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incarnated Assassin is a Genius Swordsman RAW - Chapter 975
환생한 암살자는 검술 천재 975화(975/990)
제975화
“라파엘…?”
라온이 하늘에 서서 모든 것을 굽어보는 여인을 살피며 입술을 물어뜯었다.
‘정말 대천사였나?’
신성한 빛의 기둥이 내려왔을 때부터 저 중심에 선 금발벽안의 여성이 인간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다.
천족 같다고 생각은 했는데, 대천사. 그것도 7인의 대천사 중 하나일 줄은 몰랐다.
‘그러고 보니 우리엘과 기운이 비슷해.’
데루스가 소환했던 우리엘과 천공에 강림한 라파엘은 어딘지 모르게 비슷한 기운을 피워내고 있었다. 천족이 지닌 기질인 것 같았다.
‘라스.’
라온이 라스에게 시선을 돌리며 눈매를 좁혔다.
‘저 여자….’
-망나니 계집의 말이 맞느니라.
라스가 대천사 라파엘을 올려보며 미간을 깊게 구겼다.
-눈으로 볼 필요도 없느니라. 저 추악한 기운만으로도 라파엘이라는 것을 알 수 있으니까.
녀석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이를 갈았다.
‘왜 갑자기 대천사가 이곳에 강림한 거지?’
라온이 제천검의 검병에 손을 올린 채 턱을 내렸다.
‘정체를 숨기고 있는 게 훨씬 나을 텐데.’
대천사 라파엘을 하계로 부른 게 누구인지는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데루스 로베르트.’
그 망할 놈이 우리엘처럼 라파엘을 부른 게 분명했다.
다만 세력의 힘이 밀리는 상황에서 저런 중요한 카드를 숨기지 않고, 대놓고 꺼낸 이유를 모르겠다.
-쯧.
라스가 라파엘을 살피며 깊게 혀를 찼다.
-저거 본체가 아니로군.
‘본체가 아니라고? 라파엘이?’
라온이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라스를 돌아보았다.
-그렇느니라. 진짜 저년은 이곳에 없느니라.
녀석은 저건 라파엘의 본체가 아니라며 고개를 저었다.
‘말도 안 돼….’
라온이 다시 라파엘을 보며 헛바람을 흘렸다.
‘저렇게 거대한 기운을 품고 있는데, 진짜가 아니라니….’
지금 대천사 라파엘에게서 피어나는 기운은 오황사마의 수장급 이상이다.
글렌까지는 아니지만, 정상 상태인 체임버와 비슷하거나 더 강하게 느껴질 정도인데, 저 상태가 가짜라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가짜라기보다는 저년의 권능이니라. 분신이라고 생각하는 게 좋겠지.
라스는 분신에 본체의 능력을 담을 수 있는 능력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라파엘은 치유의 대천사이기에 본체의 힘을 담은 분신을 이용하여 여러 전장에서 천족들을 치료할 수 있었느니라.
녀석은 아주 더러운 능력이라며 입술을 씹었다.
‘본체의 힘을 지닌 분신….’
어처구니가 없는 능력이지만, 수호의 대천사라고 하니 또 이해는 갔다.
‘그럼 라파엘이 왜 이곳에 온 거야?’
라온이 입맛을 다시며 물었다.
-그걸 본왕이 어떻게 알겠느냐!
라스는 왜 그걸 본인한테 묻냐며 한쪽 눈썹을 내렸다.
‘모르는 거야? 다 아는 듯 해놓고?’
-끄으으응….
녀석이 낮은 신음을 흘리며 라파엘을 올려보았다. 당연히도 아는 게 없는 것 같았다.
‘모르면 라파엘에 대해서 설명이라도 해줘.’
라온이 라스에게 턱을 끄덕였다.
-라파엘은 천족 중에서도 음습하기로 유명한 계집이니라. 치료를 해준다고 친근하게 다가와서 상대의 소중한 것을 앗아가 버리지.
‘그건 악마가 하는 짓 아닌가?’
라스가 말한 라파엘은 동화 속에 나오는 악마의 행동과 똑같았다.
-그러니까!
라스가 소리가 나도록 주먹을 말아쥐었다.
-이 망할 대륙은 천족의 짓도 전부 우리 탓을 하고 있느니라! 눈깔이 삔 인간들 같으니!
녀석은 억울하다며 주먹을 휘둘렀다.
“라파엘은 수호와 치유의 대천사야.”
올가가 라파엘에게서 흩날리는 금색의 빛을 보며 손끝을 떨었다.
“불치병은 물론이고, 죽은 자도 살리는 신기가 있다고 해. 천사 중에서도 선 성향을 띄어서 신의 징벌을 받으면서도 사람을 구했다는 설화가 있지.”
그녀는 라스와 정반대로 라파엘을 표현했다. 드센 성격에 신도 믿지 않는 것 같았지만, 실제로 대천사를 보니 감동을 한 것 같았다.
‘감동…?’
라온이 빠르게 눈동자를 내려서 렌시아를 바라보았다.
“대천사….”
렌시아도 대천사라는 신비로운 존재의 등장에 감격한 듯 두 손을 모은 채 눈을 감고 있었다.
‘올가와 렌시아만이 아니야.’
발카르 왕성에 있는 사람들과 조금 전에 회의장을 나간 중립 세력의 수장들도 라파엘의 따스한 기운에 감화된 듯 기도하는 자세를 하고 있었다.
데루스가 우리엘을 소환하여 천사가 선하기만 한 존재가 아니라는 게 밝혀졌음에도, 실제 대천사를 마주하자, 신앙심이 생기게 되는 것 같았다.
‘설마 라파엘이 이곳에 온 이유가….’
라온이 눈매를 깊게 찌푸릴 때 라파엘이 두 손을 모았다.
파아아앙!
라파엘의 새하얀 날개들이 금빛을 머금은 채 펼쳐지며, 그녀를 휘감고 있던 신성이 발카르 전체로 퍼져나갔다.
“안타깝군.”
라파엘이 인간들을 굽어보며 고개를 저었다.
“인간은 여전히 고통과 번뇌를 안고 있어.”
그녀는 안쓰럽다는 듯 눈시울을 붉혔다. 그 모습을 보자, 대천사의 정체를 알고 있는 자신조차도 심장이 떨어질 것 같은 슬픔이 밀려왔다.
“시대가 바뀌고, 많은 발전을 이룩했지만, 욕망에 잠식되어 스스로를 망치고 있는 게 서글프구나.”
라파엘은 바다 같은 푸른 눈동자로 왕도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을 살피며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허나 그건 인간들의 탓이 아니다. 욕망의 군주가 너희를 이용하고 있을 뿐이니.”
그녀가 가슴 앞으로 합장을 하며 눈을 내리감았다.
“걱정 말라. 이제 내가 왔으니까.”
라파엘이 춤을 추듯이 부드럽게 손을 뻗자, 금색의 광휘가 피어나 발카르 전체에 거대한 축복을 일으켰다.
“내가 너희를 구제하겠다. 거짓된 욕망을 지우고, 진실한 삶을 살게 해주마.”
라파엘이 웃자, 하늘이 미소를 짓는 듯 화사한 빛이 피어났다.
“나는 여행자를 축복하는 자. 너희가 삶의 여정을 끝낼 때까지 행복한 일만 있도록 축복을 내려주마. 불치의 병을 치유하고, 추위와 더위를 가라앉히며, 악몽에 잠 못 드는 밤을 지워주마.”
라파엘은 본인을 따르면 모든 것이 행복해질 것이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낭랑한 목소리에는 정말 그것들을 이루어 줄 것 같은 힘이 어려 있었다.
“부, 불치병을 낫게 한다고?”
“평생 좋은 일만 생긴다니….”
“천사의 축복….”
“저, 저게 정말인가?”
사람들은 라파엘에게 홀려버린 듯 멍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저게 어딜 봐서 천사냐!
라스가 증오스럽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사람을 홀리는 귀신이지!
녀석은 왜 천사들의 기록이 좋게 남았는지 알 수가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시간이 많지는 않다. 지금 내게 온다면….”
라파엘이 정말 인간을 구원할 것처럼 손을 뻗을 때였다.
쿠와아아아아앙!
천공에서 거대한 불꽃의 구체가 튀어나와 라파엘과 그녀를 휘감은 빛의 기둥 앞에서 폭발했다.
“지랄한다!”
체임버다. 그녀가 입술을 씹은 채 콧방귀를 뀌었다.
“속지 마. 저거 다 구라니까.”
그녀는 라파엘의 목소리에 매료의 힘이 스며들어 있었다며 발을 굴렀다.
“원래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지!”
오그람도 전부 거짓이라고 외치며 주먹을 내질렀다.
후우우우웅!
그의 주먹에서 나아가 초월의 오러가 사납게 회전하며 빛의 기둥을 후려쳤다.
쿠우우우웅!
하지만 체임버의 마법과 오그람의 권격을 정면에서 맞았음에도 하얀빛의 기둥은 꺾이지 않았다.
“인간이 하늘에 닿으려 하다니….”
라파엘은 체임버와 오그람의 공세에도 옷깃 하나 흐트러지지 않은 채 가늘게 턱을 저었다.
“어리석구나.”
그녀는 반격을 하지 않고, 안타깝다는 듯 손을 내렸다.
“오오!”
“오황의 공격에도 멀쩡하다니!”
“정말 대천사야! 진짜라고!”
사람들은 그 모습에 더 감격한 듯 두 손을 모은 채 기도를 올렸다.
-저것 역시 라파엘의 권능이니라.
라스가 라파엘을 수호하는 빛의 기둥을 보며 혀를 찼다.
-수호의 대천사답게 방어와 치유만큼은 뛰어나지.
녀석은 저 힘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며 눈썹을 내렸다.
‘역시….’
라온이 은은한 미소를 짓는 라파엘을 보며 어금니를 지그시 씹었다.
‘라파엘이 온 이유는 사람들을 홀리기 위해서였군.’
지금 발카르 왕국에는 사마를 제외한 대륙의 강자들이 모두 모여 있다.
라파엘은 아직 신념을 굳히지 못한 사람들의 마음을 유혹하기 위해서 이 자리에 나타난 게 분명했다.
-본왕이 말하지 않았느냐.
라스가 라파엘을 보며 콧방귀를 뀌었다.
-저년 더럽게 음습하다고!
녀석은 속이 누구보다도 검은 여자라며 이를 갈았다.
‘그렇게 보이네.’
누구랑 죽이 참 잘 맞겠어.
라파엘 혼자서 이곳까지 왔을 리가 없다. 데루스가 계획을 짜고, 저 음습한 대천사가 실행하는 게 확실했다.
“더러운 수작을 부리는군.”
레크로스 국왕도 참다못해 검격을 쏘아냈다.
쿠구구구구!
아직 부상을 다 회복하지 못했음에도 묵직한 참격이 쏘아졌지만, 라파엘의 기둥은 거세게 흔들릴 뿐 부러지지 않았다.
“아….”
라리안은 후드를 벗은 채 이상하리만큼 번뜩이는 눈으로 라파엘을 살피고 있었다. 평소 그녀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
글렌은 나설 생각이 없는 듯 팔짱을 낀 채로 라파엘이 어디까지 가는지 지그시 바라보고만 있었다.
“진짜야.”
올가는 오황의 공세에도 멀쩡한 라파엘을 살피며 턱을 파르르 떨었다.
“진짜 대천사였어….”
그녀는 자신이 기도를 올리던 신이 눈앞에 강림한 듯 두 손을 떨었다.
‘음….’
라온이 눈매를 깊게 좁혔다.
‘이건 좀 위험하군.’
신앙심이 그렇게 높아 보이지 않던 올가가 이 정도니, 다른 사람들은 이미 홀린 것처럼 라파엘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라스.’
라온이 라스를 부르며 고개를 끄덕였다.
‘저 권능은 뭐야?’
-방어의 술이니라. 신력으로 빛을 응집시켜서 물리와 마법에 강대한 저항의 벽을 세우는 것이지.
녀석은 인간의 힘으로는 부수기 힘들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게 저렇게 강하다고?’
-저것도 전력은 아니니라. 물론 네 할배는 전력이든 뭐든 어렵지 않게 부수겠지만.
라스는 다른 오황의 수장들도 부상만 아니었다면 결국 부술 수 있었을 거라며 입맛을 다셨다.
-당연하게도 네놈의 힘으로는 한참 무리이니라.
‘그럼 네 권능에는 약하겠군. 신력이니까.’
라온이 회의장 지붕으로 올라가며 턱을 까딱였다.
-잘 알고 있구나!
라스는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차린 듯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디….’
라온이 제천검의 검병에 손을 얹으며 천천히 숨을 골랐다.
‘분신이라고 해도 대천사의 목을 딸 기회는 흔하지 않지.’
라파엘을 올려보며 불의 고리와 글래시아를 극성으로 운용했다.
영혼 밑바닥에서 끌어 올린 분노를 퍼렇게 타오르는 손끝으로 이으며 제천검을 뽑았다.
화아아아아악!
푸른 서리가 피어나는 은빛 칼날에 초월에 이른 심상을 담아서 쏘아냈다.
라온 지그하르트 류 검식.
제7형 공허살.
-그걸로는 안 되느니라!
라스는 힘이 부족하다며 자신의 마나 회로 속으로 거대한 <분노>의 권능을 보내주었다.
화아아아아악!
제천검 위로 타오르는 푸른 서리가 불꽃이 된 것처럼 거세게 타오르며 찬란한 빛을 가라앉혔다.
“음?”
라파엘이 자신의 존재를 눈치채고 시선을 내렸지만, 공허살은 빛살이 되어 이미 그녀의 앞에 이르러 있었다.
쿠와아아아아앙!
공허살과 라파엘을 수호하는 빛의 기둥이 정면에서 격돌했다.
쩌저저저저적!
오황의 공세에도 흔들리지 않았던 빛의 기둥이 곧 깨질 것처럼 금이 가기 시작했다.
우우우우웅!
라파엘이 손을 들자, 기둥을 휘감은 빛이 진해지며 갈라지면 균열이 다시 메워지기 시작했다.
“너는….”
그녀는 기둥을 안정시킨 후 푸른 검격을 쏘아낸 라온을 바라보았다.
“그래. 네가 그 인간이로군.”
라파엘은 자신을 알아차린 듯 가느다란 웃음을 그렸다.
“더러운 힘을 이용한 것 같지만 소용없다. 네 검은 내게 닿지 못해.”
라파엘은 비웃음을 흘리며 고개를 저었다.
“비둘기가 어찌 봉황의 뜻을 알겠어.”
라온이 입술을 말아 올리며 공허살과 이어진 제천검을 비틀었다.
치아아아아앙!
그 순간 푸른 참격이 더 거세게 타오르며 빛의 기둥을 뚫어냈다.
공허살은 오그람의 격해무와 아리스의 공간검을 조화시킨 무학.
라스의 분노로 라파엘의 권능을 상쇄시킨 후 공허살의 진정한 힘을 끌어냈다.
치아아아아아!
자아의 방에서 쌓아 올린 만검의 흐름과 10성에 이른 글래시아의 힘 그리고 라스의 분노가 조화를 이루며 신성의 빛을 꿰뚫는 푸른 맹수의 이빨이 쏘아졌다.
“말도 안 되는!”
라파엘이 손을 들어서 신력을 끌어내려고 했지만, 공간을 뚫고 나아간 참격은 이미 그녀의 목을 뚫고 지나가 있었다.
퍼어어어어억!
눈을 부릅뜬 라파엘의 머리가 떨어지고, 빛의 기둥이 모래성이 되어 무너져 내린다.
눈을 감고 대천사에 대한 기도를 올리던 군중들의 머리 위로 붉은 핏물이 흩날렸다.