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incarnated Assassin is a Genius Swordsman RAW - Chapter 878
제878화
“…….”
라온은 모두가 들어갈 수 있도록 땅굴에 가득 찬 열기를 지우며 눈동자를 서쪽으로 돌렸다.
“그쪽은 왜 봐? 뭐, 있어?”
마르타가 왜 다른 방향을 보냐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니야.”
라온은 천천히 시선을 떨군 후 열기가 가라앉은 땅굴 속으로 들어갔다. 팔렌툰은 검의 모양으로 만든 계단이 있다고 했는데, 남아 있는 건 흉물스럽게 녹아내린 쇳덩이들뿐이었다. 지독한 불길에 모조리 녹아버린 것 같았다.
‘안으로 들어오니 마기가 느껴지는군.’
외부와 달리 회색 망치 길드의 거점에 들어오니, 저 밑에서부터 피어나오는 발록의 마기가 느껴졌다.
다만 이곳의 열기만큼 마기가 짙지는 않았다. 오히려 무인의 오러 같은 느낌이 강했다.
“아….”
팔렌툰은 직접 만들었던 검의 계단이 무너진 것을 보자, 더욱 감정이 격해진 듯 피가 나도록 입술을 깨물었다.
“아, 아무도 없다니….”
그는 용암과 불꽃에 녹아버린 지하 마을을 보며 머리를 부여잡았다. 마지막 기대가 무너지며 절망에 빠져버린 것 같았다.
“빌어먹을! 빌어먹을!”
팔렌툰이 주먹으로 땅을 내리치며 괴성을 지르자, 마을을 먹어치운 화염과 용암 속에서 붉은 피부의 악귀들이 튀어나왔다.
“캬아아악!”
“키아아아!”
크기는 고블린과 별 다를 바가 없을 정도로 작았지만, 숙련된 검사 이상으로 움직임이 빨랐고, 손에는 불타는 창을 꼬나쥐고 있었다. 무력만 보면 상위 몬스터급이었다.
“저, 저게 뭐에요? 레드 고블린?”
도리안이 처음 보는 몬스터에 겁을 먹은 듯 헉 소리를 내며 뒤로 물러섰다.
-레드 베스가 나왔으니, 확실해졌구나.
라스가 붉은 피부의 악마를 보며 콧방귀를 뀌었다.
‘레드 베스?’
-발록의 힘에 매료되어 놈들을 보필하는 최하급 마족이니라. 본왕의 예상대로 이 지하에 있는 놈들은 발록이었어.
녀석은 이제 볼 것도 없다며 손을 까딱였다.
‘한마디로 조무래기라는 뜻이네.’
라온이 쇄도해오는 레드 베스를 향해 제천검을 내리그었다.
퍼어어어억!
검날의 끝이 땅에 닿은 순간 푸른 섬광이 번쩍이며 레드 베스의 육체가 산산조각으로 터져나갔다.
남아 있는 건 레드 베스가 밟았던 불꽃의 발자국뿐이었다.
“쓰레기 같은 놈들!”
버렌은 분노를 담은 삭풍을 일으켜 레드 베스와 놈들이 만들어낸 불길을 모조리 갈라버렸다.
“고블린 주제에 깝치네?”
마르타가 콧방귀를 뀌며 검을 찍어누르자, 레드 베스는 다가오지도 못한 채 바닥으로 찌부러졌다.
“못생겼어….”
루난이 설화를 땅에 박아넣자, 사위로 서리가 뿌려지며 뒤에서 달려들려던 레드 베스의 팔과 다리를 모조리 얼려버렸다.
“키아아아악!”
“키이이익!”
레드 베스들이 무력의 열세를 느끼고 다시 용암 속으로 도망치려고 할 때 푸른 빛이 번쩍였다.
촤아아아악!
셰릴이다. 그녀의 쌍검에서 솟아오른 장대한 검격이 레드 베스와 놈들이 숨어 있던 불꽃을 갈라버렸다.
“팔렌툰 님.”
라온은 레드 베스가 모두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서 팔렌툰에게 다가갔다.
“이 지하 마을을 습격했다는 괴물은 저 땅굴 아래에 있는 것 같습니다.”
용암과 불꽃이 갈라진 땅에 나타난 큼지막한 굴을 가리켰다.
“으음….”
팔렌툰은 동료의 피가 굳어버린 땅을 보며 입술을 파르르 떨었다.
“나, 나는 못 갈 것 같소.”
그는 발록이 무서운 게 아니라, 동료들이 모두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최악의 미래를 두려워하고 있었다.
“걱정마세요.”
라온이 팔렌툰의 어깨를 잡으며 온기가 깃든 미소를 그렸다.
“살아만 있다면 어떻게 해서든 구해내겠습니다.”
자신을 믿으라고 말하며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괘, 괜찮을 거예요!”
도리안이 팔렌툰을 부축하며 억지로나마 웃어 보였다.
“우리 대주님은 말씀하신 건 무조건 지키시거든요.”
“맞는 말이야. 우리 대장이 생긴 건 곱상하지만, 하는 행동은 무인 그 자체거든.”
마르타도 잘 보고 있으라고 말하며 입매를 말아 올렸다.
“응. 분명 구할 수 있을 거야….”
루난은 팔렌툰과 다른 이들이 열기에 지치지 않도록 서리의 막을 펼치며 고개를 꾸벅였다. 평소보다 길게 말하는 것을 보니, 여러 가지로 팔렌툰을 배려해주고 있었다.
“어른한테 존댓말 좀 해라!”
버렌이 마르타와 루난을 향해 미간을 찌푸렸다.
“애들이 버릇이 없어서 죄송합니다. 다만, 저 말은 전부 진심입니다. 저 역시 최선을 다해서 돕겠습니다.”
그는 검례를 취하며 불안해하는 팔렌툰을 안심시켰다.
“잘 컸네.”
셰릴이 버렌, 마르타, 루난, 도리안을 을 뒤에서 보며 잔잔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허술했던 꼬맹이들이 저렇게 변하다니.”
그녀는 어리게만 보았던 아이들의 성장이 기꺼운 듯 진한 웃음을 그렸다.
-마, 맞느니라!
라스가 입을 틀어막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잘 컸느니라! 전부 띨빵했는데, 어찌 이렇게….
녀석은 감격스럽다고 말하며 코를 훌쩍였다.
‘네가 키운 거 아니니까. 됐고.’
라온이 라스의 꼬리를 잡아서 앞으로 데리고 왔다.
‘이 밑에 그 마왕을 포기했다는 발록은 없겠지?’
아무리 자신이 초월에 올랐다고 해도 마왕급의 괴물을 이기는 건 무리다. 그걸 확실히 해야했다.
-그놈이 인간계에 나왔으면 이미 튀어나와서 네 할배한테 찾아갔을 것이니라.
‘그 정도야…?’
-거기다 자기자신을 드러내기 좋아하는 놈이라 모를 수가 없느니라.
라스는 이 밑에는 그 발록이 없다고 말하며 고개를 저었다.
‘그럼 상관없겠군.’
라온은 해결할 수 있겠다고 말하며 손목을 돌렸다.
-네놈이라면 저 아래에 있는 발록의 기운을 느꼈을 텐데? 그럼에도 상관없다는 말을 하는 것이냐?
라스가 흥미롭다는 듯 턱을 까딱였다.
‘네가 말했잖아. 발록의 약점은 너라고.’
라온이 제천검을 고쳐 잡으며 웃었다.
‘그럼 나도 두려워하겠지. 만약 그렇지 않다면….’
손아귀 위로 글래시아의 냉기를 일으키며 입매를 비틀었다.
‘그렇게 만들어주면 되는 거고.’
-크흐!
라스가 입매를 비틀어 올렸다.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대답을 하는구나!
녀석은 자신의 자신감이 마음에 든다는 듯 손뼉을 쳤다.
‘헌데 왜 발록이 이곳에 나타난 거지?’
라온이 라스를 보며 눈매를 좁혔다.
‘마계에서 나오거나, 들어가려면 여러 가지 조치가 필요하다고 하지 않았어?’
-맞느니라. 쉬운 일이 아니지.
‘그럼 발록들은 어떻게 온 건데?’
마왕들도 쉽게 왕래할 수 없는 차원을 어떻게 넘어온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특히 이 땅은 수백 년 전부터 드워프들이 사용했고, 필요 이상으로 지열을 건드리지도 않았다. 발록이 나타난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네놈도 내숭이 많이 늘었군. 왜긴 왜겠느냐.
라스가 다 알면서 왜 묻냐는 듯 콧방귀를 뀌었다.
-어떤 망할 놈들이 불렀으니 왔겠지.
* * *
화량산 서쪽 언덕.
바위의 그림자가 물결치며 백발의 남성과 청발의 여성이 솟아올랐다.
“드워프 말고, 다른 인간들은 누구지?”
백발의 남자가 검은 동공을 찌푸리며 물었다.
“아마….”
청발의 여성이 짧은 숨을 내쉬고 입술을 뗐다.
“광풍대주 라온 지그하르트와 천검대주 셰릴 그리고 광풍대의 세 조장 같습니다.”
“라온 지그하르트? 얼마 전 초월에 올랐다는 그 괴물을 말함인가?”
백발의 남성이 눈썹을 깊게 내렸다.
“예. 금발적안에 저런 기파를 드러내는 젊은 무인은 라온 지그하르트뿐입니다.”
청발의 여성은 확실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여기는 왜 온 거지? 회색 망치 길드와 관련이 있는 건가?”
“몇 년 전 이 근처에서 마기를 쌓은 드레이크의 일로 저희와 부딪친 적이 있습니다. 그 드레이크의 시체를 회색 망치 길드에 넘겼는데, 그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녀는 직접 보기라도 한 듯 과거의 일을 상세하게 읊었다.
“부층주를 겨우 상대하던 꼬마가 10년도 지나지 않아서 초월이라니, 어처구니가 없군.”
백발의 남자는 말이 안 된다고 중얼거리며 헛바람을 흘렸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청발의 여성은 어떤 방법이든 따르겠다는 듯 허리를 굽혔다.
“라온 지그하르트와 발록이 부딪치면 어떻게 되지?”
“라온 지그하르트가 초월에 올랐다고 해도 아직은 초입이기에 발록을 이길 수 없을 겁니다. 다만 초월에 거의 급접했다는 천검대주도 있으니, 죽지는 않을 겁니다.”
그녀는 최소한 도망은 칠 수 있을 거라며 눈매를 좁혔다.
“오랜만에 탑에서 나왔으니, 탑주에게 줄 선물 하나는 가져가는 게 옳겠지.”
백발의 남성이 손톱을 검게 물들였다. 그는 사이한 웃음을 그리며 다시 그림자 속으로 사라졌다.
* * *
“후우.”
라온이 머리 위까지 올라온 불길을 가라앉히며 눈매를 찌푸렸다.
‘열기가 점점 더 강해지는군.’
자신은 화속성 저항력이 있어서 괜찮지만, 다른 이들이 열기에 지쳐가는 게 보였다.
바람과 냉기로 열기를 밀어내고 있음에도 불꽃과 용암이 끝없이 밀려와서 정신을 차리기가 힘든 것 같았다.
“용암에서 헤엄치는 기분이네. 아주 지랄 맞아.”
마르타가 땀에 젖은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이를 갈았다.
“으음….”
버렌도 더위에 지친 듯 제복의 단추를 풀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며 손을 떨었다.
“구, 구슬 아이스크림이 보여….”
더위에 약한 루난은 반쯤 녹아내린 아이스크림처럼 혀를 길게 내밀고,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있었다.
다만 이 와중에도 팔렌툰과 다른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냉기의 막을 꺼뜨리지 않았다.
“이럴 때를 위해서 이 보급관이 있는 거죠!”
도리안이 이마에 찬 땀을 훔치며 배 주머니에서 화속성 저항력이 달린 로브와 물로 이루어진 팔찌를 꺼냈다.
그 둘을 입자, 지쳐가던 사람들의 얼굴이 조금씩 펴지기 시작했다.
“고맙다. 네 덕분에 살았어.”
“딱 이럴 때는 도움이 된다니까!”
“응. 응.”
버렌, 마르타, 루난 모두가 웃으며 도리안을 칭찬해주었다.
“헤헤. 아니에요. 제가 당연히….”
도리안이 헤헤 웃으며 머리를 긁적일 때였다.
시야를 가리고 있던 붉은 연기가 가라앉고, 땅굴의 끝이 보였다.
고오오오오!
용암이 흘러내린 불모의 대지 위로 크고 작은 마족들이 군인처럼 열을 갖춘 채 자리를 잡고 있었다.
드워프와 인간 장인들은 녹아내린 쇳물 위에 서서 망치를 두드렸다. 불규칙한 망치 소리에서 그들이 지닌 공포가 드러나는 것 같았다.
후우우욱!
자욱한 열기가 소용돌이치는 심연의 길 위로 새파란 불꽃들이 결집하여 투귀의 왕좌를 세우고 있었다.
그 드높은 옥좌에 등을 파묻은 채 팔걸이에 턱을 괴고 있는 악마는 온 세상을 지배할 듯한 웅대한 기파를 펼치고 있었다.
이마에는 다섯 개의 뿔이 솟아나 있었고, 등에는 불꽃이라는 깃털로 날개가 피어났다. 퍼렇게 번뜩이는 눈동자 속에서는 온 세상의 싸움을 원하는 갈망이 타오르고 있었다.
작은 악마들이 인간을 조롱하고, 거대한 악마의 왕이 그 모습을 한가롭게 지켜보고 있는 모습은 옛 고사나, 고대의 그림에 나오는 지옥을 형상화한 것 같았다.
“세, 세상에….”
도리안은 이런 광경을 보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한 듯 검을 쥔 손을 바들바들 떨었다.
“저 개새끼들이!”
마르타가 바드득 소리가 나도록 이를 갈며 검을 세웠다.
“하아.”
루난도 분노한 듯 눈썹을 깊게 내린 채 사방으로 서리를 뿌렸다. 불길에 화상을 입고 있는 드워프와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피해를 줄여주기 위한 것 같았다.
-발록 중에서도 나름 좀 하는 놈이로구나.
라스는 위에서 느꼈던 그대로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네.’
라온이 고개를 끄덕였다. 라스의 말대로 옥좌에 앉아 있는 발록에게서 느껴지는 기파는 자신 이상이었다. 멀리 서 있음에도 피부가 익어가는 것 같았다.
“라온. 싸워도 되겠지?”
버렌이 입술을 질겅질겅 씹으며 물었다. 본래 침착한 성격이지만, 이런 불합리한 상황에서는 누구보다도 분노하는 것 같았다.
“물론.”
라온이 옥좌에 앉은 발록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대로 싸워.”
싸우라고 외치자마자, 버렌, 마르타, 루난이 땅을 박찼다. 도리안조차 울먹이는 표정을 지닌 채로도 악귀들에게 달려들었다.
“애들은 내가 맡으마.”
셰릴은 걱정하지 말라는 듯 옅게 웃으며 세 조장들의 뒤를 따라갔다.
콰과과과과!
옥좌 아래에 있는 발록의 수하들도 강했지만, 셰릴의 도움을 받은 조장들이라면 그리 어렵지 않게 처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이건….”
불꽃 사슬에 목줄이 잡혀 있던 보르고스가 죽어나가는 악귀들을 보며 눈을 부릅떴다.
“족장! 괜찮은 거요?”
팔렌툰은 복부에서 피를 줄줄 흘리면서도 달려가 보르고스의 손을 잡았다.
“파, 팔렌툰! 네가 어떻게….”
“다시 왔소! 족장이 부른 사람을 데리고!”
그가 손가락을 들어서 라온을 가리켰다.
“아!”
보르고스의 노회한 눈동자에서 물기가 잡혔다.
“라온 지그하르트….”
그는 본인이 살아남은 것보다 다른 드워프와 장인들이 구해지는 것에 감격하며 턱을 떨었다.
치이이이잉!
버렌, 마르타, 루난이 마족들을 몰아붙이며 불길을 지워나가고 있을 때였다.
쿠우우웅!
거친 발 구름 소리가 울리고, 푸른 불꽃의 옥좌가 무너져 내렸다.
옥좌의 잔해 속에서 발록이 그 거대한 몸체를 일으켰다. 놈이 불꽃의 날개를 펼치자, 공포스러운 위용이 지하 전체로 퍼져나갔다. 앉아 있을 때와 비할 수가 없는 거대한 체구였다.
후우우우웅!
발록이 발톱이 발을 내디딜 때마다 화염의 계단이 파도처럼 출렁이고, 대지에 깔린 용암이 폭발할 것처럼 들끓었다.
쿠구구구구!
천지가 울렁일 정도로 강대한 기파가 발록의 육체에서부터 뿜어져 나왔다.
“아아아!”
“이, 이 정도라고?”
“미친….”
드워프들이 기겁하며 무릎을 꿇었고, 조장들이 기파에 질려 전신을 떨었으며, 셰릴의 두 눈동자에도 경악이 깃들었다.
“이렇게 좋은 먹잇감을 데리고 오다니….”
발록이 팔렌툰을 굽어보며 턱을 주억였다.
“놓아주기를 잘했구나.”
그는 일부러 팔렌툰을 보내주기라도 한 것처럼 말하며 불꽃으로 타오르는 검을 세웠다.
“발록.”
라온이 용암으로 들끓는 땅을 걸었다. 그가 나아갈 때마다 대지가 얼어붙으며 은빛의 설원이 그려졌다.
“네 이름이 뭐냐.”
라온은 태풍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거목처럼 발록 앞에 서서 턱을 모로 틀었다.
“인간 따위에게 알려줄 이름은 없다.”
발록은 그저 싸우자고 말하며 입꼬리를 길게 말아 올렸다.
“그래. 그럼….”
라온이 가늘게 고개를 끄덕이고서 제천검을 사선으로 그어 올렸다. 검날에 맺힌 서리가 열기를 지우는 은빛 광채를 피워냈다.
촤아아아악!
천뢰공의 광적살과 창궁검의 홍연천라의 조화. 은빛 하늘 위를 흐르는 붉은 벼락이 발록을 목을 스치고 지나갔다.
“이름 없이 죽어라.”
라온이 검을 내리자, 발록의 목이 떨어졌다. 고요하게 그리고 유려하게.
투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