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incarnated Assassin is a Genius Swordsman RAW - Chapter 801
제801화
“그러니까….”
라온이 쪼그려 앉은 채 도리안에게 손가락을 까딱였다.
“내가 어디를 공격할지 예측된다는 거지?”
“으음, 예측이라기보다는 방향이 읽힌다고 하는 게 맞을 거 같아요.”
도리안이 맞은편에 앉으며 짧게 입맛을 다셨다.
“내 공격이 읽힌다고 하니까 기분이 나쁜데?”
라온이 도리안을 보며 미간을 깊게 구겼다.
“라, 라온 님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진짜예요!”
도리안은 정말 칼이 어디로 들어오는지 보인다며 고개를 마구 저었다.
“하긴 직접 봤으니, 안 믿을 수도 없지.”
라온이 제천검을 살피며 혀를 찼다.
‘지금 도리안의 실력으로는 볼 수 없는 검격을 막았으니까.’
도리안의 인지를 벗어난 속도의 검격을 연달아 날려봤지만, 그는 정말 자신의 생각을 읽듯이 모든 검격을 막아냈다.
우연은 세 번 일어나지 않는다고 했으니, 정말 자신의 검격이 읽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 능력은 어떻게 얻은 거야?”
“저, 저도 잘 모르겠어요.”
도리안은 본인도 궁금하다고 말하며 어깨를 으쓱였다.
“스승님한테 보급의 진리에 대해서 배우고, 명상을 했을 뿐인데 왜 이렇게 된 건지….”
그는 검술은 아예 배우지 않았다면서 고개를 저었다.
“정말?”
“네에! 제가 쉬는 시간에 수련한 게 아니었으면 아예 실력이 퇴화했을 거예요!”
“…그게 말이 되나?”
라온이 도리안의 말똥거리는 눈을 보며 헛바람을 흘렸다.
-저건 심안 혹은 타심통이라 부르는 능력이니라.
라스가 도리안을 보며 입술을 달싹였다.
‘심안?’
타심통은 잘 모르지만, 심안에 관해서는 들어보았다. 마음의 눈으로 상대의 생각을 읽는다는 특별한 능력이었다.
-본왕도 잘 몰랐는데, 네놈의 지갑에게는 심안의 재능이 숨겨져 있었던 것 같구나.
라스는 신기한 일이라며 이마를 긁적였다.
‘잠깐만 그러면 어제 말하지 않아도 필요한 물건을 꺼내준 게….
-그렇느니라. 심안이 개화하면서 그 능력이 생겨난 것이니라. 어이가 없구나.
녀석은 선후가 많이 바뀐 것 같지만, 분명하다고 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도리안….”
라온이 아직 얼떨떨해하는 도리안에게 턱을 까딱였다.
“너 다른 사람한테 어떤 물건이 필요한지 알게 된 이후로 그 능력이 생긴 거 아니야?”
“어….”
도리안이 멍하니 눈을 끔벅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듣고 보니 그런 것 같아요. 스승님의 의중을 파악하게 되자, 이제 어디 가서 맞아 죽지는 않을 거라며 돌아가라고 하셨거든요.”
그는 처음에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 이제 알 것 같다며 본인의 뺨을 긁적였다.
“너 바보 아니냐…?”
라온이 도리안을 보며 헛웃음을 흘렸다. 저렇게 다 힌트를 줬는데, 이제야 본인의 능력을 알았다는 게 어이가 없었다.
“사실 저한테 검을 막는 건 별로 중요한 일이 아니에요! 필수품을 딱 필요한 순간에 꺼낼 수 있게 된 게 훨씬 중요하다구요!”
도리안은 다른 사람에게 필요한 물건을 주게 된 게 더 좋다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 너는 검사잖아….”
라온이 어깨를 축 내린 채 한숨을 내쉬었다.
“전 보급관인데요?”
도리안이 무슨 말을 하냐는 듯 눈을 끔벅였다.
“어?”
“에?”
“보급관 이전에 검사잖아!”
라온이 참지 못하고 도리안의 머리에 딱밤을 날렸다.
“허억….”
도리안은 이번에도 심안을 사용한 듯 허리를 뒤로 젖혀 자신의 딱밤을 피했다.
잘만 써먹으면서 보급이 더 중요하다고 하는 게 어이가 없었다.
“어딜!”
라온이 미간을 찌푸린 채 도리안의 발목을 후려쳤다.
“꾸엑!”
도리안은 결국 균형을 잃은 채 바닥에 자빠졌다.
“어욱….”
“쓸데없이 회피력만 늘어서.”
라온이 도리안을 굽어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다리로 올 걸 알고 있었는… 아! 여기요!”
도리안은 고통스러운 듯 등을 어루만지다가 갑자기 배 주머니에서 찬물을 꺼내서 내밀었다.
“하….”
라온이 도리안에게 물을 받으며 헛웃음을 터트렸다. 상황이 어지러워서 시원한 물을 마시고 싶었는데, 그 순간에 그걸 읽은 것 같았다.
“너 싸우는 것보다 이쪽이 더 잘 어울리는 거 아니냐?”
“그렇다니까요.”
도리안이 머리를 긁적이며 헤헤 웃었다. 진심으로 싸움보다 제때 보급을 해주는 게 행복한 것 같았다.
“스승님도 저한테는 싸움이 안 어울린다고 하시긴 하셨어요.”
“아무래도 네 스승님을 좀 만나야겠어.”
라온이 도리안을 보며 입맛을 다셨다.
“스승님을요?”
“수하를 돌봐줬으니, 감사 인사는 드려야지.”
도리안에게 심안의 재능이 있다는 건 라스나 글렌조차 모르고 있었다. 직접 만나서 어떤 사람인지 보고 싶었다.
-웃기고 있네! 감사 인사가 아니라, 대련 신청이겠지!
라스는 뻔하다며 콧방귀를 뀌었다.
‘넌 나를 너무 많이 알고 있어.’
라온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까지는 도리안의 수련에 방해가 될까 봐 잘레크를 찾아가지 않았는데, 사정을 알게 되니 그와 대련을 해보고 싶었다.
“정말요?”
도리안이 얼굴에 홍조를 띄운 채 벌떡 일어섰다.
“진짜 좋으신 분이에요! 제 생각을 읽으시고, 다 챙겨주셨어요!”
그는 스승을 다시 보는 게 기쁘다는 듯 환한 웃음을 그렸다.
‘스승이라는 사람도 심안을 가진 건가.’
하긴 그게 당연하겠지.
잘레크는 버렌, 마르타, 루난을 놔두고 처음부터 도리안을 선택해서 데리고 갔다. 본인부터가 심안이 있기에 도리안의 재능을 알아본 게 분명했다.
“그럼 안내를 좀 해줘.”
라온이 도리안에게 받은 물을 단숨에 들이켜고서 고개를 끄덕였다.
“옙!”
도리안이 고개를 끄덕이고서 벌떡 일어났다. 스승을 만나러 간다고 하니 기쁜 것 같았다.
-아, 안 되느니라!
라스가 허공에 멍하니 떠 있다가 갑작스럽게 도리안의 앞을 막아섰다.
-지금 너는 스승에게 절대 떨어지지 않는 거머리를 데리고 가는 것이야!
녀석이 손을 마구 저었지만, 당연하게도 도리안은 보지 못하고 거리로 나갔다.
-네 스승의 피가 다 빨아 먹힐 거라고!
라스의 울부짖음은 아무도 없는 연무장에서 공허하게 울려 퍼졌다.
* * *
도리안이 걸음을 멈춘 건 한적한 호수 앞의 오두막이었다.
로렌스의 동굴처럼 마을과 동떨어져 있어서 찾아오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스승님!”
도리안이 방실거리며 오두막의 문을 두드렸다.
“스승이라고 부르지 말라고 했잖느냐! 그리고 가라니까 왜 돌아왔어!”
오두막의 낡은 문이 열리고, 하얀 수염이 그득한 노인이 걸어 나왔다.
‘저 사람이 잘레크인가.’
등이 굽어 있지만, 기본적으로 키가 작은 편이었다.
수염만이 아니라, 눈썹과 머리도 허연색으로 물들어 있었고, 얼굴이 동그래서 나이가 많이 든 너구리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랜드 마스터가… 맞나?’
잘레크의 무력 수위는 그랜드 마스터의 극이다. 초월에 오른 게 아니니, 자신이 충분히 꺾을 수 있는 수준이지만, 이상하게도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들지 않았다.
-특이한 영감이구나.
라스가 흥미롭다는 듯 입맛을 다시며 자신의 머리 위에 내려앉았다.
“너는….”
잘레크가 도리안의 뒤에 선 라온을 보며 한쪽 눈썹을 들어 올렸다.
“라온 지그하르트라고 합니다. 제 수하가 신세를 졌다고 해서 감사의 인사를 드리려고 찾아왔습니다.”
렉타르가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했기에 신분을 밝히며 고개를 숙였다.
“이건 약소하지만 선물입니다.”
라온이 영약이 든 목갑을 꺼내서 잘레크에게 내밀었다.
“감사 인사?”
잘레크가 헛웃음을 흘리며 턱을 틀었다.
“요즘 젊은 녀석들은 눈동자에 호승심을 담은 채 감사 인사를 하나 보지?”
그는 오두막 앞에 세워둔 지팡이를 짚으며 라온의 앞으로 다가왔다.
“련주께서 손주 자랑을 그렇게 하시더니, 그 이유가 있구나.”
잘레크가 라온을 위아래로 살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야말로 재능의 덩어리야. 다만 처음부터 가지고 있던 재능이 아니라, 만들어진 재능이로군.”
그는 제대로 보니 어이가 없다며 긴 눈썹을 떨었다.
“눈동자도 특이하구나. 인안을 타고 났는데, 천안과 마안이 동시에 깃들었어.”
“눈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눈은 마음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다. 눈만 보아도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살아갈지를 알 수 있지.”
잘레크는 신비로운 말을 하며 턱수염을 쓸어내렸다.
“잘레크 님은….”
라온이 잘레크의 고요한 눈빛을 보며 입을 뗐다.
“심안을 가지고 계신 겁니까?”
“심안에 대해 알고 있었나?”
잘레크는 신기하다는 듯 살짝 턱을 들어 올렸다.
“이름만 들어보았습니다.”
“심안이라고 불리지만, 실제 마음을 읽을 정도로 대단한 능력이 아니다. 약간의 보호 능력이라고 할까.”
그는 고슴도치의 가시 같은 거라며 작게 웃었다.
“스승님. 앉으시죠.”
도리안은 기다렸다는 듯 잘레크에게 다가가서 나무로 만든 의자와 따끈한 김이 올라오는 차를 내밀었다.
“오냐.”
잘레크는 의외로 도리안의 손길을 거부하지 않고, 의자에 앉은 채 차를 홀짝였다.
“라온 님은 여기요.”
도리안은 어제 루난에게 주고 남은 구슬 아이스크림 상자를 꺼냈다.
“어…?”
“필요하지 않으세요?”
“아닌데?”
라온이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본왕이! 본왕이 필요하느니라!
라스가 벌떡 일어나며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타심통이 맞느니라! 본왕이 계속 먹고 싶다고 생각하니 되었어!
녀석은 성공했다고 외치며 소리를 질렀다. 계속 자신의 머리에 붙어 있더니 이걸 노리고 있었던 것 같다.
“됐어.”
라온이 다시 집어넣으라고 말하며 손을 내렸다.
-빼애애액!
라스가 절대 안 된다는 듯 비명을 터트렸다.
-저걸 거절하면 오늘부터 네놈의 대련을 계속 방해할 것이니라! 잠도 못 자게 할 거라고!
‘으….’
라온이 긴 한숨을 내쉬고 도리안이 내민 구슬 아이스크림 상자를 받았다.
“고맙다….”
“뭘요!”
도리안은 본인의 판단이 틀리지 않은 게 기쁜 듯 환히 웃었다.
“그럼 이제 진심을 말해보아라.”
잘레크가 빈 찻잔을 내리며 고개를 까딱였다.
“진짜 심안이 어떤 것인지 느껴보고 싶습니다.”
라온이 잘레크에게 고개를 숙였다.
“대련을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도리안의 어리숙한 심안으로도 자신의 검이 막힐 정도였으니, 진짜 심안의 고수와 싸우면 어떻게 될지 궁금했다.
거기다 잘레크는 성검련에 와서 만난 사람 중 두 번째로 강한 무인이었기에 제대로 붙어보고 싶었다.
“너는 다른 사람의 무학을 배우는 재능이 있다던데.”
잘레크가 거의 감겨 있던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심안은 어려울 것이야. 이건….”
그가 콧노래를 부르며 잡초를 뽑는 도리안을 보았다.
“선하고, 겁이 많은 녀석들만 가질 수 있는 재능이거든. 저 아이처럼 말이야.”
잘레크는 심안을 얻을 생각은 말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럼 잘레크 님도 겁이 많으십니까?”
“물론이다. 겁도 많고, 나약했지. 젊은 시절의 내가 떠올랐기에 저 녀석을 데리고 간 거다.”
그는 도리안의 모습이 본인의 젊을 때와 똑같다며 웃었다.
“그럼 잘 됐네요.”
라온이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겁이 많고, 착하거든요.”
그 말을 하며 씩 웃었다.
-어…?
“엥?”
아이스크림을 보며 군침을 흘리던 라스와 잡초를 뽑던 도리안이 동시에 눈을 부릅떴다. 둘의 입에서 침이 질질 흘러나왔다.
-무슨 미친 소리야!
“무슨 미친 소리세요!”
* * *
스르르릉.
라온은 잘레크와 마주 선 채로 제천검을 상단에 세웠다.
“잡아먹을 생각이 가득하군.”
잘레크는 픽 웃으며 땅을 짚고 있던 지팡이에서 검을 뽑았다.
“어디 네 할아버지가 자랑하는 대륙 제일의 재능이 어느 정도인지 보자꾸나!”
그는 선공을 기다리겠다는 듯 말을 하고 먼저 땅을 박찼다. 계속 느끼지만, 말과 행동이 정반대되는 사람이었다.
후우우웅!
잘레크의 보법은 구름을 타는 듯 여유로웠는데, 그 속도는 벼락을 두른 것처럼 빨랐다.
눈 깜짝할 사이에 자신의 우측으로 다가와 있었다.
치이이잉!
라온은 왼쪽 발목을 돌리며 잘레크를 향해 중검과 강검이 깃든 설풍검결을 펼쳤다. 검끝에서 공간을 짓누르는 푸른 냉기가 피어났다.
“흠!”
잘레크는 성풍검결을 미리 보기라도 한 듯 손목을 부드럽게 꺾으며 육중한 냉기를 갈라버렸다.
쩌어어어엉!
라온은 제천검이 튕겨 나가는 순간 반동을 이용하여 쾌검과 뇌검의 묘리가 깃든 회천을 그렸다.
풍차처럼 회전하는 불길이 잘레크의 오른팔을 향해 뚝 떨어졌다.
“반응이 빠르구나.”
잘레크는 자신의 검로를 읽듯이 지팡이 검을 내뻗어 제천검의 중앙을 후려쳤다.
쩌어어어엉!
제천검이 불길만 남긴 채 뒤로 밀려 나가 땅을 쳤다. 선공을 하고도 밀렸다는 게 어처구니가 없었다.
투웅!
라온이 태화보를 밟으며 잘레크의 등 뒤로 돌아갔다. 땅을 긁으며 제천검으로 염해무결을 일으켰다.
콰아아아아!
새빨간 화염으로 이루어진 파도가 잘레크의 전신을 휘감았다.
“파도처럼 보여도 결국 검격일 뿐이지.”
잘레크는 조금도 당황하지 않은 채 지팡이 검으로 상단과 중단을 다섯 번 씩 찔렀다.
파아아아앙!
그의 검극에서 푸른 빛이 번쩍이자, 염해무결의 파도가 가라앉고 불꽃이 허공으로 흩날렸다.
“후우….”
라온이 낮은 숨을 내쉬며 시선을 내렸다.
‘로렌스 님과는 달라. 나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숙적과 싸우는 느낌이야.’
로렌스가 지우개로 자신의 검격을 지운다고 친다면, 잘레크는 해답지를 보고 자신이 내는 문제를 모두 풀어낸다는 느낌이었다.
비슷하지만 전혀 달랐다.
‘재밌는데.’
라온이 진한 미소를 그리며 바닥을 밀어냈다. 전방으로 쇄도하며 제천검에 쾌검과 풍검 그리고 뇌검을 담아냈다.
도리안과 대련할 때와 달리 전력을 담아냈기에 제천검이 붉은 섬광이 되어 뻗어나갔다.
쩌어어엉!
잘레크는 벼락처럼 내리꽂히는 제천검의 중심을 막아내며 지팡이 검의 뒤편으로 자신의 복부를 노렸다. 움직임이 하나의 그림처럼 자연스러웠다.
‘복부? 아니야….’
이건 가슴이다.
심안을 지닌 잘레크와 싸우고 있기 때문일까. 그가 어디를 노리는지 자신에게도 읽히는 것 같았다.
쩌어어엉!
작은 크기의 염주벽을 세워서 잘레크의 검격을 막아냈다.
“음?”
잘레크가 의외라는 듯 눈매를 찌푸리며 검을 휘돌렸다. 그의 지팡이 검이 기묘하게 꺾이더니 어깨로 찌르고 들어왔다.
‘이번에는 허리.’
잘레크의 시선, 검의 움직임 그리고 공기의 파동으로 진짜 정보를 읽어냈다. 성검련에서 치렀던 수많은 대련이 자신에게 답을 알려주는 기분이었다.
쩌어어엉!
제천검으로 반원을 그리며 허리를 파고든 잘레크의 검을 쳐냈다.
‘체스를 두는 것 같아.’
무력 대결을 벌이는 게 아니라, 체스처럼 수 싸움을 벌이는 기분이다. 흥이 동해서 자연스럽게 웃음이 나왔다.
“더 빠르게 가보죠!”
라온이 씩 웃으며 잘레크의 정면으로 돌진했다.
쩌어어어엉!
잘레크는 규칙이 있으면서도 없는 듯한 라온의 검격을 막으며 오른쪽 눈썹 들어 올렸다.
‘뭐지…?’
처음 라온을 보았을 때는 분명 심안의 재능이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라온은 심안을 개화한 듯 자신의 심리를 읽으며 수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너 뭐냐….”
잘레크가 어이가 없다는 얼굴로 고개를 틀었다.
“어떻게 심안을 깨운 거냐!”
“심안이라기보다는….”
라온이 차분히 고개를 저으며 허벅지를 노리던 잘레크의 지팡이 검을 쳐냈다.
“눈치입니다. 저는 눈치가 꽤 빠른 편이거든요.”
-지이이이이랄! 그게 네놈의 입에서 나올 소리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