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incarnated Assassin is a Genius Swordsman RAW - Chapter 839
제839화
후우우우웅!
라온이 냉막한 인상의 사내에게 나아가며 제천검을 내뻗었다. 만화공의 불길을 검극에 응집시키며 중검의 묘리를 담았다.
라온 지그하르트 류 검식.
제2형 중천포.
검격에서 피어나는 인력으로 상대를 가까이 끌어들인 후 극강의 검격을 터트렸다.
쿠와아아아앙!
어마어마한 충격파가 터지며 사방으로 강기의 폭풍이 몰아쳤다.
상대를 길을 막는 벽이라고 생각하며 처음부터 전력을 끌어냈기에 결계마저 깨질 듯 출렁거렸다.
“바로 돌아갈 준비를 하….”
광풍대에게 이 결계에서 빠져나갈 준비를 하라고 외칠 때였다.
우우우우!
중천포가 만들어 낸 불꽃 속에서 새하얀 빛살이 쏟아져 나왔다.
“음!”
라온이 뒤로 한걸음 물러서며 진혼검을 사선으로 그었다. 만화공 천화 적섬삽심육결. 서른여섯 방위로 뻗어나가는 불길이 유성우처럼 떨어지는 빛무리와 격돌했다.
쿠구구구구구!
붉은 화염과 하얀 섬전이 쉴 새 없이 부딪치며 강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자신의 육체가 단단하지 않았다면 저 충격파만으로 이미 팔다리가 뜯겨 나갔을 것 같았다.
‘강해.’
자신과 광풍대를 단숨에 이 결계로 끌고 왔기에 주술사라고 생각했는데, 무력 자체도 상당했다.
초월자 정도의 기파는 아니었지만, 기이하게도 1사도보다 강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후우우우욱!
중천포가 만들어 낸 불길이 지워지고, 냉막한 인상의 사내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겉옷이 그슬리지조차 않은 것을 보면 자신의 느낌대로 1사도 보다 강한 것 같았다.
‘그렇다면….’
자신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았다. 저 정체 모를 놈을 상대하기보다는 일단 이 공간을 벗어나는 게 우선이었다.
찌지지지직!
라온이 재빠르게 발목을 돌렸다. 우측의 하얀 벽을 향해 제천검과 진혼검을 내리쳤다. 적섬에서 회천으로 이어지는 쌍검술이었다.
화아아아악!
매섭게 쏟아지는 불길이 하얀 벽을 갈랐다.
하지만 결계는 완벽히 갈라지지 않고, 칼에 베인 물처럼 천천히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이게 무슨….”
처음 결계에서 느껴지던 힘은 그리 강하지 않았다. 적섬과 회천 정도로도 충분히 베어버릴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예 먹히질 않았다.
“내가 있는 한 나갈 수 없다.”
냉막한 인상의 사내는 안 될 일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음….”
라온이 시선을 올리며 입술을 씹었다.
‘저놈이 결계를 강화시킨 건가?’
내가 있는 한이라는 말을 한 것을 보니, 저 망할 놈이 결계의 내구도를 올린 것 같았다.
‘하긴 당연하겠지.’
본인이 이 결계를 만들었으니, 내구성을 강화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저놈….
라스가 냉막한 인상의 사내를 보며 눈썹을 내렸다.
-천족이니라.
‘뭐…?’
라온이 라스를 돌아보며 눈을 부릅떴다.
‘처, 천족이라고? 저 인간이?’
-그렇느니라. 천족 중에서도 상급 천사이니라.
라스는 혐오스럽다는 듯 냉막한 인상의 남성을 향해 미간을 깊게 구겼다.
‘상급 천사….’
라온이 마른침을 삼켰다.
‘왜 천족이 시프를 돕는 거지?’
시프와 천족이 어떻게 이어질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잠깐만….’
라온이 상급 천사라는 천족을 올려보며 입술을 씹었다.
‘설마 그놈이?’
현재 대륙에서 천족과 이어져 있는 사람은 오직 한 명뿐이다. 데루스 로베르트. 놈의 더러운 면상이 저 천족과 겹쳐지기 시작했다.
‘아니, 놈이 맞아.’
시프는 자신의 신을 만났다고 했고, 어딘지 모르게 데루스 로베르트를 떠올리게 만드는 언행을 보여주었다. 냄새가 난다. 이놈들의 뒤에는 분명 그 악귀가 서 있을 것이다.
“천족.”
라온이 상급 천사를 향해 턱을 까딱였다.
“너 데루스 로베르트와 무슨 관계냐.”
“음….”
상급 천사는 살짝 떨리는 눈동자를 내렸다.
“바로 거기까지 파악하다니, 그분의 말씀대로 마족에 씌인 인간답구나.”
그는 혐오스럽다는 듯 손으로 코와 입을 가렸다.
“빌어먹을.”
라온이 상급 천사를 보며 이를 갈았다.
‘또 그놈이었어!’
이 대륙에서 일어나는 사건 중 혐오스러운 일에는 모두 데루스 로베르트가 끼어 있었다.
이제는 그놈의 두개골을 열어서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알아보고 싶을 정도였다.
“본래라면 베오른이 네 힘을 흡수할 수 있도록 시간을 끌어야겠지만, 가만히 놔둘 수가 없게 만드는군. 천사 바르디엘의 이름으로 너를 구제해 주마.”
스스로를 바르디엘이라 말한 상급 천사가 건조한 눈빛을 드러냈다.
‘바르디엘? 갑자기 본명을 밝힌다고?’
라온이 바르디엘을 보며 헛웃음을 흘렸다.
-왜 저러겠느냐. 제 놈들만 깨끗하고, 하는 일이 옳다고 착각을 하는 것이지.
라스는 추하디추한 종족이라고 말하며 콧잔등을 구겼다.
“처, 천족이라고? 그때의 그 괴물처럼?”
버렌이 경악을 한 듯 입술을 떨었다.
“천족이고, 지랄이고! 꺼져!”
마르타가 괴성을 내지르며 빛의 벽을 향해 강기를 내리쳤다.
“문 열어….”
루난 역시 참지 않겠다는 듯 전신에서 푸른 서리를 뿜어냈다.
“너희들도 힘을 좀 빼놓아야겠군.”
바르디엘이 손가락을 튕기자, 하얀 땅이 물감처럼 끈적하게 출렁이더니 검과 창을 든 빛의 인간들이 솟아올랐다.
“처리해라.”
그가 명령을 내리자, 빛의 인간들은 기합 소리조차 내지 않고 광풍대를 향해 돌진했다.
“이 잡것들은 또 뭐야!”
마르타가 이를 악문 채 타이탄의 오러가 깃든 검을 내리쳤다.
퍼어어어억!
그녀의 묵직한 검격에 돌진해 오던 빛의 인간들이 주먹으로 내리친 모래성처럼 무너져 내렸다.
우우우웅!
하지만 빛의 인간들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몸을 재생시킨 후 다시 마르타에게 달려들었다. 이 결계를 이용한 바르디엘의 능력 같았다.
“이놈들 재생이 끊어지질 않아!”
버렌은 재생 속도가 너무 빠르다며 고개를 저었다.
“내가 할게.”
루난이 광풍진의 선두로 나와서 설화를 내리찍었다.
검날 위에서 피어나던 서리의 기운이 동심원을 그리며 번지더니, 광풍대에게 달려드는 빛의 인간들을 모조리 얼려버렸다.
“야! 잘했어!”
마르타가 탄성을 흘리며 루난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이제 결계를….”
그녀가 이 틈에 결계를 부수자고 말할 때 얼음이 산산조각으로 깨지며 빛의 인간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멍청아! 칭찬까지 해줬는데, 제대로 좀 얼려봐!”
“이게 최선이야….”
루난은 입을 삐죽 내밀며 다시 냉기를 뿌렸지만, 빛의 인간들의 발걸음을 잠시 막을 뿐이었다.
-저 천족 놈을 처리하지 않는다면 이 결계도, 저 빛의 인간들도 계속 유지될 것이니라.
라스는 바르디엘부터 처리해야 한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래야겠네.’
라온이 고개를 끄덕이며 바르디엘을 바라보았다.
-네놈이라면 눈치를 챘겠지만, 저 천족 놈, 전력이 아니니라.
라스가 바르디엘을 올려보며 콧방귀를 뀌었다.
-이 결계를 깨기 위해서는 저놈이 전투에 진심이 되도록 날개를 끌어내는 게 우선이니라.
녀석은 천족이 전력을 다할 때는 하얀 날개가 튀어나온다고 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랬군.’
자신이 처음 바르디엘을 보고 1사도보다 강하다고 생각했던 이유를 알겠다.
저놈은 인간의 거죽 속에 천사의 날개와 힘을 숨기고 있었다.
‘그럼 시프가 이모의 힘을 다 흡수한 건 아니겠군.’
바르디엘의 말과 행동을 생각해보면 놈은 시프가 아리스의 힘을 온전히 흡수하도록 이 결계를 만들어서 시간을 끌고 있다.
지그하르트의 피에 어떤 비밀이 있어서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이 가능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이 해야 할 일은 명확해졌다.
“복잡하지만, 간단하네.”
라온이 바르디엘을 향해 턱을 치켜들었다.
“저놈만 잡으면 그만이라는 거잖아.”
“역시 인간들은 잘못된 길로 가고 있구나.”
바르디엘은 라온을 굽어보며 무겁게 고개를 저었다.
“닭 새끼가 지랄한다.”
라온이 바르디엘을 보며 코웃음을 쳤다.
“마족이고, 천족이고 왜 이렇게 쓸데없는 말을 주절거리는지 모르겠다니까.”
-얌마!
라스는 왜 갑자기 마족을 꺼내냐면서 고개를 흔들었다.
‘집중하자.’
아리스만이 아니라, 이 결계 밖에 있는 사람들이 걱정되어서 머리가 어지럽고, 제대로 된 판단도 내리기 힘들었다.
최악의 일을 가정하니 명경지수가 있어도 자신의 감정을 통제할 수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할 수 있는 일은 언제나 하나뿐이다. 눈앞의 적을 쓰러뜨리는 것. 그것만을 생각하며 제천검과 진혼검을 고쳐잡았다.
“마족에게 아주 깊게 물들었구나.”
바르디엘이 한쪽 눈썹을 내린 채 손을 뻗었다. 그의 손아귀에서 뿜어져 나온 하얀 빛들이 자신의 전신을 지워버릴 것처럼 쇄도해왔다.
이 공간을 이루는 빛과 달리 확연한 공격성을 띠고 있었다.
쿠웅!
라온은 물러서지 않고, 오히려 태화보를 밟고 나아갔다. 전신을 녹여버릴 듯한 빛의 파도를 향해 몸을 던지며 제천검에 글래시아의 냉기를 얹었다.
콰아아아아아!
광풍류의 바람을 타고 나아간 마왕의 서리가 천족이 일으킨 빛을 모조리 얼려버렸다.
“음!”
바르디엘도 본인의 공세가 얼어붙을 줄은 몰랐다는 듯 눈을 부릅뜨며 뒤편으로 물러섰다.
“도망치지 마라. 천족.”
시야가 검게 물들 정도의 속도로 나아가 제천검을 내리쳤다. 빛을 얼려버리는 라스의 냉기가 함께였다.
콰아아아아아!
제천검으로 바르디엘이 만들어 낸 빛의 벽을 바스러뜨리고, 놈의 심장을 향해 진혼검을 찔러넣었다. 붉은 원한의 칼날 위로 새하얀 서리가 피어났다.
“으음!”
바르디엘이 마른침을 삼키며 두 손을 모으자, 그의 가슴 앞으로 태양처럼 이글거리는 빛의 구체가 떠올라 두 자루의 검을 거칠게 밀어냈다.
“하아….”
라온이 한 발 뒤로 물러선 채 가는 숨을 내쉬었다.
‘강하지만, 잡을 수 있어.’
바르디엘이 만들어 낸 빛이 강하고 빠르기는 하지만, 무학적인 묘리가 깊게 스며들어 있지는 않았다. 충분히 이길 수 있었다.
“전신에 구멍을 뚫어주마.”
바르디엘이 입매를 비틀자, 그가 들고 있던 빛의 구체 속에서 새하얀 섬광이 쏘아져 나왔다.
숫자가 너무 많아서 검으로 벨 수 없을 정도였다.
후우우우웅!
라온이 눈앞으로 제천검을 들어 올렸다. 푸르게 얼어붙은 검신 위로 서리의 꽃이 피어난다.
글래시아로 펼쳐낸 화령이 빛의 구체에서 쏟아지는 섬광과 격돌했다.
쿠구구구구!
검격과 빛이 수없이 맞부딪치는 전투 속에서 바르디엘의 눈빛이 매섭게 빛났다.
‘이놈은 역시 위험해.’
자신의 신력을 지워버리는 것을 보면 이미 마족의 힘을 몸에 받아들인 게 분명했다. 이대로 놔두었다가는 이 결계가 위험해질 것 같았다.
‘제거하는 게 나을지도.’
라온이 데루스의 정체를 밝혔던 사건을 떠올려보면 놈의 힘과 재능이 아깝더라도 이곳에서 죽이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우우우웅!
바르디엘이 두 손을 교차하며 빛의 구체를 구슬의 크기로 압축시켰다. 터질 것처럼 진동하는 광구를 라온을 향해 쏘아냈다.
쿠와아아아아!
작게 응집되었던 빛의 구체가 라온의 눈앞에서 구름처럼 번지며 웅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끝이다.’
결전기 광화. 아무리 마족의 힘을 받았다고 해도 초월에 오르지 못한 인간의 몸으로 저 충격을 견디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다 끝났다고 생각하며 손을 내릴 때 하얀빛의 파동 속에서 붉은 눈동자가 번쩍였다.
쿠우우웅!
라온이 발끝으로 땅을 붕괴시키며 나아갔다. 분노의 권능을 담은 채 솟구친 공허살이 빛의 벽을 가르고 바르디엘의 가슴을 꿰뚫었다.
퍼어어어어억!
바르디엘만이 아니라, 놈의 뒤편 공간마저 갈라지며 하얀 결계가 열리기 시작했다.
“지금!”
라온이 광풍대를 향해 손짓을 할 때 벌어지던 결계가 다시 메꿔지며 바닥에서부터 새하얀 광채가 떠올랐다.
쿠우우우우웅!
바르디엘의 거죽이 벗겨지고, 그의 등에서 새하얀 날개가 튀어나왔다.
“감히 인간 따위가!”
그는 천족이 아니라, 마족으로 강림한 듯 검은 눈동자를 뒤틀었다.
쿠웅!
라온이 제천검과 진혼검을 역수로 잡은 채 대지에 박아 넣었다.
우우우웅!
하얀빛으로 가득 찬 결계 위로 금빛 태양과 은색의 달이 떠오르며 신검과 마검을 벼려주었다.
“감히 천족 따위가….”
라온은 고요히 떨어지는 신검과 마검을 잡은 채 턱을 틀었다.
“사람의 길을 막지 마라.”
* * *
“도리안.”
시프가 키득이며 도리안에게 다가갔다.
“으으….”
도리안이 뒷걸음질을 쳤지만, 얼마 가지 못하고 그의 등이 벽에 닿았다.
“모르는 척했지만, 너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다. 라온의 최측근이자, 광풍대의 보급관. 맞지?”
시프가 흑검을 빙글 돌리며 웃었다.
“라온 지그하르트가 나왔을 때 사지가 뜯겨 나간 네 시체를 보여주면 어떻게 될까? 상대하기 편해질 것 같은데?”
그는 라온의 표정이 기대된다고 말하며 흑검을 내리쳤다. 얇게 말려 올라간 공간검이 도리안의 다리를 향해 이를 드러냈다.
“으아아악!”
도리안은 시프가 검을 다 휘두르기 직전에 우측으로 몸을 던졌다. 그 찰나의 판단 덕분에 그는 허벅지가 잘려 나가는 게 아니라, 작은 상처를 입는 데서 그쳤다.
“다리를 자르려고 했는데?”
시프가 도리안을 보며 눈매를 좁혔다.
“무언가 배운 모양이구나.”
그가 코웃음을 치며 고개를 저었다.
“좋아. 그럼 조금은 제대로 해주지.”
“아….”
도리안이 시프의 번들거리는 적안을 보며 턱을 부르르 떨었다.
‘이건 안 돼.’
첫 일격은 심안 덕분에 피할 수 있었지만, 지금 건 무리다.
자신이 언제, 어떻게 움직이더라도 저 흑검에게서 도망칠 수 없을 것 같았다.
“이번에는 팔이다.”
시프는 팔을 베겠다고 선언하며 가볍게 흑검을 내리그었다.
“으아아아악! 대주님!”
도리안이 라온에게 도와달라고 외치며 눈을 감았다.
후우우우우!
팔이 뜯어져 나가는 고통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느껴지는 건 청명한 바람의 냄새였다.
“어….”
도리안이 천천히 눈을 뜨자, 눈앞에서 붉은 머리카락이 찰랑이고 있었다.
“너무하네. 내가 아니라, 라온을 찾아?”
리메르가 도리안을 돌아보며 픽 웃었다.
“부, 부대주님!”
“이 도움 안 되는 인간이나 받아.”
그는 왼쪽 허리에 끼고 있던 아리스를 도리안에게 넘겨주었다.
“흐음?”
시프가 리메르를 보며 눈매를 좁혔다.
“어디에 숨어 있다가 지금 나온 거지?”
“나야 맨 처음에 나갔으니, 이 공동 밖에 있었지.”
리메르가 나뭇잎 검을 어깨에 걸친 채로 고개를 까딱였다.
“앞은 라온에게 맡기고 뒤로 돌아가서 기습하려고 했는데, 일이 이렇게 되네.”
그는 그나마 다행이라며 웃었다.
“아무리 기척을 죽이고 숨어 있었다고 해도 바르디엘의 결계에는… 아!”
시프는 리메르의 귀를 보며 키득거렸다.
“그렇게 된 거였나? 하긴 급조한 결계이니, 제약을 걸었겠군.”
그는 이제야 이해가 된다는 고개를 끄덕였다.
“차라리 잘 되었어.”
시프가 리메르를 보며 입매를 길게 말아 올렸다.
“너라면 가지고 노는 재미가 있겠지?”
“재미?”
리메르가 코웃음을 치며 고개를 저었다.
“무슨 수를 써서 이 망나니의 힘을 뺏어갔는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등 뒤로 악의를 지우는 푸른 바람이 일어났다.
“급히 지은 다리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걸 보여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