가 주었 으면 하네.”
투귀가 라온과 마르타를 가리키며 입매를 비틀어 올렸다.
“승자가 모든 것을 가지는 올인 매치. VI? 를 포함해서 수많은 사람이 모여들 것이야.”
그는 돈이 쌓이고 쌓일 거라며 웃었다.
“그건 매일 같이 일어나는 일이잖아.”
“아니, 보상이 달라. 그 결투에서 이기는 자 에게는 수익금의 1할을 넘겨줄 테니까.”
투귀는 평생 놀고먹어도 될 돈이라며 보석 이 박힌 반지를 매만졌다.
“죽을힘을 다해서 싸우라고. 아니, 어차피 죽기 전에는 끝나지 않아.”
그의 눈동자가 금화처럼 노란색으로 번뜩였 다.
“그 판을 위해서 지금까지 저놈이랑 안 붙 였던 거로군.”
마르타는 라온과 붙지 않은 게 이제야 이해 된다며 미간을 구겼다.
“너희한테는 돈 냄새가 났거든. 보석을 허 접한 판에서는 붙일 수 없지.”
투귀는 정답이라고 말하며 고개를 끄덕였 다.
“VI?라는 건 마음에 들지 않는군.”
라온이 투귀를 흘겨보며 눈썹을 내렸다.
“비싼 옷을 걸치고 잘난 듯 박수 치는 놈들 앞에서 재롱이라도 부리라는 건가?”
“그런 어중이떠중이와는 달라. 진짜 돈을 가진 이들이 올 테니까 ”
“진짜 돈?”
“뭐, 결투가 주목적은 아니지만, 난 무시당 하는 게 싫거든.”
투귀는 귀한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싸움을 보여 달라며 큼지막한 손으로 백금 테이블을 내리쳤다.
‘확실해. 놈들이다.’
투귀의 말을 듣자, 이 번 주말에 온다는 VI? 가 흑탑의 층주와 성검련의 검주라는 확신이 들었다.
“난 좋아. 저놈은 내 손으로 죽이고 싶었거 드 ”
마르타는 연기가 아니라, 진심인 듯 눈동자 에 핏발을 세웠다.
“나도 좋다. 어차피 돈이 아니면 이 짓을 할 이유가 없으니까.”
라온이 마르타의 홍악한 표정을 보며 고개 를 끄덕였다.
“시원시원해서 좋군!”
투귀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 였 다.
“기념으로 오늘은 내가 대접하지!”
그가 박수를 치자, 문이 열리고 술과 음식들 이 쏟아져 들어왔다.
-오오, 저거 좋은 놈인 거 같으니라!
라스는 공짜 음식을 주는 착한 인간 같다며 길게 입맛을 다셨다.
“마음대로 즐기도록.”
투귀는 먼저 술을 들이마시며 과장된 웃음 을 흘렸다.
‘좋은 놈?’
라온이 유난히 번들거리는 요리와 술을 먹
어보고서 비웃음을 흘렸다.
‘역시 좋은 놈이 아니라, 죽일 놈이네.’
-그게 무슨 소리냐?
‘음식과 술에 독이 들었거든.’
-도, 독이라고?
라스가 기겁하며 어깨를 떨었다.
‘그것도 그냥 독이 아니라, 광기가 쌓이는 독.’
투귀가 내어준 음식에는 천천히 광기가 쌓 이다가 피에 미친 괴물이 되어버리는 혈광초 가 들어 있었다.
미량은 괜찮지만, 계속 먹다 보면 정신을 통 제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일할을 준다고 할 때부터 이상했지.’
저 돈에 미친 귀신이 본인의 수익금을 나눠 줄 리가 없었다.
놈은 자신과 마르타가 결투를 하다가 둘 다 죽기를 바라고 있었다.
‘결정했어.’
라온은 닭다리를 게걸스럽게 뜯어먹으며 비 릿한 웃음을 홀렸다.
‘투귀도 지운다.’
라온은 술자리가 끝난 후 새벽이 되자마자, 데닝로즈를 그간의 사정을 말해 주었다.
“맞아요.”
데 닝로즈가 빠르게 고개를 끄덕 였다.
“성검련과 흑탑의 움직임이 파악된 것을 보 면 분명 그날이에요.”
그녀는 확실하다며 지도 속 홀람에 성검련 과 흑탑의 마크를 세웠다.
“누가 오는 거죠?”
“그게……
데닝로즈가 길게 한숨을 내쉬며 성검련과 흑탑의 마크를 가리켰다.
“흑탑에서는 마랑군이 나왔고, 성검련에서 는 백귀검주가 움직였어요.”
그녀가 입술을 깨물며 말을 이었다.
“양쪽 모두 그랜드 마스터 상급 혹은 최상 급이에요.”
데닝로즈는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 되었다며 탁한 숨을 내쉬었다.
“저 정도 괴물들이 움직일 줄은 저희도 몰 랐어요. 지금이라도 지원을 요청하는 게….”
“ 아뇨. ”
라온이 차분히 고개를 저었다.
“저희가 해결할수 있습니다.”
“네? 하지만 투귀까지 하면 그랜드 마스터 상급 이상만 셋이에요! 놈들의 수하들도 평범 한 실력이 아니고, 숫자는 헤아리기 힘들 정도 로 많은데….”
데닝로즈는 광풍대 혼자서는 불가능하다는 듯 턱을 떨었다.
“그 정도도 이겨내지 못하면 앞으로의 싸움 에는 참여할 수 없어요.”
광풍대로 이번 임무를 해결할 수 없다면 데 루스와의 전쟁에서 계속 들러리로만 있어야 한다.
이번 임무가 광풍대의 위치를 결정할 분수 령이 될 것이다.
“그럼 그랜드 마스터 셋은….”
“한 명은 부대주님 이 상대하실 겁니다.”
“그래도 둘이 남잖아요.”
데닝로즈는 그게 가장 큰 문제라며 손끝을 떨었다.
“둘은…
라온이 제천검의 검병에 손을 얹었다. 그의 눈동자가 떠오르는 태양보다 짙은 열기를 토 했다.
“제가 베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