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incarnated Assassin is a Genius Swordsman RAW - Chapter 929
환생한 암살자는 검술 천재 929화(929/965)
제929화
“애송이 놈이 감히!”
흑탑주가 어깨에 박힌 진혼검을 뽑아던지며 마기로 이루어진 거대한 검을 쏘아냈다.
후우우욱!
발목을 우측으로 돌려서 피하자, 그와 똑같은 검이 연달아 떨어져 내렸다. 검날 자체가 성의 기둥보다도 두껍고 컸기에 피할 공간이 많지 않았다.
‘큰 것만이 문제가 아니야.’
새까맣게 타오르는 대검에서 필살의 의지가 느껴진다. 저 검에 베인다면 심각한 저주를 입게 될 것 같았다.
후우우우욱!
라온은 공격을 이어가기를 포기하고, 태화삼보를 밟으며 뒤로 물러섰다.
“어떻게 네놈 따위가….”
흑탑주는 자신에게 상처를 입는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은 듯 피가 흘러내리는 어깨를 바라보며 입술을 파르르 떨었다.
“말했듯이 힘으로는 밀리지 않아.”
라온은 검게 타오르는 제천검과 연녹색 서리를 두른 목륜검을 바라보며 폐 깊숙히 가라앉은 숨을 내뱉었다.
‘이게 마왕들의 권능인가.’
흑탑주를 죽이기 위해서 라스를 제외한 마왕들의 권능을 모두 개방했다. 본래라면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힘이었지만, 지르콘의 특성 <안정>이 그걸 가능하게 만들었다.
‘오래 버틸 수는 없지만, 싸울 수는 있어.’
현재 자신의 몸과 정신 상태는 최악이었지만, 지금 같은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다. 어떻게 해서든 여기서 흑탑주의 숨통을 끊어놓아야 했다.
‘집중하자.’
이런 때야말로 여유를 지녀야 해.
힘을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이 짧다고 조급해져서는 안 된다. 위험한 순간일수록 오히려 마음을 가라앉히고, 급박해지는 심장을 조절해야 했다.
“하아아….”
만화공의 불꽃 위로 슬로스의 <나태>를 얹고, 글래시아의 냉기 속에 엔비의 <질투>를 새겼으며, 가루누아와 천뢰공으로 띄운 진혼검에는 글러트니의 <폭식>을 담아냈다.
마지막으로 그 모든 기운을 다루는 육체에는 러스트의 <색욕>을 불태워 균형과 조화를 맞췄다.
쿠구구구구구!
마왕들의 권능이 몸을 짓눌러오는 게 느껴진다. 분노와 달리 평소 운용하지 않았던 감정의 힘이었기에 그 압력이 더 강했다.
다만 불의 고리가 일으키는 영혼의 격과 지르콘의 <안정> 덕분에 억지로 버틸 정도는 되었다.
[너는 대체….]지르콘은 분노만이 아니라, 다른 마왕들의 권능도 가지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한 듯 입을 떡 벌린 채로 자신을 바라보았다.
-네놈도 나름 한 수가 있구나. 저 힘을 모두 버티게 만들다니.
라스가 지르콘의 능력에 감탄한 듯 눈매를 가늘게 좁혔다.
[치, 칭찬 감사합니다.]지르콘은 라스의 칭찬을 들은 게 기쁜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칭찬이 아니니까. 입 다물어.
라스는 본인이 칭찬을 해놓고, 마음에 안 드는 듯 착각 하지 말라며 지르콘의 머리통을 후려쳤다.
[커흡….]지르콘은 영혼의 고통을 느낀 듯 고개를 푹 숙인 채 어깨를 떨었다.
“죽어라!”
흑탑주가 바드득 이를 갈며 손을 뻗었다. 그의 손아귀에서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의 가시가 튀어나와 자신의 전신을 노려왔다.
‘지르콘. 이대로 버텨줘.’
라온은 지르콘에게 지금 상태를 유지시켜 달라고 말한 후 태화보를 밟았다. <색욕>의 권능으로 강화된 육체는 자신의 상상을 그대로 현실로 이뤄냈다.
피아아아앙!
발목과 어깨를 돌리는 것으로 마기의 가시를 모두 흘려낸 후 흑탑주의 좌측으로 파고들어 <나태>를 담고 있는 제천검을 내리쳤다.
우우우우웅!
재생을 다 마치지도 못한 마신주가 앞을 막아섰지만, <나태>의 무게를 견딜 수는 없었다. 검게 그을린 칼날이 마신주를 반으로 쪼개버렸다.
화아아아아악!
찢겨나간 마신주의 틈 사이에서 새까맣게 물든 마기의 바람이 불어온다.
‘이건….’
검은 바람을 보자마자, 등골 사이로 오싹한 소름이 돋아올랐다. 들이마시는 것만으로도 생명이 위험한 저주가 담겨 있는 것 같았다.
‘바람에는 바람으로.’
진혼검에 깃든 가루누아의 선풍으로 검은 바람을 밀어내고 흑탑주에게 돌진했다. 제천검을 세우며 은검몽을 펼치고, 목륜검을 내리그으며 적섬삼십육결을 찔러넣었다.
쩌어어어어어엉!
흑탑주는 마기를 응집시킨 방패로 자신의 검격을 막아냈지만, 그 강대한 힘을 이기지 못하고 뒤로 밀려 나가 얼어붙은 마계의 문에 등을 부딪쳤다.
‘계속 붙어야 해.’
흑탑주가 상위 마법이나, 주술을 영창할 시간을 벌지 못하도록 끝까지 따라붙어서 압박을 해야했다.
치이이이잉!
라온이 허공을 박차고 나아가 흑탑주의 간격으로 들어갔다. 셰릴에게 배운 쌍검술의 묘리를 그성으로 펼쳐내며 흑탑주의 마법을 뚫고, 놈의 마기를 베어냈다.
촤아아아악!
섬뜩한 검격이 연달아 뻗어나가며 결국 흑탑주의 육체에 자그마한 상처들이 하나씩 늘어났다.
“바퀴벌레 같은 새끼! 좀 꺼져라!”
흑탑주가 포효를 내지르며 양 팔을 펼치자, 어마어마한 마기를 폭발하며 오러를 두르고 있던 자신의 몸이 뒤로 튕겨나갔다.
“후욱….”
라온이 미간을 찌푸린 채 입술에서 흘러내린 피를 닦았다. 최상위 초월자와의 전투였기에 자그마한 마기에 맞았을 뿐인데도 심한 내상을 입은 것 같았다.
‘헌데 방금 전에 무슨 일이… 어?’
미간을 찌푸린 채 시선을 들어 올리자, 이마에 힘줄이 선 흑탑주 뒤편으로 거대한 신전이 떠올라 있었다.
‘신전?’
열 개의 기둥이 입구 옆에 솟아 있는 새하얀 신전이었는데, 그 안쪽에서 무시무시한 마기가 피어나고 있었다.
“죽여주마.”
흑탑주가 두 손을 모으자, 그의 마기가 폭주하듯이 뻗어나와 자신의 머리 위로 떨어져 내렸다.
쿠와아아아앙!
제천검과 목륜검으로 염주벽을 세워서 막았지만, 손과 팔이 부러질 것 같 같았다. 이전과는 달리 마기 자체에 어마어마한 힘이 깃들어 있었다.
[페리도트의 특성은 <혼란>. 그녀의 기운이 저 인간의 마기를 폭주시키고 있다.]지르콘은 흑탑주 뒤에 솟은 신전이 페리도트의 것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이제는 저 마기를 막아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그걸 왜 이제 말해!’
-그러니까! 왜 말을 안 한 것이냐!
라스가 지르콘을 돌아보며 이를 갈았다.
[아니, 말을 하지 말라고 하셔서….]지르콘은 억울하다는 듯 고개를 푹 숙였다.
-입을 다물라고 해도 중요한 건 알아서 딱딱 말했어야지! 대가리에 스파게티가 들었냐고!
라스는 정신 차리라면서 손가락으로 지르콘의 이마를 툭툭 쳤다.
[끄으응….]지르콘은 라스가 무서운 듯 반박 한번 하지 못하고 코를 훌쩍였다.
‘뭐, 이제 알았으니까 됐어.’
라온은 살짝 밟은 지렁이처럼 미친 듯이 날뛰는 마기들을 향해 제천검을 내리쳤다.
쿠와아아아앙!
슬로스의 권능을 담고 있었지만, 흑탑주의 마기가 워낙에 강해서 단번에 베이지가 않았다. 너무도 강대한 힘에 검을 쥐고 있는 팔과 몸이 밀려났다.
‘힘에 밀리는군.’
흑탑주가 페리도트의 능력을 개방하자, 다시 힘에서 밀리기 시작한 것 같았다.
‘여기서 무너질 수는 없어.’
라온이 입술을 깨물며 아직 다 끌어 올리지 않은 마왕들의 권능을 모조리 끌어 올렸다.
찌지지지직!
불의 고리가 공명하고 있음에도 몸이 붕괴하고, 머리가 깨져나갈 것 같은 통증이 일었다. 자신의 호흡이 뚝뚝 끊겨가는 게 느껴졌다.
‘그래도 이 힘이라면….’
라온이 입술을 깨물고 나아가 흑탑주가 일으킨 마기를 거침없이 갈라냈다.
“이런 미친….”
흑탑주는 강화된 마기조차 갈라질 줄은 몰랐다는 듯 핏발이 선 눈을 부릅떴다.
“끝까지 가보자. 누가 먼저 죽을지.”
라온은 흑탑주와 함께 죽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마기를 부수고 놈의 심장을 향해 검을 찔러넣었다.
“오냐! 네놈의 머리통에 마기의 칼을 박아주마!”
흑탑주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듯 마기의 불길을 일으켜 라온의 전신을 뒤덮었다.
쿠와아아아아앙!
검과 마기가 격돌하며 새까만 하늘 위로 장대한 빛무리가 번져나갔다.
*
*
*
우우우웅!
체임버가 흑탑주의 절대 마법 중 하나인 흑해운을 다른 차원으로 보내버린 후 다시 천공 위로 올라갔다.
“어?”
라온이 밀어붙이고 있다고?
최대한 빠르게 운석을 처리하고 돌아왔는데, 예상과 달리 라온이 흑탑주를 압박하고 있었다.
‘그것도 더 강해진 흑탑주를….’
흑탑주는 등 뒤에 하얀 신전을 세운 채 강대한 마기를 연달아 쏟아내고 있었다. 전력의 자신이라고 해도 쉽게 막기 힘든 공격이었는데, 라온은 그 마기를 가르고, 오히려 반격까지 가하고 있었다.
‘말도 안 돼.’
마지막에 보았던 라온은 마신주도 뚫어내지도 못해서 버벅거렸는데, 지금은 마신주를 찢어버리고 흑탑주의 본체에 위협적인 검격을 가하고 있었다. 이 짧은 순간에 저런 변화를 이뤘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무슨 힘을 사용하는 거지?’
라온은 오러가 아닌, 특별한 힘을 검과 육체에 두르고 있었다. 정확히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마기와는 상극이라는 게 느껴졌다.
‘대체 어디서…아니지. 지금은 그걸 생각할 때가 아니야.’
라온의 저 힘은 오래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흑탑주를 밀어붙이는 지금 어떻게든 끝을 내야 했다.
“라온! 방어는 내가 할 테니, 파고 들어가!”
체임버가 라온의 등을 향해 외치며 그를 향해 떨어지는 마기의 벼락을 뜯어냈다.
“하아악….”
운석을 다른 차원으로 보내느라, 머리가 어지러웠지만, 라온의 활약을 보자, 가라앉았던 투지가 되살아났다.
쩌어어어어엉!
라온은 자신의 지원을 믿는 듯 벼락을 무시한 채 들어가 흑탑주의 머리 위로 두 자루의 검을 내리쳤다.
쩌어어어어엉!
흑탑주가 마기의 불길과 서리를 이용하여 제천검과 목륜검을 막아냈지만, 라온은 본인의 검격이 막힐 것을 예상한 듯 등 뒤에 숨겼던 진혼검을 쏘아냈다.
파아아아앙!
바람과 벼락을 두른 진혼검이 공간을 뚫고 나아가 흑탑주의 허리로 떨어졌다.
쩌어어어엉!
흑탑주가 마기의 벽을 세워서 방어를 했지만, 심한 충격을 입은 듯 그의 몸이 크게 휘청였다.
“간의 기별도 안 가는군. 네놈의 검으로는 나를 죽일 수 없다.”
흑탑주는 아무런 충격도 입지 않았다고 말하며 마기를 폭발시켰다. 동심원을 그리며 퍼져나간 마기의 구체가 라온의 오러를 집어삼켰다.
“거짓말이야!”
체임버가 밀려오는 마기의 물결을 지우며 고개를 저었다.
“흑탑주는 거짓말을 할 때 눈꺼풀을 떠는 버릇이 있어. 네 검은 분명 놈에게 통하고 있어!”
그녀는 라온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주며 방어에 집중했다.
“입 닥쳐라!”
흑탑주는 체임버의 간섭이 짜증 난 듯 찢어지는 소리를 지르며 마기의 창을 쏘아냈다.
“라온! 계속 가! 뒤는 내게 맡기고!”
체임버는 이 싸움을 끝을 위해 그리고 라온을 구하기 위해 다시 두 개의 손가락을 모았다.
‘내 목숨을 꺾어서라도….’
*
*
*
“크윽!”
흑탑주는 들소처럼 달려드는 라온을 보며 입술을 씹었다.
‘이놈은 대체….’
라온은 무언지 모를 기운을 휘감은 채 자신의 마기를 압도하는 무력을 드러냈다. 페리도트를 이용하여 강화한 마기조차 힘으로 밀어버리다니, 어처구니가 없어서 할 말이 없을 지경이었다.
‘하지만 저 힘은 오래 유지할 수 있는 게 아니야.’
라온 지그하르트의 전신에서 땀이 비 오듯이 흐르고 있다. 저 상태를 유지하느라 정신력의 소모가 극심하다는 뜻. 시간만 끈다면 결국 자신이 승리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때까지 버티는 게 쉽지가 않군.
라온은 강대한 힘을 얻었음에도 검술의 날카로움을 잃지 않았다. 이대로 간다면 놈의 시간이 끝나기 전에 자신의 목에 검이 박힐 것 같았다.
“어디까지 도망치는 거냐!”
라온이 섬뜩한 눈동자를 번뜩이며 자신의 좌측으로 짓쳐 들었다. 불꽃과 서리 그리고 뇌전을 두른 검격들이 비처럼 쏟아졌다.
콰과과과과!
흑탑주가 라온의 검격을 간신히 흘려낸 후 뒤로 물러섰다. 마기의 벽과 방패를 둘렀음에도 검에 담긴 힘이 너무 강해 피부가 터지고, 뼈가 부러질 것 같았다.
‘다만 조금씩 검이 무뎌지고 있어.’
라온은 정신적인 피로가 한계에 달한 듯 날카로웠던 검술을 펼치지 못하고, 강대한 오러만 뿜어내고 있었다. 힘에 잠식된 상태. 반격을 하기에는 가장 좋은 기회였다.
‘그러면….’
저년만 물러나게 하면 되겠군.
체임버 역시 많이 지쳐있었고, 상단전이 손상되어 결전기를 쓸 수 없을 것이다. 다시 운석을 불러와서 방해를 한다면 라온을 죽이고 이 긴 싸움을 끝낼 수 있었다.
우우우우우웅!
흑탑주는 왼손으로 방어의 술식을 맺으며, 오른손으로 운석을 소환하는 마법 흑해운을 운용했다.
쿠구구구구구!
흑염으로 타오르는 거대한 운석 다섯 개가 하늘을 뚫고 나와 라온과 체임버에게 떨어져 내렸다.
“라온! 날 믿고 나가!”
체임버는 자신의 예상대로 운석을 처리한다고 말하며 공간을 여는 마법 술식을 맺었다.
‘됐다.’
이제는 라온 지그하르트만 보면 돼.
체임버는 운석을 처리하느라 한동안 움직일 수 없다. 지금 라온의 숨통을 노리기만 하면 된다.
치이이이잉!
라온 지그하르트는 체임버를 전적으로 신뢰하는 듯 머리 위의 운석을 올려 보지도 않은 채 자신에게 쇄도해왔다.
치이이이앙!
라온이 세운 세 자루의 검이 자신의 목과 심장을 향해 매섭게 떨어져 내렸다.
‘지금이다.’
흑탑주는 라온이 가까이 다가온 순간 마기를 개방했다. 자신의 기운을 받은 하얀 신전이 무너지고 그 안에서 어둠을 간직한 마수가 튀어나왔다. 하나의 눈동자에 수천 개의 팔을 가진 괴이가 자신의 마기를 먹어치우며 라온을 향해 살의를 드러냈다.
스으으으으!
라온은 수천 개의 손이 떨어지고 있음에도 물러서지 않고, 자신에게 달려들어 왔다.
‘끝이다.’
마수는 오래 유지할 수 없는 대신 손에 즉사의 주술을 담고 있다. 손에 닿는 순간부터 육체와 정신이 붕괴하기에 이 싸움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흑탑주가 라온의 머리 위로 떨어지는 수천 개의 손을 보며 승리의 미소를 지을 때였다.
촤아아아아아악!
라온과 자신 사이의 공간이 길게 갈라지며 마수가 펼쳐냈던 수천 개의 손이 모조리 잘려나갔다.
“결전기 공의 균열.”
체임버가 입에서 검은 피를 토하면서도 결전기를 사용하여 마수의 손과 운석을 모조리 쪼개버렸다.
“이런 미친!”
흑탑주가 체임버의 개입을 믿지 못하고 비명을 지르며 물러서는 순간 검은 불길을 두른 라온이 그의 눈앞에서 튀어 나왔다.
“너는 저분을 너무 우습게 봤어.”
“자, 잠깐….”
라온은 마기의 방패를 펼치는 흑탑주의 말을 무시한 채 제천검을 내질렀다.
퍼어어어억!
검은 불길에 타오르는 제천검이 흑탑주의 몸을 세로로 가르고, 연녹빛 서리에 차오른 목륜검이 놈의 육체를 가로로 갈랐다.
쿠와아아아아앙!
진혼검은 잘려나간 흑탑주의 왼쪽 가슴을 파고들어 뇌전의 폭발을 일으켰다.
‘놈은 목이 잘리고, 심장이 터져도 죽지 않았어. 완전히 박살을 내야 해.’
라온이 제천검을 뒤로 던지고 활짝 편 오른손을 앞으로 뻗었다.
분노의 마왕 결전기.
백은의 오로라.
가시넝쿨처럼 펼쳐진 손아귀 위로 분홍빛 서리가 피어난다. 라스의 결전기가 러스트의 권능을 두른 채 흑탑주의 존재 자체를 말살했다.
쩌저저저저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