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incarnated Assassin is a Genius Swordsman RAW - Chapter 753
제753화
라온은 투기장 입구를 내려다보며 헛웃음을 흘렸다.
‘벌떼 같군.’
어디서 이렇게 많은 놈들이 찾아오는 거 지?
주말이 되자마자,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 도의 사람들이 투기장에 몰려들었다.
저들 모두가 자신과 마르타의 결투를 보기 위해서 홀람까지 찾아왔다는 게 어처구니가 없었다.
‘하긴 둘 다 무패니까. 누가 이길지 궁금하 겠지.’
자신과 마르타는 투기장에 들어온 이후 압 도적으로 전승을 거뒀다.
챔피언이 도전을 받아들이지 않고, 시간을 끌 정도로 강한 투사 2명이 붙는다는 소식이 퍼졌으니, 대륙 전역에서 사람들이 몰려오는 건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배당은 반반이었나.’
마르타는 흉폭한 성격과 강한 힘으로 상대 를 압도했고, 자신은 조롱이 섞인 심리전과 속 도로 대전자를 제압했다.
서로의 컨셉 자체가 달랐기에 더욱더 주목 도와 기대가 높았고, 그에 따라 배당도 용호상 박이었다.
라온은 건들거 리는 걸음으로 투기장에 들어 오는 청발의 중년인을 보며 입매를 비틀었다.
‘저 도박쟁이는 어디에 걸었으려나.’
리메르는 중년 졸부로 변장한 채 하루종일 도박장과 술집을 왕래했다.
기름을 칠한 듯 얼굴이 반질반질한 것을 보 니,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았다.
-저 귀때기, 실력이 늘었느니라.
라스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리메르를 향해 눈을 흘겼다.
‘그래. 신기한 일이야.’
리메르는 하루종일 도박과 술만 즐겼음에도 기세와 움직임이 안정되어 있었다.
밤새 수련을 할 수도 없었을 텐데, 어떻게 더 성장한 건지 모르겠다.
– 본왕이 매번 말했잖느냐. 머리에 피가 마 른 뒤에는 심상이 가장 중요하다고.
라스가 동그란 손을 위아래로 휘저었다.
– 그랜드 마스터쯤 되면 몸으로 하는 수련만 큼이나, 심상에서도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느니 라.
녀석은 하나만 바라보지 말라며 콧방귀를 뀌었다.
– 다만 이 짧은 순간에 실력을 키우다니, 귀 때기 놈에게 어떤 심경의 변화가 있는 듯싶구 나.
라스는 저런 변화는 쉬운 일이 아니라며 눈 매를 좁혔다.
‘심경의 변화라….’
가주 연무장에서 치른 대련 이후 리메르의 눈빛과 기세는 확연히 변했다.
건들거리고, 농땡이를 부리는 건 여전하지 만 정신적으로 성장한 건 분명했다.
‘그런데….’
라온은 점차 줄어드는 사람들의 행렬을 보 며 눈매를 가늘게 좁혔다.
‘놈들은 언제 오는 거지?’
관객과 도박꾼이 몰려들어서 투기장이 미어 터질 지경인데, 흑탑의 마인과 성검련의 검귀 들은 머 리카락 하나 보이지 않았다.
‘내가 놓쳤을 리는 없어.’
첫 관객이 들어오는 순간부터 모든 입구를 지켜보았다.
자신이 찾지 못했을 리 없으니, 아직 도착하 지 않았을 것이다.
‘분명 올 거야.’
투귀는 돈으로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분노 의 마안을 운용하며 더 세밀하게 투기장 내부 와 외부를 살폈다.
둑이 무너진 강물처럼 쏟아지던 사람들이 조금씩 잦아들 때 좌측 통로에서 검은 로브를 두른 무리가 들어섰다.
기운을 가라앉혔지만, 로브 밖으로 음습한 악취가 흐르는 것 같았다.
‘왔다.’
라온이 손끝을 바짝 세웠다.
‘흑탑이야.’
흑탑의 마인들은 마기와 사기를 사용하는 괴물답게 기운을 감추고 있어도 역겨운 냄새 를 풍겼다.
하지만 가장 앞에 선 남자에게서는 어떠한 기운과 냄새도 느껴지지 않았다.
‘저자가 마랑군인가?’
로브 사이로 검은 눈동자가 번뜩이는데, 섬 뜩하다 못해서 소름이 돋아 오를 정도였다.
인간이 아니라, 어둠을 바라보는 듯한 기분. 데닝로즈에게 들었던 대로 그랜드 마스터 중 에서도 초고수였다.
마랑군은 맛보기로 펼쳐지고 있는 오픈 결 투를 신경도 쓰지 않은 채 투귀가 있는 최상층 전망대로 올라갔다.
남아 있는 마인들은 석상이 된 듯 그 자리를 지켰다.
라온은 계단을 오르는 마랑군의 등을 바라 보다가 우측으로 시 선을 돌렸다.
‘성검련.’
전신의 털이 곤두서는 듯한 발걸음 소리와 함께 회색 로브를 걸친 검사들이 들어왔다.
흑탑과 달리 얼굴을 가리지 않았는데, 칼날 을 세운 듯 예리한 기파가 느껴졌다.
‘저게 백귀검주겠군.’
자연스럽게 가장 앞에 선 남자에게 시선이 갔다. 안색이 귀신처럼 창백했고, 팔과 다리가 기형적으로 길었다.
이질적일 정도로 검사에게 적합한 신체에서 갈고 닦은 검기가 느껴졌다. 저 남자가 성검련 의 백귀검주인 것 같았다.
‘강해.’
누가 와도 벨 수 있다는 듯한 기세가 그의 전신을 휘감고 있었다.
백귀검주 역시 마랑군에 밀리지 않는 초고 수였다.
-흐음….
라스가 최상층 전망대로 올라가는 백귀검주 를 살피며 턱을 매만졌다.
-본왕에게는 벌레처럼 하찮은 것들이지만, 네놈의 경지에 크게 밀리지 않는 놈들이니라. 정말 저 셋을 다 잡을 수 있겠느냐?
녀석은 의심스럽다는 듯 눈매를 찡그렸다.
‘셋이 아니라, 둘이야. 그리고….’
라온이 전망대를 올려보며 입맛을 다셨다.
‘그 정도도 못하면 복수 따위는 때려쳐야 지.’
데루스 로베르트는 초월자 중에서도 최상위 에 오른 괴물이다.
놈을 꺾기 위해서는 어려운 임무에 끊임없 이 도전해야 한다.
라온은 마랑군과 백귀검주 그리고 투귀의 무력과 움직임을 머릿속에 각인 시킨 후 대기 실로 돌아갔다.
“오셨군요!”
대기실에서 대기하고 있던 도리안이 고개를 숙여 왔다.
“곧 결투가 시작되니, 준비하라고 하십니 다.”
그는 지배인의 말을 전하며 한 발 가까이 다 가왔다.
“그리고 장미께서 맹수들이 다 들어왔다고 하셨습니다.”
장미는 데닝로즈, 맹수는 광풍대다. 모든 인 원이 정해진 위치에서 대기하고 있다는 뜻이 었다.
“해독제도 전부 돌렸지?”
라온이 도리안을 보며 턱을 까딱였다.
“예.”
도리안이 빠르게 고개를 끄덕 였다.
“그럼 예정대로 나와 마르타의 결투가 시작 되기 직전에 마시라고 전해.”
“후우, 알겠습니다….”
그가 울렁이는 가슴을 부여잡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조, 조금 불안해서요. 제가 잘 할 수 있을 지 모르겠어요….”
도리안은 오른손으로 왼쪽 손목을 잡으며 입맛을 다셨다.
“괜찮아.”
라온이 담담하게 고개를 저었다.
“네가 해왔던 수련을 생각해.”
“흐읍!”
도리안이 이마에서 흐르는 식은땀을 닦고서 맹렬하게 고개를 끄덕 였다.
“갑자기 자신감이 넘치는데요?”
그는 괜찮아졌다면서 고개를 꾸벅이고 대 기 실을 나섰다.
-지갑이가 본인은 의심해도 너는 의심하지 않는구나.
라스는 라온을 믿는 듯 한마디도 하지 않고 떠 난 도리 안을 보며 헛바람을 흘렸다.
“그럼 그 믿음에 답을 해줘야겠지.”
라온이 손가락을 풀며 입술을 말아 올렸다.
“그리고지갑아니라니까.”
-저놈을 지갑 취급하는 건 네놈이잖느냐!
“둘 다 오랜만이로군.”
투귀가 양팔을 벌린 채 마랑군과 백귀검주 를 맞이했다.
“홀람에 온 것을 환영하네.”
그는 무법지대 홀람이 자신의 땅인 듯 왕과 같은 말을 던졌다.
마랑군은 잠시 투귀를 훑어보다가 아무 말 도 하지 않은 채 우측 자리에 앉았다.
그는 두 손을 모으고 있었음에도 빈틈 자체 가 보이지 않았다.
“보석이 더 늘었군.”
백귀검주는 쇳소리가 섞인 음성을 흘리며 좌측 자리에 앉았다.
그는 언제라도 검을 보을 수 있도록 검병 위 에 손을 얹은 채 턱을 까딱거 렸다.
“난 돈을 좋아하지만, 그냥 쌓아두는 건 혐 오하거든.”
투귀가 열 손가락에 끼고 있는 반지를 매만 지며 웃었다. 그는 마랑군과 백귀검주에게 직 접 술을 따라주고서 본인의 자리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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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무중이라 사양하지.”
마랑군은 술을 쳐다보지도 않았고, 백귀검 주도 생각이 없다는 듯 잔을 앞으로 밀었다.
“속들이 좁군.”
투귀는 독 따위는 없다고, 중얼거리며 먼저 술잔을 비웠다.
“왜 오늘 부른 거지? 지난주에도 시간은 있 었을 텐데?”
백귀검주가 잘게 흔들리는 술을 보며 눈매 를 찌푸렸다.
“오늘 우리 투기장 최고의 투사들이 붙는 날이거든. 어마어마한돈이 걸렸지.”
투귀가 술잔을 내려놓으며 전망대 아래로 눈동자를 돌렸다.
“돈이 한 번에 들어오면 좋잖아?”
그는 어지간한 수입으로는 이제 만족이 되 지 않는다며 키득거렸다.
“한심한 이유로군.”
백귀검주는 혀를 차면서도 투귀의 시선을 따라 결투장에 선 라온과 마르타를 살폈다.
“무골인가.”
그는 단번에 라온과 마르타의 육체적 재능 을 파악하고 입맛을 다셨다.
마랑군은 거래 외에는 관심이 없다는 듯 고 개를 돌리지 않은 채 정 면만을 바라보았다.
“그래. 둘다 천생무골이다.”
투귀가 손바닥을 비비며 고개를 끄덕 였다.
“저 정도 시체 둘이면 얼마나 쳐줄 수 있 지?”
그는 마랑군을 향해 손가락을 흔들었다.
“둘?”
백귀검주가 눈매를 찌푸렸다.
“한 명은살아나오는 거 아닌가?”
“아아, 가끔 너무 심하게 싸우다가 둘 다 죽 는 경우도 있으니까.”
투귀는 우연히 그렇게 될 것 같다며 웃었 다.
“술수를 썼군.”
백귀검주가 콧방귀를 뀌고서 술잔을 더 멀 리 밀어냈다.
“걱정하지 마. 알아서 돈을 끌어오는 단골 한테는 손을 쓰지 않으니까.”
투귀는 마음 놓으라며 손을 휘휘 젓고서 마 랑군을 바라보았다.
“독으로 오러까지 봉인해두었기에 생명력 을 어마어마하게 뽑아먹을 수 있을 거야. 어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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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야 마랑군의 고개가 전망대 아래로 내 려갔다. 어둠이 차오른 그의 시선이 은은하게 반짝였다.
“천.”
마랑군은 조금의 머뭇거림도 없이 금화의 숫자를 불렀다.
“콜. 역시 시원하다니까.”
투귀는 좋다며 바로 손뼉을 쳤다.
“그럼 결투를 본 후에 거래를 진행하자고, 오늘 절경을 볼 수 있을….”
“관심 없다.”
마랑군은 결투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가 아공간 속에서 낡은 책자 와 장검 한 자루를 꺼냈다.
“성무검결, 창라검.”
그는 어서 거래를 진행하자는 듯 백귀검주 를 노려보았다.
“여전히 성격이 급하시군.”
백귀검주는 검술서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엄지손가락만 한 구슬이 매여 있는 목걸이를 꺼냈다.
구슬 안쪽에서는 백색과 흑색 안개 같은 것 들이 서로를 잡아먹을 듯 싸우고 있었다.
“너희가 원하던 흑백지주다.”
그가 테이블 위에 목걸이를 조심스럽게 내 려놓았다.
고오오오!
감정이 존재하지 않는 듯 보이던 마랑군의 눈동자가 새까만 욕망으로 번들거 리기 시작했 다.
“하긴 돈이 있으면 그게 절경이겠지.”
투귀가 픽 웃으며 양손으로 뻗어서 검술서 와 검, 목걸이를 들었다.
“전부 진품이다. 이 투귀의 눈깔을 걸고 보 증하지,”
그는 흑백지주와 성무검결, 창라검을 차례 로 살피 고서 큼지 막하게 고개를 끄덕 였다.
“그럼 거래를 시작….”
투귀가 돈을 꺼내라는 듯 손가락을 까딱일 때 투기장에서 어마어마한 함성이 터져 나왔 다.
“우리 셋이 있으면 초월자도 오기 힘든 거 알잖아.”
투귀가 밑으로 손끝을 까딱이며 웃었다.
“일단 좀 보자고.”
세 사람의 시선이 동시에 아래로 향했다.
오 오 오
쿠우우우웅!
라온은 살기가 담긴 마르타의 주먹을 쳐내 며 자세를 낮췄다.
“계속해. 지금 이쪽을 보고 있으니까.”
그의 목소리는 격한 전투와 달리 침착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넌 그걸 어떻게 아는 건데?”
마르타가 왼 주먹으로 턱을 노려오며 미간 을 찌푸렸다.
“오러를 회복했으니까.”
“회복했다고? 벌써?”
그녀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헛바람을 홀렸 다.
“계속 독을 먹다 보니, 몸이 적응한 모양이 야.”
〈독 저항력 특성〉과〈불의 고리〉덕분에 해 독을 원하지 않았음에도 육체가 알아서 독을 지워버렸다.
덕분에 지금 자신은 만전의 상태였다.
“50초 정도 남았을 거야.”
마르타는 본인과 광풍대 모두 시간이 필요 하다며 입술을 씹었다.
“그럼 계속 덤벼. 전력을 다해서.”
라온이 마르타를 도발하듯이 손가락을 까딱 였다.
“지금 붙는 시선을 놓쳐서는 안 돼.”
기감으로 느껴진다. 투귀와 마랑군, 백귀검 주는 최상층 전망대 위에서 결투장을 바라보 고 있었다.
광풍대 전원이 회복할 때까지 저놈들의 시 선을 발아들여서 시간을 끌어야 했다.
“좋아. 내가 여기서 무엇을 얻었는지 보여 주지!”
마르타가 이를 악물고 돌진해 주먹을 뻗어 냈다. 오러가 없었음에도 귓가로 바람이 스친 다. 원수를 노리는 듯 살벌한 움직 임이 었다.
타악
라온은 가벼운 발놀림만으로 마르타의 공세 를 피한 후 그녀의 복부를 후려쳤다.
퍼어어억!
미친개처럼 달려들던 마르타가 두 걸음 뒤 로물러섰다.
“으아아아아!”
힘 조절을 했어도 고통이 심할 텐데, 그녀는 더 광기를 불태우며 달려 들어왔다. 임무를 잊 어버린 듯한 눈빛이었다.
-끄어어억!
라스는 마르타의 번뜩이는 눈동자를 보며 자신의 등 뒤로 숨었다.
-소, 소고기 소녀가 맛이 갔느니 라!
녀석은 마르타에게 공포를 느낀 듯 손을 바 들바들 떨었다.
‘아주 잘 하고 있어.’
라온은 입술을 말아 올리며 마르타의 주먹 을 홀려낸 후 손등으로 그녀의 턱을 후려쳤 다.
버어어억!
마르타는 뇌가 흔들렸을 텐데도, 물러서지 않고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고통과 공포라는 개념이 지워진 사람 같았다.
“크아아아아!”
마르타는 그간의 결투 경험을 살려서 폭발
적인 위력의 투로를 펼쳐냈다. 검술이 아니라 고 해도 놀라울 정도의 발전이 었다.
쿠구구구구구!
라온과 마르타의 살벌한 경합에 소란스러웠 던 결투장에 침묵이 내려앉았다.
이곳에 있는 모두가 숨조차 쉬지 않고 결투 에 집중하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싸우는 투사들은 전투보다 다 른 것에 몰입하고 있었다.
“왔어.”
마르타는 오러가 회복되 었다고 말하며 라온 의 어깨를 주먹으로 찔렀다.
쿠우웅!
라온은 마르타의 오러가 돌아온 것을 확인 하자마자, 발을 굴러서 광풍대에게 신호를 보
냈다.
콰아아아아앙!
신호를 받은 광풍대 검사들이 투기장 이곳 저곳에서 폭발을 일으켰다.
“으아아악!”
“뭐, 뭐야!”
“갑자기 왜 폭발이!”
결투에 집중하던 관객들이 비명을 지르며 움직이자, 투기장 전체가 뒤흔들리기 시작했 다.
다만 2층에서 대기하고 있던 흑탑의 마인들 과 성검련의 검귀들은 혼란 속에서도 제자리 를 지키고 있었다. 물론 저것까지 예상대로였 다.
“마르타.”
라온은 투귀와 마랑군, 백귀검주의 시선이 흩어지는 것을 느끼고서 마르타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마르타가 전력으로 땅을 박찼다. 그녀는 라 온에게 달려들지 않고, 최상층 전망대를 향해 뛰어올랐다.
캬아아아아앙!
마르타의 권격이 최상층 전망대의 유리를 모조리 깨부쉈지만, 아래층에 있던 흑탑의 마 인과 성검련의 검귀들이 그녀의 앞을 막아섰 다.
“넌 누구냐!”
“감히 어디서!”
마인과 검귀들이 마르타를 가격해서 추락시 키는 순간 결투장 아래에서 시뻘건 불길이 솟 구쳤다.
쿠와아아아아아!
소용돌이치는 불꽃은 투귀와 마랑군, 백귀 검주를 동시에 노리며 어마어마한 열기를 뿜 어 냈다.
“돈이 안 되는 기습이로군.”
투귀는 위력은 강하지만, 눈에 뻔히 보이는 화염의 기습을 내리누르며 비웃음을 흘렸다.
“투귀! 네놈이!”
백귀검주는 요동치는 불꽃을 갈라내며 이를 바득 갈았다.
“내가 눈에 뻔히 보이는 짓을 할 것 같은 가?”
투귀는 본인의 계획이 아니라며 어깨를 으 쓱였다.
“개소리! 네놈이 아니면 저 음습한 놈분… 어?”
백귀검주가 마랑군을 찾기 위해서 뒤를 돈 순간이었다.
촤아아아악!
서리가 깃든 마검이 마랑군의 가슴에 박혔 고, 불길이 타오르는 신검이 그의 목을 갈랐
다.
화아아아아!
두 사람이 솟구친 불길을 짓누르는 찰나의 순간 마랑군의 육체가 세 조각으로 나눈 채 불 타올랐다.
투귀와 백귀검주의 눈동자에 경악이라는 두 글자가 떠올랐을 때 라온이 등을 돌렸다. 그의 붉은 눈동자 속에서 황금빛 광망이 번뜩였다.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