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incarnated Assassin is a Genius Swordsman RAW - Chapter 965
환생한 암살자는 검술 천재 965화(965/965)
제965화
‘젠장….’
아리스가 석고상처럼 딱딱하게 굳어버린 마나 회로를 느끼며 입술을 깊게 씹었다.
‘역시 안 되는 건가.’
나름 몸과 마음의 준비가 끝났다고 생각해서 연공을 시작했는데, 저주처럼 굳어버린 마나 회로와 단전 사이에서 드래곤 하트의 마나가 빠져나가고 있었다.
‘지금은 그리 많은 양을 흘려보내지 않았어. 하지만 이게 연공 내내 진행된다면….’
큰 손해를 보게 되겠지.
몸을 망가뜨린 저주 때문에 드래곤 하트의 마나 10을 받아들이면 그 중 4가 허공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이게 일시적인 현상이라면 받아들일 수 있지만, 계속 마나를 버리게 된다면 아주 큰 손실을 보게 될 것이다.
‘문제는….’
아리스가 드래곤 하트에서 밀려오는 거대한 마나를 느끼며 고개를 저었다.
‘방법이 없다는 거지.’
마나 회로와 단전이 모두 굳은 상태였고, 이미 연공을 시작했기에 여기서 멈출 수도, 되돌릴 수도 없다.
한 번 뱉은 말을 다시 담을 수 없듯이 흘러내린 마나는 주울 수 없었다.
‘라온. 미안해….’
스스로의 재능을 알고 있었기에 그 망할 검에 힘이 묶여 있다고 해도 연공을 하기 전까지는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해주가 되지 않는 답답함에 너무 급했던 것 같다. 오랜 기간을 쉬었고, 부상의 정도도 심했기에 결국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되었다.
‘자칫 잘못하면 초월에도 가지 못하겠어.’
이렇게 계속 오러가 낭비된다면 본래의 경지는커녕 그랜드 마스터 수준에서 멈춰버릴 것 같았다.
‘아니야. 지금이라도 집중하자.’
아리스가 떨리는 손끝에 힘을 주며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마나를 잃고 있다는 긴장감 때문에 자신의 집중력도 떨어지고 있었다.
이 이상 손해를 보면 정말 망할 수도 있기에 지금이라도 전력을 다해서 연공을 해야 했다.
‘라온을 위해서라도.’
자신에게 드래곤 하트를 넘겨주고, 위로를 해 준 것으로도 모자라서, 호법까지 서주는 조카가 보고 있다. 어떻게 해서든 이겨내야 한다.
후우.
아리스가 어금니를 씹으며 연공에 집중하고 있을 때 등에 누군가의 손이 닿는 게 느껴졌다. 햇볕처럼 따스한 온기. 라온의 손이었다.
‘라온? 너 대체….’
왜 갑자기 자신의 등에 손을 얹었는지 당황하고 있는데, 라온의 손아귀에서 따스한 기운이 밀려 들어왔다.
우우우우우우웅!
라온이 보내준 마나는 본래 자신의 것이었던 것처럼 저주 때문에 굳어버린 마나회로를 부드럽게 흘러가 단전 속에 안착했다.
‘이건….’
내가 놓친 마나야.
라온은 자신이 흘려보냈던 드래곤 하트의 마나를 끌어모아서 전해주고 있었다. 그것도 다시는 놓치지 않도록 연공법의 흐름을 따라서.
‘이런 미친!’
너까지 위험해지잖아!
라온과 자신은 익히고 있는 연공법이 다르기에, 이렇게 갑작스럽게 끼어드는 건 양쪽 모두에게 위험한 일이었다.
하지만 라온은 자신과 같은 연공법을 익히고 있는 것처럼 너무도 부드럽게 마나를 이어주고 있었다.
‘하….’
아리스가 드래곤 하트를 잡은 손아귀에 힘을 주며 마른침을 삼켰다.
‘이게 가능한 일인가?’
아버지도 힘들 텐데.
치료를 하는 것도 아니고, 미리 합을 맞춘 것도 아닌데, 자신에게 맞게 마나의 흐름을 이어주는 일은 글렌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다.
‘미쳤다는 말 밖에는 안 나오는군.’
갑자기 끼어들어서 완벽하게 마나를 연결시켜 주는 라온의 경악스러운 능력에 헛웃음이 나왔다.
‘어디까지 날 놀라게 할 생각이지?’
라온이 광룡을 잡을 때도 놀랐고, 볼 때마다 성장해서 나타날 때도 놀랐고, 지난 임무에서 흑탑주를 베었다고 할 때도 놀랐다.
이제는 라온이 무슨 업적을 세워도 놀랍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또 한 번 경악하게 되었다.
‘후우.’
아리스가 혀끝을 씹으며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생각은 그만하고, 집중하자.’
라온이 이렇게까지 해주고 있잖아.
지금은 라온에게 고마워할 때가 아니다. 도와줘서 고맙다고 감사 인사를 하든, 위험했다고 혼을 내든 모두 이 연공이 끝난 뒤에 할 일이었다.
후우우우.
아리스는 라온의 손끝에서 피어나는 따스한 기운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따스해.’
라온의 손도, 라온이 전해주는 마나도 따뜻했다. 시프에게 찔리며 얼어붙었던 마음과 몸이 모두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정말 저주까지 풀리는 기분이었다.
화아아아아아!
아리스는 기분 좋았던 라온과의 첫 만남을 떠올리며 깊은 심상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
*
*
고오오오오!
라온은 드래곤 하트의 마나를 제대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아리스를 보며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히 성공했군.’
아리스의 성격상 자신이 위험하다고 거절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녀는 자신의 마음을 알고 담담하게 도움을 받아들였다.
-저 망나니도 바보는 아니니까.
라스는 아리스가 단순하기는 해도 멍청이까지는 아니라며 콧방귀를 뀌었다.
‘망나니라….’
라온이 가늘게 웃으며 아리스의 육체를 순환하는 마나의 흐름을 가속 시켰다. 자연의 마나가 빠르게 회전하며 저주로 굳어버린 그녀의 마나 회로를 녹이기 시작했다.
‘한동안 망나니다운 모습을 보지 못해서 아쉬웠는데, 돌아오셨으면 좋겠네.’
지그하르트에서 가장 자유로운 사람이 누구냐고 물으며 모두가 아리스를 가리킬 것이다.
하지만 아리스는 시프의 사건 이후 사람이 달라진 것처럼 우울함만을 비춰냈다. 그녀가 조금이나마 기운을 회복하기를 바라며 자신의 것처럼 오러를 연공해 주었다.
파스스스스.
라온도 무아지경에 빠져서 아리스의 오러를 운용해주고 있을 때 그녀의 손에 들려 있던 드래곤 하트가 빛을 잃고, 하얀 가루가 되어 바스러졌다.
드래곤 하트를 유지하던 마나가 모두 빠져나가며 뼈의 형태조차 유지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제 시작이로군.’
라온이 조심스럽게 아리스의 등에서 손을 뗐다. 드래곤 하트의 마나가 그녀의 단전과 마나 회로에 깃들었으니, 지금부터는 그녀만의 싸움이었다.
소리 없이 뒤로 물러선 후 본래의 호법 역할로 돌아갔다.
‘헌데….’
라온이 심장을 휘도는 아홉 개의 고리를 느끼며 입맛을 다셨다.
‘불의 고리는 보면 볼수록 신기해.’
타인의 연공법에도 자연스럽게 관여하다니, 불의 고리는 불가능한 일도 이뤄주는 만능의 연공법이었다.
자신이 지금처럼 빠르게 성장한 이유 중 가장 큰 역할을 한 건 불의 고리 같았다.
‘10성이 되었으면 좋았을 텐데.’
자아의 방에서 열 번째 고리가 완성되지 못하고 흩어진 게 떠올랐다. 그걸 이루지 못하고 나온 게 못내 아쉬웠다.
-욕심 터진 놈 같으니….
라스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눈매를 찌푸렸다.
-연공법 두 개를 10성에 올려놓고, 검술과 육체, 영혼까지 성장시켰음에도 부족하단 말이냐!
녀석은 그 정도면 그리드도 잠시나마 만족했을 거라며 이를 갈았다.
‘난 마신의 그릇이라며? 그 정도로 만족하면 안 되지.’
라온이 라스를 보며 어깨를 으쓱였다.
-어, 그건 그렇네….
라스는 자신의 어처구니없는 말도 받아주며 눈을 끔벅였다. 하여튼 언제봐도 귀여운 녀석이었다.
‘물론 자아의 방에서는 무서웠지만….’
솜사탕이 아닌, 본체의 라스를 상대하는 건 생각 이상으로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자아의 방이 아니었다면 제대로 서 있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래. 나도 부족하지.’
라온이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고서 천천히 불의 고리를 운용했다.
‘이런 시간도 아껴야 해.’
머릿속으로 10번째 고리를 그리며 연공을 하고 있을 때 아리스의 몸이 허공으로 떠올랐다.
우우우우우웅!
연공실 주변. 아니, 본관 전체에 퍼져 있던 마나의 알갱이들이 파도를 탄 듯 밀려와 푸른빛을 띤 꽃을 피워냈다.
화아아아아아아!
화사하게 피어난 꽃들은 생을 다한 듯 천천히 저물다가 아리스의 전신을 스며들었다.
후우우우욱.
아리스는 푸른 꽃잎들을 모두 받아들인 후 다시 땅으로 내려왔다. 그녀는 투명한 눈물 한 방울을 떨어뜨린 후 두 눈을 떴다.
아리스는 처음 보았을 때처럼 자신감과 경쾌함이 깃든 눈으로 자신과 눈을 마주했다.
“고마워….”
아리스가 고맙다고 말하며 떨리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
“당신은 누구입니까?”
라온은 아리스의 해적선에서 처음 깨어났을 때 그녀에게 했던 말을 그대로 읊어주었다.
“뭐?”
“당신이 누구인지를 물었습니다.”
“나는….”
아리스는 자신의 뜻을 알아차린 듯 고요히 숨을 내쉬고서 허리를 곧게 폈다.
“아리스 지그하르트. 그 아리스 지그하르트다.”
그녀는 이전의 자신에게 답을 했던 것과 비슷하게 담담하게 본인의 이름을 말했다.
“이제야 돌아오신 것 같네요.”
시프의 검에 찔려서 지하에 묻혀 있던 아리스 지그하르트가 본인의 무덤을 깨고 스스로 걸어 나왔다.
무력을 모두 회복한 건 아니지만, 이제야 마음의 무거움이 가신 것 같았다.
“복귀를 환영합니다. 이모. 아니….”
라온이 아리스를 가볍게 안아주며 고개를 저었다.
“해적왕 아리스 지그하르트.”
*
*
*
라온은 체력이 다해서 쓰러진 아리스를 페드릭에게 맡긴 후 별관으로 돌아왔다.
자신도 이틀 넘게 연공을 도와주느라 피곤했기에 바로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호수 앞에서 검을 휘두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누나?’
걸음을 옮겨보니, 시아가 호수 앞에 서서 자신이 알려주었던 광아검을 펼치고 있었다.
-많이 좋아졌구나.
라스는 시아의 성장이 빠르다며 입맛을 다셨다.
‘그러게. 생각보다 더 빨라.’
시아가 기억을 잃다고 해도 본래 그랜드 마스터였기에 빠르게 성장하는 건 당연했다.
하지만 그걸 생각해도 지금 그녀는 예상 이상의 성취를 보이고 있었다.
‘내 생각보다 재능이 더 뛰어난 건가?’
아무래도 시아는 불의 고리를 운용하는 자신 이상의 재능을 지니고 있는 것 같았다.
라온이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별관의 문이 열리고, 주디엘이 나와서 자신의 옆으로 다가왔다.
“많이 변하셨죠?”
주디엘은 진중하게 검을 휘두르는 시아를 보며 부드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라온 님처럼 예쁘게 검을 내리치고 싶으시다면서 아침부터 밤까지 검술만 연습하고 계세요.”
그녀는 시아가 검에 빠진 것 같다며 옅게 웃었다.
“아침부터 밤까지?”
그게 정말이라면 저건 재능의 결과가 아니라, 노력의 산물이었다. 혹시나 해서 알려주었을 뿐인데, 저렇게 열심히 할 줄은 몰랐다.
“물론 에드가 님은 라온 님이 시아 님을 망쳤다고 원망하고 계시지만.”
주디엘은 에드가가 시아랑 놀지 못해서 심술이 난 상태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럴 수도 있겠네. 어린 딸로 대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자신이 느끼기로 요즘 시아는 많이 어른스러워졌다. 처음 보았을 때가 5살 내외라면 지금은 10살은 넘은 것 같았다.
“오신 김에 조언을 해 주시는 게 어때요?”
주디엘은 시아의 검을 봐달라며 손을 들어 올렸다.
“나중에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라온이 시아의 등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몰입 중이거든.”
지금 시아는 자신과 주디엘이 와 있는 것도 모른 채 온 정신을 집중하여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저럴 때는 방해하지 않고, 조용히 지켜보는 게 옳은 일이었다.
후우우우웅!
라온은 시원하게 떨어지는 시아의 검풍 소리를 들으며 방으로 들어갔다.
-지금 자면 안 되느니라!
라스가 침대 앞에서 두 손을 들어 올렸다.
-자려거든 밥은 먹고 자거라!
녀석은 이틀 넘게 굶었으니, 아침은 먹어달라며 콧잔등을 찌푸렸다.
‘어차피 바로 잘 생각은 아니었어. 할 일이 남았거든.’
-오! 잘 되었구나! 그럼 어서….
‘보상을 봐야지.’
라스가 웃고 있을 때 연공실에서 지웠던 보상 메시지를 다시 끌어왔다.
-어억….
라스는 보상 메시지는 생각도 하지 못한 듯 웃던 채로 굳어버렸다.
[자아의 방에서 성장을 이뤘습니다.] [101번의 죽음을 경험했습니다.] [모든 능력치가 50포인트 상승합니다.]-아아아악!
라스는 세 번째로 보상 메시지를 보며 목이 찢어지는 듯한 비명을 터트렸다.
-그만 좀 꺼내거라!
‘제대로 확인을 안 했잖아.’
라온이 부들부들 떠는 라스의 머리를 누르며 웃었다.
-빌어먹을 볼 때마다 손이 떨리느니라! 요놈이 뭘 했다고 50포인트나 퍼주는 건데!
녀석은 흑탑주 같은 초월자를 잡은 것도 아닌데, 왜 50포인트나 주냐며 이를 갈았다.
‘열심히 훈련했으니까.’
-그건 누구나 하는 거고… 어?
라스는 무얼 보았는지 화를 내다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너 왜….’
라온이 라스를 보며 눈매를 좁힐 때 새로운 메시지가 떠올랐다.
[새로운 특성 <위기 감지>가 생성됩니다.]‘위기 감지?’
<위기 감지>
수많은 죽음을 겪은 이들만 얻을 수 있는 특별한 능력으로 죽음이 다가온 순간을 먼저 느낄 수 있게 된다.
‘허….’
라온은 위기 감지의 내용을 확인하고서 헛바람을 흘렸다.
‘이거 사긴데?’
저 내용대로라면 자신보다 더 강한 초월자를 만나더라도 일격에 죽을 일은 거의 없다는 뜻이었다.
물론 등급이 높아져야 그 역할을 할 수 있겠지만,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특성이었다.
-위, 위기 감지? 이딴 건 왜 만들었어!
라스는 <위기 감지> 특성을 만드는데 어마어마한 권능이 들어갔을 거라며 비명을 질렀다. 무언가를 생각하는 것 같더니, 저 특성을 보고 다 까먹은 것 같았다.
‘이거 네가 만들어준 거야.’
라온이 라스에게 턱짓을 했다.
-개소리 말거라! 본왕이 저딴 걸 왜 만들어!
‘설명을 잘 읽어보라고. 네가 날 죽이지 않았다면 안 생겼을 특성이잖아.’
수많은 죽음을 겪은 이에게만 준다는 것을 보면 라스가 자신을 계속 죽여주었기 때문에 태어난 특성이 분명했다.
-아, 아아. 아아아아아악!
라스도 이제 그걸 알아차린 듯 머리를 부여잡은 채 악을 질렀다.
‘아직 안 끝났으니까. 조용히 좀 해주시고.’
라온이 비명을 지르는 라스를 쳐내고, 다음 메시지를 확인했다.
[특성 <만화공>의 등급이 상승했습니다.] [특성 <글래시아>의 등급이 상승했습니다.] [특성 <수속성 저항력>의 등급이 상승했습니다.] [특성 <화속성 저항력>의 등급이 상승했습니다.] [특성 <수속성 친화력>의 등급이 상승했습니다.] [특성 <화속성 친화력>의 등급이 상승했습니다.] [특성 <나선력>의 등급이 상승했습니다.] [특성 <분노 개방>의 등급이 상승했습니다.] [특성 <죽음을 이겨내는 불꽃>의 등급이 상승했습니다.] [특성 <죽음을 가르는 칼날>의 등급이 상승했습니다.] [특성 <권능 강화>의 등급이 상승했습니다.] [특성 <권능 운용>의 등급이 상승했습니다.]다음 메시지는 특성의 등급 상승이었다. 만화공과 글래시아의 등급이 올라가며 두 속성의 저항력과 친화력도 동시에 상승했다.
‘죽음에 관련된 특성도 올랐군.’
100번을 죽었기 때문인지 죽음의 기운과 싸울 수 있는 <죽음을 이겨내는 불꽃>과 <죽음을 가르는 칼날>의 등급도 동시에 올라갔다.
거기에 라스와 계속 붙어 있었던 덕분에 <권능 강화>와 <권능 운용>의 등급까지 상승했다.
-미치고 팔짝 뛰겠네! 이건 너무 심하잖느냐!
라스는 왜 이렇게 많이 오르냐며 허공을 향해 살이 통통히 오른 주먹을 휘둘렀다.
라온이 혼자서 연극을 하는 라스를 보며 웃고 있을 때 다음 메시지가 떠올랐다.
[특성 <암습>의 등급이 상승했습니다.]-암습?
라스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눈썹을 내렸다.
-이건 또 왜 오르는 건데!
‘이것도 너 때문인 것 같은데.’
라온이 손을 휘휘 저었다.
-어엉? 본왕은 네놈의 기습에 당한 적이 없느니라!
‘네가 당하지는 않았지만, 내가 당했잖아.’
라스와 만날 때마다 녀석에게 기습당해서 죽었기에 암습의 경험치가 크게 올라간 것 같았다. 자신이 행하든, 당하든 경험이 쌓이는 건 동일했으니까.
-아아, 힘이 빠지느니라. 진짜 앞으로 아무것도 안 할 것이야….
라스가 지친다고 중얼거리며 침대 위로 쓰러졌다.
하지만 녀석이 놀랄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특성 <암습>의 등급이 격을 넘어서 새로운 특성 [사신]으로 진화합니다.]-사, 사신? 사아아아아신?
라스는 사신이라는 메시지를 보자마자 침대를 내리쳤다.
-사신은 지랄이니라! 본왕이 사신이 되어주마! 다 죽여….
‘밥 안 먹어?’
-…먹어야지.
사신도 밥을 이길 수는 없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